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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의 아내: Chapter 871 - Chapter 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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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괜찮아.”정윤재가 웃으며 말했다.“정 안 되면 내가 안고 가면 되지.”심하온은 그를 노려봤다.“그게 지금 문제야?”말을 마친 뒤, 일부러 삐진 척 고개를 돌렸다.정윤재는 그녀의 얼굴을 다시 돌려놓고 달랬다.“알겠어. 화내지 마. 오늘 밤은 꼭 푹 쉬게 해줄게.”“흥, 이번엔 믿어볼게.”심하온은 잠시 더 그의 품에 안겨 있다가 함께 일어났다.정윤재는 아주 상쾌해 보였다.평범한 캐주얼 옷을 입었을 뿐인데도 오늘따라 유난히 더 잘생겨 보였다.심하온은 그를 바라보다가, 다시 침대로 끌어당기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하지만 내일 약혼식을 생각하고 겨우 참았다.정말 내일 못 일어날 수도 있으니 말이다.“왜 그래?”정윤재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배고파?”그는 지금 심하온의 시선이 어딘가... 탐내는 듯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다.“응, 배고파.”심하온이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음식 가져오라고 할까, 아니면 나가서 먹을까?”심하온은 잠깐 고민하다가 움직이기 귀찮아서 배달을 시켰다.정윤재는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식탁을 가득 채웠다.식사를 막 마쳤을 때 정윤재의 휴대폰이 울렸다.송서준에게서 온 전화였다.그는 곧 섬에 도착한다며, 정윤재에게 마중을 나오라고 계속 재촉하고 있었다.정윤재는 귀찮다는 듯 바로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전화를 끊고 나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송서준 온다니까 데리러 갔다 올게.”그는 몸을 숙여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나도 같이 갈까?”“아니, 너는 쉬어.”송서준의 떠들썩한 성격을 떠올리니, 정윤재는 벌써 머리가 아팠다.심하온까지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생각해보면 요즘 송서준은 일부러 그렇게 떠들며 자신의 상처를 감추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그럼 잘 데리고 다니면서 기분 좀 풀어줘.”정윤재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를 한 번 더 안아준 뒤 나갔다.그가 나가자마자 심하온은 소유영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정윤재가 없다는 말을 듣자마자, 소유영은 곧장 찾아와 소규민과 기준혁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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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어젯밤 그녀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그런데도 그가 물러날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그렇게 생각하던 순간,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확인해 보니 낯선 번호였다. 하지만 누군지 바로 알 수 있었다.“누나, 일 너무 힘든데 나 보러 올래?”소유영은 답장도 하지 않고 바로 번호를 차단했다.“진짜 어이없네.”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눈을 감으며 미간을 찌푸렸다.이제 확실해졌다.둘 중에서 더 짜증 나는 쪽은 소규민이었다.기준혁은 적어도 원한 관계는 아니지만 소규민은 다르다.원래라면 서로 적대적인 위치에 있어야 할 사람이다.‘어젯밤에도 할 말은 다 했는데 왜 아직도 저런 태도일까?’심하온은 그녀가 진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그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필요 없어. 하고 싶은 대로 해. 나는 항상 네 편이야.”“으아, 하온아...”소유영은 감동해서 그녀에게 안겼다.“역시 너밖에 없어!”그리고는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비비기까지 했다.“이거 칭찬이야, 아니면 나한테 들러붙는 거야?”“헤헤.”더는 그 둘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던 소유영은 화제를 바꿨다.“하온아, 내일이 약혼식인데 준비 다 했지?”심하온은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그녀가 따로 준비할 건 거의 없었다.드레스도 이미 정윤재와 함께 골라 두었고, 나머지 모든 건 정씨 가문과 심씨 가문에서 완벽하게 준비해 두었다.소유영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하온아, 네가 이렇게 행복해 보여서 나 진짜 기뻐.”심하온은 순간 멈칫하다가 눈가가 살짝 붉어졌다.그녀는 고개를 살짝 돌리며 말했다.“갑자기 왜 그래... 괜히 감동이잖아.”“감동이면 용돈 줘.”“감동 안 했어.”