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사육된 강요나, 금주를 차버렸다》全部章節:第 71 章 - 第 80 章

100 章節

제71장

이혁은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특히 감성재에 대해서는 더 그랬다.강요나는 그의 옆에 바짝 붙어서 애교 섞인 표정을 지었다.“나 감성재랑 엮이고 싶지 않아. 나 보면 맨날 야한 소리나 하고 진짜 짜증나.”“그래?” 이혁의 말투는 음산하게 가라앉았다. 강요나는 그의 가슴을 툭 치며 말했다.“모르겠어? 나 진짜 걔 싫어. 나 보면 꼭 파리처럼 달라붙어서…”말을 하다 멈추더니 스스로 웃었다. “아니, 벌이 꽃 본 것처럼 달라붙어서. 하여튼 제일 싫은 건 걔가 계속 너 기분 상하게 하잖아.”“사람들이 붙는 걸 은근히 즐기는 줄 알았는데…” 이혁은 한 마디 한 마디에 가시를 담았다.“전혀 아니거든? 그리고 사람들이 굳이 날 좋아하지 않아도 되거든.” 강요나는 나란히 서 있다가 어느새 그의 가슴 쪽으로 몸을 기댔다. 턱을 그의 가슴에 얹고 힘없이 늘어진 채로 말했다.“난 너 한 명만 있으면 돼.”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는 눈빛은 반짝였다. 마치 정말로 그를 사랑하는 것처럼.이혁은 그녀가 가식적으로 이러는 걸 알면서도 그런 식에 약했다. 그는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말했다.“보기 싫으면 가자.” “응.”강요나는 턱을 떼고 발끝을 들어 그의 턱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둘은 손을 잡고 전시관을 나섰다. 문을 나서며 이혁이 다시 물었다.“진짜 이런 걸 좋아해?”“응, 좋아해. 진흙 만지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지 모르지?” 강요나는 손짓까지 섞어가며 설명했다.그동안 그녀는 돈 말고는 딱히 좋아하는 걸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들떠 있는 걸 보면 진짜인 듯했다.강요나는 이혁의 차에 올라탔다. 그가 어디로 가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녀도 묻지 않았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었다.차가 멈추자 그녀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이 남자 의외로 그녀 말을 쉽게 믿는다. 레코드 플레이어를 고르라고 했지만 사실 그녀는 잘 몰랐다. 그래서 그냥 제일 비싸 보이는 걸 골랐다. 결제할 때 그녀는 그의 팔을 잡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너무 비싼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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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장

그녀는 움찔하며 몸을 일으켜 창밖을 바라봤다. 그제야 어느 레스토랑 앞에 도착해 있는 걸 알아차렸다.“일어났어?”이혁은 자신의 다리를 힐끗 봤다. 허벅지 근처가 살짝 젖어 있었다. 강요나는 아직 잠기운이 가득한 눈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 “여기는 왜? 밥 먹으러?”이혁은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저녁 시간 다 끝나가네.”강요나는 배고프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저 더 자고 싶었다.그런데 그가 짧게 말했다. “내려.”그는 차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강요나는 거절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따라 내렸다.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려 이혁의 팔을 붙잡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졸려…”“밥 먹고 들어가서 자.”이혁은 말하며 손을 들어 그녀의 입가를 살짝 문질렀다. 강요나는 그제야 알았다. 그리고 그의 바지를 내려다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뭘 잘했다고 웃어?” 이혁이 다시 그녀의 얼굴을 쓸었다. 입가의 침 자국은 잘 닦여도 얼굴에 눌린 자국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강요나는 그의 팔에 매달리듯 안기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남들이 보면 오해하겠어.” 그녀는 그의 귀에 바짝 다가가 속삭이었다.“진짜 어이없네.” 이혁이 짧게 내뱉고는 그녀와 함께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 다가오는 직원에게 말했다.“이청 씨가 앉은 자리로.”그 말을 듣는 순간 강요나는 완전히 잠이 깼다.이 식사 자리는 둘이 하는 게 아닌가? 이청도 있는 건가?직원의 안내를 따라 들어간 자리에는 이청뿐만 아니라 주진석까지 앉아 있었다. 둘은 서로 말도 하지 않고 각자 휴대폰만 보고 있었다.“미안, 기다렸지?” 이혁의 한마디에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괜찮습니다.” 주진석은 여전히 부드럽고 단정한 태도였다.이청의 시선은 곧바로 강요나의 얼굴에 꽂혔다. 그 눈빛이 묘하게 무거웠다.강요나는 얼굴에 뭐가 묻었나 싶어 손을 들려는 순간 이혁이 말했다. “어젯밤에 잠을 못 자서. 차에서 좀 잤어.”“그런 것 같네요. 얼굴에 자국이 있네요.” 이청의 말투는 썩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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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장

