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사육된 강요나, 금주를 차버렸다

7년간 사육된 강요나, 금주를 차버렸다

By:  꽃길Updated just now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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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의 여자들은 밀려오는 파도처럼 끊이지 않았다. 하루에 서너 명씩 바뀌는 건 놀랄 일도 아니었다. 단 한 사람, 강요나만은 예외였다. 그의 곁에 머문 지 7년.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이혁의 유일한 여자라 여겼다. 하지만 강요나는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몸을 탐했을 뿐이고 그녀는 그의 돈을 탐했을 뿐이라는 걸. 약혼녀가 직접 찾아왔을 때 이제야 끝이 나는구나 싶었지만 그는 오히려 더 집요하게 그녀를 놓지 않았다. 강요나는 자신이 그에게 특별한 존재라 믿었다. 그날,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는. 납치범의 칼날이 목을 누르고 있는 순간 그녀는 마지막으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혁, 이번 한 번만… 날 살려줘. 앞으로 다시는 매달리지 않을게.” 전화 너머로 돌아온 대답은 냉혹했다. “네가 죽으면 우리 사이도 깔끔하게 끝나는 거잖아.”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다음 날, 충격적인 영상이 온 인터넷을 뒤흔들었다. 그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은 화면 한 구석에 무릎 꿇고 있는 사람은 바로 늘 고고하던 이 가의 태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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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제1장

“혁아, 강요나는 아직도 질리지 않았어? 너랑 벌써 7년은 되지 않았나?”

“그러게. 걔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쁜데…그런 애 너 주위에 널리고 널렸잖아. 대체 뭐가 그렇게 좋은 거야?”

막 문을 들어서려던 강요나가 그 자리에 멈춰섰다. 말하던 사람들을 훑어본 뒤 시선은 곧 이혁 쪽으로 향했다.

그는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서 긴 손가락으로 와인잔을 들고 있었다. 입가에는 미묘한 표정이 걸려 있었다.

“아마도…걔 몸에 밴 빈티 나는 냄새겠지.”

순간 방 안이 폭소로 터졌다.

“빈티 나는 냄새? 그게 어떤 냄새인데? 혁아 말해 봐봐…”

조롱 섞인 농담은 귀에 거슬렸다. 그들은 신나게 떠들어댔고 아무도 문 앞에 서 있는 강요나를 보지 못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 다만 자세히 보면 입꼬리에 희미한 냉소가 걸려 있을 뿐이었다.

7년 전 그녀가 18살 때 학교 등록금 때문에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때 이혁은 바의 단골 손님이었다. 그의 곁에는 늘 예쁜 여자들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그는 그녀를 만나려 했다. 강요나는 그가 자기 얼굴을 보고 만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야 알게 됐다. 그녀를 만나는 이유는 그녀가 찢어지게 가난했기 때문이다.

그의 말은 듣기 거슬렸지만 강요나는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그녀가 이혁을 만나는 이유도 돈 때문이니까. 그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도 그걸 잊지 않은 자기 자신이 너무 대견했다.

강요나가 안으로 들어서자 떠드는 소리는 뚝 끊겼다. 다들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그 누구의 눈도 쳐다보지 않고 가장 눈에 띄는 한 남자를 향해 곧장 걸어갔다.

검은색 실크 셔츠, 반 쯤 풀린 단추,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 소매. 차갑게 흰 피부는 흐릿한 조명 아래서 유난히 눈에 띄었다.

이혁은 이가의 후계자다. 곁에 있는 여자는 옷 갈아입듯이 바뀌었다. 그 어느 여자도 한 달을 넘기지 못했다. 그런 그가 강요나를 7년 동안 곁에 두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오래 갈 줄은 그녀 자신도 몰랐다.

보통 부부나 연인들도 7년이면 권태기가 오기 마련인데 그가 아직 질리지 않았다니.

