Semua Bab 내 남편의 아내: Bab 1141 - Bab 1150

1160 Bab

제1141화

안전핀에 남아 있던 전하가 심하온의 얼굴을 덮쳤다.얼굴 근육이 경련했지만, 눈동자 밑바닥에는 금융 미치광이 특유의 독기가 단단히 박혀 있었다.“이 선실 안에서 손가락 하나라도 움직여 봐. 내가 이빨로 이 모본 활성 세포를 그대로 깨물어 부숴 버릴 테니까.”심하온이 짐승처럼 으르렁거렸다.“내일 새벽 6시 암시장이 열리기 전, 하씨 가문이 해외 5대 제약 재벌을 통해 차명 보유한 2조가 되는 파생 자산이 전부 자폭 사기 위험선에 걸린다. 모조리 무저갱으로 처박힐 거야. 같이 죽는 거지.”궁지에 몰린 짐승의 포효가 선실을 울렸다.동시에 하나뿐인 멀쩡한 왼손이 끈적한 피를 묻힌 채 허도영 앞의 제어 화면을 세게 내리쳤다.한 손으로 블라인드 입력한 케이맨 제도 시장의 마지막 역외 컴플라이언스 데드 오더가 그대로 체결됐다.그 주문이 들어간 순간 결사대가 들고 있던 국경 간 거래 단말기에서 절망적인 고주파 비명이 터져 나왔다.액정 화면은 100분의 1초 만에 시체처럼 회백색으로 변했다.[경고: 케이맨 제도 신탁 최하단 서버에 자폭 역방향 면책 발생.][전 시장 거래정지. 시스템 서킷브레이커 발동.]정윤재의 뼈를 부숴 강제 청산하려던 특수 결사대의 움직임이 그 자리에서 완전히 멈췄다.방독면 아래의 그들의 눈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이 커졌다.임민정이 15년 전 박아 둔 2단계 데드락이 발동한 것이다.해외 하씨 가문과 그림자 재벌이 최하단에 기생시켜 둔 몇조 규모의 블랙 자산이 단 1초 만에 거래 불가능한 쓰레기 장부로 강제 청산됐다.자산이 사라지면 이 잘난 다국적 청소부들 역시 고용주의 눈에는 즉시 상각해야 할 부실 자산에 불과했다.결사 대장은 손에 든 망가진 단말기를 내려다보다가 다시 심하온을 봤다.방독면을 쓰고 있는데도 얼굴이 파랗게 질린 것이 보일 정도였다.“심하온, 너 진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미쳤구나. 철수.”세 결사대는 자폭 사기 협약이 발동되면 더는 머무를 수 없다고 판단했다.물이 들어차기 시작하자 그들은 하부 해치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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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2화

“약. 약부터 지켜야죠.”허도영이 바닥에 엎드려 피를 토하면서도 악을 썼다.강한 충격에 심하온의 몸이 오른쪽으로 쓰러졌다.고열과 격통 때문에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초점을 맞추기도 전에 길게 벌어진 균열에서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새까만 대서양 바닷물 한 줄기가 폭사하듯 뿜어져 들어왔다.수심 2000m의 압력을 그대로 품은 물줄기는 귀를 찢는 비명을 내며 심하온의 열 오른 미간을 정확히 겨눴다.피할 틈도, 살길도 없었다.산업용 워터젯과 맞먹는 압력이었다.이 물줄기에 맞는 순간 그녀의 이마가 그대로 관통될 터였다.죽음의 문턱을 몇 번씩이나 넘나들어야 할까?심하온의 몸 절반은 이미 감각이 없었다.고열 때문에 신경 반응도 평소보다 반 박자씩 늦었다.그녀는 검은 물줄기가 속에서 끝없이 커지는 모습을 눈 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귀에는 대서양 심해의 둔탁한 포효만 가득했다.‘쯧. 케이맨 제도 2조 넘는 시장까지 서킷브레이커 걸어 놓고, 마지막에는 세관 승인도 안 받은 이따위 고장 난 배수관 때문에 죽는다고?’그 순간에도 그녀의 생각은 우주 범위를 벗어난 것처럼 이상하게 이어져갔다.심지어 보험도 안 든 본토 화물선들까지 떠올리며 자신을 비웃었다.평생 공매도만 치다가 마지막에는 이런 물줄기에 청산당하다니. 참으로 말도 안 되는 코미디였다.“하온아.”물줄기가 심하온의 머리를 꿰뚫기 직전, 디젤과 끈적한 피를 온몸에 뒤집어쓴 몸뚱이가 아무런 계산도 없이 옆에서 거칠게 몸을 던졌다. 가문 안에서 받은 지 오래된 상처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은 움직임이었다.정윤재였다. 정씨 가문에서 가장 양아치 같고, 목숨을 아끼지 않는 망나니 녀석이다.그는 이미 완전히 분쇄 골절되어 뼈끝까지 드러난 기형적인 왼쪽 어깨를 앞세웠다.그리고 자기 몸 전체를 실어, 크게 갈라지고 있는 내압 유리에 미친 듯이 들이받았다.푹.얼음처럼 차가운 검은 바닷물이 순식간에 정윤재 왼쪽 어깨의 살점을 찢어 내며 진득한 피를 쏟아냈다.“정윤재. 미쳤어?. 비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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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화

