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혁과 구나린은 서로를 마주 봤다.은혁은 아무 말도 못 했다.구나린도 은혁한테 기대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구나린은 결국 서하를 자기 쪽으로 끌어와 말했다.“엄마가 네 몸 걱정하는 건 맞아. 근데 서하야, 너도 한 번 생각해 봐. 몸이 버티질 못해서 이틀 나갔다가 이틀 쉬고 그러면, 오히려 같이 일하는 사람들만 더 힘들 수도 있잖아.”지금 서하는 임신한 상태였다. 그래서 원래 맡고 있던 강의 일정은 이미 멈췄고, 다른 교수님이 대신 들어가고 있었다.지금 당장 멈출 수 없는 건 서하 손에 들린 프로젝트들이었다.사실 서하도 구나린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다.“그리고 네가 아무리 조심하고 신경 쓴다고 해도, 우리 다 알잖아. 학교에 있는 장비 중엔 전자파나 방사선 같이 걱정해야 하는 것도 있어. 네가 학교 나가 있으면 엄마는 하루 종일 마음이 안 놓여.”서하는 입을 다물었다.옆에 있던 은혁도 끝내 한마디 보태지 못했다.구나린이 이런 말을 하는 건 괜찮았다. 하지만 은혁이 거들었다간 서하가 바로 은혁부터 물고 늘어질 게 뻔했다.서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엄마, 저 이한이 가졌을 때는 해외였어도 출산할 때까지 계속 일했어요.”“알아.”구나린이 바로 말했다.“그땐 네 몸이 버텨 줬으니까 그랬던 거지. 근데 지금은 아니잖아. 몸이 힘들면 억지로 버티지 마. 우리 이 아이 낳기로 했으면, 그만큼 책임감도 있어야지. 너도 나중에 아이 태어났는데 아기 몸이 약하면 속상할 거 아냐.”서하도 물론 그런 건 원하지 않았다.다만 솔직히 말하면, 서하는 구나린 말이 조금 과하다고 느껴졌다.자기 몸 상태는 자기가 제일 잘 아는데, 무슨 벌써 그렇게까지 심각한 이야기가 나오는 건가 싶었다.정기검진만 잘 받고 조심하면 되는 거지, 정말 그렇게까지 조심할 일인가 싶기도 했다.이야기가 여기까지 왔는데도 서하가 선뜻 뜻을 굽히지 않자, 구나린도 더는 권하기 어려웠다.이 집안 형편이면 서하는 임신했을 때 굳이 일을 계속하지 않아도 됐다.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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