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남편의 아내: Bab 201 - Bab 210

225 Bab

제201화

침실을 따로 쓰지만, 어젯밤 그녀는 정윤재가 별장에 돌아오지 않은 것 때문에 줄곧 밤잠을 설쳤다.“어쩔 수 없었어.”정윤재가 말했다.“우지민이라는 놈, 입이 너무 무거웠거든.”“우지민...”심하온이 미간을 찌푸렸다.“강다인 전남편 말하는 거야?”“맞아.”정윤재는 우지민에게 알아낸 것들을 전부 심하온에게 털어놓았다.처음에 우지민은 확실히 사실을 말하려 하지 않았다. 강다인과 여전히 연락하고 있다는 걸 한사코 인정하지 않았다.하지만 정윤재에게는 그의 입을 뚫을 여러 방법이 있었다.우지민은 끝내 실토했다.강다인이 그에게 심하온을 처리하라고 시켰는데 강운시에서는 도저히 기회가 생기지 않아 심하온이 출국한 틈을 타서 어떻게든 죽여보려고 했다.하지만 그는 결국 실패했고 정윤재에게 붙잡혀버렸다.그뿐만 아니라 또 다른 일들도 털어놓았는데...예를 들자면 과거 심하온이 겪었던 교통사고는 강다인이 배후의 지시자였고 우지민이 옆에서 거들었다고 했다.하지만 그가 워낙 은밀하게 참여해서 나중에 수습을 도왔던 강선우조차 그의 개입 사실을 모르고 강다인 혼자 저지른 일이라고 생각했다.게다가 그들은 이미 모든 범죄 증거를 인멸한 상태였다.이런 사건을 가볍게 여길 리는 없으니까.인증에 관해서라면...우지민이 강다인에게 거의 맹목적인 애증을 갖고 있다. 그런 그가 정윤재 앞에서 입을 열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쉽지 않은 일이었다.그러니 모든 사람들 앞에서 강다인의 죄를 폭로하게 만드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심하온은 주먹을 불끈 쥐어 손가락 마디가 새하얗게 질렸다.‘괜찮아.’그녀는 계속해서 파헤칠 것이다.자신을 해친 사람들이 영원히 법의 제재에서 벗어나 자유자재로 활동할 리는 없다.정윤재는 자상하게 그녀의 손가락을 하나씩 펴주었다.문득 심하온은 무언가 떠오른 듯 마른기침을 두어 번 해댔다.“우지민, 그 사람... 아직 살아있는 거지?”“그럼.”정윤재가 실소를 터뜨렸다.“나 사람 죽이는 취미는 없어. 걔 엄청 멀쩡해.”“다행이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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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대표님?’공재범은 즉시 미간을 찌푸리며 시선을 돌려 벽 쪽 소파에 앉아 있는 정윤재를 보았다.순간 정신이 번쩍 들며 잠에서 깼다. 그는 도저히 믿기 힘든 눈빛으로 침대 맡의 남자를 쳐다봤다.“그러니까 지금 저 인간이 왔다고 억지로 날 깨운 거야?”“대표님께서 하실 말씀 있으시답니다.”남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하곤 옆으로 물러났다. 분노에 찬 공재범의 두 눈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이에 공재범은 기가 막혀 웃음이 터져 나왔다.그는 정윤재를 상대하고 싶지 않아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하지만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정윤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공재범이 먼저 인내심이 고갈됐다.그는 다시 눈을 뜨고 겨우 고개를 돌려 정윤재를 쏘아보았다.“지금 나 구경하러 왔어?”“꽤 웃기긴 하네.”정윤재가 냉랭하게 대답했다.공재범은 심호흡하고 다시 마른기침을 두어 번 하고 나서야 말했다.“다 봤으면 이제 그만 가시지?”정윤재 앞에서 이토록 초라한 모습을 보이는 게 그에겐 너무나 굴욕이었다.“공재범.”정윤재가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하온이는 마음씨 착해서 널 구해줬을 뿐이야. 누군가가 눈앞에서 죽어 나가는 모습을 어떻게 지켜보겠어? 네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어도 깊은 원한 관계만 없다면 똑같이 살려줬을 거야.”공재범은 잠시 멍하니 넋 놓고 있다가 헛웃음을 터뜨렸다.“그래서 나한테 경고하러 온 거니? 심하온 마음속에 내가 특별한 존재라도 되는 줄 착각하지 말라고. 또 혹은 심하온한테 마음 두지 말라고?”“더 있어.”