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Bab 811 - Bab 820

970 Bab

제811화

“엄 시장, 당신 이거 좀 살려줄 수 있어?”구나린이 두 손 가득 밀가루 반죽을 묻은 끈적한 손을 들고 말했다.엄선호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이건 또 뭐 하는 거야?”“엄마가 만두 빚으시려고 반죽부터 해보셨는데요.”서하가 설명했다.“근데 반죽은 아무래도 손기술이 필요한 일인가 봐요. 저희 둘 다 잘 안되네요.”“내가 할게.”엄선호는 외투를 벗어 두고 소매부터 걷어 올렸다.구나린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당신이 할 줄 알아?”“알아.”엄선호는 먼저 손을 씻고 돌아와 반죽 그릇 앞에 섰다.“젊었을 때 해봤어.”“나는 왜 그걸 몰랐지?”“당신이랑 같이 있으면서 만두 빚은 적이 없으니까.”엄선호가 반죽 그릇에 손을 넣었다.“아니, 딱 한 번 있긴 했네. 그때는 당신이 만두피를 사 왔고.”“맞다. 그때 당신이 빚은 만두 예쁘더라.”“반죽도 할 줄 알아.”할 줄 아는 사람한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엄선호는 대단한 비법을 쓰지도 않았다. 밀가루를 조금 더 넣고 반죽을 몇 번 힘 있게 치대자 금세 반죽 표면이 매끈하게 살아났다.엄선호는 그릇 가장자리에 들러붙은 밀가루 조각까지 모조리 반죽에 붙여 정리했다. 마무리까지 끝내고 나니 반죽 그릇도, 손도, 반죽도 말끔했다.“와, 진짜 대단하다!”구나린은 그제야 엄선호의 실력에 감탄했다.이한은 작게 떼어 준 반죽 한 덩이를 받아 손에 쥐고 조물조물 만지며 놀고 있었다.은혁과 서하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가사도우미 조경도 그때 돌아왔다.온 식구가 다 같이 손을 보태기 시작하자 금세 만두소도 완성됐고, 곧 만두피를 밀어 만두를 빚기 시작했다.만두피 미는 것도 기술이 필요한 일이었다. 구나린도 솜씨가 전혀 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밀어 놓은 만두피 모양이 썩 예쁘지는 않았다.엄선호는 달랐다. 엄선호가 밀어서 만든 만두피는 모양이 동그랗게 잘 잡혔고, 두께도 딱 알맞았다.서하도 해보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막상 해보니 생각한 대로 잘되지 않았다. 몇 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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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은혁과 구나린은 서로를 마주 봤다.은혁은 아무 말도 못 했다.구나린도 은혁한테 기대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구나린은 결국 서하를 자기 쪽으로 끌어와 말했다.“엄마가 네 몸 걱정하는 건 맞아. 근데 서하야, 너도 한 번 생각해 봐. 몸이 버티질 못해서 이틀 나갔다가 이틀 쉬고 그러면, 오히려 같이 일하는 사람들만 더 힘들 수도 있잖아.”지금 서하는 임신한 상태였다. 그래서 원래 맡고 있던 강의 일정은 이미 멈췄고, 다른 교수님이 대신 들어가고 있었다.지금 당장 멈출 수 없는 건 서하 손에 들린 프로젝트들이었다.사실 서하도 구나린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다.“그리고 네가 아무리 조심하고 신경 쓴다고 해도, 우리 다 알잖아. 학교에 있는 장비 중엔 전자파나 방사선 같이 걱정해야 하는 것도 있어. 네가 학교 나가 있으면 엄마는 하루 종일 마음이 안 놓여.”서하는 입을 다물었다.옆에 있던 은혁도 끝내 한마디 보태지 못했다.구나린이 이런 말을 하는 건 괜찮았다. 하지만 은혁이 거들었다간 서하가 바로 은혁부터 물고 늘어질 게 뻔했다.서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엄마, 저 이한이 가졌을 때는 해외였어도 출산할 때까지 계속 일했어요.”“알아.”구나린이 바로 말했다.“그땐 네 몸이 버텨 줬으니까 그랬던 거지. 근데 지금은 아니잖아. 몸이 힘들면 억지로 버티지 마. 