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Chapter 521 - Chapter 530

678 Chapters

제521화

태휘가 미리 말을 해둔 덕분에, 강솔은 아무 제지도 받지 않고 JX그룹 대표실로 곧장 들어갔다.오림은 커피 두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곧바로 나갔다. 둘이 이야기할 자리를 비켜준 것이다.“생각은 끝났어?”태휘가 물었다.강솔이 고개를 끄덕였다.“네.”“이건... 능력 평가 과제.”태휘는 길게 말하지 않고 서류 한 부를 건넸다.“과제는 이 회사를 살리는 거고. 정상 운영이 가능하게 만들고, 순이익 20억 원을 내야 해. 직원 이탈률도 정상 범위 안에 있어야 하고.”강솔은 서류를 받아 두어 장 넘겼다.회사 조직은 갖춰져 있었고, 부서 구성도 단순했다. 전체 인원은 수십 명 정도였다. 주력 사업은 대형 병원 의료 시스템 구축이었다.강솔은 이 업계에 발을 들인 적이 없었다.“가족으로서 정식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 한 번은 물러날 기회를 줄게.”태휘의 감정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시선이 강솔에게 닿았다. 태휘의 성정은 차갑고 평가는 박했다.“지금이라도 집으로 돌아가면, 난 매년 200억 원을 그대로 줄 수 있어.”“사람을 새로 뽑아도 되나요?”강솔이 물었다.태휘의 얇은 입술이 열렸다.“가능해. 채용 관련 유의 사항은 안에 적혀 있어.”“회사 순이익이 20억 원에 도달하면 과제 완료로 보는 거죠?”강솔은 과제서를 덮었다.“맞아.”태휘가 답했다.강솔이 다시 물었다.“완료한 날, JX그룹 지분 20%를 원가로 저에게 넘기고요.”“맞아.”“좋아요.”강솔의 머릿속에는 이미 대략적인 계획이 그려지고 있었다.“그날이 오면 약속을 지키시길 바랍니다.”태휘는 오림에게 강솔을 배웅하라고 지시했다. 강솔이 점점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태휘의 무표정한 얼굴에 드물게 무거운 기색이 스쳤다.잠시 뒤.태휘는 핸드폰을 꺼내 진환식에게 전화를 걸었다.“과제 넘겼습니다.”[그래.]진환식은 태휘를 그래도 믿고 있었다.[당분간 네 아버지랑 작은아버지 쪽을 잘 지켜봐. 뒤에서 수작 부리게 두지 말고.]“규칙상 외부 요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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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네가 말 안 한다고 내가 모를 것 같으냐?]진환식은 생각할 틈도 없이 맞받아쳤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태휘의 말을 조용히 새겼다.“할아버지가 솔이를 믿는 이유는, 솔이가 고모의 딸이기 때문입니다. 솔이가 강솔이라서가 아닙니다.”태휘가 정확히 짚었다.진환식은 멈칫했다.전화 너머에 짧은 침묵이 내려앉았다.“천천히 생각해 보십시오.”태휘는 거기서 멈췄다.“저는 일이 있어서 먼저 끊겠습니다.”진환식은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 이 기간 자신이 했던 모든 일이 결국 딸 정숙을 향한 보상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강솔이라는 아이 자체를 위한 마음이라기보다는... 강솔도 이런 것들을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다.하지만 강솔은 신경 쓰지 않았다. 따뜻한 환경에서 자란 강솔은 사랑에 굶주린 적이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에게 품은 감정을 이성적으로 볼 수 있었다. 진환식이 주는 호의도 마찬가지였다.강솔은 JX그룹을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과제서에 따르면 정식 출근은 연휴 뒤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첫 번째로 한 일은 회사 인사팀장에게 전 직원의 이력서를 요청하는 것이었다.그 뒤 이틀 동안 강솔은 집에서 이력서를 읽었다.