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Kabanata 581 - Kabanata 590

819 Kabanata

제581화

사실 서하는 이전에 은혁의 차 안에서 군밤을 먹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과 김밥은 본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었다.서하는 은혁을 한번 바라보고는 어쩔 수 없이 도시락을 열었다.김밥 특유의 냄새가 차 안에 은근히 퍼졌다.서하는 김밥을 먹으며 은혁에게 물었다.“당신은 먹었어?”“아직.”은혁은 사실대로 말했다. “급하지 않아. 하나 더 샀어. 돌아가서 이한이랑 같이 먹으려고.”서하는 이 집 김밥을 정말 좋아했다. 은혁은 세 가지 맛을 골랐고, 서하는 각각 하나씩 다 먹었다.곧 학교에 도착했다. 은혁은 서하의 안전벨트를 풀어주고, 손을 뻗어 서하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가. 너무 무리하지 말고, 쉬엄쉬엄해.”서하는 차에서 내려 얌전히 손을 흔들었다.“그럼 당신도 돌아갈 때 운전 조심해.”“알겠어. 오후에 데리러 올게. 우리 밖에서 밥 먹자.”서하는 차창에 손을 짚고 안을 들여다봤다.“당신 바쁘면 굳이 안 와도 돼. 내가 택시 타고 갈게.”“안 바빠.”은혁은 서하를 보고 웃었다.서하는 두 걸음 물러나며 말했다.“알겠어. 그럼 오후에 봐.”하루 종일 바쁘게 지내다 보니, 서하는 전화받고서야 시간을 확인했다. 어느새 6시가 가까웠다.또 시간을 잊고 일에 몰두한 것이다.세 사람은 함께 밖에서 식사했다. 이한은 말할 것도 없이 무척 즐거워했다.은혁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이한의 기분은 눈에 띄게 계속 좋아 보였다.사실 예전에도 늘 밝았지만, 지금의 기쁨은 분명 다른 종류였다.서하는 그런 이한을 보며 괜히 미안하고, 더 마음이 쓰였다.식사를 마친 뒤, 두 사람은 아이를 데리고 은혁의 별장으로 돌아왔다.마당에는 불이 켜져 있었고, 이한은 집에 들어가기 싫다며 마당에서 장난감 굴착기를 몰고 놀았다.은혁은 밖에서 이한과 함께 놀아주며 서하에게 말했다.“당신은 먼저 들어가. 밖이라 추워.”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응.”“오늘 밤은 정말 안 가는 거야?” 은혁이 물었다.서하는 웃으며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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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서하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난 못 사겠네.”이한이 급해졌다.“살 수 있어, 살 수 있어! 나 엄청 싸!”서하가 자기를 안 사 갈까 봐 걱정하는 눈치였다.서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럼 얼마인데?”“오천 원!”이한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을 바꿨다.“아니, 천 원!”이한은 세 돌 생일을 막 지났지만 숫자에 유난히 민감했다.백 단위 안에서의 덧셈과 뺄셈은 이미 다 할 줄 알았다.은혁은 이한이 자기 어릴 때처럼 매우 똑똑하다고 말하곤 했다.서하는 그럴 때마다 은혁이 괜히 자기 자식 자랑한다고 핀잔을 주었다.하지만 사실은 부정할 수 없었다.이한의 지능은 확실히 높았다.서하도 학생 시절 성적이 좋은 편이었지만, 이한은 분명 좀 더 타고난 편이었다.이건 서하가 이한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때마다 느끼는 일이었다.무엇을 가르치든 한 번 말해주면 바로 이해했고, 거기서 끝이 아니라 스스로 더 넓게 받아들였다.‘천재라고 부르기엔 조금 과장일지도 모르지만, 공부 때문에 걱정할 일은 없겠구나.’이건 분명했다.세 사람은 웃으며 한동안 장난을 쳤고, 그 사이 이한은 졸리기 시작했다.이한은 원래 생활 리듬이 아주 정확해서 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졸렸다.은혁은 서하가 피곤해지는 걸 원치 않았고, 또 아이에게 그동안 부족했던 아버지 역할을 채워주고 싶었다.그래서 은혁이 이한과 함께 있을 때는 이한의 모든 걸 은혁이 직접 챙겼다.