이간질도 이제는 대놓고 하는 수준이네. 이청도 참 배짱 있어.강요나는 그녀가 생각하는 것처럼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옅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찾는 건 주 교수님이지 이청 씨가 아니에요.”이청을 상대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이청은 강요나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나올 줄 몰랐는지 표정이 더 굳어졌다. 그래도 겉으로는 웃는 척했다.“진석 씨는 곧 제 남편이 될 사람이에요.”강요나는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직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설령 부부라 해도 서로의 사생활은 존중해야죠.”그리고 주진석을 바라봤다. “그렇죠? 교수님?”주진석은 이청을 보며 말했다. “앞으로 내 전화는 내가 부탁할 때만 받아줘요.”이청의 얼굴이 굳어졌다.강요나는 입술을 살짝 다물고 이혁을 보며 말했다. “여기 스테이크가 맛있다던데.”“이따가 하나 시켜줄게.” 이혁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말아 장난치듯 만졌다.그가 다정하게 나오자 그녀는 더 들러붙었다.“나 푸아그라도 먹고 싶고 나중에 디저트도 먹고 싶어. 그리고 주스에 얼음도 넣어달라고 해줘.”진짜 먹고 싶은 건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혁은 짧게 한마디 했다.“참 잘 먹어.” 그리고는 직원에게 손짓해 준비하라는 신호를 보냈다.두 사람은 다정하게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으며 이청과 주진석을 완전히 병풍 취급을 했다. 그 모습에 이청은 질투심이 났다.자신과 주진석은 늘 예의를 갖추는 관계였다. 강요나와 이혁처럼 이렇게 가까운 적이 없었다. 그녀는 강요나의 이런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동시에 남자한테 사랑받는 모습이 부러웠다.부러움의 끝은 질투고 질투의 끝은 결국 미움이었다.그 미움이 그녀를 다시 입을 열게 했다. “강요나 씨는 혁이랑 7년 됐지요?”“정확히는 7년 3개월 8일이에요.” 강요나는 즉답했다.이혁은 눈을 살짝 가늘게 뜨며 그녀를 바라봤다. “혁이를 정말 많이 사랑하나 봐요.” 이청이 컵을 들었지만 컵 안에 물은 다 마시고 없었다. 강요나는 이혁 쪽으로 더 바짝 붙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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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장

