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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Kabanata 431 - Kabanata 440

485 Kabanata

제431화

고개를 든 순간, 서정혁은 박해순의 등을 쓸어내려 주는쓸어내려주는 강시원의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서정혁이 들어와서부터 지금까지 강시원은 한 번도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남자의 준수한 얼굴이 눈에 띄게 한 층 더 어두워졌다.성큼성큼 임지민의 곁으로 걸어간 그는 강시원을 응시하는 눈빛이 사납기 그지없었다.“오빠...”임지민이 가슴을 움켜쥐며 눈썹을 찡그리면서 온몸을 비틀거렸다.쓰러질 듯하는 임지민의 모습에 서정혁은 긴 팔을 뻗어 본능적으로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쌌다.임지민은 자연스럽게 남자의 품에 기대었다. 강시원과 박해순이 있는 앞에서도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 마치 자신과 서정혁이야말로 혼인한 진짜 부부인 것처럼!사랑받지 못하는 자가 바로 둘 사이에 끼어든 방해꾼이라는 말을 몸소 증명하는 듯했다.“서정혁! 이 자식아! 당장 그년을 놓아라!”울렁대는 가슴을 움켜쥔 박해순은 화가 나서 침대를 두드렸다.“네 아내가 눈앞에 있는데 네 처제랑 끌어안고 어쩌자는 거냐! 이게 근친상간이란 건 알고 있어? 시원이는 전혀 안중에도 없어?”임지민은 서정혁의 품에서 흑흑거리며 울었다. 마치 큰 억울함을 당한 것처럼...너무도 귀에 거슬리는 박해순의 말에 서정혁의 준수한 얼굴이 잔뜩 어두워졌다. 미간도 한껏 찌푸려져 있었다.그러나 임지민의 허리를 감싼 손은 여전히 그대로였다.강시원은 감정이 잘 읽히지 않는 표정으로 나지막이 박해순에게 말했다.“할머니, 화내지 마세요. 우선 물 좀 드시고 화를 가라앉히세요.”“바보 같은 계집애야, 너는 왜 이렇게 덤덤한 거야! 네 남편이 눈앞에서 저런 개 같은 짓을 하는데 당장 가서 따귀를 때리지 않고?!”눈에 분노가 가득 찬 박해순은 강시원이 가만히 있을수록 더 답답했다.하지만 강시원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듯 웃었다.서정혁이 이런 개 같은 짓을 하는 게 하루 이틀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일에 하나하나 화를 냈다면 벌써 화병에 걸려 죽어버렸을지도 모른다.“그래, 그래... 네가 손을 못 대겠다면 내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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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강시원 같은 겁쟁이가, 날 때릴 수 있다고?’게다가 서정혁 앞인지라 임지민은 강시원이 절대 못 할 거라 확신했다. 그러면 서정혁이 분명 진절머리를 내며 강시원을 철저히 싫어하게 될 테니, 정신이 어떻게 되지 않는 한 절대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할 거라 여겼다.할머니의 고집 앞에 강시원은 입술을 살짝 달싹였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태연하게 임지민 앞으로 걸어갔다.“언니, 나...”그 순간, 무표정하게 있던 강시원이 하얀 손을 번쩍 들어 임지민의 뺨을 힘껏 갈겼다.짝!시원한 따귀 소리가 딱딱한 분위기의 병실에 울려 퍼졌다.임지민의 창백한 뺨은 순식간에 벌겋게 부어올랐다. 임지민은 아픈 것도 잊은 채, 두 눈을 부릅뜨고 강시원의 맑고 차가운 선녀 같은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강시원이 감히 자신을 때릴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오빠 앞에서 이년이... 어떻게 감히?’“강시원! 너, 미친 거 아니야?”서정혁이 봉황 같은 눈을 부릅뜨더니 단숨에 임지민을 자신의 뒤로 확 끌어당겼다.임지민을 금이야 옥이야 아끼고 보호했다.“여보, 못 들었어? 할머니가 하라니까 한 거야...”강시원은 놀란 척 몸을 살짝 떨며 분노가 가득한 남자의 눈빛을 두려워하는 듯한 얼굴로 바라보았다.