그날도 제품 매니저와 기술 총괄의 이력서를 꼼꼼히 보고 있는데, 소담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강솔은 서류를 보며 전화받았다.“응.”[너 기사 뿌렸어?]소담이 물었다.강솔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잔뜩 떠올랐다.“무슨 기사?”[우리 엄마 밑에 있는 미디어 회사에 너 관련 기사 요청이 엄청 들어왔대.]소담은 기수희 곁에 있었다. 노트북 화면에 떠 있는 파일들을 하나하나 바라보고 있었다.[네가 의뢰한 거 아니야?]“아니야.”강솔은 바로 부정했다.“내가 그런 걸 왜 해?”[네 외삼촌들이 너를 건드릴까 봐, 신분을 일부러 공개하려는 줄 알았지.]소담은 강솔과 늘 솔직하게 말하는 사이였다.“기사를 뿌려서 나한테 이득 될 게 하나도 없어.”강솔은 이런 일은 꽤 분명하게 판단했다.“기사 내용은 뭐야? 헐뜯는 쪽이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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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화

[네 어머니께 부탁해서 이 일 좀 눌러달라고 해줘.]강솔은 소담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거절하지도 말고, 내보내지도 말고, 최대한 뒤로 미뤄달라고.][우리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소담은 강솔과 거의 같은 판단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너도 조심해야 해. 그쪽이 엄마 회사에 연락했다면 다른 미디어 회사에도 연락했을 거야.]강솔이 답했다.[알아.]이 일을 꾸민 사람은 강솔과 기수희의 관계를 모를 가능성이 컸다. 알고 있었다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테니까.배후는 H시의 미디어 회사를 고르지 않고 J시 쪽 회사를 골랐다. 진환식이나 여윤재 쪽에서 추적할까 봐 피한 것일 가능성이 높았다.그 생각이 들자 강솔은 H시 업계 1위 미디어 회사 대표에게 연락했다. 상대는 강솔이라는 걸 알고 직접 만나 이야기하자고 했다. 두 사람은 고급 레스토랑의 룸으로 약속을 잡았다.강솔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에 민하가 안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강솔은 그 자리에서 멈칫했다.‘약속한 사람은 미디어 회사 대표가 아니었나?’“그렇게 놀랄 필요 없어요. 그 미디어 회사, 제 소유예요.”지민하는 우아하게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강솔을 보는 눈에는 숨기지 않은 관찰이 담겨 있었고, 말투도 느긋했다.“다만 저는 전문경영인을 앞에 세우는 편이라서...”“알아요.”강솔은 지난 보름 동안 이미 알아본 상태였다.이 회사를 고른 이유는 H시 최대 미디어 회사라는 점도 있었지만, 더 큰 이유는 지씨 집안이 뒤에 있기 때문이었다.지씨 집안은 H시 네 큰 집안 중 하나였다. 진씨 집안 내부 다툼에 쉽게 끼어들지는 않을 테니, 강솔에게 비교적 공정한 상대였다.민하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안다고요?”강솔은 민하 맞은편에 앉았다.“제가 의외였던 건... 저를 만나러 온 사람이 왜 지민하 씨인지였어요.”처음부터 끝까지 강솔과 연락한 사람은 회사의 공식 대표였다.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제안한 사람도 그였다.“제가 강솔 씨를 직접 보고 싶었거든요.”민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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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누가 강솔 씨한테 사업 협상에는 재능이 없다고 말한 적 없어요?”민하는 이렇게 맑은 사람을 오래간만에 봤다.“강솔 씨의 사촌오빠 둘이랑 동생 하나는 귀신같이 영악하던데, 강솔 씨는 왜 이렇게 정직해요? 이 바닥에서 정직한 사람은 쉽게 당한다는 거 알아요?”