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위협적인 말투로 협박 문자를 몇 개 더 보낸 뒤 임태란은 집에서 온지은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10시가 넘어가도록 온지은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온병철이 찾아왔다. 온병철은 요란하기 그지없는 그의 스포츠카를 정원에 세우더니 다급하게 안으로 들어오며 소리를 질러댔다. "엄마, 나 좀 구해줘!" 임태란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의 못난 아들이 이런 말투로 살려달라고 할 때마다 나쁜 일만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기분이 좋지 않았던 그녀는 불퉁하게 말했다. "왜 또 그러는데? 또 도박한 건 아니지?" 온병철은 마음에 켕기는 듯 몸을 움츠렸다. 이어 그는 다가가 임태란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엄마, 절대 다시는 하지 않을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도와줘, 응?" 임태란은 짜증을 내며 그의 손을 뿌리쳤다. "이번에는 또 얼만데?" "4...4 억." "뭐라고--" 임태란은 소리를 지르며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그의 뺨을 때렸다. "우리 집에 금광이라도 있는 줄 알아? 회사가 어떤 상황인지 몰라? 도와주기는커녕 왜 사고를 치고 다니는 거야!" "나도 회사를 위해서 도박을 한 거야. 엄마, 회사도 자금이 필요하잖아. 그 퇴물 같은 누나는 기댈 곳도 못 되지. 도박장에 가서 운을 바라는 수밖에 방법이 있어?" 온병철은 다시 한번 임태란의 팔짱을 끼며 도움을 구했다. "엄마, 도와줘. 일주일 내로 돈을 갚지 못한다면 날 물고기 밥으로 바다에 던져버린대. 회사도 없어질 마당에 하나뿐인 아들마저 잃고 싶은 건 아니지?" "난 도와줄 수 없어." 임태란은 분노와 동시에 무기력함을 느꼈다. "온병철, 네 누나도 기댈 곳이 못 된다는 걸 알고 있잖아. 지난번에 네가 도박으로 돈을 잃었을 때도 가방과 보석을 전부 팔아 겨우 갚았는데. 이제 며칠이나 지났다고 또 4억이야. 내가 어디서 그 많은 돈을 얻어오겠니?" 온병철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건의했다. "엄마, 우리 매형한테 가서 달라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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