두 사람은 그렇게 웃으며 떠들고 있었다.한편, 식당에서는 소규민이 휴대폰 화면을 보며 소유영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다.한참을 기다렸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그때 마침 식당 매니저가 지나가다가 그가 앉아서 휴대폰만 보고 있는 걸 보고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다가와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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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이 사람은 꽤 눈에 익었다. 어제 막 만난 사람이기 때문이다.바로 소유영에게 호감이 있는 그 기씨 집안의 도련님이었다.소규민은 기준혁이 단순히 식사하러 온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그의 예상대로, 기준혁은 안으로 들어와 소규민을 보자 잠시 걸음을 멈췄다가 곧장 그에게 다가왔다.“소규민 씨.”기준혁이 입을 열었다.소규민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어제 소유영은 기준혁에게 그의 이름을 말해준 적이 없었던 것 같다.그렇다면 기준혁이 이미 사람을 시켜 자신을 조사했다는 뜻이다.기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면 그의 신분을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손님, 뭐 드시겠어요?”소규민은 서비스 직원다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는 식사하러 온 게 아니에요.”기준혁이 웃으며 말했다.“소규민 씨, 잠깐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죄송하지만 저는 아직 근무 중입니다.”소규민은 고개를 숙여 다시 휴대폰을 보며 말했다.“그리고 우리는 그다지 친하지도 않은데 딱히 할 이야기가 있을 것 같지 않네요.”그 말을 듣자 기준혁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서서히 사라졌다.“소규민 씨가 소유영 씨에게 접근하는 목적이 뭐죠?”기준혁이 갑자기 물었다.소규민은 고개를 들어 그를 보며 비웃었다.“이제 겉치레는 안 하는 건가요?”기준혁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제가 그 여자에게 접근하는 이유가 왜 기준혁 씨와 관련이 있죠? 기준혁 씨는 소유영 씨에게 어떤 존재죠?”“제가 소유영 씨를 좋아해요.”기준혁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저는 소유영 씨가 어떤 식으로든 상처받는 걸 원하지 않아요. 그리고 소규민 씨 같은 신분의 사람이 접근하는 목적이 순수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기준혁의 말을 듣는 순간 소규민의 마음속에 강한 불쾌감이 치밀어 올랐다.“아, 좋아하는 사람이라...”그는 비꼬듯 말했다.“모르는 사람은 남자친구인 줄 알겠네요.”기준혁은 그의 비아냥에도 전혀 화를 내지 않고 말을 이었다.“그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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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송서준은 섬에 도착하자마자, 마중 나온 정윤재를 보며 감탄했다.“여기 거의 놀이공원으로 만들어놨네. 약혼식 끝나고 여기 개방하면 돈 엄청나게 벌겠어.”이곳이 정윤재와 심하온의 약혼 장소라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이 방문하려 할 것이고, 섬에는 각종 잘 꾸며진 놀이시설까지 갖춰져 있었다.“우린 여기를 외부에 개방할 생각 없어.”정윤재가 말했다.그와 심하온은 이곳을 돈을 벌기 위한 장소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그저 시간이 날 때 와서 쉬는 공간으로 두고 싶었다.“그렇지. 그것도 괜찮네.”송서준이 웃었다.뭔가 더 말하려다가, 놀이공원 안에 있는 대관람차를 보고 갑자기 말이 끊겼다.예전에 이 섬의 놀이시설이 아직 건설 중일 때, 정윤재에게서 대관람차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그때 그는 약혼식에 참석하러 오면 나현아와 함께 관람 차를 타야겠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지금은... 그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 되었다.이런 자리에서 우울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송서준은 억지로 기분을 끌어올리며 계속 아무 말이나 꺼내 정윤재와 대화를 이어갔다.정윤재는 가끔 짧게 대답만 했지만 송서준은 개의치 않고 계속 쓸데없는 이야기를 이어갔다.숙소 근처에 도착하자, 정윤재는 심하온이 신경 쓰여 먼저 자리를 떴다.송서준이 조금 더 걸어가다가 보니 어머니 조혜선이 한 젊은 여성과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 여성은 바로 신세율이었다.“엄마? 신 사장님?”그는 놀란 눈빛을 지으며 다가갔다.“두 분이 여기서 뭐 하세요?”“세율 씨가 여기 근처에 묵고 있대. 얘기하다 보니 너무 잘 맞아서 계속 얘기 중이야.”송서준의 부모 역시 약혼식에 참석한 손님으로, 숙소는 그의 옆에 배정되어 있었고, 신세율의 숙소도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아, 그렇구나.”송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신세율이 인사를 건넸다.“송 대표님.”송서준도 웃으며 답했다.하지만 두 사람은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어색해졌다.조혜선은 두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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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5화