정윤재가 덧붙였다.“이 틈 타서 개수작 부리지 마.”그는 공재범의 인품을 믿을 수가 없다.이 기회를 틈타 또 무슨 짓을 꾸밀지 누가 알겠는가.공재범이 만약 정윤재와 맞서고 싶다면, 정윤재로서도 전혀 문제 될 건 없다. 얼마든지 상대해 줄 테니까.하지만 그가 만약 심하온을 귀찮게 군다면... 그런 일은 결코 용납할 수가 없다.“야...”공재범은 거의 입에서 불이라도 내뿜을 기세였다.“내가 아무리 막무가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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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강선우는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눈가에 담긴 질투가 거의 넘쳐흐를 지경이었다.‘괜찮아. 언젠가 반드시 정윤재 저 자식을 짓밟아버릴 거야.’하지만 수상한 일이 하나 발생했다. 어젯밤부터 도통 공재범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아마 또 어딘가에서 술과 여자에 흠뻑 빠져 휴대폰을 내던지고 놀고 있을 거라고 짐작했다.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문득 공재범과 연맹을 맺은 게 후회됐다.궁극적으로 이 인간은 공민규만 못하니까.강선우는 살짝 고개를 돌렸다.그 시각, 공민규는 아직 회장을 떠나지 않고 제자리에 앉아 있었다. 옆에서 비서가 태블릿을 들고 그와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요 이틀 강선우는 안 그래도 공민규와 얘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좀처럼 기회가 안 생겼다.그리고 지금...마침내 공민규와 말을 섞을 기회가 생겼다. 강선우는 다른 것들을 신경 쓸 겨를 없이 바로 공민규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공민규는 비서에게 이제 막 지시를 내리고 자리에서 일어서려던 참이었다. 그때 옆에서 누군가 자신을 불렀다.고개를 돌리자 강선우가 얼굴에 예의 바른 미소를 띠면서 곁에 서 있었다.“공 대표님.”공민규의 눈빛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시죠?”“대표님, 오늘 저녁에 시간 괜찮으십니까?”강선우는 공민규의 차가운 태도를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제가 저녁 식사를 대접해드리고 싶은데, 기회를 주실는지요...”“아니요, 됐습니다.”강선우가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공민규는 단호하게 거절했다.그것도 아주 매정하게, 예의라곤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강선우는 잠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나 공민규한테 잘못한 거 없는데? 왜 이렇게 쌀쌀맞지? 단순히 날 얕잡아보는 걸까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있는 걸까?’“대표님!”강선우는 난감함도 무릅쓰고 다시 입을 열었다.“다른 뜻 없고요. 그저 대표님과 함께 식사하면서 얘기나 좀 나눠볼까 해서요...”“우리 사이엔 나눌 얘기 없을 텐데요.”공민규의 말투가 점점 더 차가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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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강선우는 자신이 방금 공민규에게 말을 건 모습이, 아직 회장을 떠나지 않은 심하온에게 고스란히 들켰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그녀는 미간을 구기며 생각했다.강선우가 공민규에겐 무슨 일로 찾아간 걸까?설마 정씨 가문과 공씨 가문이 사적으로 늘 사이가 안 좋다는 걸 알고, 공씨 가문과 동맹을 맺으려 한 걸까?다만 공민규의 표정을 보니 그를 썩 귀찮아하는 것 같았다.그리고 방금 ‘내 동생’이라고 한 것 같은데 거리가 멀다 보니 상세한 내용은 듣지 못했다.강선우와 공재범 사이에 도대체 무슨 연결고리가 있는 걸까?심하온의 눈빛이 점차 가라앉았다.