애처로우면서도 사랑스러운 모습은 누가 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애교 많은 척, 피해자인 척, 강시원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임지민이 한 행동 그대로 똑같이 해서 저년이 설 자리를 없애버릴 것이다.강시원이 눈시울을 붉히며 막 울 것 같은 모습을 보이자 서정혁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을 내뱉지도 삼키지도 못했다.사실 강시원의 이런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여리여리하고 약한 모습을 보이며 불쌍한 표정을 짓는 건 처음이었다.그래서 왠지 모르게 심장이 살짝 요동치는 느낌이 들었다.“하하! 시원아, 정말 잘했다. 내 착한 손자며느리답구나!”기뻐서 손뼉까지 치는 박해수는 안색마저 조금 전보다 환해진 듯했다.임지민은 화끈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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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서정혁은 울어서 눈이 부은 임지민을 끌고 복도 인적 없는 곳으로 데려갔다.“내가 당부했잖아. 오기 전까지 할머니를 직접 뵈러 가지 말라고. 왜 말을 안 듣는 거야?”봉황 같은 서정혁의 눈에 초조함과 울화가 가득했다.예전에는 임지민만은 항상 인내심 있게 대했다.그런데 지금, 눈앞에서 울고불고 자꾸만 본인을 성가시게 하는 이 여자를 보니... 왠지 좀 짜증이 났다.“미안해. 오빠... 내가 생각이 짧았어. 할머니가 나를 보시고 그렇게 화내실 줄은 몰랐어.”임지민은 눈을 비비며 흑흑 울었다.“혹시... 언니가 곁에 있어서 그런 걸지도...”그 말에 서정혁이 눈썹을 찡그리더니 웬일로 아내 편을 드는 말을 꺼냈다.“무조건 다 시원이 탓으로 돌리지 마. 시원이가 너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기본 윤리가 없는 사람은 아니야.”임지민의 안색이 확 굳어졌다.“어쨌든, 앞으로 내 허락 없이, 필요한 일이 아니면 할머니 뵈러 오지 마. 특히 할머니 수술하시기 전까지는.”서정혁은 짜증 가득한 얼굴로 미간을 문질렀다. 그러더니 눈을 감으며 말했다.“돌아가. 한 비서더러 태워다 주라고 할 테니.”“하지만 오빠...”“돌아가.”임지민은 입술이 떨렸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초라한 몰골로 걸어갈 수밖에...서정혁은 답답하게 한숨을 내쉬며 병실 앞으로 되돌아왔다. 그러다가 마침 병실에서 나오던 강시원과 마주쳤다.하지만 강시원은 보지 못한 척하며 서정혁의 어깨를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서정혁이 순식간에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확 잡아 꽉 움켜쥐었다.“이거 놔.”강시원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서정혁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강시원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깊고 어두운 눈빛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워 보였다.“내 뺨 때린 거, 내가 그냥 넘어갈 거라고 생각해?”강시원이 코웃음을 쳤다.“아니면? 갚는 셈 치고 나를 한 대 때릴래?”“강시원, 약속했잖아? 할머니 수술 전까지, 너와 나 사이는 그저 연기일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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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강시원은 강한 모욕감이 물밀듯이 덮쳐 왔다.서정혁이 호수 물결처럼 늘 잔잔하던 강시원을 완전히 자극해 버렸다.강시원의 눈동자 깊은 곳에 가시지 않는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 손을 들어 다시 그의 뺨을 때렸다.“서정혁, 당신은 보면 볼수록 역겨워!”서정혁이 큰 체구로 누르고 있어 힘을 제대로 쓸 수 없었다. 손끝이 세지도 약하지도 않게 그의 얼굴을 스쳤다.마치 고양이가 할퀴는 것처럼...