파괴의 비명을 끌고 내려오던 장파 진동탄은 심하온을 그 자리에서 증발시키지 못했다.강판을 찢어버리기 직전의 찰나, 머리 위 칠흑 같은 심해에서 골수까지 저릴 만큼 무겁고 둔탁한 금속 충돌음이 터졌기 때문이다.쾅.탈출정 안으로 들이찬 바닷물은 이미 심하온의 턱 끝까지 차올라 있었다. 대서양의 짠물에 강제적으로 청산될 각오까지 마쳤던 찰나, 탈출정이 거세게 흔들렸다.그와 동시에 진동탄이 해수면에서 폭발하며 일으킨 충격파는 갑작스레 덧대어진 초고도 장갑에 막혀 둔탁한 천둥소리로 바뀌었다.초중형 전자기 흡착 장치였다.부드러운 완충 따위는 없었다.1만 톤급 기계 팔이 고압 전류를 끌어당기며, 밟혀 찌그러진 캔을 집듯 탈출정을 움켜쥐었다.피와 디젤, 죽기 직전의 중상자들로 가득한 그 작은 탈출정을 수심 2000m의 하얀 거품 소용돌이에서 억지로 낚아 올렸다.폭발적인 상승 속도 때문에 심하온의 두 눈은 터질 듯 충혈되었고, 입에 물고 있던 활성 신약의 케이스가 잇몸을 파고들어 극심한 고통을 안겼다.쿵.탈출정이 단단한 강철 갑판 위로 거칠게 떨어졌을 때, 심하온은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것만 같았다.밖에서는 전기톱과 산업용 가스 절단기가 강판을 미친 듯이 씹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불꽃의 매캐한 냄새가 내압창, 아니, 내압창 틈에 엉겨 붙은 피 냄새와 함께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30초도 되지 않아 흉측하게 찌그러진 합금 문이 강제로 뜯겨 나갔다.비릿한 소금 냄새가 밴 대서양의 찬바람과 폭우가 고열로 달아오른 심하온의 얼굴을 정면으로 후려쳤다.“얌전히 있어. 움직이면 현장에서 바로 없애버릴 거야.”완전 방호 전투복을 입은 중무장 현장 요원 몇 명이 군화로 강철 갑판을 밟으며 다가왔다.그들은 10kg이 넘는 하얀 석고 붕대로 칭칭 감긴 심하온의 왼쪽 다리를 거칠게 움켜잡았다.“손 떼, 이 자식아. 윽.”허도영이 옆에서 몸을 일으켜 달려들려 했지만, 요원이 총으로 뒷목을 겨누고 있어 개처럼 엎드린 채 꼼짝도 못 했다.심하온과 정윤재는 어깨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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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15년 전 해외에서 임민정의 공개적인 흔적을 모조리 직접 청산해 지워 버린 배후의 설계자이기도 했다.“심하온, 정윤재. 대서양 한복판에서 우리 재편국과 금융 파생 상품으로 도박을 벌이다니, 너희ㅣ 둘은 생각보다 훨씬 배짱이 두둑네.”노인이 입을 열자 듣기만 해도 속이 메스꺼울 만큼 정제된 르네딘 발음이 흘러나왔다.그는 정윤재의 뼈가 드러난 참혹한 상처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독사처럼 잔인한 눈빛으로 오직 심하온의 입에 꽉 물려 있는 활성 세포 튜브만을 훑어 내렸다.“하지만 육지의 문벌 규칙은 진정한 자본 사각지대인 공해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탁.[해외 특수 허가 자산 자발적 분리서.]차가운 빛이 도는 종잇장이 날아왔다.노인은 흰 장갑을 낀 손으로 하사품이라도 던지듯 오만하게 심하온의 품 안의 더러운 물 위에 문서를 내던졌다.“서명해. 임민정 씨가 남긴 골수 활성화 모본 세포를 조건 없이 규정에 따라 분리 이관하는 거야. 그것만 끝나면 이 모함의 헬리콥터가 5분 안에 두 분을 본토로 보내 치료받게 해 줄게.”노인은 내려다보며 담담히 덧붙였다.“거부하면 오늘 두 분 명의의 자산뿐이 아니라 육체까지 이 바다에서 코드와 함께 쓰레기와 되어 말소될 거야.”노인은 차가운 눈빛으로 정윤재를 바라봤다. 마치 발만 들어도 으깨어 죽일 수 있는 육지의 개미 두 마리를 보는 듯한 재수 없는 시선이었다.심문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정윤재가 강철 심문 의자에서 오른손을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주머니 안에서 블랙 스완호 잔해에서 슬쩍 챙겨 온 기름 묻은 강철 구슬들이 옷 안에서 부딪치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아무 쓸모도 없어 보이는 작은 소리였으나 심하온에게는 충분한 신호였다.언제든 남은 반쪽 목숨을 걸고 저 늙은 백인 노인이랑 싸울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였다.심하온이 그의 움직임을 막았다.녹슨 휠체어 등받이에 기대 있던 그녀는 고열 때문에 턱 끝까지 억제할 수 없이 떨고 있었다.그런데 뼛속에 새겨진 금융 미치광이의 독기만큼은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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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5화

