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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Kabanata 441 - Kabanata 450

485 Kabanata

제441화

깊은 밤, 조용한 분위기 속 심씨 가문 정원 뒷동산의 정자 안.심화영이 느긋하게 돌의자에 앉아 정원의 야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그녀 앞에 차림새가 조금 수려한 남자 경호원이 고개를 숙인 채 공손히 서 있었다.“찬우야, 오랜만이네. 요즘 잘 지냈어?”“네,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아가씨.”구찬우는 심화영보다 여섯 살 연상이었다. 심지경 곁에서 오랫동안 있은 만큼 성수연과 마찬가지로 심지경의 전속 경호원이었다. 심화영이 어릴 때부터 커가는 모습을 지켜봤기에 자연스레 묘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아가씨, 드디어 뵙게 되었네요. 정말 보고 싶었습니다.”구찬우는 심화영의 도자기 인형처럼 정교한 얼굴을 똑바로 응시하며 진심을 담아 심정을 털어놓았다.심화영이 초승달처럼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나도 그리웠어, 찬우 오빠.”‘찬우 오빠’라는 한마디에 구찬우는 뺨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마음이 간질거렸다.남자의 빨개진 얼굴을 본 심화영은 속으로는 코웃음을 쳤지만 겉으로는 마치 꿀을 바른 듯 달콤하게 말했다.“찬우 오빠, 사실 내가 이번에 온 건... 오빠한테 묻고 싶은 게 있어서야.”구찬우가 서둘러 말했다.“아가씨, 얼마든지 물어보세요. 제가 아는 것은 숨김없이 다 말씀드리겠습니다.”“성수연 말인데...”심화영이 한 손으로 턱을 괴었다.“걔랑 우리 오빠, 도대체 무슨 사이야? 오빠 애인이야?”눈이 휘둥그레진 구찬우는 말을 얼버무렸다.“성, 성수연 씨는 그저 대표님의 경호원일 뿐입니다. 얼굴이 좀 예쁜 편이라 대표님 곁에 있으면 외부인이 그렇게 오해하긴 하지만 대표님은 그저 유능한 부하 직원 정도로 여깁니다.”심화영의 표정이 확 어색해진 것을 본 구찬우는 급히 덧붙였다.“하지만 성수연은 그냥 평범한 수준보다 조금 예쁠 뿐이지 아가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젊고 아름다우며 기품 있는 아가씨의 모습에는 훨씬 못 미쳐요. 아마 발끝도 못 따라갈 겁니다.”이 말이 내심 마음에 든 심화영은 그제야 안색이 조금 누그러졌다.구찬우가 계속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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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구찬우의 눈빛이 흐릿해졌다. 심화영에게 완전히 빠져들었다.책임, 직업윤리, 비밀 유지 계약 같은 것들은 모조리 머릿속에서 잊어버렸다. 지금 이 순간, 이런 것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눈앞까지 다가온 심화영의 가슴이 더 크게 컸다.“아가씨, 말씀대로... 성수연은 확실히 대표님이 데리고 다니는... 숨겨둔 애인입니다.”순간 눈꺼풀이 뛰기 시작한 심화영은 분노의 불길이 정수리까지 치밀어 올랐다.오빠 곁에 있었던 여자들은 그저 물처럼 흘러갔을 뿐 여자 친구 자리를 석 달 이상 지킨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그런데 성수연은, 그녀 오빠 곁에서 무려 5년째 있었다.‘같은 여자와 이렇게 오래 잤다니, 이치대로라면 신선한 느낌은 이미 지났을 텐데...’그런데도 심지경은 이 천박한 계집애를 여전히 곁에 두고 있으며 엄마가 압박을 가해도 조금도 바꾸려는 기색이 없었다.‘설마... 오빠가 이 계집애한테 마음을 둔 건 아니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심화영은 두피가 저릿저릿했다.“우리 오빠가 밖에서 심화영을 데리고 살아?”“네.”심화영은 목소리가 떨렸다.“어디에서?”두 눈을 질끈 감은 구찬우는 결국 피할 수 없어 사실대로 대답했다.“단호... 별장입니다.”그곳은 경시에서 손꼽히는 고급 별장 단지로 사생활 보호가 극도로 잘 되는 곳이었다. 많은 대기업 임원들도 그곳에 별장을 두고 있다고 들었다.보아하니 심지경이 성수연을 단순히 가지고 노는 정도는 아닌 모양이었다.