“방금 도착하신 건가요?”신세율이 물었다.송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일이 좀 있어서 방금 끝내고 왔어요.”신세율은 고개를 끄덕이고 더 말하지 않았다.그날 밤 함께 술을 마셨을 때는 자연스럽게 대화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잠시 후, 송서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우리 엄마한테 너무 맞춰줄 필요 없어요. 혹시 불편한 거 있으면 저한테 말해요. 제가 얘기할게요.”“불편한 건 없어요.”신세율이 웃으며 말했다.“아주 편하고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어요.”송서준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그럼 다행이네요. 아, 그리고...”신세율은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지만 송서준은 갑자기 말을 멈췄다.“아니에요. 저 먼저 들어가 볼게요. 저녁에 봬요. 신 사장님.”“네.”송서준은 숙소로 향하면서, 아까 조혜선의 모습을 떠올리며 묘한 기분을 느꼈다.원래는 신세율에게 혹시 어머니가 이상한 말을 하더라도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하려 했지만 괜히 뜬금없는 말이 될 것 같아 그만뒀다.어차피 저녁에 자신도 함께할 테니 문제는 없을 것이다.조혜선은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남편에게 말했다.“서준이 섬에 도착했어. 오늘 저녁은 우리끼리 먹을 테니까 당신은 따로 먹어.”송서준의 아버지는 어리둥절해 했다.“둘이 밥 먹는데 왜 나를 빼?”“우리 둘만이 아니라 여자 한 명도 있어. 당신은 아들만 보면 표정이 안 좋아지잖아. 괜히 싸우다가 그 아가씨 놀라게 할까 봐 그래.”“무슨 여자야? 당신 또 무슨 꿍꿍이야. 그 자식은 이미 나현아라는 여자한테 눈이 멀었는데 괜히 다른 집 딸까지 끌어들이지 마.”“그게 무슨 말이야. 끌어들인다니?”조혜선이 그를 노려봤다.“나는 그냥 둘이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한 번 이어보려고 하는 거지.”예전에 조혜선은 양서윤과 함께 애프터눈 티를 마시다가 신세율을 한 번 본 적이 있었다.그때 양서윤이 송서준과 신세율을 이어보라고 했고, 조혜선도 잠깐 마음이 흔들렸었다.하지만 괜히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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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좋아요. 언제든 놀러 오세요.”신세율이 웃으며 말했다.“제가 가진 비장의 솜씨를 다 보여드리면서 맛있는 술들을 다양하게 대접해 드릴게요.”“그거 정말 좋네요.”조혜선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말했다.“역시 딸이 있어야 세심하고 좋은데, 전 아들 하나만 낳았더니 종일 속만 썩이네요.”그녀는 말을 하며 송서준을 못마땅하다는 듯 흘겨봤다.송서준은 그 말을 듣고도 개의치 않고 느긋하게 국을 한 그릇 떠서 조혜선의 앞에 내려놓았다.“엄마, 보세요. 아들도 꽤 세심하죠?”“그만 좀 해. 너는 정말... 말을 하기도 싫다.”조혜선은 말을 하다 말고 삼켜버렸다.신세율의 앞에서 아들의 상처를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나현아라는 여자를 떠올리자마자 그녀는 이가 갈릴 정도로 화가 치밀었다.분위기가 조금 이상해진 걸 눈치챈 신세율은 웃으며 몇 마디로 상황을 부드럽게 넘겼다.그때 송서준이 문득 뭔가 생각난 듯 신세율에게 말했다.“그 술집은 이미 문 닫았고, 이제 더는 신 사장님을 괴롭힐 사람도 없을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신세율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뭐? 무슨 일이야?”조혜선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신 사장, 누가 괴롭혔어요?”송서준이 대신 대답했다.“엄마, 엄마 사촌인 양서윤이 벌인 일이에요. 남의 술집 스타일을 그대로 베껴서 장사하더니, 장사가 안되니까 사람을 보내서 신 사장님을 괴롭히게 했어요.”“뭐라고?”조혜선의 얼굴이 굳어졌다.“그런 짓까지 했다고?”“게다가 우리 집 친척이라는 이름을 내세워서 얼마나 위세를 부렸는지, 엄마도 상상하시겠죠.”송서준이 비웃듯 말했다.“이대로 두면 앞으로 무슨 문제를 더 일으킬지 몰라요. 아, 그리고 요즘엔 계속 심 회장님한테까지 들러붙고 있다더군요. 엄마, 솔직히 말해서 나중에 심씨 집안 사람들 만나면 이 일 때문에 정말 난감할 거예요.”송서준이 말을 이어갈수록 조혜선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요즘 그 애가 정말 도를 넘었구나.”조혜선이 차갑게 말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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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화

