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남편의 아내: Bab 191 - Bab 200

225 Bab

제191화

임아라도 남편이 감히 나설 엄두가 안 난다는 걸 알고 있었다.에릭은 지금 당장 팔아야 할 물건이 있고, 그 호색한은 좋은 가격에 물건을 사주겠다고 했다.호색한도 바로 이 점을 휘어잡고 감히 이런 장소에서 그녀에게 함부로 굴고 있었다.임아라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실망한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봤다.다만 에릭은 그저 비굴하게 굴 뿐, 그녀를 쳐다보지도, 호색한의 요구를 거절하지도 못했다.그의 이런 모습에 호색한은 더욱 의기양양해졌고, 눈가에는 곧 사냥감을 손에 넣을 듯한 흥분이 가득 찼다.이때, 맑고 청아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라야, 여기 있었구나. 한참 찾았잖아.”임아라는 곧바로 심하온의 목소리임을 알아차렸다.그녀의 눈가에 희망의 빛줄기가 번쩍였다. 서둘러 고개를 돌리자 아니나 다를까 심하온이 이리 걸어오고 있었다.그녀의 뒤에는 정윤재와 송서준이 따랐다.호색한은 그들을 보자마자 즉시 아첨하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당연히 심하온 일행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비록 같은 나라는 아니지만, 강운시 4대 명문가 중 세 가문의 후계자들이라 굳이 그들과 척을 질 필요는 없었다.“하온아!”임아라는 구세주라도 본 듯, 눈가를 살짝 닦고는 심하온이 다가오자 그녀 뒤로 냉큼 몸을 기댔다.“심 대표님께서 이 미인분과... 에릭 아내분과 아는 사이세요?”이번엔 호색한이 당황했다.“알다마다요.”심하온은 임아라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아라는 나의 대학 룸메이고 베프예요.”그녀가 외국어로 말했다.호색한에게 임아라는 내 사람이란 걸 분명히 하고 싶었다.그녀는 에릭을 흘긋 보다가, 다시 호색한에게 시선을 옮기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다들 무슨 얘기 했어요?”“사업이요!”호색한이 대뜸 먼저 대답했다.“아까는 오롯이 사업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었어요.”“그렇군요.”심하온이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아라는 사업적인 일에는 그다지 밝지 않아요. 앞으로 또 이런 일 생기면 더 이상 아라 데려오지 마세요.”그녀의 미소가 돌연 차갑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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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가족들의 반대도 무릅쓰고 멀리 해외로 시집가길 택한 이 남자가 고작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말인가?결국 그에겐 고가에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내보다 더 중요했다.심하온은 속상해하는 그녀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분노 어린 눈빛으로 에릭을 힐끗 보았다.제 아내도 지켜주지 못하는 인간이 남자라고 불릴 수나 있을까?한편 에릭은 뼈저리게 후회했다. 아내에게 이렇게나 유능한 대학 룸메이트가 있었는데 뭣 하러 그 호색한에게 굽신거렸을까?에릭은 운정에서 유학할 때, 그녀들과 같은 학교가 아니었다. 임아라와는 학교 밖의 활동에서 만나게 되었다.임아라는 그와 사귀고 나서 심하온에게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때 마침 졸업이 임박해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고 끝내 만남을 성사하지 못했다. 하여 에릭은 그 당시 심하온을 본 적이 없었고, 세미나에서 심 대표를 만났을 때도 그녀가 와이프의 대학 룸메이트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에릭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대표님께서 우리 아라랑 아는 사이셨군요.”심하온은 그를 상대하고 싶지도 않았다. 임아라가 점점 힘들어하고 감정이 무너지는 걸 보더니 얼른 그녀에게 말했다.“일단 휴식실 가서 좀 쉬자.”“응.”두 여자가 떠나자 에릭은 뒤쫓아가고 싶었지만, 갑자기 정윤재가 냉랭한 어투로 물었다.“뭐 하려는 거지?”“저, 정 대표님...”에릭은 몸을 움츠렸다.“쯧, 방금 자기 와이프 하나 지켜주지 못하더니 이제 와서 무슨 면목으로 쫓아가려고?”송서준이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으로 야유를 날렸다.에릭도 자신이 잘못한 걸 알고 있고, 또한 이 두 거물을 건드릴 엄두가 안 났다. 그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고 발에 대못 박힌 듯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정윤재와 송서준의 압박에 숨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한편, 강선우는 이쪽을 기웃거리다가 방금 일어난 광경을 낱낱이 지켜보았다.그는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하온아, 너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구나.”