심화영은 더욱 애처롭고 사랑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촉촉한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찬우 오빠, 내가 오빠를 친오빠처럼 생각하는 거 알지? 그래서 나도 숨기지 않을게. 나와 엄마는 오빠가 성수연 같은 여자와 함께 있는 것을 원하지 않아... 우리 오빠는 심씨 가문의 후계자야. 미래의 내 새언니도 반드시 심씨 가문과 비슷한 사람이어야 해. 그래야 오빠도 돕고 심씨 가문도 도울 수 있어. 우리 아빠가 그러는데 요즘 경시의 사업에 변화가 너무 많다고 그러더라고. 서씨 가문과 배씨 가문이 맞서면서 심현 그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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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한바탕 마음을 터놓는 대화를 나눈 후 구찬우는 고개 숙여 인사하고 떠났다. 떠날 때까지 얼굴은 여전히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심화영은 짙디짙은 어둠이 깔린 밤 속에 서 있었다. 눈빛은 이 밤보다 더욱 깊고 차가웠다.“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가 되려고? 제 꼴이나 보고 넘봐야지, 주제도 모르고 감히 나와 엮이려고 해?”입꼬리를 올리고 코웃음을 치면서 몸을 돌렸다.“구찬우, 너는 그저 우리 오빠가 기르는 개 한 마리에 불과해. 그런데 나한테 와서 고개를 조아리며 아부해? 설마 내가 진짜로 너를 봐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새벽, 단호 별장.오늘 밤, 밤하늘에 초승달이 걸려 있었다. 촉촉해진 성수연의 흔들리는 눈동자 속에 달빛이 살짝 비쳤다.오늘따라 단호 별장의 달이 선명히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심지경의 건장한 몸이 성수연을 바닥까지 닿는 통유리창에 밀어붙였다. 그렇게 파도가 한 번, 또 한 번 몸속을 오가듯 온몸이 오르락내리락했다.빗물에 젖은 듯, 여기저기 물방울이 맺힌 유리창은 빠르고 거친 숨이 토해내는 물안개처럼 흐릿한 수증기가 자욱했다.가슴은 한없이 차가웠지만 등은 정말 뜨거웠다.불과 얼음, 두 세계가 교차했다.정욕이 극에 달했을 때 심지경이 큰손으로 그녀의 야윈 등 위에 올려놓았다. 천천히 위로 올라가며 어루만지다가 결국 땀에 젖은 그녀의 목덜미에 멈추었다. 그러고는 갑자기 꽉 움켜쥐며 다섯 손가락을 서서히 조여 왔다.“윽...”성수연은 억지로 고개를 들어 올렸다. 유리창에는 욕정에 젖은 그녀의 얼굴이 비쳤다. 보면 볼수록 이 여자에게 빠져드는 매혹적인 얼굴이었다.몸을 계속 움직이는 심지경은 눈시울이 점점 붉어졌다. 그러다가 참지 못하고 그녀의 뒷목을 물어뜯었다. 하얀 피부 위에 있는 작고 사랑스러운 모양의 붉은 반점 위를...달빛 아래,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로 합쳐졌다. 농후한 정이 넘치는 분위기와 함께 꽉 얽히고 있어 떼려야 뗄 수 없었다.몇 차례 거사 후, 성수연은 녹초가 된 채 침대에 누웠다. 심지경은 욕실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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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이 사실을 심지경은 알고 있었다.원래 모두 평범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심화영이 주주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줄곧 성수연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던 심화영은 어느 날 성수연이 없을 때를 틈타 마음대로 별채로 들어와 주주를 학대하여 죽였다.심화영의 예쁘지만 흉측한 얼굴이 CCTV에 포착되었을 때, 그녀가 주주를 높이 들어 땅에 내리쳤을 때, 성수연의 마음은 칼로 도려내는 듯 아팠다. 정말 당장이라도 달려가 심화영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성수연은 가장 빠른 속도로 심씨 가문으로 달려갔다. 그녀의 눈에 비친 것은 아직도 온기가 남아 있는 주주의 작은 시신뿐이었다.그날 너무 화가 난 성수연은 심화영의 뺨을 힘껏 내리쳤다. 