“혁, 그 많은 여자들을 왜 그렇게 다 버렸어? 도대체 왜?”강요나는 고개를 기울이며 능청스럽게 물었다.이혁은 그녀 눈에 담긴 장난기를 바라보다가 눈을 살짝 가늘게 떴다. 강요나가 그에게 더 가까이 다가왔다. “혹시…그 여자들이 나만큼 예쁘지 않아서?”“맞아.” 이혁은 손을 들어 그녀 볼을 꼬집었다.“너만큼 귀엽지도 않았고.”둘은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티격태격하며 장난을 쳤다. 그 모습에 이청은 얼굴색이 점점 나빠졌다. 반면 주진석은 전혀 동요 없이 앉아 있었다. 표정에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곧 음식이 나왔다. 강요나는 이혁한테 푸아그라를 잘라달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디저트를 떠서 이혁 입에 가져다 주기도 했다. 이혁은 그런 그녀를 다 받아주었다.네 사람이 함께한 식사 자리였지만 이청과 주진석은 완전히 병풍이 되어버렸다. 식사가 끝나고 네 사람은 주차장으로 나왔다. 레스토랑 직원은 레코드 플레이어를 주진석 차에 실어주었다.“강요나 씨, 신경 많이 썼네요. 요즘은 레코드 플레이어가 보기 드물 뿐만 아니라 모르는 사람도 많잖아요.” 이청은 한 시간도 채 못 참고 또 시비를 걸었다.“꽤 마이너한 편이죠. 이청 씨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해돼요.” 강요나도 직접 받아쳤다.이청과의 말싸움에서는 강요나는 한 번 도 진 적이 없다. 그때 평소 말을 아끼던 주진석이 드물게 입을 열었다.“이 선물 마음에 듭니다.”그리고 이혁을 보며 덧붙였다. “두 분 감사합니다.”주 교수는 말은 적지만 꼭 필요한 말만 하고 괜한 문제도 만들지 않았다.“별말씀을요.” 이혁은 고개를 끄덕이고 강요나를 데리고 차에 올랐다.이청과 주진석은 그 자리에 서서 차가 떠날 때까지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 누구도 먼저 차에 탈 생각이 없었다.“레코드 좋아하세요?” 이청이 먼저 말을 꺼냈다."네."주진석은 짧게 한 마디 하고는 덧붙였다. “오랫동안 안 들었어요.”오늘 강요나가 레코드 플레이어를 선물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그가 이런 걸 좋아한다는 걸 평생 몰랐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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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장

밖에 못 나가면 유나를 어떻게 만나지?나가지 말라는 건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거다. 사실상 그녀를 집에 가두겠다는 뜻이다.강요나는 그의 속내를 뻔히 알고 있었지만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몸을 다시 차 쪽으로 숙이며 내려간 창문에 팔을 걸치고 억지로 웃는 표정을 지었다.“왜요? 내가 걱정돼서?”이혁은 어둡게 가라앉은 눈으로 그녀를 응시하다가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쓸어내렸다.“응.”“그럼 사람 붙여 주면 되잖아.” 강요나는 허리를 굽혀 몸선을 은근히 드러냈다.그녀의 뺨을 만지던 이혁의 손이 멈췄다. “그렇게 나가고 싶어?”“아니.” 강요나는 잠시 뜸을 들였다.“나 여기서 반 년 동안 한 번도 안 나간 적이 있어. 근데 나가지 말라고 딱 잘라 말하니까 … 왠지 감금 당하는 기분이 들어서.”정확히 말하면 감금이지! 감금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남자를 떠나기 전까지는 여전히 참고 비위를 맞출 필요가 있다.예전처럼 빚 때문에 돈이 절실한 건 아니지만 많이 챙겨두면 나중에 딸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 지금 이 사람 기분이 좋아야 나도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 “못 나가게 하는 건 아니야. 나갈 때는 말해. 사람 붙여 줄게.”이혁은 그녀의 부드러운 태도에 결국 한 발 물러섰다.하지만 사람을 붙인다는 건 사실상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과 다름없었다.강요나는 이혁이 한 발 양보한 걸 알기에 더 밀어붙이지 않았다. “좋아! 고마워. 자기.”그녀는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몸을 더 내밀어 창문 너머로 그에게 입을 맞췄다.이혁이 떠나자마자 강요나는 바로 욕을 내뱉었다.“개자식…”집으로 돌아오니 수현 이모가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막 통화를 끝낸 듯했고 그녀를 보는 눈빛이 어딘가 어색했다.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혁이 전화했을 것이다. 아마 그녀를 잘 지켜보라는 지시겠지.강요나는 수현 이모에게 웃어 보이고는 아무 말 없이 위층으로 올라갔다.“아가씨, 뭐 좀 드실래요?”수현 이모가 물었다.“배불러요.” 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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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장