강선우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대학교 2학년 때,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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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소녀는 멍하니 넋 놓고 있다가 실소를 터트리곤 계속 그녀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정말 괜찮아요. 별거 아니었어요.”심하온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저런 자식들 여자 괴롭히는 꼴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겠더라고요.”그때의 심하온과 지금의 심하온이 그의 눈앞에서 점점 겹쳐졌다.수년이 흘렀지만, 그녀는 여전히 햇살처럼 눈 부신 심하온이었다.별안간 고등학교 때 강다인이 따까리들을 데리고 같은 반 여학생을 괴롭혔던 일이 떠올랐다. 온갖 비열한 수단을 동원하여 괴롭히다 보니 그 여학생은 심각한 우울증에 걸려 한때 자살 충동까지 일으켰다.그 여학생은 집안 형편이 평범하지만 외모가 출중하고 공부도 잘해서 강다인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전까진 줄곧 전교 1등을 차지했었다. 선생님들은 그녀가 무조건 명문대에 진학할 것이며 앞날이 창창하다고 말했다.하지만 강다인에게 괴롭힘을 당한 이후로 성적이 천정부지로 떨어졌고, 매일 정신이 혼미했다.나중에 그녀는 수면제 반병을 삼켰지만, 다행히 가족들이 제때 발견하여 급히 병원으로 실려 가서 응급조치를 받았다.그 후로 그 여학생은 다시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한편 학교에서 강다인의 만행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몇몇 학생들이 우연히 그녀가 따까리들과 함께 그 여학생을 화장실에 몰아넣고 괴롭히는 장면을 촬영했다. 이를 계기로 영상을 SNS에 올렸더니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강다인은 전혀 뉘우치지 않았지만, 맹비난을 받고 덜컥 겁이 났던지 울면서 강선우에게 대신 해결해달라고 부탁했다.강선우는 결국 돈을 쓰고 인맥을 동원하여 이 일을 무마시켰다.지금 생각해보면 심하온과 강다인 이 두 사람은 정말 하늘과 땅 차이였다.이제는 몇 번째로 후회하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애초에 심하온과 사귀기 시작했으면 강다인과 완전히 관계를 끊었어야 하는 건데...정윤재와 송서준은 몇몇 외국인 사업가들이 다가와 대화를 나누느라 이쪽을 눈치채지 못했다. 별안간 강선우는 마음이 동하여, 돌아서서 계단 쪽으로 향했다.하지만 이제 곧 2층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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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심하온이 곧장 대답했다.“네가 만약 새 출발을 하고 싶다면 언제든 늦지 않았어.”임아라는 눈물을 뚝 그치고 멍한 시선으로 바닥 카펫을 응시했다.“3년 동안 에릭이랑 갈등이 없었던 건 아니야. 그래도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잖아.”임아라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렸다.“하지만 오늘 일은 정말 충격이었어. 이익 때문에 날 그 끔찍한 영감탱이한테 떠넘기려 하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지?”가슴 깊이 사랑했던 남편이 이런 마음가짐일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다행히 그녀는 오늘 때마침 심하온을 마주쳤다.“나 집에 가고 싶어.”임아라가 나직이 말했다.“엄마, 아빠도 보고 싶고 언니도 보고 싶어.”그녀는 심하온을 올려다보며 애원하듯 말했다.“하온아, 나도 너희랑 함께 국내로 돌아가면 안 될까?”“당연히 되지.”심하온이 대답했다.“너만 원한다면 언제든 티켓 끊어줄게.”“고마워...”임아라의 팽팽했던 어깨가 조금 느슨해졌다. 그녀는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이혼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제 그런 걸 생각할 기력도 없었다. 일단 집에 돌아가서 가족들과 함께하고 싶을 따름이었다.그녀는 더 이상 회장에 돌아가고 싶지도, 에릭과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심하온은 사람을 시켜 그녀를 호텔에서 하룻밤 푹 쉬게 했다.연회가 끝나고 손님들이 하나둘 떠났다. 심하온과 정윤재는 연회장을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에 타려던 찰나, 뒤에서 누군가 그녀를 불렀다.“심 대표님!”심하온이 냉담하게 뒤돌아보자, 임아라의 남편 에릭이 다급하게 달려오고 있었다.그는 심하온의 차가운 눈빛에 겁을 먹었지만, 용기를 내어 물었다.“아라는 어디 있어요? 이제 그만 집에 데려가야 하는데...”“아라 지금 그쪽 안 보고 싶어 해요.”심하온이 차갑게 말했다.“오늘 밤 제가 좀 실수한 거 압니다.”에릭이 억지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저에게 만회할 기회를 주셔야죠. 아라한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어요. 