물론 이 7년 동안 처음 몇 달 말고 그가 그녀를 찾은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4년 전인가 그는 거의 1년 반 동안 그녀를 찾지 않았다. 그 시기 마침 그녀도 이혁 모르게 조용히 큰일 하나를 치렀다.

하지만 최근 반년 사이 그는 다시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그녀를 찾아왔다. 틈만 나면 그녀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 툭하면 실검에 오르내리고 있다.

강요나는 이혁 앞으로 다가갔다. 흰 실크 블라우스 아래에 엉덩이까지 오는 검은색 실크 스커트. 요염한 실루엣이 시선을 잡아 끌었다. 거기에 흠잡을 데 없는 얼굴까지. 그야말로 완벽했다.

강요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사람을 홀리는 눈매로 말했다.

“밥 먹으러 가자고 하지 않았어?”

이혁의 어두운 눈빛이 그녀의 얼굴을 스쳐 지났다. 검은 눈동자가 미세하게 움츠러들었다. 그는 잔에 든 술을 흔들더니 그녀 쪽으로 내밀었다.

“대신 마셔 줘.” 그녀는 받지 않았다.

“오늘은 … 속이 좀 안 좋아.”

“… 그래?” 그는 나른한 목소리로 말끝을 끌었다. 그는 고개를 젖혀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꿈틀거리는 목울대. 지나치게 관능적이었다.

“이혁, 오늘 제대로네. 이건 술김에 한 판 하겠다는 건가?” 누군가 음담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이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느긋하게 일어섰다.

그 순간 강요나의 손이 잡혔다. 그녀는 그대로 밖으로 끌려 나왔다. 그는 그녀를 복도 벽에 밀어 붙였다.

차가운 손가락이 그녀의 턱을 거칠게 들어 올렸다. 조명 아래 그녀의 작은 얼굴이 너무도 뚜렷이 드러났다. 이혁의 시선이 파운데이션으로 가려진 희미한 손자국에 멈췄다.

“누가 그랬어?”

역시 그의 눈을 속일 수 없었다. 강요나도 숨길 생각은 없었다. 그녀는 대답 대신 되물었다.

“오늘 나랑 마지막 식사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

오늘 그녀를 때린 사람은 이혁의 약혼녀였다. 맞았을 당시 강요나도 손을 들어올렸지만 이내 내렸다. 맞은 이 한 대를 돌려줄 수도 있었지만 돌려준다고 뭐가 달라질까? 어차피 맞은 거 차라리 남겨 두는 게 낫다. 이혁한테 보여주기 위해서.

이혁의 손등이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스쳤다. 붓기는 사라졌지만 손길이 닿자마자 아픔이 느껴졌다. 강요나는 움찔했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파.”

“5000만.” 이혁은 손을 거두며 숫자를 말했다.

강요나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역시 이 뺨을 돌려주지 않은 게 맞았다. 눈가에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좋아.” 이혁은 기쁨을 전혀 숨기지 않은 그녀 모습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가자.”

강요나가 그의 돈을 탐한다는 걸 그는 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탐욕이 솔직해서 싫지 않았다. 오히려 돈을 원하면서도 애매하게 구는 애들이 더 싫었다.

“어디로 가는데?” 강요나는 몸을 바로 세웠다.

“우리 집.” 강요나는 깜짝 놀라며 따라붙었다.

“날 이가 댁으로 데려간다고?”

“왜? 싫어?”

가늘게 뜬 이혁의 눈에서 위압감을 느낀 그녀는 바짝 긴장했다.

그녀와 같은 애는 밖에서 갖고 노는 심심풀이 대상일 뿐이다. 이렇게 숨어 지내도 따귀를 맞는 판에 집안까지 발을 들인다니. 이건 스스로 목숨 거는 일이다.

게다가 7년 동안 단 한 번도 데려간 적이 없는 곳이다. 이 타이밍에 왜 갑자기 이런 선택을 하지? 강요나는 그의 의도를 도무지 가늠할 수 없었다.

