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제일 빠른 속도로 작동하는 기계처럼 강시원은 한 블록, 또 한 블록, 쉬지 않고 연속적으로 쌓아갔다. 손은 로봇처럼 저절로 움직여지는 것 같았다.멍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던 주변 사람들은 본인들이 뭘 해야 하는지조차 잊어버릴 정도였다.땀범벅이 된 채 쉴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강시원을 본 서정혁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이렇게까지 필사적으로 몰두하는 건 결국 임지민을 짓밟고 뛰어넘기 위해서 아니겠는가.하지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블록을 아무리 잘 쌓아도 그건 그저 아이들을 위한 놀이일 뿐이다.재능으로 보나, 능력으로 보나 영원히 임지민을 따라오지 못할 것이다.타이머가 0이 되며 시합이 종료되었다.최종적으로 20팀도 채 되지 않는 팀만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서도훈과 임지민이 쌓은 블록 모형은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받으며 최고점을 받았다.거만한 표정으로 사람들의 주목과 박수를 누리던 서도훈은 구석에 있는 강시원을 경멸 섞인 눈빛으로 흘끗 보았다. 그러나 그 순간 깜짝 놀랐다...다른 참가자들의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 비뚤비뚤하게 쌓여 흔들릴 듯 말 듯 했지만 강시원과 배다울의 작품은 완벽하게 그대로 있을 뿐만 아니라 규모도 서도훈이 만든 작품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2등, 강시원과 배다울 팀! 95점! 축하드립니다.”놀란 눈빛으로 강시원 쪽을 바라본 그들은 큰 소리로 감탄하더니 이내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처음에는 한두 명 정도 박수를 쳤지만 이내 경기장 전체에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이모, 1등 못 해서 아쉬워요.”배다울이 아쉬운 듯 한숨을 내쉬자 강시원은 두꺼운 굳은살이 박인 손가락 끝으로 녀석의 손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너 지는 거 신경 안 쓴다며?”배다울은 반짝이는 눈으로 강시원을 바라보며 말했다.“지는 거 신경 안 써요. 하지만 이모는 꼭 이기길 바랐어요. 이모 정말 너무너무 좋으신 분 같아요... 이렇게 좋은 사람은 충분히 1등 할 자격이 있죠!”강시원은 얼굴이 붉어졌다.‘녀석, 얼굴도 잘생겼는데 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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