내 아내이니 분명 이해해 줄 거예요.”심하온은 안 그래도 화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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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심하온의 얼굴에 깃든 분노를 본 정윤재는 에릭에게 불쾌한 시선을 보냈다.이 남자가 감히 우리 하온이를 이렇게 크게 화나게 하다니.죽고 싶어 환장한 게 틀림없었다.다만 그는 일단 아무 말 없이 심하온의 손을 살짝 잡더니 그녀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심하온은 차에 올라탔다. 에릭은 계속 더 간청하고 싶었지만, 얼굴의 통증이 그를 일깨워주었다. 심하온은 절대 그에게 마음 약해질 리가 없다고 말이다....숙소로 돌아온 정윤재는 오정한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확인 마쳤습니다. 바에서 만난 건달들과 마찬가지로, 그 웨이터의 배후에 있는 사람도 강다인 씨 전남편 우지민이었습니다.]역시, 또 그였다.정윤재의 눈빛이 한없이 짙어졌다.감히 연회에까지 손을 뻗치다니,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모양이었다.[우리 쪽 사람들이 우지민 씨가 묵고 있는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우지민 씨는 더 이상 도망칠 수 없어요.]오정한이 또다시 메시지를 보냈다.[한 시간 뒤에 도착할 거야.][네, 알겠습니다.]이때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나타나더니 부드러운 작은 손으로 그의 눈을 가렸다.“나 누구게?”일부러 변조한 목소리에는 장난기가 가득 차 있었다.정윤재는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보아하니 그녀의 기분이 좀 나아진 듯싶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연신 아재 개그를 날린 게 효과가 있었나 보다.정윤재가 입을 열려던 참에 심하온이 먼저 말했다.“시간 다 됐다! 못 맞췄으니 네가 졌어!”그것참 짓궂은 장난이었다.정윤재는 그런 그녀를 하염없이 맞춰줄 따름이었다.“그래, 내가 졌어.”그는 속절없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도저히 누군지 모르겠네. 딱 한 번 자비를 베풀고 나한테 알려주면 안 될까?”심하온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정윤재를 유치하다고 놀렸었는데, 지금 보니 자신도 꽤 유치한 것 같았다.그녀가 손을 내리자, 정윤재는 몸을 돌려 그녀에게 다가가 이마에 키스했다.“나 잠깐 나갔다 올게. 먼저 자, 하온아.”“이렇게 늦은 시각에 어디 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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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심하온은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갔지만,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는 않았다. 남자의 얼굴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 후, 그녀는 걸음을 멈췄다.이 남자는 바로 공재범이었다.아까 경호원이 중상을 입은 남자가 별장 근처로 달려와 쓰러졌는데 확인해 보니 공씨 가문의 막내아들 공재범이라고 했다.그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경호원이 잘못 본 줄 알고 아예 믿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보니 정말 공재범일 줄이야.이 인간은 온갖 못된 짓만 일삼더니 대가를 치르는 걸까?“이제 어떡할까요, 하온 씨?”경호원 한 명이 물었다.이에 심하온은 미간을 살짝 구겼다.솔직히 말해서 그녀는 공재범을 매우 싫어한다. 하지만 막상 자신과 깊은 원한 관계가 없는 사람이 피투성이가 되어 그녀 앞에 쓰러졌는데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게다가 공재범은 강다인과 관련이 있어서 나중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생각을 마친 후 심하온이 말했다.“의사 불러서 치료해줘요. 목숨만 붙어있으면 돼요. 이 인간이 저지른 일들을 생각하면 좀 고생하는 것도 마땅해요.”“네.”그들은 이번 해외 출장에 의사를 데려왔고, 바로 근처에 머물고 있었다.전화를 받자마자 의사가 한달음에 달려왔다.몇몇 경호원들이 공재범을 1층의 어느 한 객실로 옮겨서 치료를 받게 했다.거실에 피 냄새가 배어서 그녀는 약간 불편함을 느꼈다.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심하온은 정윤재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일을 알리려 했지만, 그가 용건이 있어서 나간 걸 떠올리고는 방해가 될까 봐 우선 메시지를 보냈다....호텔 안에서 우지민은 자신의 방을 둘러싼 건장한 남자들을 보며 애써 태연한 척했다.“당신들 대체 누구야?”그는 의자에 앉아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누가 함부로 내 방에 쳐들어오라고 했어? 이게 대체 무슨 경우냐고?”하지만 그가 아무리 물어도 이 사람들은 일절 대꾸가 없었다.