“다른 사람에게는 그럴 수 있겠죠. 하지만 지 대표님에게는 솔직해도 된다고 판단했어요.”강솔은 민하에 대해 미리 알아봤다. 그렇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이렇게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다.민하의 눈썹 끝이 살짝 올라갔다.“그래요?”강솔의 대답은 단호했다.“네.”“그럼 제가 이 일을 맡는 조건으로 20억 원을 요구하면요?”민하가 한 손으로 턱을 받쳤다.“드릴 수 있어요.”강솔의 대답은 빨랐다.민하의 눈꼬리가 올라갔다.“정말 괜찮아요?”강솔은 가방에서 서류 한 부를 꺼내 건넸다.“말로만 하면 의미 없죠. 불안하면 지금 계약서에 서명해도 됩니다.”민하는 서류를 받아 몇 장 넘겼다.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하자 옆의 펜을 들고 단번에 자기 이름을 적었다. 이어 계약서를 강솔 쪽으로 밀었다.“강솔 씨 차례예요.”민하는 이 진씨 집안과 여씨 집안의 공주 강솔이 진짜 말처럼 순진하기만 한지 직접 보고 싶었다.강솔은 계약서를 받아 망설임 없이 서명했다.“됐어요.”강솔은 계약서 한 부를 민하에게 건넸다.“돈은 내일 귀사 계좌로 들어갈 겁니다.”“계약서 도장 찍자마자 바로 돈 받는 건 저도 처음이네요.”민하의 태도는 여전했다. 손을 내밀며 말했다.“강솔 씨랑 일하면 참 편하겠네요.”강솔은 예의 있게 손을 맞잡았다.“잘 부탁드립니다.”민하의 입가에 옅은 웃음이 맺혔다.“저도 잘 부탁해요.”얼마 지나지 않아 음식이 차례로 나왔다.민하는 식사할 때 유난히 얌전한 강솔을 보며, 폭신해 보이는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이 왜 H시에서 자라지 않았는지 아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강솔 씨.”민하가 강솔을 불렀다.강솔이 고개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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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자리에서 나온 뒤 두 사람은 각자 차에 올랐다.강솔은 민하의 능력을 믿었다. H시 성열미디어 주식회사는 업계 1위였고, 많은 일을 조용히 처리할 수 있었다.돌아가는 길에 강솔은 소담에게 전화를 걸어 민하와 미팅 자리에서 이야기한 일을 전했다.기수희의 회사를 찾지 않은 이유는 소담 모녀를 진씨 집안의 다툼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지씨 집안은 같은 H시 네 큰 집안 중 하나라 나서도 배후가 함부로 하지 못한다. 하지만 소담과 기수희가 끼어들면, 두 사람이 곤란한 일을 당할 가능성이 컸다.“지금 온라인에는 네 소식이 거의 없잖아. 시장가로 따지면 많아야 6억 원이야.”소담의 생각은 민하와 비슷했다.“왜 그렇게 많이 줬어?”아직 퍼지지 않은 소식은.성열미디어 쪽에서 누르려면 얼마든지 누를 수 있었다. 성열미디어에는 식은 죽 먹기였다.그렇게 큰돈을 준 걸 보면, 강솔이 혹시 바가지를 쓴 건 아닌가 싶었다.“지민하는 가까이해볼 만한 사람이야. 더 준 돈은 호감을 사고, 동맹을 만드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돼.”강솔은 모든 걸 분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어차피 지금 나는 돈이 부족하지 않으니까.”소담은 잠시 말을 잃었다.한참 뒤, 소담의 목소리에 의외라는 기색이 섞였다.“몰랐네.”“뭘?”강솔이 물었다.“우리 솔이도 큰일 할 사람이었구나.”소담은 갑자기 자기 생각이 좁았다는 느낌을 받았다.“호랑이를 잡으려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거지. 그런데 민하가 정말 가까이할 만한 사람인 건 확실해?”“확실해.”강솔이 말했다.자료만 봤을 때는 70퍼센트 정도 믿었다면, 직접 만나 이야기한 뒤에는 자신의 판단을 확신하게 됐다.소담은 여러 번 생각하다가 그래도 말해주기로 했다.“지난번 연회에서 너한테 다가왔던 이용준 기억해? 우리가 들어간 지 얼마 안 돼서 너한테 작업 걸었던 사람.”“생각나.”