이한을 재우고 나니 시간은 이미 아홉 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은혁이 이한의 방에서 나왔을 때, 옷을 단정하게 다 입고 있었다.집에서 입는 옷이었지만 단추는 맨 위까지 모두 잠겨 있었다.은혁은 소파에 앉았고, 서하와의 거리는 대략 1미터쯤이었다.“계속 책 볼 거야?”은혁은 물 한 잔을 따라 서하에게 건넸다.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조금만 더. 당신은 처리할 서류 있어? 당신 할 일 있으면 가서 해. 나 신경 안 써도 돼.”“아직 예전에 쓰던 방에서 잘 거야?” 은혁이 말했다.“당신은 안방에서 자.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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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내가 곁에 있는 것도 잊었다고?”구나린은 더 화가 났다.“당신 눈에는 일이 전부야? 엄선호, 그냥 일이랑 평생 살아. 무슨 여자친구를 사귀어.”구나린이 진짜로 화가 난 걸 느끼자, 엄선호는 당황했다.엄선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구나린을 끌어안았다.“도시 계획 관련 업무야. 요즘 일이 좀 많았어. 화내지 마. 내가 잘못했어. 앞으로는 안 그럴게.”“앞으로, 앞으로...”구나린은 그를 밀어냈다.“그 말 당신이 몇 번이나 했는지 알아? 당신도 이제 이십, 삼십 대 아니잖아. 자기 몸 상태가 어떤지, 스스로 모르겠어?”“난 남자 하나 만났는데, 나중에 병약한 사람 되는 건 싫어. 이렇게 자기 몸도 안 챙기면서, 누가 당신을 사랑해 주길 바라?”말을 끝내자마자 구나린은 돌아섰다.엄선호는 급히 구나린의 팔을 붙잡았다.“내가 잘못했어, 진짜 잘못했어. 안 볼게, 그만 볼게. 당신 말 들을게. 앞으로 열한 시 전에는 꼭 잘게. 담배도 안 피워. 진짜야, 한 개비도 안 피울게.”엄선호는 한동안 담배를 끊은 적이 있었다.하지만 일이 너무 바빠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핑계로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구나린도 엄선호의 업무 강도가 얼마나 센지 알고 있었다.하지만 사람 몸이 무쇠로 된 것도 아닌데, 그렇게 버틸 수 있을 리 없었다.괜히 몸이 축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아진다.구나린은 말했다.“당신이 시민들 위해서 일 많이 하고 싶어 하는 거, 나도 알아. 근데 전제는 당신이 건강해야 한다는 거야.”“엄선호, 나랑 같이 있을 거면 제대로 몸 챙겨. 내 말 들어. 그게 안 되면, 우리 헤어져.”“헤어지자고?”엄선호는 고개를 저으며 구나린을 꽉 안았다.“그건 안 돼. 말도 안 돼. 나 일 그만두는 한이 있어도 당신이랑 헤어지는 건 안 돼.”“당신은 일만 하면 다 잊어버리잖아.”구나린이 말했다.“내가 그 말 몇 번이나 했어?”엄선호는 난감하게 말했다.“그러니까... 그럼 당신이 나 좀 봐주면 안 돼? 앞으로 매일, 당신이 나 감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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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구나린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구나린은 오랫동안 운동을 해왔고, 각종 익스트림 스포츠에도 참여할 수 있을 만큼 몸 상태가 좋았다.지난 건강검진 때 의사는 마흔여덟의 나이에 스물다섯의 몸이라고 했다.그 정도면 흔치 않은 경우였다.이 정도 감기쯤은 구나린에게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구나린은 말했다.“괜찮아. 코가 좀 막힌 것뿐이야. 약도 이미 먹었어. 요즘 기온 떨어진다니까 너랑 이한이도 조심해.”[저희는 다 괜찮아요. 엄마, 엄 시장님은 어떠세요? 다 나으셨어요? 엄마는 왜 이렇게 신경을 안 쓰세요.]“그 사람은 나았어.”구나린은 이 얘기를 꺼내며 조금 못마땅한 듯 덧붙였다.“근데 말이야, 결국엔 내가 또 걸렸더라.”[그럼 물 많이 드세요.]서하는 말했다.[그래도 안 되면 병원 가서 검사 한 번 받아보세요.]“알았어.”구나린이 물었다.