“이 사장님, 아가씨가 욕조에서 익사한 것 같아요.”수현 이모는 겁에 질려 몸을 떨며 말했다. 휴대폰을 쥔 손이 떨려 실수로 스피커 버튼을 눌러버렸다. 전화 너머에서는 잡음 섞인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죽었어요?”당황함 없이 오직 차가움뿐이었다.“모... 모르겠어요…” 수현 이모는 정말 겁에 질린 상태였다.“확인하고 죽은 것 같으면 병원에 전화하세요.” 이혁은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수현 이모는 그 자리에 서서 감히 욕조로 다가가지 못했다. 그때 물속에 있던 강요나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 때문에 물을 들이마시고 물 위로 떠올랐다. 물을 콜록이며 기침하면서도 얼굴에는 웃음기가 남아 있었다. 역시 사람들 앞에서 보이던 다정함은 전부 가짜였다. 아까 그게 그의 진짜 마음이다.“아가씨! 괜찮아요?”수현 이모는 몇 초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급히 다가와 등을 두드려주었다.강요나는 심하게 물을 먹어서 기도가 화끈거리며 아팠다. 눈물이 났지만 물과 섞여서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아가씨, 왜 이런 일이… 술 드셨어요?”수현 이모는 여전히 손발을 떨고 있었다.강요나는 숨을 헐떡이면서 농담처럼 말했다.“이모, 병원에 전화해 주세요.”“네?”수현 이모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그녀가 방금 이혁의 말을 들었다는 걸 눈치챘다.“아가씨, 그 분은 원래 말투가 좀… 그러니까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저 진심이에요.” 강요나는 젖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내가 죽으면 그 사람한테서 벗어날 수 있잖아요.”그럼 몸에 있는 위치 추적기도 꺼낼 필요도 없고 감성재의 도움도 받을 필요도 없고.“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수현 이모는 한숨을 쉬었다.“혹시 오늘 나가서 무슨 일 있었어요? 아니면 사장님 기분 상하게 한 일이라도 있었어요?”이혁이 전화로 강요나를 잘 지켜보라고 했을 때부터 수현 이모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강요나는 더 이상 설명할 기운도 없었다. 문득 너무 지쳤다는 느낌이 들었다.“이모, 그냥 한 번만 전화해 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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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장

클럽 복도는 대낮처럼 밝았다.이혁은 빛과 그림자 사이에 서서 휴대폰을 쥔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마치 그대로 굳어버린 사람 같았다.전화를 끊은 뒤에도 그 자세 그대로 서 있었다. 옆에 있던 박 비서마저 감히 말을 걸지 못했다. 한참 뒤, 그는 피식 웃더니 몸을 돌려 룸으로 걸어갔다. 그제야 박 비서가 다가왔다.“사장님, 강요나 씨 데리러 가실 겁니까?”이혁이 걸음을 멈췄다. 마침 술을 들고 오던 여자가 지나가고 있었는데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하룻밤에. 40억. 어때?”여자는 순간 멍해서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이 사장님… 40억이요? 진짜예요?”이혁은 대답하지 않고 그대로 룸으로 향했다. 문 앞에 도착하자 여자가 재빨리 달려가 문을 열어주었다.뒤에서 박 비서는 떠맡겨진 술을 보며 고개를 저은 뒤 술을 들고 룸으로 따라 들어갔다. 감성재가 이혁 옆에 있는 여자를 훑어보며 말했다.“사람 바뀌었네? 난 강요나인 줄 알았는데.”오늘은 성경 재벌가 자식들이 모이는 날이었다. 석 달에 한 번씩 모여 술도 마시고 카드도 치며 친목을 다지는 자리였다. 공교롭게도 오늘은 감성재와 이혁이 카드게임에서 맞붙었다. 혼자 해도 되고 여자 파트너가 대신 해도 되는 게임이었다.이혁은 낮에 감성재 옆에 있던 여자를 떠올리고는 그 여자를 불러 같이 놀자고 했다. 감성재는 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일부러 더 자극했다.“그럼, 여자 바꿔서 놀자. 난 강요나를 부르고, 넌 우리 집에 그 애 불러.”이혁은 뜻밖에도 감성재 말에 동의하며 바로 강요나에게 전화하라고 했다.감성재는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사실 강요나 본인도 모른다. 오늘 전화 안 받은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그 전화를 받았더라면 정말 목숨이 위험했을지도 모른다.감성재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부추겼다.“못 들은 거겠지. 너도 한 번 걸어봐.”이혁도 세 번 연속 전화를 걸었지만 다 받지 않았다. 결국 그는 수현 이모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 일을 듣게 됐다.그 순간 심장이 덜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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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장

