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유주는 그 말을 듣고 서둘러 눈물을 닦은 뒤 웃는 얼굴로 서하민을 바라봤다.“선생님.”서하민도 웃어 보였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고 전여훈은 천천히 소외되었다. 결국 전여훈은 불만스레 말했다.“선생님, 유주 오니까 저는 안중에도 없으시네요.”그러나 사실 그는 안유주와 서하민이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 진심으로 기뻤다.서하민은 웃으면서 그를 바라보았다.“섭섭해도 좀 참아.”병실 안에서 유쾌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참 뒤 서하민이 갑자기 물었다.“유주야, 너 일 시작하고 싶니?”안유주는 당황했다.‘일이라.’안유주는 문득 로펌에서 일했었던 때를 떠올렸다. 비록 가끔은 너무 바빠 밥 한 끼 챙겨 먹기 힘들었지만 너무도 보람차고 즐거운 나날들이었다.집에서 아이를 챙기고 집안일을 하는 전업주부가 되는 것보다는 몇백 배 더 나았다. 사랑이 없다면 그건 지옥과도 같은 삶이었으니 말이다.서하민은 그 점을 보아내고 말했다.“여훈이도 파트너인 네가 없으니까 효율이 많이 떨어지더라고. 돌아와서 여훈이를 도와주겠니?”서하민이 먼저 안유주를 초대했다. 감동한 안유주는 눈물을 머금은 채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내일 회사에 면접이 있으니까 그때 면접 한 번 봐. 그냥 형식적인 거니까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어.”전여훈이 서하민을 위해 귤을 까줬다.안유주는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요, 선배.”“고맙긴.”전여훈은 귤을 먹었다. 너무 셨다.안유주는 싱긋 웃은 뒤 세면대로 가서 과일을 씻었다.안유주가 병실을 나서자마자 사람 두 명이 복도 끝 쪽에서부터 걸어왔다.권지율은 긴장한 얼굴로 최민찬의 팔짱을 꼈다.“작은아빠, 저 너무 긴장돼요. 서 선생님이 정말 동의하실까요?”최민찬도 확신할 수 없었다. 서하민은 성격이 괴팍하기로 유명했기 때문이다.“넌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서 선생님의 추천서가 있어야 해외 유학할 자격을 얻을 수 있어.”그 말에 권지율은 풀이 죽었다.“알겠어요.”최민찬은 다정하게 권지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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