강솔은 기억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날 있었던 일은 또렷이 기억했다.“왜?”“네가 진태휘랑 이야기하고 있을 때, 내가 이용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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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착하게 생겼어.”형우는 말문이 막혔다.“은근히 웃기기도 하고.”형우의 눈에 물음표가 떠올랐고, 생각할 틈도 없이 받아쳤다. [지금 제정신이냐?]민하는 형우를 더 상대할 마음도 없어 전화를 끊었다. 할 말은 다 했다. 형우가 괜히 일을 벌인다면, 민하는 ‘언니’ 하나를 더 만들 수밖에 없었다.띵동-핸드폰에 메시지가 들어왔다.형우가 보낸 메시지였다. [그 강솔이랑 친구라도 할 생각이야?]민하는 강솔의 AI처럼 반듯한 성격을 떠올렸다. 묘하게 귀엽고 제법 재미있어서, 강솔과 친구가 되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아주 잠깐 들긴 했다.그래도 생각은 거기까지였다.친구라는 관계는... 민하가 다시 손대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지금처럼 지내는 편이 편했다.[네가 왜 강솔이랑 손잡았는지는 상관없는데, 다 아문 상처 다시 건드리지 마.] 형우가 드물게 진지하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 바닥이 어떤 곳인지 너도 알잖아. 또 한 번 바보처럼 굴지 말라고.]민하는 메시지를 담담하게 훑고 세 글자로 답했다. [미친놈.]형우가 곧바로 보냈다. [미친 건 너지!]민하는 더는 답하지 않았다. ‘상장사 대표라는 사람이 저렇게 유치해서야.’이번 협상만 놓고 보면 강솔은 꽤 빨랐다. 조금만 늦었어도 일이 터질 뻔했다. 그날 밤, 강솔은 민하에게서 음성 메시지를 받았다. [하루만 늦게 찾아왔어도 가격 두 배는 불렀을 거예요.]음성 메시지와 함께 캡처 세 장도 도착했다.전부 성열미디어 쪽에서 눌러 둔 기사 초안이었다.강솔은 감정 없는 입력기처럼 답장을 보냈다. [대표님 일 처리 확실하네요.]민하가 말했다. [몰랐는데, 말도 꽤 능청스럽게 하시네요.]강솔이 답했다. [능청이 아니라 사실이에요.]민하는 집 거실 소파에 기대앉아 입가에 웃음을 띤 채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언니라고 불러 봐요. 불러 주면 누가 기사 뿌리라고 했는지 알려줄게요.]강솔이 답했다. [비밀유지협약 있지 않나요?]민하가 말했다. [동생 앞에서 비밀유지협약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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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그럼 한 번 더 해 봐요.”민하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새로 받은 네일이 정교하게 빛났다. “이번엔 ‘언니, 나 언니 너무 좋아. 언니랑 같이 자도 돼?’ 이렇게요.”...강솔의 집.민하가 한 말을 듣고, 강솔은 할 말을 잃었고, 아들을 바라봤다.지안은 작은 얼굴을 들어 올리며 사랑스럽게 물었다. “또 불러요?”“아니.” 강솔은 지안에게 그런 말을 시킬 수 없었다. 너무 뻔뻔했다. “계속 책 보고 있어. 엄마가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게.”“네.” 지안은 얌전히 대답했다.강솔이 서재로 돌아가자마자 지안은 중현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아저씨, 더 늦으면 큰일 날 거야. 새아빠 후보 열두 명만 생기는 게 아니라 ‘누나 아빠’도 생길 것 같아.”중현은 그 메시지를 새로 산 집에서 확인했다.이어서 물음표 하나를 보냈다.지안이 말했다. “방금 어떤 이모가 엄마한테 언니라고 부르라고 했어.”중현은 침묵했다.지안이 또 말했다. “엄마가 핸드폰 소리를 작게 해 놨는데도 들렸어. 상대가 엄마한테 ‘언니, 나 언니 너무 좋아. 언니랑 같이 자도 돼?’ 이렇게 말하라고 했어.”중현은 핸드폰을 손끝으로 문지르며 조용해졌다.한참 뒤.중현이 물었다. [네 엄마가 그렇게 말했어?]