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세우세요.”안유주가 앞에 있는 운전기사에게 말했다.운전기사는 안유주를 말없이 힐끗 보았다. 강은규가 명령한 게 아니라면 차를 세울 수가 없었기에 그저 차 문 잠금을 해제했다.안유주도 안씨 가문 자제였기에 운전기사를 난처하게 하지는 않았다.강은규는 조용히 턱을 괸 채로 안유주를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안유주에게 차에서 뛰어내릴 용기는 없을 테니 말이다.그러나 강은규의 판단은 틀렸다. 안유주는 더는 차 안의 분위기를 감당할 수 없어 차가 일정한 속도로 달리고 있을 때 문을 확 열어젖히고 차에서 뛰어내렸다.“멈춰!”차 안에서 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끼익!고요한 어둠 속, 타이어와 바닥이 마찰하는 소리가 들렸다.강은규는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고, 안유주는 고통을 참으며 바닥에서 일어난 뒤 하이힐을 벗고 버스 정거장 쪽으로 걸어갔다.“안유주, 거기 서!”안유주는 강은규의 목소리를 무시했다.그녀는 그 목소리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다친 안유주가 강은규를 떨쳐낼 수 있을 리는 없었다.강은규는 빠르게 안유주를 따라잡은 뒤 어두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안유주, 간이 커졌네.”안유주는 고개를 들어 파문 하나 일지 않는 눈빛으로 강은규를 바라보며 덤덤히 말했다.“네. 그리고 대표님이 모르시는 건 아주 많이 남아있어요.”안유주가 선을 긋듯 말하자 강은규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안유주와 쓸데없이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아 다짜고짜 그녀를 안아 들었다.안유주는 안색이 확 바뀌면서 본능적으로 그의 목을 감싸게 되었다.“강은규 씨, 이거 놔요!”강은규는 안유주의 엉덩이를 툭 치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짓궂게 말했다.“강은규 씨가 아니라 강 대표님이라고 불러야지.”안유주는 얼굴이 빨개진 채 입을 꾹 다물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그녀는 강은규에게 안겨서 다시 차에 타게 됐다.강은규는 짧게 말했다.“얘 데려다줘.”그러나 말을 마치자마자 그의 전화가 울렸다.안채원에게서 걸려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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