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는 대문 앞에 서 있는 몇 사람과 차량 몇 대를 보았다.공재범의 수하들이 소식을 받고 사람을 데리러 온 것이었다.그녀는 이 남자의 목숨을 살려준 것으로 이미 충분히 도리를 다했기에 더 이상 그를 보살필 마음이 없어서 수하들을 불러 그를 데려가라고 통보했다.어느덧 수하들은 공재범을 부축해 밖으로 내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잠시만요.”심하온이 말했다.“재범 씨랑 할 얘기가 있어요.”그 사람들은 심하온이 공재범을 살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정윤재는 심하온과 함께 돌아오며 옆에서 줄곧 지켜보다가 ‘무슨 일 있으면 나 불러.’라고 말하곤 자리를 피했다.심하온도 웃으면서 알겠다고 답했다.그녀는 별장 안으로 들어가, 공재범이 현재 머물고 있는 방으로 향했다.이 남자는 여전히 움직이기 힘든 상태라 침대에 누워 있었다.그를 줄곧 지키고 있던 남자도 침대 곁에 서 있었다.그녀가 들어오자 남자는 당연하다는 듯이 자리를 비켜주었다.공재범은 눈을 감고 있다가 발걸음 소리에 천천히 눈을 떴다.심하온을 본 그는 순간 두 눈이 반짝였다.“하온 씨.”공재범이 능글맞게 휘파람을 불었다.“또 나 보러 왔어?”“재범 씨 수하들이 집 앞에 있어.”심하온이 말했다.“쯧, 왜 이렇게 빨리 왔지?”공재범이 웃었다.“솔직히 좀 아쉽네. 하온 씨랑 한 집에 머물 기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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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방금까지 그는 심하온이 자신을 겁주는 거로 생각했는데 이제 와 보니... 제법 진심이었다.“강선우가 우리 집안과 손잡고 싶어 했어.”공재범은 목이 바짝 타들어 갔다.“나도 승낙했고.”“둘이 합쳐서 윤재 씨 상대하려는 거지?”이 말은 얼핏 들으면 질문형 같지만 사실상 진술형이었다.강선우와 공씨 가문에서 대적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정윤재가 첫 번째 타깃일 것이다.“만약 그렇다면?”공재범이 씁쓸하게 웃었다.“넌 어떻게 할 건데?”“널 살려준 걸 엄청 후회할 거야.”심하온이 차갑게 말했다.“윤재 씨의 또 다른 적을 살려주느니, 차라리 지금 바로 내 실수를 바로잡는 게 낫겠어.”공재범은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이 매우 복잡했다.“그렇게까지 정윤재가 신경 쓰여?”“응.”심하온은 망설임 없이 인정했다.정윤재가 그녀를 지켜주기에 그녀 역시 정윤재를 지켜야만 했다.물론 정윤재의 실력에 공재범과 강선우는 상대조차 안 된다는 걸 뻔히 알지만 말이다.어쩌면 그녀는 이런 것들을 아예 신경 쓸 가치조차 없을 것이다.하지만 이 두 남자의 성격상 자꾸 음모와 계략을 꾸민다면 결국 정윤재에게 짐이 될 터였다.여기까지 생각하니 심하온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공재범은 아무 말 없었지만, 눈가에 붉은 기가 약간 감돌았다.“공재범 씨, 지금 너한테 두 가지 선택지를 줄게.”심하온이 말했다.“내 손에 죽어 나가거나, 내가 베푼 생명의 은혜를 기억하고 윤재 씨 등 뒤에 칼 꽂을 생각 마.”“지금 날 살려준 대가로 이렇게 협박하는 거야?”“그럼 또 뭐?”심하온은 그의 말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내가 널 살려준 건 팩트잖아.”공재범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하온아... 네 성격 진짜 마음에 든다.”순간 심하온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아니야, 살래. 나 살고 싶어.”공재범이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네가 베푼 은혜를 영원히 기억할게.”공재범은 자신의 태도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었다.그제야 심하온도 칼을 거둬서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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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심하온은 그 틈을 타 정윤재의 허리를 살짝 꼬집었다.