그 모습에 서정혁은 순간적으로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숨결이 거칠어졌다. 강시원에 대한 이런 감정도 처음이었다.그 순간, 서정혁이 고개를 숙여 살짝 벌어진 강시원의 입술을 깊이 키스했다. 벽에 대고 있던 큰 손등은 핏줄이 튀어 올랐고 들썩이는 가슴은 점점 더 강시원의 몸에 딱 달라붙었다.서정혁조차도 자신이 왜 이러는지 몰랐다.어떤 여자를 대하든, 심지어 임지민이라 할지라도 마음이 호숫물처럼 고요했다.그런데 강시원 앞에만 서면, 지난 5년 동안 잠자리를 같이한 이 여자, 자신의 아이를 낳아준, 심지어 한때 자신이 부끄럽게 여겼던 여자에게...놀랍게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는 충동이 점점 더 강해지는 것을 느꼈다.“웁!”눈이 빨개진 강시원은 몸부림치며 한쪽 발로 서정혁의 반짝이는 구두를 세게 짓밟으며 눌렀다.그러자 서정혁도 미간을 세게 찌푸렸다. 분명히 아팠지만 오히려 더욱 사납게 키스했다.바로 그때 병실 문이 열리며 김영숙이 보온병을 들고나왔다. 그러다가 마침 이 광경을 목격하고 깜짝 놀라 ‘아!’하고 소리를 질렀다.그 소리에 서정혁도 잠시 정신이 팔렸다. 강시원은 이 틈을 타 서정혁을 밀쳐낸 뒤 비틀거리며 급히 달아났다. 이내 눈 깜짝할 사이에 복도 저편으로 사라졌다.“도, 도련님, 작은 사모님과...”김영숙은 완전히 멍해졌다.남녀가 다정히 지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서정혁과 강시원이 이러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너무 이상했다.“부부간의 사랑이잖아요?”허리를 곧게 편 서정혁은 손을 들어 살짝 느슨해진 옷깃 매듭을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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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딸이 집에 돌아오자 심 회장 부부도 매우 기뻐했다. 가족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함께 저녁을 먹으며 화목한 정경을 이루었다.“우리 가족이 오랜만에 모두 모였네!”고연경이 딸 곁에 앉아 심화영의 연한 손을 잡아 자신의 손바닥 위에서 어루만졌다.“화영아, 이번에 이렇게 돌아왔으니 더 이상 나가지 마라! 요즘 뉴스를 보니 이길리스 쪽도 좀 어수선하더구나. 시위도 있고 폭동도 있다던데 선진국이라 해도 자기 나라보다는 못한 거야. 그러니 그냥 부모님 곁에 있어라. 안 그러면 엄마 마음이 항상 조마조마해.”심화영이 어머니 품에 기대어 다정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엄마. 뭐가 그렇게 무서운데요? 게다가 내가 이길리스에서 유학하는 동안 오빠가 계속 사람을 보내 나를 지켜줬잖아요. 누구보다도 안전하게 있었어요.”심태수가 상석에 앉아 있었다. 표정은 여전히 가장의 위엄을 풍기고 있었지만 딸에게 말할 때의 어조는 매우 부드러웠다.“그래도 더 이상 돌아다니지 마. 너도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야. 이제 돌아왔으니 경시에서 우리 심씨 가문과 비슷한 집안 아들과 만나서 결혼해.”고연경이 서둘러 맞장구쳤다.“네 아버지 말씀이 맞아. 여자는 결혼 문제가 가장 중요해. 사업을 아무리 잘해봤자 결국 남편 잘 만나서 자식 잘 키우는 것보다 못해. 게다가 우리 심씨 가문에서 평생 먹고 살 걱정 없이 키울 수 있는데 왜 굳이 나가서 고생을 찾아서 해?”심화영이 예쁜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어휴, 엄마. 지금이 무슨 세상인데 그런 옛날얘기를 하는 거예요! 저 결혼 안 할 거예요. 아직 놀기도 부족한데!”심태수가 엄격한 어조로 말했다.“어떤 세상이든, 여자는 결혼을 해야 해.”“아빠, 엄마, 두 분이 화영이를 너무 결혼하라고 스트레스 주니까 화영이가 집에 돌아오기 싫어하는 거잖아요.”심화영을 바라보는 심지경의 눈빛에는 애정이 흘러넘쳤다. 다정한 목소리로 한마디 한 뒤 웃으며 말했다.“남자 만나는 일은 길게 보고 천천히 해도 돼. 넌 아직 어리잖아. 그동안 줄곧 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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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심화영이 콧방귀를 끼며 약간 비아냥거렸다.