조혜선의 얼굴이 좋지 않았다.방금 통화 내용을 정확히 듣지는 못했지만, 송서준의 반응과 지금 모습만 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분명 나현아와 관련된 일이었다.이 못난 아들은 겉으로는 앞으로 이런 일은 보고하지 말라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뻔했다.‘도대체 언제까지 그 여자를 잊지 못할 셈인가?’“무슨 생각해?”조혜선은 송서준을 가볍게 건드렸다.“이 집 국 맛 괜찮아. 한번 먹어봐.”송서준은 거의 기계적으로 한 숟갈 떠먹었다.그 모습을 본 조혜선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아들이 안쓰러워 화를 내지도 못하고 억지로 웃으며 신세율과 대화를 이어갔다.신세율 역시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이럴 때 조혜선을 더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그날 식사 내내 송서준은 정신이 딴 데 가 있는 모습이었다.조혜선도 그를 나무라지 못하고, 신세율과 형식적인 대화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원래 하려고 했던 말은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다.식사가 끝났을 때, 조혜선은 속에 화를 잔뜩 쌓은 상태였다.숙소 근처로 돌아와 신세율이 떠난 뒤, 조혜선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송서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엄마, 앞으로는 그러지 마세요.”“뭘 그러지 말라는 거야? 내가 뭘 했다고?”조혜선은 약간 찔린 듯 말했다.송서준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엄마는 제 엄마잖아요. 무슨 생각하는지 모를 리가 없어요. 저랑 신 사장님은 그냥 친구예요. 저희 엮으려고 하지 마세요.”속셈이 들통나자 조혜선은 오히려 더 당당해졌다.“신 사장이 뭐가 부족하다는 거야? 예쁘지, 기품 있지, 능력도 있지. 설마 걔가 너한테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거야?”“어울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에요.”송서준이 머리를 짚으며 말했다.“방금도 말했지만 저희는 그냥 친구예요. 상대가 저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엄마가 계속 이러면 그분도 불편해요. 그리고...”잠시 멈췄다가 다시 말했다.“저는 아직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있어요. 마음을 정리하지도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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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심장이 찌르는 듯 아파왔다.하지만 송서준은 억지로 그 생각을 떨쳐냈다.내일은 정윤재와 심하온의 약혼식이다. 정윤재는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데 이런 상황에서 섬을 떠날 수 있겠는가? 그것도 나현아 때문에 말이다.지금 아무 일도 없다고 해도 그 여자를 찾아가서는 안 된다.그래야만 정말로 놓을 수 있다....다음 날, 정윤재와 심하온의 약혼식이 예정대로 열렸다.행사는 바닷가 섬에 정성스럽게 꾸며진 해변 저택에서 진행되었다. 흰색 베일 같은 천이 기둥을 따라 흘러내리며, 작은 진주 장식과 따뜻한 노란빛 조명이 바람에 살랑이며 흔들렸다. 그 모습은 공간 전체를 부드럽고 화사하게 물들였다.정원에는 샴페인 빛 장미와 백합이 가득했고, 공기에는 꽃향기와 샴페인의 달콤함이 은은하게 퍼져 있었다. 멀리에는 푸른 바다와 날아오르는 갈매기들이 보였다.정윤재는 아이보리색 무늬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깔끔한 재단 덕분에 더욱 훤칠하고 잘생겨 보였다.그 옆의 심하온은 연분홍색 새틴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은은하게 윤이 나는 소재와 몸에 맞춘 재단이 그녀의 우아하면서도 생기 있는 매력을 잘 살려주었다.두 사람은 축하 인사를 건네는 하객들에게 응대하며, 가끔 서로를 바라볼 때마다 약혼의 기쁨과 서로에 대한 사랑이 눈에 가득 담겨 있었다.약혼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모든 절차가 차분하게 진행되었다.송서준은 약혼 서약서에 서명하는 심하온과 정윤재를 바라보며, 그들의 행복에 감염된 듯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하지만 마음속의 씁쓸함은 오히려 더 짙어졌다.이 순간, 그는 진심으로 심하온과 정윤재를 축복하고 있었지만, 동시에 마음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부러움 또한 거의 정점에 이르렀다.자신의 사랑도 그들처럼 될 수 있기를 얼마나 바랐던가...하지만 그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이번 약혼식은 강씨 가문과 심씨 가문이 철저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완벽하게 마무리되었다.