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영은 심하온이 자신의 부담을 덜어주려 하는 말임을 알고 있었다.주서경은 정하영의 엄마였으니, 두 사람을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긴 어려울 것이다.심하온이 너그럽게 대할수록 정하영은 더 불안해졌다.정하영은 고개를 들어 자신을 걱정하는 심하온의 얼굴을 확인했고, 꾹 참아왔던 감정들이 폭발했다.“하온 씨, 나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어릴 때부터 엄마의 집착이 대단했어요. 엄마의 말을 고분고분 듣는 것에 이제 습관이 된 것 같아요. 학창 시절엔 무조건 전교 3등 안에 들라고 하셔서, 미친 듯이 공부만 했어요. 제대로 쉰 적도 없고, 행여나 엄마의 기대에 어긋날까 봐 조마조마해하며 살았어요. 아빠랑 이혼하시고는 아빠를 만나게도 못 하게 했어요. 그 말을 거역할 자신이 없어서 몰래 가끔 아빠한테 전화나 걸었어요. 재혼하시고는 강제로 정씨 성으로 바꾸게 했고, 난 원치 않았지만, 이번에도 거역할 수 없었어요. 대학 전공부터 인턴, 취직, 그리고 연애 상대까지 엄마가 손을 뻗지 않는 곳이 없어요.”정하영은 어느새 흐느끼고 있었다.심하온에게 괜한 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지만, 심하온은 여전히 온화한 얼굴로 정하영의 말을 들어주고 있었다.“엄마는 아예 연애하지 못하게 막으셨어요. 내가 스무 살이 되던 해부터, 윤재 오빠와 결혼... 시킬 거라고 계속 상상을 하셨나 봐요. 맹세코 저는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요. 하온 씨, 그리고 저 사실 남자 친구도 있어요.”심하온에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심하온이 너무 다정하게 대해준 탓인지, 정하영은 그렇게 꽁꽁 숨겨왔던 자신의 비밀도 입 밖에 내었다.심하온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사실 진작 알고 있었다.아까 식사 자리에서, 정하영은 자주 고개를 숙여 문자를 했고, 가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주서경에게 들키지 않으려 조심하려는 태도가 보였다.심하온은 그때부터 정하영이 남자 친구와 연락 중인 것으로 생각했다.지금 보니 그 추측이 맞았다.“남자 친구는 대학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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