“젠장, 그 돈을 당신이 감당할 수 있겠어? 늙은 놈아.”옆에서 정윤재가 쓸데없이 비장한 기세로 소리치며 몸을 비틀었다. 오른손에 착용한 전자기 족쇄가 그의 몸부림에 전기불꽃을 사방으로 튀겼다.심하온이 실체 생화학 바이러스라는 말을 내뱉은 바로 그 순간, 르네딘 신사의 위선적인 가면을 유지하던 노인의 얼굴이 단 1초도 버티지 못하고 완전히 무너졌다.회색 눈동자 안에 처음으로 육지의 미치광이를 향한 공포가 번졌다.그러나 심하온이 피 묻은 왼손으로 테이블 위에 있는 분리서를 찢어버리기도 전, 무균 심문실 천장의 창백한 무영등 16개가 아무런 전조 없이 전부 꺼졌다.단순히 조명만 나간 것이 아니었다. 만 톤급 무게를 자랑하며 대서양 한복판을 가로지르던 해상 이동 요새에서, 내부 핵심 전자기 구동륜이 갑자기 절망적인 비명을 질렀다.하드웨어가 외부 힘으로 강제로 정지당할 때 일으키는 날카로운 폭음이었다.“경고. 북위 13도 사설 잠수함 항구 방향에서 미확인 초고압 마이크로파 청산 신호 감지.”“모함 동력 시스템, 강제 서킷브레이커 발생 중.”핏빛 비상 경보등이 순식간에 심문실 전체를 아수라장처럼 붉게 물들였다.노인의 얼굴이 확 변했다.그가 심하온의 품에 있는 신약 활성 세포를 빼앗으려 손을 뻗는 순간, 두께가 반 척이나 되는 무균실 합금 방폭 문이 아무런 명령도 입력되지 않았는데 끼이이익 하는 찢어지는 소리를 냈다.외부에서 가해진, 말도 안 되는 괴력이었다. 문을 바깥쪽에서 그대로 두 동강 내 버린 것이다.강제로 뜯겨 나간 두꺼운 합금 문짝은 비명조차 지를 새 없이, 거친 단면을 드러낸 채 무영등 기둥을 향해 굉음을 내며 날아와 박혔다.산산이 깨진 석영 유리 파편이 순간 폭우처럼 쏟아졌다.붉은 비상등 아래.2m가 넘는 키에 전신에서 티타늄 합금의 차가운 빛을 뿜는, 중장갑을 한 인간 같은 괴물 셋이 탁한 핏물을 밟으며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기갑 관절이 한 번씩 닫힐 때마다 심장이 갈라질 듯 무거운 유압 펌프 굉음이 울렸다.그리고 새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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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6화