“몰라.” 지안은 서재 쪽을 한 번 보고 일부러 위기감을 더했다. “핸드폰 들고 서재로 들어갔어. 나갈 때 귀가 좀 빨개졌고.”“응.” 중현의 대답은 짧았다.강솔이 누구와 무엇을 이야기하든 중현이 관여할 일은 아닌 듯했다.강솔은 중현에게 자신의 모든 일에 끼어들지 말라고 했다. 사람을 붙여 대놓고든 몰래든 보호하지 말라고 했고, 행적을 캐묻지 말라고 했다. 강솔의 앞에 나타나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지안이 말했다. “엄마 일에 이렇게 관심 없으면, 앞으로는 나도 안 알려 줄래.”중현은 답장 칸에 두 글자를 적었다가, 무언가를 떠올리고 지운 뒤 다른 문장을 보냈다. [네가 좋으면 됐다.]지안은 그 답을 보자마자 채팅창을 나갔다.‘엄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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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화

[알고 있습니다.]최진한은 사안의 심각성을 전혀 깨닫지 못했다. [JR그룹 계열사라서 일부러 넣은 겁니다. J시 쪽에서 영향력 있는 미디어 회사니까요. 추적해도 우리 쪽까지는 닿지 못할 거로 생각했습니다.]도엽은 다시 숨을 깊게 들이켰다.저 멍청함에 사람 속이 다 터질 지경이었다.[문제가 있습니까?]최진한이 조심스럽게 물었다.“JR그룹 대표가 강솔 절친의 엄마야.” 도엽은 가슴이 답답했다. “일 처리하기 전에 인간관계도 하나 확인 안 해?”최진한이 굳었다.‘왜 아무도 그 말을 해 주지 않았어?’“상대가 이 일이 네가 맡긴 거라는 걸 알아?” 도엽은 전체 상황을 최대한 파악하려 했다. 그래야 나중에 강솔을 마주쳤을 때 대응할 수 있었다.[모릅니다. 다른 업체를 통해 의뢰했습니다.]최진한은 늦게 답했다가 더 크게 혼날까 봐 서둘러 말했다. [저쪽에서 캐도 그렇게 깊이까지는 못 들어올 겁니다.]도엽은 그제야 조금 마음을 놓았다.잠시 침묵한 뒤, 도엽이 지시했다. “다른 회사들 쪽도 왜 반응이 없는지 확인해. 연휴가 끝나기 전까지는 반드시 이슈로 만들어.”최진한은 연신 답했다. [알겠습니다!]30분 뒤.도엽은 보고를 받았다.모든 회사의 기사 초안이 전부 막혀 있었다.“누가 그런 짓을 했어?” 도엽이 물었다.최진한 쪽에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확인이 안 됩니다.]도엽은 차분하게 머리를 굴렸다. H시에서 이 정도로 깔끔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곳은 지씨 집안뿐이었다. 지씨 집안은 이 분야에서 H시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쪽이었다.도엽은 곧장 민하에게 전화를 걸었다. 성열미디어는 계속 민하가 맡아 관리하고 있었다.도엽은 상황을 간단히 설명한 뒤, 묻고 싶은 말을 꺼냈다.“지 대표님, 최근 이틀 사이에 누가 지 대표님한테 어떤 소식 좀 눌러 달라고 했어요?”[있어요.]민하는 망설이지 않았다.“누구예요?” 도엽이 물었다.[이런 일에는 비밀유지협약이 붙는다는 거, 이사님도 아실 텐데요.]민하의 말투는 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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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민하가 저렇게 나올수록 도엽은 자신의 추측이 맞다고 확신했다.민하가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진씨 집안과 여씨 집안도 ‘굳이 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은’ 쪽이지, 감당 자체가 안 되는 쪽은 아니었다.남는 건 중현뿐이었다.속내를 읽기 어렵고, 누구도 쉽게 가늠할 수 없으며, 여러 영역에 영향력을 가진 남자.중현은 강솔의 전남편이었다. 두 사람은 이혼했지만, 지안의 양육권은 강솔이 가지고 있었다.중현이 강솔을 대중 앞에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도 이해는 됐다. 지위가 있는 남자일수록, 자식 양육권조차 가져오지 못했다는 말을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을 테니까.