우리 이 아이 낳기로 했으면, 그만큼 책임감도 있어야지. 너도 나중에 아이 태어났는데 아기 몸이 약하면 속상할 거 아냐.”서하도 물론 그런 건 원하지 않았다.다만 솔직히 말하면, 서하는 구나린 말이 조금 과하다고 느껴졌다.자기 몸 상태는 자기가 제일 잘 아는데, 무슨 벌써 그렇게까지 심각한 이야기가 나오는 건가 싶었다.정기검진만 잘 받고 조심하면 되는 거지, 정말 그렇게까지 조심할 일인가 싶기도 했다.이야기가 여기까지 왔는데도 서하가 선뜻 뜻을 굽히지 않자, 구나린도 더는 권하기 어려웠다.이 집안 형편이면 서하는 임신했을 때 굳이 일을 계속하지 않아도 됐다.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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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너 지금 네 꼴 좀 봐라.”은혁이 미간을 찌푸렸다.“예전에 그 여유롭던 유민석은 다 어디 갔냐?”“나라고 여유로워지고 싶지 않겠냐?”민석이 쓴웃음을 지었다.“내가 좋아서 이러고 있는 줄 알아?”민석도 설마 자기 마음을 구씨 집안 아가씨 하나한테 통째로 빼앗기게 될 줄은 몰랐다.지금 와서는 이 모양 이 꼴이 됐다.민석이 마지막으로 아정을 본 자리는 은혁의 결혼식이었다.하지만 민준이 아정 곁을 워낙 단단히 지키고 있었고, 아정 역시 민석과는 조금도 엮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민석은 그저 아정을 멀리서 보기만 했을 뿐, 말 한마디 건넬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국내에 돌아온 뒤로 민석은 일부러라도 우연한 만남을 가장한 자리를 만들어 보려 했다. 그런데 막상 마주치기만 하면 아정은 그대로 몸을 돌려 가 버렸고, 민석에게는 끝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러던 중 집에서는 또 결혼 얘기를 꺼내며 민석의 등을 떠밀기 시작했다. 민석은 그게 견디기 힘들어서 은혁을 불러 술이나 마시자고 한 거였다.그런데 와 보니 서하가 둘째를 임신했다고 했다.비교해 보니 자기 처지가 더 서글펐다.은혁이 말했다.“너랑 아정이는 안 맞아. 구씨 집안에서도 아정이를 너한테 보낼 리 없고. 그러니까 그만 마음 접어.”민석이 바로 받아쳤다.“지금 너는 그렇게 말하지만, 너는 예전에 제수씨한테 왜 마음 안 접었는데?”“나랑 서하는 서로 좋아했으니까.”은혁이 잘라 말했다.“너랑은 다르지.”“그래도 그때 너는 제수씨가 너 좋아하는 줄도 몰랐잖아.”은혁이 말했다.“그래도 내가 들이대면 서하는 반응이라도 했어. 너는? 아정이가 너한테 사람 대접은 해 주냐?”“이제는 아주 이름도 다정하게 부르네?”은혁이 태연하게 말했다.“아정이가 지금 나를 형부라고 부르잖아. 이제 아정이는 내 처제야.”민석이 불쌍한 표정으로 은혁을 바라봤다.“진짜 나 좀 안 도와줄 거냐?”“나도 너랑 같이 죽으라고?”은혁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친구는 친구고, 가족이 더 중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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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나도 모르겠어. 그래도 아정이는 보고 싶어. 설령... 정말 마지막 한 번이라고 해도, 얼굴 보고 나면 그때는 완전히 끝낼 수 있을 것 같아. 아정이가 나한테 독한 말을 해도 괜찮아. 그래도 한 번은 해보고 싶어.”민석이 저렇게까지 나오자 은혁도 마음이 아주 안 흔들릴 수는 없었다.“내가... 내가 물어는 볼게.”은혁은 결국 그 말밖에 못 했다.“근데 아정이가 널 만나겠다고 할지는 나도 장담 못 해.”“네가 아정이 만나게만 해 줘.”“너 설마 아정이한테 말도 안 하고 부르라는 거야? 그건 절대 안 돼.”은혁이 바로 잘라 말했다.“야, 너 나 죽는 꼴 보고 싶냐?”“은혁아, 너도 진짜 적당히 좀 해라. 무슨 와이프를 그렇게까지 무서워하냐?”“와이프 무서워하는 남자가 와이프 사랑하는 거야. 내가 우리 와이프 사랑하는 게 뭐가 창피한데.”민석이 쓰게 웃었다.“나도 와이프 무서워해 보고 싶다. 근데 아정이는 나한테 그런 기회조차 안 주잖아.”