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조용한 분위기 속 심씨 가문 정원 뒷동산의 정자 안.심화영이 느긋하게 돌의자에 앉아 정원의 야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그녀 앞에 차림새가 조금 수려한 남자 경호원이 고개를 숙인 채 공손히 서 있었다.“찬우야, 오랜만이네. 요즘 잘 지냈어?”“네,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아가씨.”구찬우는 심화영보다 여섯 살 연상이었다. 심지경 곁에서 오랫동안 있은 만큼 성수연과 마찬가지로 심지경의 전속 경호원이었다. 심화영이 어릴 때부터 커가는 모습을 지켜봤기에 자연스레 묘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아가씨, 드디어 뵙게 되었네요. 정말 보고 싶었습니다.”구찬우는 심화영의 도자기 인형처럼 정교한 얼굴을 똑바로 응시하며 진심을 담아 심정을 털어놓았다.심화영이 초승달처럼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나도 그리웠어, 찬우 오빠.”‘찬우 오빠’라는 한마디에 구찬우는 뺨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마음이 간질거렸다.남자의 빨개진 얼굴을 본 심화영은 속으로는 코웃음을 쳤지만 겉으로는 마치 꿀을 바른 듯 달콤하게 말했다.“찬우 오빠, 사실 내가 이번에 온 건... 오빠한테 묻고 싶은 게 있어서야.”구찬우가 서둘러 말했다.“아가씨, 얼마든지 물어보세요. 제가 아는 것은 숨김없이 다 말씀드리겠습니다.”“성수연 말인데...”심화영이 한 손으로 턱을 괴었다.“걔랑 우리 오빠, 도대체 무슨 사이야? 오빠 애인이야?”눈이 휘둥그레진 구찬우는 말을 얼버무렸다.“성, 성수연 씨는 그저 대표님의 경호원일 뿐입니다. 얼굴이 좀 예쁜 편이라 대표님 곁에 있으면 외부인이 그렇게 오해하긴 하지만 대표님은 그저 유능한 부하 직원 정도로 여깁니다.”심화영의 표정이 확 어색해진 것을 본 구찬우는 급히 덧붙였다.“하지만 성수연은 그냥 평범한 수준보다 조금 예쁠 뿐이지 아가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젊고 아름다우며 기품 있는 아가씨의 모습에는 훨씬 못 미쳐요. 아마 발끝도 못 따라갈 겁니다.”이 말이 내심 마음에 든 심화영은 그제야 안색이 조금 누그러졌다.구찬우가 계속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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