한편 우지민의 부하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는데 아마도 이미 제압당한 듯했다.실은 이 사람들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는 알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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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만약 강다인에 대한 사랑이 아니었다면 우지민은 이런 짓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다.정윤재의 가죽구두가 카펫 위를 밟았다. 그는 우지민 앞으로 다가가 땅바닥에 웅크린 이 남자를 거만하게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일말의 온기도 없었다. 마치 아무 가치 없는 쓰레기를 째려보는 듯했다.우지민은 고통을 참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정 대표님, 제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길래 이 먼 타국에서까지 이토록 노여워하시는 걸까요? 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그래? 전혀 모르겠어?”정윤재의 구두가 카펫 위에서 우지민의 머리로 옮겨갔다. 이어서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그의 머리를 즈려밟았다.우지민은 겁에 질려 이를 악물고 흉악한 몰골을 지었다.그는 자신이 저지른 일들이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탄로 났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렇지 않고서야 정윤재가 그의 앞에 나타날 리가 없으니까.하지만 우지민은 감히 인정할 수 없었다.“대표님, 우리 사이에 분명 오해가 있을 거예요...”“무슨 오해?”정윤재는 여전히 그의 머리를 짓밟고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말해봐.”“그게...”우지민은 자신을 변호하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못하겠어?”정윤재가 오정한을 힐긋 째려봤다.이에 그는 즉시 무표정하게 입을 열었다.“바에서 심하온 씨 희롱했던 자는 네가 보낸 거고, 연회 때 수상한 행동을 했던 웨이터 몇 명도 네가 보냈지. 하온 씨를 화장실로 유인해 그곳에 미리 준비해 둔 사람들과 만나게 하려던 거잖아.”우지민은 말문이 막혔고, 속으로는 더욱 분통이 터졌다.그토록 안간힘을 쓰고 거금을 들여 겨우 몇 명을 심어뒀는데, 그것도 연회를 주최한 호텔에 자신이 아는 매니저 한 명이 있어서 간신히 손을 썼는데 이것들이 일을 그르칠 줄이야.우지민은 미처 도망치기도 전에, 이 건장한 남자들에게 붙잡혀버렸다.“대표님, 제가 잘못했습니다.”그는 온몸에 기운이 쫙 빠졌다.“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누가 감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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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공재범이 무기력하게 말했다. 그 남자가 계속 대답하지 않자 못 알아듣는 줄 알고 외국어로 다시 한번 물었지만, 여전히 무시당했다.공재범은 화를 내고 싶지만 그럴 기운이 없었다.‘됐다, 됐어.’그는 이제 완전히 정신이 들었다.‘나 안 죽었네? 다행이다. 누가 날 죽이려 했든 이렇게 멀쩡히 살아 돌아왔으니 나한테도 복수할 기회가 남았다고!’하지만 몸의 상처가 너무 아파서 이대로라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문득 누군가 방문을 열었다.공재범의 시선은 침대 옆 남자에 의해 가려져 있어서, 문을 연 사람이 누구인지 안 보였다. 이때 남자가 몸을 돌려 공손하게 인사했다.“하온 씨.”‘뭐야? 말할 줄 알잖아. 방금 나한텐 한마디도 안 하더니, 야비해!’공재범은 일어나서 누가 왔는지 보고 싶었지만, 몸이 너무 아프고 기운이 없어서 침대에 꼼짝 않고 누워 있었다.“그 사람 어떻게 됐어요?”맑으면서도 조금 익숙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에 공재범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이 목소리는...남자가 살짝 비켜서자 심하온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공재범은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역시 너였어.”“정신 차렸네?”심하온은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그것도 꽤 빨리?”공재범은 입을 벌렸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아무리 멍청해도 지금 무슨 상황인지는 짐작이 갔다.심하온이 그를 구했다.꿈에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이국땅에서 거의 죽을 뻔할 때,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 그녀일 줄이야.한편 그녀는 공재범과 더는 말을 섞을 의향이 없어 보였다.“이 사람 잘 감시해요. 더는 수작 못 부리게.”그녀가 경호원에게 말했다.공재범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쓴웃음을 지었다.