은혁은 정말 몰랐다. 민석이 이렇게까지 달라질 줄은.은혁은 민석을 보며 물었다.“너... 정말 평생 아정이한테 잘해 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어?”민석이 은혁을 바라봤다.“내가 예전에 살아온 게 있으니까, 너희는 다 내 진심을 못 믿는 거잖아. 그럼 너는? 너는 평생 서하만 사랑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어?”“난 할 수 있어.”“나도 알아. 내가 아무리 할 수 있다고 말해도, 믿어 줄 사람은 많지 않겠지.”민석이 낮게 말했다.“내가 무슨 말을 하고, 뭘 보여 줘도 다 안 믿을 거야.”“나도 최대한 해볼게.”은혁이 말했다.“아정이한테는 얘기해 볼 거야. 근데 숨기고 하진 않아. 아정이가 널 볼지 말지는, 그건 순전히 아정이 선택이야.”“알았어.”은혁이 다시 말했다.“이 일은 서하한테도 말해야 해.”“말해.”민석이 고개를 끄덕였다.“어차피 하늘에 맡겨야지. 네가 말한다고 해서 널 원망하진 않아.”“사람 좋아한다고 해서 자기까지 망가지는 건 아니야.”은혁이 민석을 보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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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서하는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유 대표가 아정이를 왜 만나? 아직도 마음 못 접었어?”[응.]은혁이 말했다.[그냥 한 번만 만나고 싶대...]“그냥 한 번?”서하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당신은 참 쉽게 말한다. 아정이가 만나기 싫다고 하니까 당신한테까지 부탁하는 거잖아.”[응, 나도 알아. 그래도 민석이는 내 친구잖아. 나한테 딱 이거 하나 부탁하는데, 내가 아주 모르는 척할 수도 없고.]“아정이는 내 동생이야. 당신은 친구 챙기겠다고 내 동생을 불구덩이에 밀어 넣으려고?”[진짜 한 번 보기만 하는 거야.]은혁이 급히 말했다.[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있을게. 민석이가 아정이한테 무슨 짓도 못 하게 내가 옆에서 지킬게.]서하는 이미 민석에 대한 인상이 바닥까지 내려가 있었다. 민석이 저렇게 됐다고 해서 마음이 움직일 이유도 없었다.서하가 말했다.“당신이 아정이한테 물어봐. 아정이가 싫다고 하면, 당신도 거기서 손 떼.”[알겠어. 고마워, 여보.]은혁은 곧바로 말을 돌렸다.[오늘은 어디 불편한 데 없어? 이따 점심은 좀 많이 먹을 수 있겠어?]“원래는 두 공기 먹을 수 있었는데, 당신이 열받게 해서 지금은 입맛이 뚝 떨어졌어.”은혁은 자기가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알았다. 그래도 민석 편을 한마디만 더 들어주고 싶은 마음은 남아 있었다.[민석이 진짜 예전과는 달라졌어.]“유 대표가 예전이랑 다르든 말든 내가 왜 신경 써야 하는데? 어차피 아정이는 유 대표 안 좋아해. 유 대표가 설령 정신 차렸다 해도,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알았어, 여보. 내가 잘못했어. 앞으로는 민석이 일 신경 안 쓸게. 그러니까 점심은 좀 많이 먹고, 내가 이따 데리러 갈 때 실컷 뭐라고 해.]“내가 배불러서 할 일도 없나. 내가 당신을 왜 혼내?”[내가 잘못했으니까.]“잘못인 줄 알면서도 굳이 하잖아.”[근데 민석이한테 내가 말해 보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야.]“그럼 이번이 마지막이야.”서하가 분명하게 말했다.“앞으로 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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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그래서 은혁이 그 자리에 직접 동행해야 했다. 