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현은 지안을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그래.”지안은 조금 화가 났다.“아저씨!”중현이 멈칫했다.“말 안 해주면 진짜 화낼 거야!”지안이 중현 앞에서 이렇게 떼를 쓰는 일은 드물었다.이곳에 온 하루이틀 사이에, 지안은 아빠가 수없이 딴생각에 빠지는 모습을 봤다. 중현이 아이 앞에서 최대한 평소처럼 보이려 했지만, 가끔 눈을 들 때마다 지안은 아빠의 눈 속 텅 빈 시선을 보았다.지안은 아빠가 엄마를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아빠 마음속에 엄마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아빠는 엄마를 좋아하면서 왜 당당히 인정하지 못해?’‘엄마에게 사과하고 잘못했다고 하면 안 돼?’“몇 가지를 돌아보고 있어.”중현은 지안이 진지하다는 걸 알고 이유를 하나 댔다.“생각이 정리되면 말해줄게.”“진짜?”지안은 그래도 아직 어린아이였다.중현이 고개를 끄덕였다.“응.”“거짓말하면 나 진짜 아저씨랑 안 놀아!”중현은 그런 말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그래.”“좋아. 이렇게 진심인 척하니까 이번에는 넘어가 줄게.”지안은 더 캐묻지 않았다. 이불을 끌어당겨 몸 위에 덮고, 동그란 눈으로 중현을 바라봤다.“혼자 자는 건 조금 무서워. 같이 잘 수 있어?”중현은 잠깐 멈췄다가, 지안이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아이가 어른을 걱정하게 하다니, 좋은 일은 아니었다.“‘아빠’라고 한 번 부르면, 같이 잘지 생각해 볼게.”중현은 평소처럼 지안과 장난을 쳤다.지안은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썼다.“같이 있고 싶으면 있고 싫으면 빨리 나가!”“침대나 따뜻하게 데워 놔. 정리하고 올게.”중현은 손을 뻗어 이불을 내려줬다. 아이의 걱정과 마음 씀씀이가 심장을 조금 데웠지만, 비어 있는 틈은 끝내 메워지지 않았다.그 빈자리는 강솔만 채울 수 있는 자리였다.강솔이 아니라면 누구도 소용없었다. 지안도 예외는 아니었다.그날 밤, 지안은 중현과 함께 잤다.지안은 중현의 말이 둘러대는 말이라는 걸 알았지만, 굳이 들추지 않았다.중현이 말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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