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가문의 먼 친척 주제에, 정씨 가문 덕에 풍족한 삶을 살면서 이제는 내 약혼자에게까지 그런 말을 하다니.’설령 심하온이 화를 내지 않는다고 해도 그는 절대 참을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분노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손을 들어 심하온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응. 그럼 우리도 앞으로는 그 사람이랑 거리를 두자.”“하온아, 윤재야, 정말 미안해.”권영현은 손을 비비며 난처하고 또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오늘 다 같이 밥 먹기로 했는데 주서경 때문에 완전히 망쳐 버렸네. 진작에 걔 왔을 때 딱 잘라 내보냈어야 했는데.”‘주서경의 생각이 이렇게까지 망가졌을 줄 누가 알았겠어. 하아...’오늘은 정윤재가 처음으로 심하온을 집에 데려온 날이었다.원래라면 화기애애했어야 할 첫 만남이, 주서경 때문에 완전히 엉망이 되어 버렸다.권영현은 생각할수록 속이 답답했다.“외숙모,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심하온이 급히 말했다.“외숙모 잘못이 아니에요.”권영현은 애써 기운을 내 웃었다.“에휴, 됐어. 이런 얘기는 그만하자! 어차피 앞으로 볼 날이 많잖아. 시간 날 때 자주 와. 내가 맛있는 거 많이 해줄게.”주서경 때문에 심하온 마음을 상하게 한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미안한데 심하온에게 위로까지 받게 할 수는 없었다.어쨌든 주서경이라는 친구는 더는 둘 수 없었다.“그럼 저 앞으로 자주 올게요.”심하온도 웃으며 말했다.“외숙모 음식 정말 너무 맛있어요. 외삼촌, 외숙모, 저 귀찮아하지 마세요.”“무슨 소리야. 귀찮기는... 오라고 사정해야지.”“아, 맞다 외숙모. 오늘 하신 닭볶음은 어떻게 만드신 거예요? 제가 전에 먹어본 거랑 맛이 좀 다르더라고요.”“간단해! 자, 내가 알려줄게... 아니지, 윤재한테 알려줘야겠다.”권영현은 고개를 돌려 정윤재를 보며 말했다.“우리 하온이 손은 요리하라고 있는 게 아니야. 앞으로 하온이가 먹고 싶다 하면 네가 만들어 줘.”정윤재는 웃음을 터뜨렸다.“외숙모, 벌써 하온이 편드시는 거예요?”“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