적어도 아정이 안전하게 들어갔다가 안전하게 나오는 것까지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사실 말이 그렇지, 민석 정도 되는 사람이 정말 아정을 만나려고 마음먹으면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하지만 민석은 아정한테 더 미움받고 싶지 않았다. 억지로 밀어붙이는 식으로 만나고 싶지는 않았다.오후 5시가 조금 넘어서 은혁은 서하를 데리러 갔고, 두 사람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집에 도착해서도 두 사람은 민석과 아정의 일로 대화하고 있었다.구나린이 몇 마디를 듣다가 물었다.“아정이가 왜?”은혁이 서하를 돌아봤다.“말해도 돼?”서하가 말했다.“말 못할 건 없지.”그제야 은혁이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다 털어놨다.구나린이 듣고 나서 말했다.“한 번 만나는 거야 뭐 어때. 할 말 있으면 확실히 하고 끝내는 것도 나쁘지 않지.”은혁은 민석 편을 조금이라도 들어주고 싶어서 말을 이었다.“장모님, 흔히들 그러잖아요. 늦게라도 정신 차리면 값진 거라고. 사실 민석이도 사람 자체가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고...”구나린이 웃었다.“늦게라도 정신 차리면 값지다는 말, 맞아. 틀린 말은 아니지. 근데 세상에 멀쩡한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아정이가 굳이 그런 남자를 골라야 해?”맞는 말이었다.아정의 조건이면 어떤 남자를 만나도 이상할 게 없었다.그런데 왜 하필 한때 그렇게 막 살던 남자를 만나야 하나 싶었다.지금은 달라졌다 해도, 추한 과거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서하도 거들었다.“그러니까 이 일은 당신이 앞으로 손대지 마.”은혁이 얼른 해명했다.“내가 일부러 끼어든 건 아니고...”구나린이 손을 내저었다.“됐어, 됐어. 사람 마음이라는 게 누가 알겠니. 살다 보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고. 아정이가 나중에라도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될 수도 있지.”은혁은 적잖이 놀랐다.“장모님, 처제가 정말 민석이를 좋아하게 되면... 반대 안 하실 거예요?”구나린이 웃으며 말했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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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민석이 말했다.“물어봐.”아정이 민석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예전에 사귀셨던 여자들 있잖아요. 그분들이 다 유 대표님이 먼저 쫓아다녀서 만난 건 아닐 거예요. 먼저 다가온 사람도 적지 않았겠죠?”민석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그랬어.”아정이 다시 물었다.“그럼 그중에는 유 대표님을 좋아해서 먼저 다가오고, 만나 보고 싶다고 했는데도 유 대표님 마음에는 안 들어서 거절한 사람도 있었겠죠?”민석이 고개를 끄덕였다.“있었어.”“바로 그거예요.”아정이 담담하게 말했다.“내 마음이 없는 사람은 끝까지 안 끌리는 거예요. 상대가 아무리 애를 써도, 자꾸 다가오면 오히려 부담스럽고 피하고 싶기도 하잖아요. 제 말 틀렸어요?”민석은 결국 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맞아.”“그러니까 유 대표님도 제 입장에서 한 번만 생각해 보시면, 제가 왜 계속 거절하는지 아실 거예요.”아정은 할 말을 다 했다는 듯 말을 맺었다.“저희는 안 맞아요. 지금도 아니고, 앞으로도 아닐 거예요.”아정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민석이 손을 들어 앞을 한 번 막았다.“잠깐만.”아정이 민석을 바라봤다.“더 하실 말씀 있으세요?”민석이 낮게 말했다.“내가 예전에 연애를 가볍게 여겼다는 거 알아. 사람 마음을 제대로 존중하지 못했던 것도 맞고. 근데 그건, 내가 정말 마음이 움직이는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어서 그랬어.”아정이 차분하게 답했다.