선두에 선 중장갑 결사 대원의 마스크 아래에서 전자 합성된 냉혹한 남자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의 가슴에 달린 국경 간 통신용 마이크로파 장치에서는 눈을 찌를 듯한 초록빛이 번쩍였고, 심하온이 이를 악물고 물고 있는 활성 세포 관은 차가운 빛 아래에서 기묘한 미광을 뿜고 있었다.야간순찰대의 목표는 더없이 분명했다.그들에게 생포는 필요 없었다. 임민정이 깔아 둔 거대한 판의 핵심, 그 생체 하드웨어만 있으면 됐다.심하온은 녹슨 휠체어에 갇혀 있었다. 40도까지 치솟은 고열 탓에 양쪽 관자놀이를 망치 두 개가 양옆에서 번갈아 두들기는 듯했다. 입안에는 전기 충격으로 생긴 피거품이 가득했고, 입술에 엉겨 있던 피딱지는 조금 전 악을 쓰며 소리친 탓에 진작 엉망으로 터져 있었다.그런데도 눈앞의 2미터짜리 순티타늄 합금 괴물을 바라보던 그녀의 머릿속 생각은 고열 때문에 엉뚱하게 남반구까지 날아가 버렸다.‘쯧, 하씨 가문의 저 늙은이는 예전에 북부 본거지에서 신선놀음이나 하면서 날마다 불공이나 드리더니, 해외에 나오니까 제법 시대를 따라가네. 첨단기술 사이버 펑크 외골격까지 준비하고. 저 차림으로 본국 중공업 기지에 가서 철도 용접이나 하면 연말 노동 모범상 정도는 받겠어.’“하씨 어르신, 외골격까지 끌고 와서 공해에서 약탈이라니... 아니지, 동맹의 유산을 털러 왔다고 해야 하나? 낯짝도 두껍네.”심하온은 입안의 비린 피를 힘주어 뱉어내고는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여 결사 대원 가슴의 통신 장치를 보았다. 길고 짧게 끊기는 말투에는 목숨까지 판돈으로 올리는 금융 미치광이 특유의 독기가 가득했다.“암초 펀드 명의의 페이퍼컴퍼니 다섯 곳이 차명 보유한 핵심 포지션은 이미 내가 케이맨 제도에서 전부 데드 오더로 걸어 놨어. 지금 네가 유압 절단기로 내 이 썩은 뼈를 한 마디씩 잘라 으깨도, 내일 아침 6시 암시장 메인 보드가 열리는 순간 사기 서킷브레이커 로직이 자동으로 터져. 해외 3대 제약 독점 재벌은 너희한테 1초도 안 줘. 해외 하씨 가문의 마지막 핵심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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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7화

공해 사각지대에서 보름 넘게 힘을 모은, 높이 30미터짜리 괴물 ‘광랑’이 실물의 힘으로 정면충돌한 것이었다.만 톤급 해상 요새는 단 1초 만에 동력을 잃었다. 쓰나미에 짓밟힌 용골에서는 해체되기 직전의 비명이 터졌고, 무균 심문실의 무쇠 바닥 전체가 순식간에 거의 90도로 수직 전복됐다.“하온아! 꽉 잡아!”정윤재의 쉰 고함은 사방으로 쏟아지는 고압 검은 유압유에 그대로 묻혀 버렸다.천장 등, 철제 의자, 외골격 결사대의 잘린 팔다리가 비린 검은 피와 짙은 연기 사이를 미친 듯이 날아다녔다.심하온의 녹슨 휠체어는 수직으로 뒤집힌 갑판 위에서 1초도 버티지 못했다.뚝.휠체어 축이 그 자리에서 부러졌다. 심하온은 중상을 입은 몸과 40도의 고열을 안고도 품 안의 활성 세포 암호함을 죽어라 끌어안은 채 완전히 균형을 잃었다. 무중력에 가까운 감각 속에서 심문실의 부서진 무쇠 갑판 끝을 따라 곧장 미끄러졌다.아래쪽은 이미 완전한 암흑이었다. 거꾸로 들이닥치는 해일의 굉음이 미친 듯이 울리는 대서양 최하층 기관실 폐허, 그곳으로 그대로 머리부터 처박혔다.추락은 고작 2초 남짓이었지만, 심하온은 단단한 철제 구조물이 자신의 척추를 물리적으로 내리칠 줄 알았다.쾅!최하층 기관실에 처박힌 순간, 고압 주증기 배관이 터지는 날카로운 장음이 귓속을 찢었다.주변은 온통 새까만 중유였다. 파손된 기관실에서 쏟아진 끈적한 기름이 얼음장 같은 대서양 바닷물과 뒤섞여 순식간에 심하온의 목 절반까지 차올랐다. 차가운 충격에 두꺼운 석고붕대를 한 왼쪽 다리가 세차게 경련했다.아팠다. 하지만 예상했던 뼈 부서지는 소리는 나지 않았다.정윤재가 그녀의 바로 아래에 깔려 있었다. 천 번 만 번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이 도련님은 추락 마지막 순간, 하나 남은 멀쩡한 오른팔과 자기 몸을 내던져 심하온의 중상 입은 석고 다리를 위한 인간 충격흡수재가 되어 버렸다.원래도 부러진 뼛조각이 튀어나와 있던 그의 왼쪽 어깨는 철제 잔해의 2차 충격까지 맞으며 기괴할 정도로 깊이 꺼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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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8화

