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아가 도현의 메시지를 받은 건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밥을 먹으며 드라마를 보고 있을 때였다. 메시지를 보고 잠시 멈칫하더니, 곧바로 화면을 끄고 다시 식사를 이어갔다.“누구 메시지야?” 친구가 물었다.“별일 아니야. 통신사에서 보낸 설 인사 문자.”단아가 웃으며 답했다. 친구 하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다른 친구도 똑같이 반응했다.세상 어느 통신사가 설 인사를 메신저 대화창으로 보낸단 말인가?단아가 말하지 않으려는 걸 보고 두 친구가 능청스럽게 다가갔다. “우리 단아에게 비밀이 다 생겼네. 친구끼리 한평생 함께 가자고, 먼저 솔로 탈출하는 사람은 멍멍이라고 그렇게 약속해 놓고선, 결국 설 전날 밤에 H라는 인간이 단아한테 어디냐고 물어보네.”“이거 무슨 사정이 있는 게 아니면 나 곧이곧대로 안 믿어.” 한 친구가 말했다.“나도 안 믿어.” 다른 친구도 따라 했다.단아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줄줄이 떠올랐다.‘그걸 다 봤다고?’“말해. H가 누군데?”친구들이 한 손으로는 단아의 목을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는 우당탕 다가왔다. “말 안 하면, 흠흠흠.”“까다롭고 상대하기 힘든 ‘갑’이야.” 단아는 강솔이 예전에 자기한테 했던 말을 응용해 둘러댔다.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 감히 거스를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맞춰 주는 중...”띵-핸드폰이 또 울렸다.여전히 도현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너 설 쇠러 본가에 안 간 거 알아. 와. 할 얘기 있어.]단아의 핸드폰을 쥔 손이 자기도 모르게 굳었다.친구들의 미간이 좁아졌다.‘이 말투... 진짜 선 안 지키고 자기 잘난 줄만 아는 ‘갑’이긴 한가 보네.’“신경 쓰지 마! 설 전날 밤에도 저런다니, 부하직원이 만만하게 보이는 모양이지.”“그러게!”“술이나 마시자.”“오늘은 끝까지 가자!”“너희끼리 마셔. 갈 때 문 잘 잠그고.”단아는 위험을 무릅쓸 수가 없었다. 핸드폰과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이번 며칠은 집에 안 올 것 같아. 기다리지 마.”단아는 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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