생각할수록 도엽은 중현이 맞는 것 같았다.“알았어요.” 도엽은 그 한 마디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떤 방법을 써서든 손을 떼게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중현은 진환식도 조심스럽게 대하는 사람이었다. 정면으로 부딪쳤다가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꼴이 될 뿐이었다.도엽은 그 길로 집에 돌아가 진무천에게 이 일을 알렸다.지분이 걸린 일이었다. 아버지 진무천도 모르는 척할 수는 없었다.강솔은 그 일을 알지 못했다. 남은 연휴 동안 강솔은 회사의 모든 것을 파악하는 데 몰두했다. 회사가 현재 처한 상황, 예전 프로젝트, 앞으로의 계획까지 모두 들여다봤다.회사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 것 딱 하나뿐이었다. 통장에는 이미 은행 대출 수천만 원이 남아 있었다. 새 프로젝트를 따기 전까지는 대출로 월급과 장비 비용을 감당해야 했다.강솔이 이 문제들을 생각하고 있을 때, 토니가 찾아왔다.토니는 강솔이 일에 깊이 빠져 있는 것을 보고 방해하지 않았다. 조용히 들어와 옆에서 기다렸다.30분 뒤.강솔은 목이 뻐근해 손을 올려 주물렀다.그제야 토니가 옆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봤다. 강솔은 잠깐 멈칫했다가, 뜻밖이라는 듯 반가운 눈으로 물었다. “언제 왔어?”“방금.” 토니가 일어섰다.강솔은 하던 일을 내려놓았다. “왜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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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없어.”“정말?”“당연하지!” 토니는 생각할 틈도 없이 말했다. 말투에는 평소처럼 은근한 오만함이 배어 있었다. “나처럼 뛰어난 사람이 스스로 해결 못 할 일이 뭐가 있겠어?”“있어.” 강솔이 말했다.토니는 계속 어깨를 주무르며 물었다. “뭔데?”강솔은 토니와 소담이 늘 티격태격하던 모습을 떠올리고 과감하게 추측했다. “연애.”토니의 손이 멈췄다. 심장이 조여 왔다.그때, 토니의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스쳤다.‘솔이가 눈치챘나?’‘기분이 어떨까? 좋을까, 싫을까, 아니면 다시는 나를 보고 싶지 않을까.’“맞힌 것 같네.” 강솔은 토니의 변화를 알아챘다.토니는 입술을 살짝 다물고 강솔을 바라봤다.지금 위치에서는 강솔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 토니는 강솔의 말투에 기대어 긴장한 채 물었다. “그럼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좋아하면 고백해.” 강솔은 토니가 용기내기를 바라며 분석하듯 말했다. “요즘 세상에 너무 오래 망설이지 마. 솔직하게 말해도 돼.”“상대가 거절하면?” 토니가 물었다.“거절당해도 괜찮아.” 강솔은 소담의 성격을 떠올렸다. “친구로 지낼 수 있잖아.”토니의 손이 강솔의 어깨 위에서 조금씩 힘을 얻었다. 가슴이 크게 뛰었다. “근데 고백하면 친구도 못 되는 경우가 있다던데...”“그건 고백한 쪽이 친구로 남고 싶지 않은 거겠지.” 강솔은 토니가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걸 조금도 깨닫지 못했다.토니는 의아한 얼굴이 됐다.토니는 강솔의 맞은편으로 옮겨 앉았다. “왜?”“너무 좋아해서 연인 말고는 다른 관계를 원하지 않는 거야.” 강솔은 자신의 성향을 기준으로 말했다. “친구도 포함해서.”“거짓말.” 토니는 이 틈에 강솔의 생각을 더 알아보려 했다. 표정은 여전히 장난스러웠다. “너 예전에 고백받았을 때 얼마나 차갑게 굴었는지 잊었어? 평소에 꽤 잘 지내던 친구들도 있었잖아.”“그랬나?” 강솔은 잘 기억나지 않았다.“그랬어!” 토니는 아주 또렷이 기억했다.“그럼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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