그들에게 남은 결산 시간은 길어야 30초였다.“심하온 씨. 어르신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임민정의 코드는 오늘 밤 반드시 대서양 바닥에서 물리적으로 계정 말소해야 한다고요.”선두 결사대의 전자 합성음에는 회로가 타는 잡음이 섞여 있었다.심하온은 뼈가 시릴 만큼 차가운 기름물 속에 앉아 있었다.품 안의 강철 암호함은 이미 찌그러져 있었다. 그 안에 든, 자신의 혈족 골수로 활성화한 신약 원형 샘플은 피범벅이 된 이빨 사이에 단단히 물려 있었다. 검은 기름이 범벅된 왼손 다섯 손가락이 태블릿에 겨우 남은 반쪽 화면 위를 미친 듯이 날아다니며 금융 주문의 잔상을 그렸다.“계정 말소? 하씨 가문 늙은이더러 직접 본국 청산국으로 돌아가서 나한테 계정 말소 얘기하라고 해!”환상통 탓에 심하온의 말은 매우 빠르게 끊겼다. 길고 짧은 문장이 거래창구에 내리꽂히는 쇠못처럼 이어졌다.“암초 펀드가 그냥 거래정지 상태인 줄 알아? 이 늙은 불사신아, 임민정이 15년 전에 써 놓은 마지막 청산선은 역방향 징수야! 여기서 내가 원형 샘플의 특성 주파수와 정씨 가문 해외 데드 사인을 병합하는 순간, 해외 하씨 가문이 차명 보유한 페이퍼컴퍼니 열네 곳은 컴플라이언스 법리상 ‘다국적 생화학 사기 실체’가 돼!”“해외 3대 제약 독점 재벌이 하씨 가문 해외의 마지막 핵심 포지션을 가죽째 뜯어먹을 거야! 네 명의로 된 6조 파생자산은 오늘 밤 지나면 저승돈 한 푼도 못 맞춰!”“너... 너 젠장, 허세 그만 떨어! 쏴!”선두 결사 대원 가슴의 통신 장치에서 하씨 가문 노조종이 완전히 이성을 잃은 늙은 개처럼 포효하는 목소리가 튀어나왔다.카운트다운, 마지막 10초.“쯧, 겁주는 거라고? 오늘 내가 진짜 금융 미친개가 뭔지 똑똑히 가르쳐 주지!”심하온은 궁지에 몰린 짐승처럼 사납게 포효했다.그 순간 피투성이 이빨에 마지막 힘을 실었다. 고열에 시달리는 육신에서 남은 야만적인 힘을 전부 끌어내 ‘딱’ 하고 활성 약관의 핵심 생체 인증 마개를 완전히 깨물어 부쉈다.신약의 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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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9화