“사실 별거 없어. 오늘 강선우가 공민규한테 접근하는 걸 보고 공씨 가문 사람들과 가까이하려는 의도라면 공재범과도 무슨 연관이 있을 것 같아서 방금 몇 마디 경고하고 나왔을 뿐이야.”그녀는 방금 공재범과의 대화를 대략 설명했다.물론 자신이 칼을 겨눈 사실도 숨기지 않았다.그녀의 말을 듣는 동안, 정윤재의 감정이 점점 더 격해졌다. 끝내 말을 마치고 나서도 정윤재는 한참 동안 침묵했다.“왜 말이 없어?”심하온이 그의 옷깃을 살짝 잡아당겼다.별안간 정윤재가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이 포옹에는 수천 마디의 말이 담겨 있었고 격렬한 애정이 동반되었다.심하온은 어리둥절한 채 그의 등을 토닥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왜 그래? 괜찮은 거 맞지?”“응.”정윤재의 목소리는 결코 평온하지 않았다.“그냥... 너무 기뻐서.”이 여자의 마음속에서 자신이 이토록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니.심하온은 잠시 멍해졌다가, 그의 속내를 알아차리고는 속절없이 웃었지만,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바보.”정윤재는 한참 후에야 그녀를 놓아주었다.“그래도 앞으론 더 이상 나 때문에 위험한 짓 하지 마.”그는 손을 들어 심하온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이번에 칼로 협박한 건 공재범도 아무런 제스처를 못 취했겠지만, 다음부턴 그러지 마. 무슨 일이든 나한테 맡겨. 내가 다 처리할게.”그는 심하온이 조금이라도 다치는 걸 원치 않았다.무슨 일이 일어나든, 자신이 앞에서 막아설 수 있으면 되니까.“걱정 마. 나도 다 생각이 있어.”심하온이 웃으며 말했다.“아까 경호원도 옆에 있었잖아. 설령 공재범이 안 다쳤다 해도 나한테 뭘 어쩌지 못할 거야.”그녀가 바보가 아닌 이상, 당연히 아무런 보장 없이 무모하게 돌진하지는 않을 터였다.“그래.”정윤재는 다정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필 이때 심하온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그 소리는 훈훈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와장창 깨트렸다.“콜록콜록...”심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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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경호원은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공재범 쪽을 먼저 바라봤다.“내가 묻잖아!”이에 공민규가 날카롭게 소리쳤다.경호원은 황급히 대답했다.“의사 선생님은 재범 도련님 상처가 매우 심각하다고 하셨습니다. 만약 적시에 치료를 받지 못했다면 분명...”경호원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얘 언제 다쳤어? 그리고 또 누가 구해줬는데?”공민규가 질문을 이어갔다.경호원이 대답하려 할 때 공재범이 선뜻 가로챘다.“형이랑 뭔 상관이야? 이럴 시간 있으면 가서 공민서한테나 신경 써. 나 아직 안 죽었다고 속이 부글부글 끓을 거야. 얼른 가서 잘난 여동생 달래주란 말이야.”공민규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한참 후 침대 맡으로 다가가 공재범에게 이불을 여미어주었다.“네가 다친 일은 알아서 조사하겠지만 맹세컨대 민서는 절대 아니야. 걔가 아무리 너랑 사이가 나빠도 그렇게까지 악독할 리는 없어.”공민서가 착한 아이가 아니란 건 알지만 아무리 그래도 친동생의 목숨을 노릴 정도까진 아닐 듯싶었다.“하... 듣고 싶지 않으니까 꺼져 당장!”공재범은 분노가 차올라 몸을 부르르 떨었다.옆에 있던 경호원마저 간담이 서늘해졌다.공재범이 이토록 무모할 줄이야. 명색이 큰형이자 대표님께 이런 식으로 말을 하다니.아무리 지금 부상을 입었다 해도 이렇게까지 방자할 수가...하지만 공민규는 화내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일단 좀 쉬어. 난 의사 선생님 만나 뵙고 올게.”