두 사람은 뒤엉켜 싸웠지만 심화영은 성수연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심지경이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면 그 순간 분노와 원한에 이성을 빼앗긴 성수연은 정말로 심화영을 목 졸라 죽였을 것이다.나중에 이 일은 심지경이 덮어버렸다. 그래서 심태수와 고연경은 심화영과 성수연의 깊은 원한을 알지 못했다.그리고 심화영이 주주에게 폭행을 가하는 그 CCTV 영상도 성수연이 심화영을 찾으러 오는 길에 심화영이 사람을 몰래 보내 삭제해 버렸다.이렇게 깊은 원한 때문에 성수연은 평생 이 악독한 여자를 용서할 수 없었다.그러나 심지경은 시비를 가리지 않고 오직 친여동생을 감싸 안는 데만 급급했다. 심화영이 길거리에 나가서 약탈하고 방화하며 무고한 사람을 죽인다 하더라도 심지경이라면 기꺼이 여동생을 용서하고 모든 걸 덮어줄 것이다.성수연은 마음속에 그나마 작은 희망을 갖고 있었다. 심씨 가문에서 많은 억울함을 당해도 꾹 참고 있는 것을 심지경이 알 거라 생각했다.그런데 이런 억울함이 두 배, 세 배가 되어도 심화영이 흘리는 눈물 몇 방울에도 미치지 못했다. 심지경은 동생의 일이라면 모든 게 뒷전인 사람이었다.그래서 성수연도 심지경에게 더 이상 자신의 어려움을 하소연하지 않았으며 울 수도 없었다.아무리 해봤자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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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남자가 성수연에게 모욕적인 말을 내뱉었다. 그러자 성수연의 눈가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살짝 맺혔다.자신이 이 남자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그런데도 심지경이 이토록 수치스러운 말을 내뱉자 심장이 칼로 도려내듯 아팠다.“성수, 네 낯짝이 두껍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내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려고 한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심지경이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대표님, 여태껏... 외할머니 일 외에는 한 번도 대표께 부탁한 적이 없잖아요. 내 목숨도 기꺼이 대표님을 위해 바쳤고요.”눈시울이 빨갛게 물든 성수연은 촉촉하던 입술도 점점 창백해지고 메말랐다.“지금은 이 한 가지 부탁밖에 없어요. 제 친구를 도와주셨으면 해요. 영원 테크를 도와주시기만 하면 시키는 거 뭐든지 할게요. 무엇이든지요.”강시원에게 투자를 해주기 위해 성수연은 얼마 남아 있지도 않은 자존심이 다시 한번 짓밟혀 가루가 되는 것도 감수할 수 있었다. 원래도 이 사람 발밑에 있었는데 한 번 더 자세를 낮추는 것쯤이야 뭐가 대수겠는가.“성수, 네 외할머니를 구해준 그 일 하나만으로도 너는 평생 은혜를 갚아야 해. 그래도 모자랄 판에 낯짝 두껍게 나한테 요구를 해? 그것도 강시원을 위해서?”심지경은 화가 난 나머지 하도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났다. 혀끝으로 이를 쓸며 말을 이었다.“내가 그년하고 원한 관계라는 걸 몰라? 그년이 내 면전에서 듣기 거북한 욕을 퍼부었어. 나 한평생 살면서 여자한테 그런 수모를 당해본 적이 없다고. 그런데 지금 나보고 그년 집안 사업이 위기를 넘기도록 도와달라고? 내 그렇게 너그러운 사람으로 보여? 아니면 머리가 어떻게 돼서 그때 그 일 다 잊은 것 같아?”말재주로도 지고 꼬장까지 부리는 강시원이라는 여자를 생각만 해도 심지경은 이가 갈렸다. 서정혁이 그런 여자와 결혼한 것을 한없이 안타까워했다.정말 이런 여자와 결혼한 것은 집안의 수치이자 불행이었다.“그리고 내가 거절한다고 한들 넌 어차피 내가 시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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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새벽 네 시가 넘은 시간, 느슨한 짙은 녹색 실크 잠옷을 걸친 심지경은 옷깃이 활짝 열린 채 소파에 앉아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 가끔 담배를 한 대씩 연이어 피며 연기를 내뿜었다.