“정혁 오빠가 결혼을 일찍 한 건 그러려니 하는데 아내로 맞은 여자는 집안도 별로고... 너무 볼품없잖아! 집안 배경도 없어서 정혁 오빠를 도와줄 수도 없고 그 여자도 별로 능력이 없는 것 같던데. 애 낳는 거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뭐래? 정혁 오빠가 너무 아깝잖아!”식당 밖에 성수연이 마침 지나가고 있었다.심화영의 거만한 말을 듣자 걸음이 저도 모르게 멈췄다. 주먹을 꽉 쥔 두 손은 어느새 부들부들 떨리기까지 했다.고연경이 심화영의 말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그렇게 생각해. 정혁이 신분으로 보면 경시가 아닌 전국에서 명문가 딸들 마음대로 고를 수 있었을 텐데 어떻게 저렇게 내세울 것도 없는 여자를 골랐을까 싶어. 눈이 너무 낮아서 그런가...”심화영이 경멸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입꼬리를 올렸다.“임신해서 억지로 결혼한 거겠지. 또 검사해 보니 아들이라서 서씨 가문이 받아들여 준 거 아니야? 아니면 그런 여자는 아무리 노력해도 서씨 가문 문턱도 못 넘을 거야.”“정혁이 와이프도 나름대로 재벌 집 딸은 맞아. 운도 테크 임 회장의 큰딸이거든. 하지만 능력은 별로 없어. 임씨 가문 둘째 딸인 임지민과 비교해도 확실히 많이 떨어지지.”심지경이 와인잔을 흔들며 웬일로 강시원의 편에 서서 한마디 했다.“그리고 정혁이랑은 속도위반으로 결혼한 건 아니야. 그 집 할머니가 손주며느리를 좋아해서 정혁이도 그냥 받아준 거고.”성수연은 심지경의 말을 듣고도 마음에 별다른 동요가 없었다.심지경이란 남자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친구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일 뿐, 진심으로 강시원을 위해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고연경은 여전히 서정혁이 아깝다며 콧노래를 불렀다.“그 집 할머니가 나이 들어서 오락가락하나 보네. 자기 하나밖에 없는 손자한테 어떻게 고르고 고르다 그런 여자를 골라줬나 몰라.”“정혁 오빠한테는 임지민 씨가 더 어울려요. 최소한 재능도 있고 학력도 꽤 높잖아요.”열 손가락을 깍지 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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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그리고 내가 볼 때 경시에서 서씨 가문과 배씨 가문을 제외한 다른 집들은 거의 다 별로야. 네 여동생, 시집 보내려면 적어도 집안이 비슷한 집으로 보내야지, 괜히 우리 집보다 못한 대로 시집간다면 안 가는 게 나아.”배명욱의 평판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들은 고연경은 은근히 걱정이 생기기 시작했다.그런데 심화영은 아무렇지 않은 듯 밥이나 먹고 있었을 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왜냐면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는 사랑보다 남자의 얼굴과 권력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명욱의 평판이 어떻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배씨 가문의 후계자라는 말에 한 번 얼굴을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심씨 가문도 꽤 명문가니 진짜로 배씨 가문에 시집간다면 배명욱이 감히 자신을 괴롭히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밥을 먹던 고연경은 문득 뭔가 생각났는지 심태수에게 한마디 했다.“여보, 내 기억으론 배 회장님한테 작은아들 하나 있었던 것 같은데, 아니야? 배명욱보다 네 살 어린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정도면 화영이랑 나이가 더 잘 맞을 텐데... 배씨 가문 큰아들은 서른이 넘었잖아. 우리 화영이, 이제 고작 스물둘이라 나이 차이도 좀 많이 나고. 만약 배씨 가문 둘째 아들이라면...”