붕괴한 무쇠 격벽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 몸을 옮길 반 초조차 주지 않았다. 중유 찌꺼기를 휘감은 만 톤짜리 검은 심해 파도는 대서양 전체가 속옷까지 벗어 던지고 내려치는 것처럼 심하온과 정윤재가 있는 폐허 구석을 정면으로 박살 냈다.콰아앙!바닷물이 귀 안으로 들이치는 소리는 몹시 둔탁했다. 무딘 칼날이 뇌수를 억지로 휘젓는 것 같았다.심하온은 단 1초도 버티지 못했다. 이미 40도 고열로 달아오른 뇌막이 극한의 바닷물에 무차별로 얻어맞으며 그대로 멈출 뻔했다. 주변의 강철 골격이 만 톤 수압 아래에서 엿가락처럼 비틀리기 직전의 절망적인 폭음을 내는 게 온몸으로 느껴졌다.‘죽었다. 이번에는 진짜 해저에서 바로 계정 말소되는 판이네.’그러나 물살이 그녀의 몸을 산 채로 갈기갈기 찢기 직전의 천분의 1초, 무너진 무쇠 판 뒤에서는 예상했던 2차 충돌이 오지 않았다. 뼈를 가루로 만들 충격 대신 최하단 용골에서 ‘덜컥’ 하는 기계식 걸쇠 음이 났다.거대한 물살과 간신히 붙어 있는 두 목숨이 한꺼번에 순티타늄 합금으로 이음새 없이 용접된 역방향 진공 배수로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그곳은 모함의 가장 깊은 최하층에 숨겨진 물리적 허점이었다.임민정은 당시 재편국 글로벌 고위 집행관이었다. 모함에 첫 번째 용골을 놓을 때 직위를 이용해 모두를 속이고 이곳에 마지막 안전 폐쇄회로를 몰래 용접해 두었다. 급속히 솟구치는 얼음물 소용돌이는 거대한 원심분리기처럼 심하온의 왼쪽 다리를 마구 휘둘렀다. 무거운 하얀 석고붕대를 두른 다리가 미친 듯이 경련했다.고열로 끓던 머리가 얼음물에 닿자 세차게 오그라들었다. 거의 질식한 와중에도 심하온의 머릿속은 기괴하게 서반구까지 튀었다.‘쯧, 임민정 여사님은 역시 당대 다국적 금융계 제1의 멸절 사태답네. 죽은 지 15년이나 됐는데 친딸을 생화학 시험관 속 활성 세포처럼 대서양 바닥에서 미친 듯이 돌려대다니. 내가 진짜 본국까지 살아 돌아가면 무조건 묘 앞에 최신 개정판 [근로기준법] 두 권 태워 드려야겠어. 불법 아동 노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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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0화

감압실 내부의 중형 공기밸브가 마지막으로 둔중한 ‘우웅’ 소리를 냈다.차 있던 물은 불과 3초 만에 완전히 빠져나갔다. 심하온과 정윤재는 냉동 창고에서 막 끌어낸 급속 냉동 조각상 두 구처럼 완충도 없이 티타늄 합금 바닥에 무겁게 내리꽂혔다.사방은 완전한 암흑이었다.만 톤급 모함의 전력은 완전히 죽었고, 핏빛 비상등마저 모조리 타 버렸다.정윤재는 손바닥이 완전히 문드러진 오른손으로 심하온을 품에 꽉 끌어안은 채 단 한 치도 힘을 풀지 않았다. 두 사람의 옷은 이미 핏물과 산업용 중유에 절어 너덜너덜한 천 조각이 되었고, 피부에 달라붙은 채 뼛속까지 차갑게 식어 있었다.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극도의 암흑 속에서 길고 짧게 끊기는 거친 숨소리만이 유일하게 살아 있는 소리였다.심하온은 고열과 조금 전 극단적인 수압 때문에 일시적으로 시력을 잃었다. 눈앞에는 아무것도 없이, 그저 텅 빈 검은색뿐이었다.그녀는 떨리는, 하나뿐인 왼손을 들어 올렸다. 손바닥에서는 끈적한 기름 냄새가 났다. 어둠 속에서 신경질적으로 정윤재의 가슴을 계속 더듬었다.손끝이 마침내 그의 가슴 한가운데에 닿았다.오래된 흉터였다. 불규칙하게 굳은 피부가 빠른 심장박동을 따라 세차게 떨리고 있었다.심하온은 왼손을 그 딱딱한 흉터 위에 죽어라 눌렀다. 손바닥 아래에서 약하지만 지독하게 끈질긴 박동이 한 번, 또 한 번 뛰는 것을 느꼈다.겉보기에는 아무 의미도 없이 마구 더듬는 행동이었다.하지만 그녀만은 알고 있었다. 살아 있는 사람의 이 미약한 체온과 심장박동을 느껴야만 이 본토 늑대가 대서양 바닥에서 완전히 숨이 끊어지지 않았다는 걸 확신할 수 있다는 것을. 이 흉터가 뛰지 않게 되는 순간, 조금 전 피를 섞어 결제한 그녀 명의의 수백억짜리 메인 보드도 주인 없는 부실채권이 되어 버릴 터였다.“윤재 씨, 젠장 죽지 마... 내 판은 방금 이겼단 말이야...”심하온의 목소리에서는 말라붙은 피 냄새가 났다.“심 대표... 이자... 아직 못 받았어. 나... 죽기 아까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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