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습니다, 공 대표님.”심하온의 말투에 거리감이 확연히 드러났다.“이번 일은 너무 신경 안 쓰셔도 돼요. 나중에 혹시라도 무슨 일 생기면 제가 직접 공재범 씨와 얘기할게요.”공민규는 침묵했다.심하온의 말은 이번 일이 자신과 공재범 사이의 일일 뿐, 설령 보답한다 해도 공재범이 할 일이지 공씨 가문과는 무관하다는 의미였다.그녀는 공씨 가문과 엮이고 싶지 않은 게 분명했다.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공민규도 더는 고집할 수 없었다.“알겠어요, 심 대표님. 나중에 도움 필요하시면 언제든 말씀하세요.”심하온은 정중히 대답하고 공민규와 인사를 나눈 뒤 전화를 끊었다.고개를 들자 정윤재가 그윽한 눈길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눈빛 수상해!”심하온은 그의 뺨을 톡톡 건드렸다.“왜 그렇게 쳐다보는 건데?”“공민규 전화야?”정윤재가 물었다.“응.”정윤재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이에 심하온은 자리에 앉더니 그의 얼굴 가까이 다가가 눈웃음을 지었다.“설마 이런 것까지 질투하는 건 아니지?”정윤재는 여전히 말없이 그녀의 발그레한 입술을 바라보더니, 거침없이 다가와 키스를 퍼부었다.“으읍...”갑작스러운 스킨쉽에 심하온은 그의 짓궂음을 탓하려 했지만, 어느새 달콤한 키스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었다.키스가 끝나자, 정윤재는 한 손으로 그녀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앞으로는 그 남자랑 말 너무 많이 섞지 마.”키스에 정신이 몽롱해진 심하온이였지만, 어김없이 말대꾸를 해댔다.“내가 언제 오래 얘기했다고 그래? 공재범 일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밥 사주겠다고 하는 것도 다 거절했거든.”정윤재의 질투가 이번엔 좀 생뚱맞게 느껴졌다.“그냥, 하지 마.”정윤재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심하온은 내키지 않아 기어코 그에게 달려들어 입술을 깨물려 했지만, 정윤재가 웃으며 피했다. 둘이 한창 장난을 치고 있을 때, 거실의 전화벨이 울렸다.“전화 받아봐.”심하온이 그를 살짝 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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