“유 대표님 생각은 존중해요. 정말 마음이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고 해도, 유 대표님은 그래도 그 사람들과 잠자리는 할 수 있었던 거잖아요.”“그걸 대수롭지 않게 보는 사람도 많을 거예요. 근데 저는 좀 다르거든요. 저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그렇게 못 해요.”“그러니까 죄송하지만, 유 대표님이 무슨 말씀을 하셔도 저는 받아들일 수 없어요.”민석은 아정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단지 내 과거 때문만은 아닐 거야.”“아마 내가 너에게 믿음도, 안정감도 못 주는 사람처럼 보이겠지. 만약...”민석이 말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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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서하는 아이스크림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었다. 한입 먹고 나서야 아정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래서, 유 대표한테 기회를 준 거야?”아정이 말했다.“저도 좀 놀라긴 했어요. 유 대표가 그런 얘기까지 꺼낼 줄은 몰랐거든요. 그래도 뭐, 3개월이면 유 대표도 마음 정리하겠죠. 그 정도면 저도 굳이 막을 생각은 없어요.”서하는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근데... 유 대표가 너한테 선 넘는 짓 하면 어떡해?”아정은 소파에 기대앉았다가, 그 말을 듣고 몸을 돌려 서하를 마주 봤다.“언니, 저는 그냥 유 대표가 저를 좋아할 기회를 준 거예요. 사귀기로 한 것도 아니고요. 연락이 와도 답 안 할 권리 있고, 전화 안 받을 권리도 있고, 만나자는 거 거절할 권리도 다 있어요.”서하는 그 말을 듣고 잠깐 멍해졌다.“그럼 유 대표는 뭘 믿고 그러는 거야?”“예전에는 제가 유 대표 연락처를 다 차단해 놨었잖아요.”아정이 말했다.“아마 그것 때문일 거예요. 적어도 지금은 제 친구 목록에는 있으니까요.”“근데 유 대표가 자기 명의 재산 다 너한테 준다는 건...”아정이 곧바로 말했다.“당연히 안 받죠. 그걸 받아 버리면 진짜 말이 복잡해져요. 그리고 저도 유 대표 돈 보고 그러는 거 아니고요.”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나 진짜 몰랐어. 유 대표가 그런 말까지 할 줄은.”아정이 말했다.“생각해 보세요. 유 대표 예전에 여자 많이 만났잖아요. 그런 사람한테 여자 기분 맞춰 주는 말은, 그냥 입만 열면 나오는 거죠.”“그건 그렇네.”서하가 말했다.“솔직히 말해서, 그런 과거 다 빼고 보면 유 대표 자체는 매력 있는 남자긴 해. 너도 조심해.”아정이 웃었다.“언니,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저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서하는 깜짝 놀랐다.“전에 그 사람은 안 맞는다고 하지 않았어?”예전에 아정이 어떤 남자와 서로 호감이 있다고 얘기했을 때, 서하는 내심 좋은 소식이 들리길 바랐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이 이제 연락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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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저는 안 받을 거예요.”아정은 핸드폰을 손에 쥔 채 말했다.“지금 바로 답장할게요.”아정은 서하와 밤 아홉 시가 넘도록 이야기를 나누다가 돌아갔다.은혁이 침실로 들어갔을 때, 서하는 이미 침대에 누워 있었다.은혁도 침대에 올라가 서하 옆에 누우며 물었다.“아정이랑 무슨 얘기 했어? 나 욕한 건 아니지?”“내가 당신을 왜 욕해?”서하가 웃으며 말했다.“근데 내 생각엔 유 대표 진짜 가능성 없어. 당신 시간 나면 좀 말려 봐.”