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는 멍하니 있었다. 흑백이 또렷한 눈동자 안에는 어리둥절함과 갈피를 잡지 못한 기색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은혁의 목울대가 한 번 크게 움직였다.은혁은 급히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서하에게 입을 맞추고 싶었다.이대로 더 보고 있으면, 정말로 참지 못할 것 같았다.차 안은 잠시 조용해졌지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류가 공기 속에 퍼져 나갔다.서하는 문득 차 속 공간이 전보다 훨씬 좁아진 것처럼 느껴졌다.숨이 막히는 것 같아서, 창문을 열어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은혁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다시 종이봉투로 시선을 옮겼다.은혁은 군밤 하나를 더 꺼내 껍질을 벗겼고, 노릇하게 익은 알밤을 서하의 입가로 가져갔다.서하는 마음이 어지러워 제대로 보지도 못한 채, 첫입에 은혁의 손가락을 함께 물어버렸다.은혁의 목울대가 다시 한번 크게 움직였다.서하의 입안에서 전해지는 따뜻함과 습기가, 생각을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갔다.서하도 바로 알아차렸다. 얼굴이 금세 달아올랐다.“나, 그만 먹을래...”“그래.”은혁은 아무렇지 않게 그 군밤을 자기 입에 넣었다. 그 위에는 아직 서하의 침이 남아 있었다.서하는 그대로 땅속으로 사라지고 싶었다.“조금만 먹어. 이따 배불러서 저녁 못 먹으니까.”은혁은 봉투를 정리하며 다시 물었다.“다른 건 먹고 싶은 거 없어?”서하는 고개를 저었다.“그럼 집으로 갈까?”은혁은 시동을 걸었다.그런데 서하는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다. 조금 전의 말을 바로 후회했다.“혹시... 술 마실 수 있는 데 있어?”은혁은 잠시 멈칫했다.“술 마시고 싶어? 집에 안 가고?”“응. 술 마시고 싶어. 집에 안 가.”서하는 그렇게 말하며 핸드폰을 꺼냈다.“엄마한테 말할게.”은혁은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었다. 서하가 전화를 걸자, 금방 연결됐다.“엄마, 오늘 저녁 집에서 안 먹어요.”“네, 은혁 씨랑...”“밖에서 먹을 거예요.”“네, 먹고 나서 들어갈게요.”상대편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는 은혁에게 들리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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