“이봐, 난 지금 움직이는 것도 힘든데 무슨 수작을 부려?”“그거야 모르지.”심하온이 말했다.“아무튼 너 같은 애들은 경계해서 나쁠 것 없잖아.”공재범은 숨통이 턱 막혔다.그녀가 떠나려 하자, 공재범이 갑자기 불러세웠다.“잠깐!”그가 아직 중상을 입은 점을 감안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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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저기요, 내가 지금 이러고 있는데 앉아서 마실 수 있겠어요?”공재범은 무기력한 표정을 지었다.“쯧!”그 남자는 약간 짜증 냈지만 빨대를 찾아서 컵에 넣어줬다.물을 몇 모금 마신 후, 공재범은 긴 숨을 내쉬었다.남자는 물컵을 옆으로 치우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침대 곁에 섰다.“심씨 가문 경호원이에요? 아니면 정씨 가문?”“...”“이름이 뭐예요?”“...”“나이는 어떻게 돼요? 저보다 형이에요 동생이에요? 가서 하온... 심하온 씨 불러주실래요? 감사 인사를 제대로 못 했거든요.”남자는 마침내 참지 못하고 손을 들어 공재범의 입을 틀어막았다.강제로 입막음을 당한 공재범은 드디어 조용해졌다.그는 자신이 이번에 거의 죽을 뻔했던 사건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이 몇 년간 방탕한 나날을 보냈고 많은 사람들에게 원한을 샀지만 이렇게 죽이고자 하고, 거금을 들여 전문 킬러까지 고용할 만한 일은 거의 없었다.문득 그날 레스토랑에서 공민서가 잔뜩 화난 채 표정이 다 일그러졌던 일이 떠올랐다.흐음... 어쩌면 공민서일 가능성이 제일 컸다.그녀는 원래 보통내기가 아니니 이런 잔인한 짓을 벌였다 해도 전혀 놀랄 건 없었다.가족애? 이들 남매에겐 당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공재범은 문득 궁금해졌다.만약 그를 죽이려 한 사람이 정말 공민서라면, 종일 성인군자라고 자처하는 그의 큰형 공민규는 이 소식을 듣고 과연 무슨 반응을 보일까?공재범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번졌다.심각한 부상을 입다 보니 얼마 안 돼서 또다시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그는 눈을 감고 곧 잠이 들었다....어느덧 아침이라 별장의 가정부들이 아침상을 다 차려 놓았다.심하온은 식탁 앞에 앉아, 정윤재가 앞서 보낸 메시지를 보았다.[곧 돌아갈게.]그는 대체 어디로 간 걸까? 밤새 돌아오지 않은 걸까?실은 그녀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어젯밤 연회에서 그 웨이터는 정말 너무 이상했다.정윤재는 아마도 밤새 그 일을 해결하는 듯싶었다.갑자기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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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하지만 오늘 소유영이 언급하자 정민재는 즉시 승낙했다.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당시 그녀의 마음은 온통 그 그림에 쏠려 있었기에 깊이 파고들지 않았다.지금 생각해보니 그녀와 정민재는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다. 단지 몇 점의 그림을 사고 싶었을 뿐인데, 개인 화실에 가고 싶다고 하니 즉시 승낙했다.더욱이 그녀를 화실에 들여보내고 싶었다면, 수년간 소중히 간직해 온 그림이라면, 마땅히 잘 보관해야 하는 게 아닐까?어떻게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에 놓아둘 수 있지?“그러니까 의도적으로 내게 그 그림을 보이고 이 일을 너한테 전달하게 한 거라고?”“아마도.”“미쳤네, 미쳤어.”소유영은 어이가 없으면서도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설령 그림의 내용을 알면 어쩔 건데? 네가 감동이라도 받을까 봐?”당연히 그럴 일은 없다.심하온은 입을 꾹 닫았다.정민재가 대체 언제부터 자신을 좋아하게 된 건지 알 길이 없었다.둘 사이엔 아무런 교류도 없었는데...“하온아, 만약 정민재가 나중에 또 갑자기 병이 도져서 이 그림으로 트집 잡으면 어떡하지?”소유영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이 그림은 이전의 예고 포스터와는 달라. 전에는 옆모습이라 너라는 걸 알아도 부인할 여지가 있었지만, 이 그림은 그냥 대놓고 너야.”“괜찮아.”심하온이 평온하게 말했다.“나중에 만약 진짜 그 그림으로 문제 삼는다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정민재 씨 일이야. 본인이 그린 거지 내가 강요한 게 아니잖아.”그녀는 이미 오래전에 생각을 정리했다.정민재에게 여지를 준 적도 없고, 어떠한 기대를 품게 해준 적도 없으며 정윤재와 정민재 두 형제 사이에서 이리저리 방황한 적은 더더욱 없다.정민재에게 이미 분명히 말해두었으니 그가 심하온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녀에게 책임을 묻는 건 옳지 않다. 이것은 애초에 심하온의 잘못이 아니니까.나중에 정민재가 이 그림을 공개했을 때 누군가가 심하온을 질책한다면 그녀는 즉시 반박할 것이다.켕기는 것 없고 찔릴 것도 없는데 왜 이런 거로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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