“말려서 될 거였으면, 내가 욕먹을 각오까지 하면서 둘을 만나게 했겠어?”“욕먹을 건 알았나 보네.”서하가 은혁을 한 번 꼬집었다.“근데 당신 알아? 유 대표가 자기 명의로 된 재산을 전부 아정이 앞으로 넘기겠대.”은혁이 놀라서 물었다.“왜?”“아정이한테 믿음과 안정감을 주고 싶대.”은혁이 말했다.“난 또 아정이가 받아들인 줄 알았네.”“그럴 리가.”서하가 은혁을 가볍게 밀었다.“당신 유 대표한테 전화해서 좀 말려. 그런 짓 하지 말라고.”은혁도 그건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은혁은 몸을 일으켰다.“알겠어. 지금 바로 전화해 볼게.”민석은 금방 전화받았다.[무슨 일이야?]은혁은 돌리지 않고 바로 물었다.“너 진짜 네 명의 재산 전부 아정이한테 넘기려고?”민석이 짧게 대답했다.[응.]은혁이 다시 물었다.“생각 다 하고 하는 거냐?”민석이 말했다.[생각할 것도 없어. 어차피 나는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니잖아. 내 손에 있는 것 중에 남들 눈에 보이는 건 결국 그런 것뿐인데, 그걸로라도 내 진심이 증명된다면 그게 그 물건들의 유일한 쓸모가 되는 거지.]은혁이 혀를 끌끌 찼다.“너도 참... 근데 아정이는 절대 안 받을 거다.”[그럼 어떡하냐? 네가 좀 방법 생각해 봐.]민석이 말했다.[내가 예전에 멋대로 살았던 건, 나한테 돈이 있으니까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야. 이제 그 돈을 다 걔한테 주겠다는 건, 앞으로는 다시는 그렇게 안 살겠다는 뜻이기도 해.]“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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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서하는 은혁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학교에서 어떤 여자 교수님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서하가 임신했다는 사실은 아직 신애와 강민만 알고 있었다.아직 임신 초기라, 서하는 굳이 주변에 크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임산부라고 특별대우를 받는 것도 바라지 않았다.그런데 서하와 같은 층을 쓰는 연구동 위층에는, 임신한 지 벌써 6개월이 넘은 여자 교수님 한 분이 있었다.가끔은 셋이 같이 교직원 식당에서 밥을 먹기도 했다.밥을 먹다가 그 여자 교수님은 종종 자기 남편 흉을 보곤 했다.남편은 외국계 회사에 다닌다고 했다. 처우도 괜찮고, 키도 크고 마른 편에 인상도 멀끔해서 보기에는 성격도 좋아 보였다.서하도 두어 번 정도 본 적이 있었다.신애도 옆에서 그 교수님 남편 괜찮아 보인다고 맞장구를 쳤다.그런데 여자 교수님은 바로 말했다.“뭐가 좋아. 남자들 다 똑같아.”신애는 금세 흥미를 보였다.“왜요, 왜요? 뭔데요? 자세히 좀 말씀해 봐요.”여자 교수님은 한참을 쏟아냈다. 집에 들어오면 옷부터 아무 데나 벗어 던져 놓고, 조금만 시간 나면 게임부터 하려고 든다고 했다. 뭐 하나 시키려면 몇 번씩 불러야 겨우 움직인다고도 했다.게다가 무슨 일을 하든 다음 단계까지 생각을 안 한다고 했다.빨래하라고 하면 옷만 세탁기에 넣어 놓으면 그걸로 끝이었다. 세탁 후 빨래를 널어서 말려야 한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는다고 했다.설거지를 시키면 그릇만 닦아 놓고 끝이었다. 가스레인지 주변은 알아서 닦을 생각을 한 번도 안 한다고 했다.쓰레기봉투를 현관 앞에 갖다 놔도, 누가 말해 주지 않으면 아래까지 가져가 버릴 줄도 모른다고 했다.게임할 때 말 걸면 듣고 있는 척은 하는데, 대답만 대충 할 뿐 머릿속에는 하나도 안 들어간다고 했다.나중에 다시 물어보면 자기는 그런 얘기 들은 적도 없다는 표정이라고 했다.여자 교수님은 그렇게 한참을 말하다가 서하한테도 물었다.“임 교수님도 그렇죠? 남자들 다 이런 거 맞죠?”같은 기혼 여성끼리는 분명 공감대가 있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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