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인의 시점.“좋아, 이걸로 전부 끝났네……”옷장과 서랍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 나와 아이들은 오랫동안 사용해 온 방을 떠났다. 별장으로 쓰이던 곳이라 침대와 책상은 그대로였지만, 우리가 사용하던 개인 물품은 하나도 남지 않았고, 옷장은 행거만 덩그러니 남아 마치 호텔 방처럼 깔끔해져 있어, 이곳을 떠난다는 실감이 났다.거실과 응접실 등 모든 방을 하나하나 둘러본 뒤, 나는 천천히 집 전체를 바라보았다. 임신 중이던 시기부터 아이들이 여섯 살이 될 때까지, 줄곧 이 집에서 보호받듯 살아왔기에 곳곳에 추억이 스며 있어 감회가 깊었다. 임신 중에, 가사도우미가 끓여준 루이보스티를 마시며 커다란 배를 안고 거실의 해먹 의자에 몸을 맡긴 채, 아이들의 탄생을 손꼽아 기다리던 순간. 목욕시키는 것에 서툴러 베이비시터들의 도움을 받으며,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리는 가운데 허둥지둥 씻기던 기억. 한밤중 분유를 타기 위해 부엌에서 물을 끓이던 날들. 정원에 작은 그네를 놓고 아이들과 함께 놀던 시간. 해마다 아이들의 생일이나 크리스마스가 되면 셰프가 정성껏 요리를 만들고, 가사도우미들이 응접실 가득 장식을 해주던 일들. 하나하나 모두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었다. “엄마, 울고 있어? 괜찮아?” 나의 모습을 눈치챈 아이들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나는 얼른 눈물을 닦고 아이들에게 미소 지었다. “괜찮아. 너희가 태어난 이후를 떠올리다 보니 마음이 벅차서 그래. 하지만 슬퍼서 우는 건 아니야. 이렇게 많이 컸구나 싶어서 기쁜 거야.” 눈물의 이유를 잘 이해하지 못한 듯, 아이들은 고개를 갸웃하며 서해인을 바라본다. 나는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는 한 집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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