강요나는 전화 너머에서 통화 거절 안내가 들려오자 피식 웃었다. 이혁에게 전화했더니 안 받고, 감성재에게 걸었더니 아예 끊어버렸다.이 개자식들!지우한테는 전화를 걸지 않았다. 안 봐도 뻔했다. 왜 얼굴도 안 보고 그냥 가버렸냐고 따질 게 분명했으니까.그런데 강요나가 침대에 누워 거의 잠들려던 순간, 지우가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목소리는 짜증이 가득했다.“뭐야?”“나 만나기 싫은 거지?” 지우가 웬일로 눈치가 있었다.“맞아.” 지우는 코웃음을 쳤다.“사실 나도 너 보고 싶진 않아.”“그럼 왜 찾아왔어?” 강요나는 생각할수록 짜증이 났다.그 여자가 아이를 데려오면서 그녀의 리듬과 평온이 완전히 흐트러졌다. 강요나는 그동안 이혁 옆에 있으면서 최근 들어 일이 좀 많아진 것 말고는 늘 편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내가 찾아가는 거 별로지? 그래. 알았어, 앞으로 안 찾아갈게.”지우가 갑자기 말했다.강요나는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다.“뭐라고?”“강요나, 니 딸 내가 대신 키워줄게. 대신 매달 양육비랑 돌봄 비용은 줘야 해. 아, 그리고 감성재는 건드리지 마.” 지우의 이상한 태도는 마지막 한마디에서 이유가 드러났다.강요나는 DIY실에서 봤던 장면이 떠올랐다. 세 사람이 함께 있던 마치 가족 같은 모습.“설마… 감성재 좋아하냐?”“돈도 많고 잘생겼는데 안 좋아하는 게 이상하지.”지우는 당당하게 인정했다.틀린 말은 아니었다. 만약 그때 이혁이 조금만 늦게 나타났다면 자기도 감성재를 택했을지도 모른다.“그래서 내 조건 받아들일 거야?” 지우가 물었다.강요나는 잠이 완전히 깼다. 몸을 일으켜 침대에 기대 앉았다.“네가 그 사람 좋아하는 건 이해해. 근데 왜 굳이 내 애까지 키우겠다는 거야?” 이게 이해가 안 됐다.“돈 때문이지. 한 달에 600만원이면 돼.”지우가 말했다. 금액은 오히려 적었다. 들은 바로는 보통 1000만원, 1500만원 받아야 한다고 했으니까.강요나는 쉽게 속을 사람이 아니었다. 피식 웃으며 말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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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장