얼마나 지났을까, 휴대폰을 들어 김호진에게 전화를 걸었다.하품을 연달아 하며 급히 달려온 김호진은 서재에 들어서자마자 연기에 질식해 쓰러질 뻔했다.“대표님, 밤새우신 겁니까?”김호진이 기침을 몇 번 하며 물었다.“보면 모르겠어?”심지경은 입을 꽉 앙다물며 담배꽁초를 비벼 껐다. 눈 밑 다크서클은 턱까지 내려올 것 같았다.그 모습에 김호진은 할 말을 잃었다.심지경 곁에 오래 있은 만큼 심지경이 베개에 머리만 대면 바로 잠드는 사람임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출장 중에 원수가 복수하러 와도 아주 푹 자곤 했다.잠을 설치는 일은 거의 없었기에 오늘 정말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었다.물론 심지경이 평소 태평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이유가 그의 곁에 있는 성수연이 경호원 역할을 아주 잘하고 있기 때문이었다.몸놀림이 워낙 뛰어난 성수연은 책임감이 강하기에 지난 몇 년 동안 심지경을 여러 번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부적처럼 잘 지켜주니 마음도 편하고 몸도 편할 것이다.다만 성수연의 흠이라면 집안이 너무 보잘것없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심지경과 그야말로 천생연분이었을 것이다.하지만 또다시 생각해 보면 성수연이 심지경의 수행 경호원이 되었기에 이렇게 얽히고설킨 인연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이다.미천한 신분인 성수연의 입장에서는 심지경의 애인이 되어 호의호식하며 최고급 펜트하우스에 사는 것만으로도 이미 계급을 뛰어넘은 일이 아니겠는가? 별 볼 일 없는 사람과 결혼하여 평범하게 사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다. 그 누구라도 이 정도의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게 된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웃을 것이다. 그야말로 하늘의 내린 복으로 여겨야 한다고 김호진은 생각했다.다시 양주를 따른 심지경은 고개를 젖혀 단번에 들이켰다. 입가를 타고 흘러내린 갈색 양주는 칼로 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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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제자리에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김호진은 씁쓸하게 웃었다.‘대표님, 저 바보 아니에요.’지난 5년 동안 영원 테크에 위기가 아주 많았지만 서정 그룹은 한 번도 지원한 적이 없었다. 이는 강시원이 서씨 가문의 안주인임에도 불구하고 서정혁이 강씨 가문의 생사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는 뜻이었다.서정혁도 강씨 가문을 신경 쓰지 않는데 오만하기 짝이 없고 자기밖에 모르는 심지경이 개과천선한 것도 아니고 어찌 갑자기 자비를 베풀어 망해 가는 영세 기업을 도우려 하겠는가?“이러쿵저러쿵해도 결국 성수연 씨를 위한 거잖아요.”김호진이 참지 못하고 혼자 투덜댔다.“대표님, 정말 겉과 속이 너무 다른 거 아니에요? 자기 마음에 좀 솔직해지시죠.”...3일 후.일찍 일어난 강시원은 몸소 맛있는 아침을 차려 먹고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친 뒤, 오래간만에 화장을 정교하게 하고 검은색 정장까지 차려 입었다. 부드러운 입술에 립스틱까지 살짝 발라 평소 맑고 청아한 얼굴이 오늘따라 마치 활짝 핀 붉은 장미처럼 유난히 빛나고 아름다웠다.예전에 서정혁 앞에서 흰색을 자주 입은 이유는 서정혁이 흰색을 좋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나중에야 서서히 깨달았다. 그 남자가 좋아한 것은 흰색 컬러가 아니라 임지민이 흰색 옷을 입는 것을 좋아했던 것이다. 그저 임지민을 좋아했기에 그녀가 입은 컬러까지 좋아했을 뿐이었다.그때부터 강시원은 순결해 보이는 흰색과 선을 그었다. 스스로를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비록 자신이 임지민보다 흰색이 훨씬 잘 어울리고 흰색을 입으면 임지민보다 수백 배는 더 아름다웠지만...