행사가 끝난 뒤, 심하온과 정윤재는 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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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그 순간, 뭔가가 자신의 앞에 다가온 느낌에 정윤재는 고개를 들다가 웃고 있는 심하온의 눈빛과 마주쳤다.“오늘 같은 좋은 날에는 기분 나쁜 생각은 하면 안 돼.”그녀는 진지하게 말했다.“무슨 일이 있든 오늘만큼은 다 잊고 싶어.”정윤재는 잠시 멍해졌다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 지었다.“그래, 하온이 말이 맞아.”오늘은 그들의 약혼식 날이다.아무리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어도 더는 생각해서는 안 된다.“그래야지.”심하온은 환하게 웃으며 그의 손을 꼭 잡았다.정윤재는 마른 침을 삼켰다. 지금 당장 그녀에게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고개를 숙이려는 순간, 시야 한쪽에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그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몇 걸음 앞으로 나가서 자연스럽게 심하온의 반쪽을 가리듯 섰다.다가오는 두 사람은 정영훈과 정민재였다.“윤재야.”정영훈이 자애로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심하온 씨도 있네? 둘이 산책 중이었어?”“작은아버지.”정윤재가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심하온도 살짝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정중하게 웃으며 말했다.“어른이시니까 편하게 이름으로 불러주세요.”정영훈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이어 정민재를 바라보며 말했다.“너도 얼른 형이랑 형수님 약혼 축하해야지. 오늘은 바빠서 인사할 기회가 없었잖아.”하지만 정민재는 그 순간, 정영훈의 눈에 담긴 경고를 똑똑히 보고 있었다.잠시 침묵하던 그는 결국 입을 열었다.“형, 형수님, 약혼 축하드립니다.”“고마워.”정윤재는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심하온이 웃으며 말했다.“작은아버님, 민재 씨, 바쁘지 않으시면 섬에 며칠 더 머물면서 놀다 가세요.”정윤재는 그녀의 손바닥을 살짝 긁었다.아주 미묘한 동작이었기에 심하온은 눈치채지 못했다.“그럼.”정영훈이 웃으며 말했다.“이 섬 정말 좋네. 강씨 가문과 심씨 가문이 이번 약혼식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겠어. 이제는 두 사람 결혼식만 기다리면 되겠네.”정윤재는 담담히 웃다가 문득 말했다.“민재도 이제 나이가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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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생각해보면 이미 약혼까지 한 사람을 여전히 마음에 품는다는 건 안 좋은 것 같았다.“저는 원래 결혼할 생각이 없어요. 심하온 씨 때문이 아니에요.”정민재는 고집스럽게 말했다.“형이 그 말 한마디로 기분 나빠한다면 저도 어쩔 수 없어요.”“너 이 자식...”화가 치밀어 오른 정영훈은 눈앞이 어지러워 숨을 두어 번 고른 뒤,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정윤재는 원래 상대하기 쉬운 사람이 아니야. 네가 계속 이러면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 예전에 우리가 그렇게 공들여서 방해했는데 그걸 저놈이 너무 쉽게 해결해버렸잖아...”이 말을 꺼내자 정영훈은 속이 뒤집히는 듯했다.“그만 좀 하시면 안 돼요?”정민재는 머리가 아팠다.“이 섬에는 즐길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은데 좀 편하게 쉬면 안 돼요? 꼭 이런 얘기만 해야 해요?”말을 마치고 난 그는 정영훈이 다시 말하기도 전에 걸어가 버렸다.“이 못된 자식! 너...”정영훈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욕을 하려 했지만 화가 너무 나 입술만 떨릴 뿐 말이 나오지 않았다.그에게 무슨 여유가 있단 말인가?속이 타들어 갈 지경이었다.잠시 후, 그는 얼굴을 굳힌 채 뒤를 돌아보았다.‘흥, 정윤재와 심하온이 약혼했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나? 내가 원하는 것은 절대 포기하지 않아. 언젠가는 반드시 정윤재를 지금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말 거야.’한편, 정영훈과 정민재가 떠난 뒤, 정윤재와 심하온은 다시 산책을 이어갔다.심하온은 정윤재의 손을 잡고 있었지만 왠지 그의 상태가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다. 정확히 어디가 이상한지는 말할 수 없었지만 아까와는 분명 달랐다.“왜 그래?”심하온이 그의 팔을 흔들었다.“아까 말했잖아. 오늘은 그런 생각 안 하기로.”“그건 맞는데 아까 너...”정윤재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나 뭐?”심하온이 의아해했다.방금 상황을 떠올려봤지만 별문제는 없었던 것 같았다.“너, 아까 걔를 ‘민재’라고 불렀어.”정윤재가 낮게 말했다.심하온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설마 그것 때문에 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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