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 시장, 당신 이거 좀 살려줄 수 있어?”구나린이 두 손 가득 밀가루 반죽을 묻은 끈적한 손을 들고 말했다.엄선호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이건 또 뭐 하는 거야?”“엄마가 만두 빚으시려고 반죽부터 해보셨는데요.”서하가 설명했다.“근데 반죽은 아무래도 손기술이 필요한 일인가 봐요. 저희 둘 다 잘 안되네요.”“내가 할게.”엄선호는 외투를 벗어 두고 소매부터 걷어 올렸다.구나린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당신이 할 줄 알아?”“알아.”엄선호는 먼저 손을 씻고 돌아와 반죽 그릇 앞에 섰다.“젊었을 때 해봤어.”“나는 왜 그걸 몰랐지?”“당신이랑 같이 있으면서 만두 빚은 적이 없으니까.”엄선호가 반죽 그릇에 손을 넣었다.“아니, 딱 한 번 있긴 했네. 그때는 당신이 만두피를 사 왔고.”“맞다. 그때 당신이 빚은 만두 예쁘더라.”“반죽도 할 줄 알아.”할 줄 아는 사람한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엄선호는 대단한 비법을 쓰지도 않았다. 밀가루를 조금 더 넣고 반죽을 몇 번 힘 있게 치대자 금세 반죽 표면이 매끈하게 살아났다.엄선호는 그릇 가장자리에 들러붙은 밀가루 조각까지 모조리 반죽에 붙여 정리했다. 마무리까지 끝내고 나니 반죽 그릇도, 손도, 반죽도 말끔했다.“와, 진짜 대단하다!”구나린은 그제야 엄선호의 실력에 감탄했다.이한은 작게 떼어 준 반죽 한 덩이를 받아 손에 쥐고 조물조물 만지며 놀고 있었다.은혁과 서하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가사도우미 조경도 그때 돌아왔다.온 식구가 다 같이 손을 보태기 시작하자 금세 만두소도 완성됐고, 곧 만두피를 밀어 만두를 빚기 시작했다.만두피 미는 것도 기술이 필요한 일이었다. 구나린도 솜씨가 전혀 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밀어 놓은 만두피 모양이 썩 예쁘지는 않았다.엄선호는 달랐다. 엄선호가 밀어서 만든 만두피는 모양이 동그랗게 잘 잡혔고, 두께도 딱 알맞았다.서하도 해보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막상 해보니 생각한 대로 잘되지 않았다. 몇 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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