“요즘 너랑 배 대표는 어때?”서하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대답했다.[잘 지내요.]구나린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왜 그래? 둘이 무슨 일 있었어?”[없어요.]서하는 웃으며 말했다.[요즘 계속 은혁 씨 집에 있었잖아요. 엄마도 다 아시면서요. 저희 괜찮아요. 정말이에요.]“그럼 됐다.”구나린은 말했다.“모레쯤이면 나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주말이잖아. 그때 감기 나았으면 같이 밥 먹자.”[네, 좋아요.]두 사람은 몇 마디를 더 나눈 뒤 통화를 마쳤다....서하는 핸드폰을 내려놓았고, 입가에 걸려 있던 미소는 서서히 사라졌다.은혁과 자신은... 분명 잘 지내고 있었다.은혁은 다정했고, 세심했고, 사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고 서하를 챙겼다.이한에게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다만... 이전에는 은혁이 가끔 물었다.남자친구로서 언제쯤 키스할 수 있느냐고.서하를 데려다주고 데리러 올 때면, 늘 손가락을 깍지 끼고 그녀의 손끝에 입을 맞췄다.차에서 내릴 때면, 참지 못하고 꼭 안기도 했다.그런데 요 며칠은 그렇지 않았다.은혁은 한결 조심스러워졌고, 예의를 지켰고, 일정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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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시간을 확인한 서하는 정리를 시작했다.역시나 몇 분도 지나지 않아 핸드폰이 울렸다.은혁이 말했다.[도착했어. 지금 내려올 수 있어?]여전히 부드러운 목소리였다.그 목소리를 들으니 서하의 마음이 괜히 따뜻해졌다.하지만 은혁의 요즘 태도가 떠오르자 서하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서하는 곧바로 핸드폰과 가방을 챙겨 아래로 내려갔다.차에 올라타서는 스스로 안전벨트를 맸다.은혁이 물었다.“배고프지 않아? 디저트 좀 사 왔어. 조금이라도 먹어.”“배 안 고파.”서하는 말했다.“요즘 살이 몇 킬로나 쪘어. 안 먹을래.”“쪄도 괜찮아.”은혁은 시동을 걸며 말했다.“내가 보기엔, 당신은 여기서 10킬로 더 쪄도 여전히 마른 상태일 거야.”“당신은 알 수가 없지.”서하는 무심한 듯 말했다.“당신이 나 안은 지도 꽤 됐잖아.”은혁이 서하를 한 번 바라봤다.서하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다.은혁의 표정을 보고 싶지 않았다.두 사람은 별장에 도착했다.이한은 이미 먼저 와 있었고, 마당에서 놀고 있었다.차가 들어오는 걸 보자 이한은 작은 발로 달려왔다.서하는 급히 내려 이한을 안았다.“천천히 와.”이한은 서하를 한 번 안더니, 곧바로 은혁에게 달려가 안겼다.“아빠!”은혁은 이한을 번쩍 들어 올려 안은 채 서하 쪽으로 다가왔다.서하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은혁은 한 손을 뻗어 서하의 허리를 감싸안았다.세 사람의 몸이 잠시 맞닿았다.은혁은 짧게 끌어안고는 곧바로 손을 풀었다.서하의 허리는 그의 손길이 닿았다가 바로 떨어졌다.서하가 반응할 틈도 없었다.은혁이 말했다.“안 쪘어.”서하는 잠시 멍해졌다가, 그 말의 의미를 알아차렸다.차 안에서 살쪘다고 말했던 것.그에 대해 은혁이 직접 확인한 셈이었다.그래서 안아본 거였다.정말로, 딱 한 번.아주 짧게.‘이게 무슨 의미야?’서하는 속으로 생각했다....세 사람은 집으로 들어갔고,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저녁을 먹고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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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은혁이 말했다.“서하야, 나도 당신이랑 더 가까워지고 싶어. 그런데...”서하는 그를 바라봤다.“그런데 뭐?”“그런데, 내가 나 자신을 제어할 수가 없어.”은혁은 숨기지 않고 말했다.“손을 잡으면 안고 싶어지고, 안으면 키스하고 싶어지고, 키스하면 더 가까워지고 싶어져.”