오늘 오전 강시원은 회사 회의에 참석해야 했다. 시간이 다 되어가니 회사에서 배정해 준 기사가 곧 도착할 것이라 생각했다.현관에서 신발을 정리하고 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안녕하세요. 기사님 맞으시죠?”강시원은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지만 태도가 거만하거나 상대방을 깔보지 않았다. 매우 온화하게 상대방을 동등한 위치에 놓고 대하는 말투였다.운전기사가 난처한 듯 입을 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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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그런데 말이야, 대표님인데 곁에 아무도 없네? 강 회장님은 주위에 사람 엄청 많이 끌고 다니잖아. 회장님에 비하면 너무 초라해 보여.”“나도 들은 얘긴데... 강 대표님이 강 회장님의 조카딸이래! 그런데 둘 사이가 안 좋아서 이사회에서 꽤 심하게 다퉜다고 하더라고. 대표가 됐다고는 하지만 이름만 걸쳐 있는 바지 사장이지 뭐. 강 회장님 밑에서 일하니 아마 한마디도 못 하고 당하기만 할 거야.”“맞아. 타이틀은 강 대표님이겠지만 겉만 번지르르한 허세일 거야. 얼굴이 예쁜 사람은 대부분 머리가 안 좋잖아. 네가 강 회장님 조카딸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강 회장님의... 애인이려니 했을 거야.”몇 마디 말이 강시원의 귀에도 들어왔다.워낙 사람을 홀릴 정도로 예쁜 얼굴을 가졌기에 서정 그룹에서든 영원 테크에서든 항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핫이슈가 되곤 했다.하지만 강시원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영원 테크에 온 것은 엄마의 업적을 지키고 영원 테크의 과거 영광을 재건하기 위해서였다.좋은 이미지를 만들고 관료주의나 권모술수를 부리려는 게 아니었다.이리저리 둘러본 강시원은 윤슬이 보이지 않자 의아하게 생각했다.이틀 전 윤슬과 통화하며 오늘 오전 9시에 회사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었다.책임감이 강하고 세심한 윤슬이 입사 첫날인 오늘 지각할 리가 없었다.그래서 몸을 돌려 경비원에게 물었다.“실례지만 한 가지 좀 여쭐게요. 키가 좀 작은 편이고 어깨까지 오는 단발머리의 여성분이 온 적 없나요? 로비에서 누군가 기다리고 있었을 텐데.”“있었어요.”경비원이 왼쪽을 가리키며 말했다.“대표님, 저기 저 여성분 맞나요?”경비원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 고개를 돌리니 아니나 다를까 윤슬이 보였다.그러나 윤슬을 본 순간 얼굴이 확 어두워졌다.웨이브 펌을 한 긴 머리에 섹시한 힙업 스커트, 빨간 킬힐을 신은 젊은 여자가 윤슬 앞에 서서 그녀를 향해 삿대질하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었다. 그 소리에 지나가는 직원들이 모두 고개를 돌렸다.주위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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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강 회장님 사람’이라는 뜻은 손유미가 강용호의 부하일 수도 있고 애인일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보통 사람이 들으면 민망해할 법도 하지만 손유미는 태연히 긴 머리를 휘날리며 말했다.“그래, 나는 강 회장님 사람이야. 왜? 부러워?”‘헉, 토할 것 같아!’윤슬은 어제 먹은 밥마저 다시 올라올 뻔했다.학력이 낮은 손유미는 대학 졸업도 못 했을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때부터 사회에 나와 온갖 불량한 버릇은 다 갖고 있었다.손유미가 갑자기 뾰족한 손가락으로 윤슬의 이마를 세게 찔러댔다. 윤슬의 이마에 순식간에 하얀 초승달 모양의 자국이 생겼다.“잘 들어. 이 세상은 배경이 센 놈이 이기는 거야! 그렇게 험악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지 말고 너도 불만 있으면 센 사람을 찾아가 보던가!”손유미의 손가락에 이마가 따가워진 윤슬은 눈시울까지 뻘게져 당장이라도 울 것 같았다.