말을 마친 그는 병실을 나섰다.병실 문 앞에는 몇몇 수하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켰다.공민규는 병실 문을 닫고 곧바로 의사를 찾아간 게 아니라 수하들에게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말해봐.”그의 얼굴에 냉기가 감돌자, 수하들은 더 이상 머뭇거릴 엄두가 안 났다. 수하 중 한 명이 선뜻 입을 열었다.“어젯밤에 도련님께서 술 마시러 나간다며 저희는 따르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 이후로 줄곧 연락이 닿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오늘 오후에 심씨 가문 경호원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도련님이 중상을 입으셨고 심하온 씨가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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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누가 재범이 죽이려 했는지 조사해보려고.”공민규가 차갑게 말했다.설령 지금 다른 나라에 있더라도 공씨 가문 사람은 함부로 건드리지 말았어야 한다.공민서의 안색에 미묘한 변화가 스쳤지만, 공민규는 줄곧 고개를 숙이고 메시지를 보내느라 알아차리지 못했다.그가 연신 몇 통의 메시지를 보내는 걸 보더니 공민서의 마음은 점점 더 불안해졌다.큰오빠의 능력을 누구보다 잘 아니까.곧 있으면 진실이 밝혀질 듯싶었다.공재범을 죽이라고 사주한 건 바로 공민서라는 사실 말이다.그녀는 방금 공재범을 걱정하는 척하려 했지만, 생각해보니 자신과 공재범은 늘 앙숙이었는데 지금 만약 큰오빠 앞에서 공재범을 엄청 관심하는 척한다면, 큰오빠가 오히려 더 이상하게 여길 터였다.그래서 차라리 예전처럼 공재범을 언급할 때 냉소적으로 비아냥거리는 쪽을 택했다.아니나 다를까 공민규는 아무런 이상한 낌새도 눈치채지 못했다.하지만 계속 이렇게 조사를 진행한다면...“오빠.”공민서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굳이 조사할 필요 있어? 지금 여기 우리 말고 또 누가 더 있는지 잊은 거야?”공민규는 잠시 동작을 멈추고 머리를 들어 그녀를 쳐다봤다.“네 말은 정윤재라고?”“그 사람 말고 누가 더 있겠어?”공민서의 표정은 너무 태연했다.“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이잖아.”공민규가 말했다.“능력이야 있겠지만, 이런 짓 할 사람은 아니야. 우리 두 집안이 아무리 사이가 나빠도 그건 단지 사업상의 문제일 뿐, 피로 물든 원수지간은 아니잖아. 굳이 재범이한테까지 손댈 필요는 없어. 그렇게 해서 제 손에 피를 묻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니?”“그건 두고 봐야 알지. 오빠는 정윤재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해?”공민서가 쓴웃음을 지었다.“어쩌면 그 사람은 우리 가문을 완전히 짓밟아버리고 싶었고, 그 가운데 공재범이 가장 만만한 상대라 먼저 손 썼을지도 모르잖아.”공민규는 그녀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민서 너 지금 진심으로 한 말이야?”그녀가 공민규 앞에서 이토록 적극적으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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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그녀는 공민규의 친동생이다.설마 공민규의 마음속에 아버지의 내연녀가 낳은 아들이 친동생 공민서보다 더 중요할 리 있을까?그녀는 억지로 마음속의 혼란을 가라앉히고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알았어. 그럼 난 먼저 돌아가서 쉴게. 공재범 죽거든 가장 먼저 나한테 알려, 오빠.”말을 마친 공민서가 자리를 떠났다.공민규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빛이 서서히 어두워졌다.공민서는 지금 매우 수상쩍었다.설마 진짜 공재범의 말대로 그녀가 죽음을 사주한 걸까...공민서가 그토록 어리석은 짓을 꾸밀 리가 없을 텐데....