“이건 내가 일부러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몸이 그렇게 반응하는 거야. 당신이 내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더 친밀해지고 싶은 거고... 그런데 당신은 그걸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서, 그래서 나는...”“난 싫어한 적 없어.”은혁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서하가 말했다.“전에 했던 말도 싫다는 뜻은 아니었어. 나는 그냥... 연애해 본 적이 없어서 하나씩 천천히 가고 싶었던 거야.”“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연애하는지, 언제 손을 잡고, 언제 안고, 언제 키스하는지... 사실 나도 잘 몰라.”그 목소리에는 약간의 막막함과 어쩐지 숨기지 못한 기대가 섞여 있었다.은혁은 서하의 손을 자신의 손바닥 안에 꼭 쥐었다.“미안해.”“왜 나한테 미안하다고 해?”서하는 웃었다.“지금은 알겠어. 연애라는 게 사람마다 다 다른 거라는 거. 동료한테 들었는데, 만난 지 하루 만에 결혼한 사람도 있대. 연애라고 해도, 첫날부터 같이 자는 사람도 있고...”말하다 보니 서하는 조금 부끄러워졌다.은혁이 낮게 웃었다.그 웃음에 서하는 더 민망해졌다.서하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당신 뭐가 웃겨서 웃는 거야!”화가 난 것 같으면서도 눈가에는 붉은 기운이 살짝 배어 있었다.어딘가 투정을 부리는 듯한 모습이었다.은혁은 참지 못하고 서하를 끌어안았다.“서하... 당신은 내가 얼마나 당신에게 가까이 가고 싶은지 몰라. 그런데 또 겁났어.”“당신이 혹시 내가 당신 몸만 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봐. 그래서 일부러 안 건드린 거야. 내가 좋아하는 건, 당신이라는 사람이란 걸 알게 하고 싶어서.”“나도 다 알아.”서하는 그의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미안해. 내가 전에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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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은혁의 목울대가 크게 움직였다.은혁은 자신을 억누르며 극도로 참은 채 서하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안 돼.”서하가 말했다.은혁은 서하가 거절하는 줄로 생각했다.“알겠어. 앞으로는 당신 허락 없이는...”“그게 아니야.”서하는 은혁을 똑바로 바라봤다.“난 이런 키스가 싫어. 잠깐 닿았다가 바로 떨어지는 거. 배은혁, 당신 키스하는 법 잊은 거야?”은혁은 멍하니 서하를 바라봤다.서하는 손을 들어 은혁의 목에 걸었다.그리고 말했다.“잊었으면, 내가 가르쳐 줄게.”서하가 은혁에게 다가갔다. 부드럽고 연약한 장미꽃잎 같은 입술이 은혁의 입술에 닿았다.은혁의 입술은 부드러웠다. 평소 사람들에게 보이는 은혁은 위엄 있고, 냉정해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이렇게 단단해 보이는 사람이 이런 입술을 가졌다는 건,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다.서하는 살며시 그의 입술을 빨았다. 입술 사이로 퍼지는 향은 차분하고 맑았다.‘정말 오랜만이야.’서하는 그렇게 느꼈다.예전의 은혁은 서하에게 키스하는 걸 좋아했다.그에게 키스를 받을 때면, 서하는 ‘이 사람이 정말 날 사랑하는구나’라고 착각하곤 했다.하지만 그 뒤로 많은 일이 있었고, 서하는 점점 마음을 내려놓게 됐다.지금 다시 은혁과 이렇게 마주하고 있으니, 과거의 일들은 모두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다.앞으로는 달콤하고 평온한 시간만 남아 있을 것 같았다.서하는 미련을 담아 그의 입술을 계속해서 붙잡고 있었다.숨을 고르려고 입술을 떼려는 찰나, 은혁의 손이 그녀의 뒤통수를 단단히 잡았다.떼어지려던 입술은 다시 깊게 맞닿았다.은혁이 주도권을 가져갔다.서하의 입술을 강하게 덮쳤다.입술이 맞닿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은혁은 단호하게 서하의 이를 벌리고, 그녀의 혀를 끌어당겨 함께 움직였다.