“배훈이라는 그 녀석? 당신 지금 나랑 농담하는 거야?”심태수는 화가 난 나머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배훈은 배강수의 사생아야. 배훈 엄마는 배씨 가문에서 아무런 지위도 없어. 우리 귀한 딸과 그 사생아를 엮어주려고? 당신 우리 화영이를 너무 얕보는 거 아니야?”이 말에 심화영의 눈빛에도 혐오감이 스며들었다.재벌가에서 금지옥엽으로 자란 자신이 어떻게 사생아랑 결혼할 수 있겠는가? 생각만 해도 치가 떨렸다.“아무리 배씨 가문 핏줄이라 해도 할 수 있는 게 뭔데? 어차피 배강 그룹 후계자는 배명욱이야. 배훈은 배강 그룹의 임원 측에도 못 낀다고. 밖에 나가서 혼자 사업한다고 들었어. 그런데 사업을 아무리 잘해봤자 뿌리 깊은 배강 그룹에 비빌 수나 있겠어?”심태수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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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성수연은 가슴이 점점 무거워졌다. 어두운 곳에 마치 벽에 박힌 듯 서서 한 치도 움직이지 않았다. 멀리서 보면 왠지 정교하면서도 창백한 조각상처럼 보였다.무심한 얼굴로 고개를 살짝 든 뒤 얼음장처럼 차가운 시선으로 고연경을 바라보았다.잠깐 침묵한 후,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안 바꾸는 이유는 지금 나한테 쓸모가 있기 때문이에요. 언젠가 쓸모없어지면 자연히 바꿀 테니 굳이 계속 얘기해주지 않으셔도 돼요.”심화영이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그 여자가 그렇게 좋아? 오빠, 어디가 그렇게 좋은데?”은근히 모욕하는 뉘앙스를 품고 있는 말에 심지경은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 하지만 자신이 너무 애지중지 키워온 친여동생이 나쁜 뜻으로 한 말은 아닐 거라 생각했다. 그저 성격이 너무 직설적이고 솔직할 뿐이라고 여겼기에 원망하지도 않았다.“실력은 있어.”심지경이 냉담하게 대답했다.그러자 심화영이 큰 소리로 비웃었다. 어찌나 크게 소리를 냈는지 맑은 웃음소리가 식당 전체에 울려 퍼졌다.“하하, 다른 사람의 주먹에도 끄떡없다는 뜻이네? 알겠어!”밖에 서 있는 성수연도 그들의 대화를 또렷이 들었다.하지만 그녀의 자존심을 짓밟는 날카로운 조롱을 심지경 곁에서 너무나 많이 들었기에 이제는 마비가 되어 버렸다.“지경이 곁에 있는 성수연이라는 젊은 여자 경호원, 말하는 거야?”심태수가 갑자기 담담하게 물었다.그러자 심지경이 대답하기도 전에 심화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맞아요. 아빠. 오빠 곁에 꽤 오랫동안 있었어요. 한 번은 저랑 싸우기도 했고요. 기억나세요?”심지경의 준수한 얼굴이 약간 어두워졌다.이 말을 들은 고연경은 얼굴에 성난 빛이 스쳤다.“뭐? 그 천박한 계집애가 감히 너랑 싸웠다고? 언제 싸웠는데? 그년은 지경이가 기르는 개나 다름없어. 그런데 제 주제도 모르고 감히 우리 딸이랑 말다툼을 해? 정말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지경아, 그 들개 같은 계집애가 네 여동생을 괴롭히는데 그냥 내버려 뒀어? 그년은 누가 위인지 아래인지 구분도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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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화영아.”심지경의 안색이 잔뜩 어두워졌다.“왜 그래, 오빠? 나는 성수연 씨가 보고 싶으면 안 되는 거야?”심화영은 순진무구한 척 큰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사람 해칠 줄 전혀 모르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었다.“오빠, 성수연 씨를 그렇게나 감싸?”고연경의 표정도 눈에 띄게 안 좋아졌다.“화영아, 그게 무슨 쓸데없는 말이야.”그러자 심지경이 미소를 지으며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오늘은 가족 모임이기도 하고 너도 간만에 집에 돌아왔잖아. 엄마랑 아빠, 그리고 이 오빠가 널 반겨주는 자린데 맛있는 저녁이나 편안히 먹는 게 좋지 않을까? 