심하온은 세미나가 끝났으니 정윤재와 마음껏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보니 창밖에 장대 같은 빗줄기가 쏟아져 내렸다.이런 날씨에는 외출이 적절치 않았다.“여기 날씨 예보가 하나도 안 맞잖아.”아침을 먹으면서 그녀는 참지 못하고 정윤재에게 불평했다.“어젯밤 예보에서 분명 오늘 비 소식이 없었는데, 뭐냐고 대체!”정윤재는 웃으며 그녀를 달랬다.“어쩔 수 없지 뭐. 정 그렇게 나가고 싶다면 우리 어디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곳에 가서 종일 놀다 오자.”심하온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그냥 집에 있는 게 낫겠어.”“그래.”아침 식사를 마친 후 두 사람은 거실 소파에 기대앉았다. 심하온은 정윤재의 다리를 베고 누워 휴대폰을 만졌고, 정윤재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그의 시선이 너무 뜨거웠던 탓인지, 휴대폰에 집중하고 있던 심하온은 문득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왜 자꾸 나만 봐?”그녀는 손을 들어 정윤재의 눈을 가리려 했다.이에 정윤재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웃었다.“그냥, 네가 보고 싶어서.”“이렇게 오래 봤는데, 지겹지도 않아?”“전혀.”정윤재가 말했다.“너랑 함께라면 아무리 오랜 시간이라도 지루하지 않아.”심하온이 가볍게 웃고 뭐라 말하려 할 때 휴대폰 벨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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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괜찮습니다, 공 대표님.”심하온의 말투에 거리감이 확연히 드러났다.“이번 일은 너무 신경 안 쓰셔도 돼요. 나중에 혹시라도 무슨 일 생기면 제가 직접 공재범 씨와 얘기할게요.”공민규는 침묵했다.심하온의 말은 이번 일이 자신과 공재범 사이의 일일 뿐, 설령 보답한다 해도 공재범이 할 일이지 공씨 가문과는 무관하다는 의미였다.그녀는 공씨 가문과 엮이고 싶지 않은 게 분명했다.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공민규도 더는 고집할 수 없었다.“알겠어요, 심 대표님. 나중에 도움 필요하시면 언제든 말씀하세요.”심하온은 정중히 대답하고 공민규와 인사를 나눈 뒤 전화를 끊었다.고개를 들자 정윤재가 그윽한 눈길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눈빛 수상해!”심하온은 그의 뺨을 톡톡 건드렸다.“왜 그렇게 쳐다보는 건데?”“공민규 전화야?”정윤재가 물었다.“응.”정윤재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이에 심하온은 자리에 앉더니 그의 얼굴 가까이 다가가 눈웃음을 지었다.“설마 이런 것까지 질투하는 건 아니지?”정윤재는 여전히 말없이 그녀의 발그레한 입술을 바라보더니, 거침없이 다가와 키스를 퍼부었다.“으읍...”갑작스러운 스킨쉽에 심하온은 그의 짓궂음을 탓하려 했지만, 어느새 달콤한 키스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었다.키스가 끝나자, 정윤재는 한 손으로 그녀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앞으로는 그 남자랑 말 너무 많이 섞지 마.”키스에 정신이 몽롱해진 심하온이였지만, 어김없이 말대꾸를 해댔다.“내가 언제 오래 얘기했다고 그래? 공재범 일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밥 사주겠다고 하는 것도 다 거절했거든.”정윤재의 질투가 이번엔 좀 생뚱맞게 느껴졌다.“그냥, 하지 마.”정윤재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심하온은 내키지 않아 기어코 그에게 달려들어 입술을 깨물려 했지만, 정윤재가 웃으며 피했다. 둘이 한창 장난을 치고 있을 때, 거실의 전화벨이 울렸다.“전화 받아봐.”심하온이 그를 살짝 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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