서하는 심장이 연달아 크게 뛰는 걸 느꼈다. 혀끝이 그에게 붙잡혀 아릿할 정도였지만, 그 안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떨림이 있었다.이 키스에는 부드러운 온기만 있지는 않았다.은혁은 마치 본능에 충실한 존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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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서하의 팔에 먼저 서늘함이 전해졌다.서하는 고개를 기울여 은혁을 바라봤다.“당신, 찬물로 씻었어?”은혁의 몸은 전체적으로 차가웠다.실내는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었기에, 그 차가움은 더 분명했다.“괜찮아.”은혁은 웃으며 말했다.“졸려? 침대에서 자.”“아니.”서하는 이제야 숨을 고르고 몸을 일으켰다.“이 날씨에 찬물 샤워하면 안 되지.”은혁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다음엔 안 그럴게.”서하는 그가 왜 찬물 샤워를 했는지 알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잠시, 괜히 은혁이 원망스러워졌다.아까 그 분위기라면, 두 사람은 충분히...아니, 분명히 그다음으로 갈 수도 있었다.그런데 은혁은 갑자기 욕실로 들어가 버렸다.서하는 예전부터 은혁에게서 ‘존중’을 원했다.은혁은 늘 그녀의 감정보다 자신의 욕망이 앞서 있었고, 원하면 바로 행동했다.그런데 이제 와서, 은혁은 그녀를 존중하고 있었다.그게 오히려 마음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서하의 기분은 조금 가라앉았지만, 성격상 먼저 키스한 것만 해도 이미 한계를 넘었다.그 이상을 먼저 하라고 하면,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나... 자러 갈게.”서하는 자신의 안방으로 돌아갔다.은혁은 안방 문 앞까지 따라와서 짧게 인사했다.“잘 자.”안아주지도 않은 채, 문은 그대로 닫혔다.‘하.’서하는 속으로 헛웃음을 삼켰다.자신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은혁이 정말 달라졌다.그런데 조금 전, 키스할 때의 반응은 또 분명했는데.서하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결국 문제는 자신이었다.은혁은 아마도 자신에게 완전히 겁을 먹은 상태일 것이다.더 이상 한 발짝도 다가오지 못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서하는 그렇게 천천히 잠들었다.다음 날이면 구나린이 돌아오고, 서하는 이한과 함께 ‘구름바다’ 아파트 단지에 있는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점심때, 서하는 소진을 보러 갔다.그런데 소진은 서하를 보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얼굴이 왜 이렇게 안 좋아?”서하는 무의식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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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소진이 말했다.“내가 뭐 불꽃 같은 눈을 가진 건 아니지만, 진짜 연애하는 사람 얼굴은 너처럼 이렇지는 않아.”“좀 생각해 보자. 눈에 생기가 돌고, 기운이 넘치고, 최소한 그런 느낌은 있어야지.”서하는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말했다.“그만해.”“왜, 말도 못 해?”소진이 말을 이었다.“너희 둘이 여기까지 오는 데 얼마나 오래 걸렸는데, 이제 와서 인생 좀 즐기지도 않아? 솔직히 말하면, 예전엔 나도 배은혁이 마음에 안 들었어.”“근데 네가 그 사람 아니면 안 된다고 했잖아. 그럼 이제는 미적거리지 말고, 즐길 건 즐겨야지.”“아니면... 배은혁이 그렇게 덩치도 크고 멀쩡해 보이는데, 설마 진짜로... 안 되는 거야?”“진짜 그만해.”서하는 소진의 입을 막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선우가 들어올까 봐 참고 말했다.