괜히 남이 들어오면 흥을 깨뜨릴 수도 있고. 게다가 성수연 신분상, 여기에 들어오는 게 어울리지는 않아.”고연경이 냉소를 지었다.“그 말도 맞아. 개고기를 어떻게 밥상에 올릴 수 있겠어?”심지경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차피 눈앞에 있는 두 여자야말로 심지경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여자였기 때문이었다.성수연이란 여자에 대해서는... 꽤 어느 정도 좋아하는 마음은 있었다. 얼굴도 몸매도 다 괜찮으니까. 하지만 좋아하는 감정이 마치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을 좋아하는 감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꽤 몇 년 동안 옆에서 키웠으니, 개를 키워도 애정이 생기는 법인데 하물며 성수연은 말도 하고 웃기도 하니 개보단 낫지 않겠는가?잠시 후, 유송석이 성수연을 식당 안으로 안내하며 공손하게 말했다.“회장님, 사모님, 도련님, 아가씨, 성수연 씨 오셨습니다.”“회장님, 사모님, 아가씨, 안녕하세요.”성수연이 고개를 살짝 숙이며 한 명 한 명 인사했다. 마지막에는 아부하지도 않고 꿀리지도 않은 맑은 시선으로 약간 거만하고 건방진 심지경의 얼굴을 바라봤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순간 남자의 눈은 마치 차가운 안개가 내려앉은 듯했다.성수연은 저도 모르게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시선을 내리깔며 모깃소리처럼 가냘픈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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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이목구비가 또렷한 성수연의 얼굴은 남극의 빙설보다 더 차가워 보였다.“아가씨, 생각이 너무 많으신데요. 저는 아가씨에게 삐친 적 없습니다.”심화영은 눈앞의 이 지나치게 아름답고 예쁜 얼굴을 응시했다. 매력이 정말 강해 정말 매혹적이었다. 오빠가 이 여자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스스로 인간 세상의 부귀영화를 누리는 꽃이라 생각하는 심화영은 이길리스에 있을 때 수많은 부잣집 자제들이 그녀 주위를 맴돌았다. 그런데 경시에 돌아와 성수연을 보니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던 미모가 갑자기 자신감이 없어짐을 뚜렷이 느꼈다.오빠 곁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토록 적대심을 느끼게 하는 미모라니!‘성수연, 두고 보자. 언젠가는...’“나한테 화난 게 없다니 다행이네.”심화영은 빙긋 웃으며 찻잔을 들어 올렸다.“성수연, 우리 술 대신 이 차로 지난 일은 다 잊어버리는 게 어때? 그렇게 해도 되겠어?”재벌가 딸이 이렇게 말한 이상 성수연이 아무리 내키지 않아도 심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 그녀의 체면을 깎을 수는 없었다.조용히 찻잔을 들었지만 너무 뜨거워 순간적으로 손을 움츠렸다.찻잔이 갑자기 바닥에 떨어지며 끓는 차가 심화영의 발밑에 쏟아졌다. 그러자 심화영이 놀란 듯 소리쳤다.“아야!”“아가씨, 죄송합니다.”성수연은 심화영이 일부러 뜨거운 차를 따라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일부러 골탕 먹이려는 의도였다.하지만 경호원으로서 뜨거운 물에 데었다고 난리를 친다면 심지경의 곁을 지킬 자격도, 그의 전속 경호원으로 있을 자격도 없었다.성수연은 안색 하나 바뀌지 않은 채 몸을 굽혀 바닥에 떨어진 찻잔을 주우려 했다.그런데 바로 그때 심화영이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놓아버렸다. 그러자 뜨거운 차가 가득 담긴 찻잔이 빗나가지 않고 정확히 성수연의 정수리 위에 떨어졌다. 머리에 뜨거운 차가 쏟아지자 두피에 이어 뺨까지 데어 빨개졌다.“아야! 정말 미안해. 성수연!”심화영은 눈을 크게 뜨며 일부러 놀란 듯 허둥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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