“윤슬 씨한테 배경이 없다고 누가 그랬는데요?”차가운 목소리가 손유미의 등 뒤에서 울려 퍼졌다.‘시원 언니야!’윤슬은 눈물을 머금은 채로 당당하게 걸어오는 강시원을 바라보았다. 우아한 검은 정장에 히어로다운 기품이 넘치는 모습... 윤슬도 이런 강시원의 모습은 처음이었다.‘와, 너무 멋져!’윤슬은 하마터면 반할 뻔했다.자신 앞에 선 강시원을 보고 멈칫한 손유미는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여자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와, 너무 예뻐! 현실에 어떻게 이런 여자가 있을 수 있지?’강시원을 보자 너무 화가 났다.한편 많은 직원들이 가십거리를 즐기려는 심산인 듯 구석에 숨어서 이곳의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너 누구야? 영원 테크 직원이야?”강시원의 아름답고 우아한 얼굴에 손유미는 보면 볼수록 화가 치밀었다.“저는 영원 테크 신임 대표, 강시원입니다.”강시원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무표정하게 말했지만 주변을 압도하는 기운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엄청난 압박을 느끼게 했다.깜짝 놀란 손유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멍하니 강시원을 응시했다.영원 테크에 새 대표가 왔고 여자라는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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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강시원의 날카로운 공격에 주변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아무 말도 못 했다. 강시원의 기세에 완전히 눌린 것이다.외모가 온화한 강시원이 성격은 이렇게 예리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 아주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지만 말뜻은 뼛속까지 사람을 얼어붙게 할 정도로 날카로웠다.“강 대표님...”감동받은 윤슬은 강시원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뭐... 너 그게 무슨 뜻이야!”손유미는 강시원이 대표이사 신분이라는 것도 더는 신경 쓰지 않고 맞서 싸울 기세로 강시원 앞으로 갔다.“왜요? 사실대로 말한 건데 정곡이 찔렸나 봐요?”맑은 눈을 가늘게 뜬 강시원은 눈빛 속에 날카로운 기운이 잔뜩 배어 있었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주변 사람들이 또렷이 들을 수 있게 말했다.“손유미 씨 같은 여자에게는 사회에서 공식적으로 붙여준 호칭이 있지 않나요?”손유미는 강시원이 기껏 해봤자 애인이나 내연녀 같은 단어를 언급할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본인이 내연녀나 애인도 아니었기에 아주 떳떳했다.강용호가 늙긴 했지만 이혼한 지 꽤 됐다. 강 회장의 정식 여자친구가 되기 위해 이렇게 노력하고 있기에 강시원이 절대 흠잡을 수 없을 거라 여겼다.그러나 그 순간, 강시원은 손유미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말을 아주 덤덤하게 내뱉었다.“늙은이의 낙.”이 말에 윤슬이 가장 먼저 참지 못하고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다.이어서 구경하던 사람들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왁자지껄 웃어댔다.“하하! 늙은이의 낙! 정말 딱이야! 우리 여자 대표님 정말 유머러스하시네!”“강 회장님 올해 예순이 거의 다 됐지? 손유미가 스무 살이나 어리다던데, 딸 해도 충분하겠네. 강 회장님의 돈과 사회적 지위를 노리고 사귀는 거겠지.”“어디 그뿐이겠어? 강 회장님 나이가 많은 것도 한몫하겠지. 정말 대단하네. 늙은이 입장에서는 낙인지 모르겠지만 매일 밤 노인네 옆에서 자는 손유미는 진짜로 즐거울까?”조롱 섞인 수군거림을 들은 손유미는 분노가 치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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