“우리 둘 다 괜찮아.”“알았어, 알았어.”서하가 부끄러움 많이 타는 걸 아는 소진은 더 이상 몰아붙이지 않았다.“그래도 하나만 말해 줄게. 남자는 오래 욕구 해소 못 하면 바람나기 쉬워.”서하가 돌아오는 길 내내, 머릿속에는 그 말만 맴돌았다.생각해 보니 두 사람은 벌써 3년이 넘도록 함께하지 않았다.그 3년 동안 서하는 당연히 혼자였고, 자신을 지켜왔다.은혁도... 아마 그랬을 것이다.예전에 그 일에 그렇게 적극적이던 은혁은 3년 넘게 부부 생활 없이 지냈다고 생각하니, 소진의 말이 자꾸 떠올랐다.서하는 말없이 걸었다.‘왜 갑자기 배은혁이 불쌍해지는 거지...?’그런데 이런 일은 은혁이 먼저 말하지 않으면, 설마 자신이 먼저 꺼내야 하는 걸까?말로 하지 않으면, 먼저 스킨십을 해야 하나?‘그건... 나한테 너무 어려워.’게다가 오늘 밤이면 다시 짐을 옮겨야 했다.구나린이 돌아왔고, 감기도 거의 다 나은 상태였다.그렇지 않았다면, 구나린은 서하와 아이를 만나는 것조차 조심했을 것이다.감기가 옮을까 봐서였다.이한은 외할머니를 보자마자 무척 기뻐했다.구나린 역시 이한을 많이 보고 싶어 했다.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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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사실 이번 출장에서 나중에 구나린이 몸이 안 좋아졌고, 그때 엄선호가 청혼했다.이 남자가 청혼하면서 요란을 떨 리는 없었다.엄선호의 위치가 위치인 만큼, 무슨 일을 하든 늘 많은 시선이 따라붙었다.재벌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마음 가는 대로 뭘 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다.엄선호는 그저 비서에게 꽃다발 하나를 주문하게 했고, 아주 오래전에 맞춰 두었던 반지를 꺼냈다.그리고 구나린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담담하게 청혼했다.아주 빤한 방식의 청혼이었지만, 엄선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게다가 구나린은 재산도 많고, 큰 장면, 화려한 상황을 못 본 사람이 아니었다.두 사람은 이미 오랜 시간을 함께해 왔고, 이제 와서 겉치레에 집착할 이유도 없었다.그리고 구나린의 거절 역시 엄선호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상처받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엄선호는 이 여자와 하나의 호적을 만들고 싶었다.구나린을 자기 정식 아내로 두고 싶었다.하지만 구나린에게는 그런 계획이 없었다.구나린 역시 엄선호가 실망할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구나린은 애초에 결혼을 염두에 두고 살지 않았다.딸을 찾지 못했던 시절에는 더 그랬다.이제 딸을 찾은 지금은 오히려 결혼할 수 없었다.서하는 어떻게 생각하겠는가?만약 구나린이 엄선호와 결혼한다면, 서하의 눈에는 엄선호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된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구나린은 서하가 그런 생각을 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구나린 자신에게 결혼할 의지가 없다는 점이었다.이 문제는 이전에도 엄선호와 여러 번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그래서 더 이해되지 않았다.결과가 뻔한 청혼을... 왜 굳이 해야 했을까?엄선호의 성격상 이런 일을 벌일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구나린은 그렇게 생각했고 그대로 물었다.엄선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무슨 일을 하든, 난 항상 먼저 계산하는 사람이야. 당신 눈에 난 그런 사람이지.”“그 정도 자신감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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