배가 아파왔다.강요나는 이 상황에 생리까지 터졌다.아마도 전날 식사하면서 찬 걸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배가 유난히 심하게 아팠다. 쥐어짜듯이 아파서 바닥을 구르며 뒹굴고 싶을 정도였다.“아가씨, 예전엔 이렇게까지 아파하신 적 없었잖아요. 병원 가보시는 게 낫겠어요.” 수현 이모는 그녀가 그렇게 아파하는 모습을 보자 불안해졌다.이혁은 강요나에게 가끔 냉정하게 굴긴 하지만 만약 강요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이혁은 분명 자기 탓을 할 거라는 걸 수현 이모는 잘 알고 있었다.강요나는 침대 위에 엎드린 채 몸을 둥글게 웅크리고 있었다.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고 목소리마저 힘없이 떨렸다.“이혁이 밖에 나가지 말라고 했잖아요.”“제가 전화해 볼게요.”수현 이모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가 곧 다시 올라왔다. “아가씨, 사장님이 병원에 가도 된다고 하셨어요.”강요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가 허락하지 않았다면 그냥 이렇게 아파 죽는 건가?사람들은 그녀를 이혁이 기르는 새라고 했는데 오늘 그 말이 맞다는 걸 실감했다. 기분 좋으면 밖으로 내보내고 기분 나쁘면 가둬버리는 새.“옷 좀 갈아입을게요.”강요나는 그렇게 말하며 수현 이모를 내보낸 뒤 휴대폰을 꺼내 감성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곧바로 답장을 보내왔다. 모든 준비를 마친 뒤에야 강요나는 수현 이모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의사는 초음파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결과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배가 아픈 건 생리통 때문이었다. 하지만 식습관이나 피임 방식과의 연관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중요한 건 마지막 말이었다. 강요나는 감성재를 통해 이미 의사를 연결해 뒀다. 수현 이모가 검사 결과를 대신 받아왔고 강요나는 그녀가 몰래 사진을 찍는 걸 봤다. 수현 이모가 이혁에게 검사 결과를 보낼 게 뻔했다. 그러나 수현 이모는 그것이야말로 강요나가 바라던 바라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그녀는 피임 임플란트를 하고 있었는데 원래는 몸에는 별 부담이 없는 것이었다. 문제는 임플란트를 할 때 위치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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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장

강요나는 아침에 본 뉴스를 떠올렸다.박 비서가 데리고 다니며 시중드는 저 여자는 아마 이혁의 새 여자겠지.자기는 아파서 병원까지 왔는데 이혁은 전화 한 통 없었다. 반면 어젯밤에 같이 지낸 여자한테는 그의 전담 비서까지 붙여 주다니! 그녀가 속으로 비웃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치료실 안에서 여자 아이의 격렬한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보니 아이는 기도에 걸렸던 것을 토해냈다.이창림과 여자는 감격한 듯 아이를 끌어안았다. 아이는 더욱 다정하게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또랑또랑하게 외쳤다.“아빠!”강요나의 시선이 그 아이에게 향했다. 보아하니 많아야 여섯, 일곱 살?허허!강요나는 속으로 웃었다. 이혁, 이 씨 집안의 외아들이라고는 하지만 참 불쌍하다. 피가 안 섞인 누나가 있는 것도 모자라 이제 이복 여동생까지. 이러다 후계자 자리마저 뺏길지도 모르지. “아가씨, 어디 가셨어요?” 소아과를 나와 돌아가던 중에 자신을 찾고 있던 수현 이모와 마주쳤다.“화장실이요.” 강요나는 이창림 얘기를 절대 꺼낼 수 없었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화를 부를 수도 있다.수현 이모는 반대편에 있는 화장실 쪽을 힐끗 보았다. 강요나의 거짓말은 금세 들통났지만 그녀는 의미심장하게 웃기만 했다.강요나는 아무렇지 않게 그녀 팔을 끼며 말했다. “약은 다 받았어요? 다 받았으면 우리 가요. 너무 졸려요.”수현 이모는 굳이 캐묻지 않고 함께 밖으로 나섰다. 그런데 몇 걸음도 못 가서 박 비서 일행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물론 강요나와 저 여자가 원수 사이는 아니었다.이혁 주변 여자는 늘 바뀌었고 그녀는 한 번도 신경 쓴 적이 없었다.지금 이 여자도 마찬가지다.하지만 하룻밤 사이에 이혁한테서 40억을 받았다는 걸 떠올리니 강요나는 궁금해서 여자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지나치게 평범했다. 사람들 속에 섞이면 눈길 한 번 더 안 갈 얼굴인데 그런 여자에게 거액을 쏟아붓다니!이혁, 좋은 것만 먹다 질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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