강요나는 불안한 기색을 숨기고서는 장난스럽게 떠봤다.

“마지막 만찬을 이가에서 먹는 건 좀 그렇지 않아? 그냥 안 먹어도 돼. 꺼지라고 하면 여기서 꺼질 수 있어.”

그에게는 약혼녀가 있으며 결혼 날짜까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이름도 없고 명분도 없는 그녀는 이제 물러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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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혁아, 강요나는 아직도 질리지 않았어? 너랑 벌써 7년은 되지 않았나?”“그러게. 걔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쁜데…그런 애 너 주위에 널리고 널렸잖아. 대체 뭐가 그렇게 좋은 거야?”막 문을 들어서려던 강요나가 그 자리에 멈춰섰다. 말하던 사람들을 훑어본 뒤 시선은 곧 이혁 쪽으로 향했다. 그는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서 긴 손가락으로 와인잔을 들고 있었다. 입가에는 미묘한 표정이 걸려 있었다. “아마도…걔 몸에 밴 빈티 나는 냄새겠지.”순간 방 안이 폭소로 터졌다. “빈티 나는 냄새? 그게 어떤 냄새인데? 혁아 말해 봐봐…”조롱 섞인 농담은 귀에 거슬렸다. 그들은 신나게 떠들어댔고 아무도 문 앞에 서 있는 강요나를 보지 못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 다만 자세히 보면 입꼬리에 희미한 냉소가 걸려 있을 뿐이었다.7년 전 그녀가 18살 때 학교 등록금 때문에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때 이혁은 바의 단골 손님이었다. 그의 곁에는 늘 예쁜 여자들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그는 그녀를 만나려 했다. 강요나는 그가 자기 얼굴을 보고 만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야 알게 됐다. 그녀를 만나는 이유는 그녀가 찢어지게 가난했기 때문이다. 그의 말은 듣기 거슬렸지만 강요나는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그녀가 이혁을 만나는 이유도 돈 때문이니까. 그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도 그걸 잊지 않은 자기 자신이 너무 대견했다.강요나가 안으로 들어서자 떠드는 소리는 뚝 끊겼다. 다들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그녀는 그 누구의 눈도 쳐다보지 않고 가장 눈에 띄는 한 남자를 향해 곧장 걸어갔다. 검은색 실크 셔츠, 반 쯤 풀린 단추,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 소매. 차갑게 흰 피부는 흐릿한 조명 아래서 유난히 눈에 띄었다. 이혁은 이가의 후계자다. 곁에 있는 여자는 옷 갈아입듯이 바뀌었다. 그 어느 여자도 한 달을 넘기지 못했다. 그런 그가 강요나를 7년 동안 곁에 두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오래 갈 줄은 그녀 자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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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왜? 나한테서 떠나고 싶어? 벌써 갈 곳이라도 생긴 건가?”이혁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연기 너머로 그의 잘생긴 얼굴이 흐릿하게 번졌다.“아니야. 그냥… 좋은 일 방해할까 봐.” 강요나는 맞았던 뺨을 살짝 만지며 눈매에 억울함을 담았다. “맞는 것도 무섭고.” 이혁의 입꼬리가 비틀리듯 올라갔다. “뺨 한 대에 5000만원인데 몇 대 더 맞고 싶은 거 아니야?” 정말이다. 그는 그녀를 속속들이 꿰뚫고 있었다. 사실이긴 했지만 그래도 강요나는 남자의 자존심을 생각해서 일부러 더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 “난 진심이라고. …이제 곧 결혼하잖아. 내가 괜히 문제 만들면 안 될 것 같아서.”“꽤나 배려심 깊은데.”이혁은 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 그 눈빛이 묘하게 흘러 강요나의 등골이 서늘해졌다.강요나는 눈을 내리깔며 진심인 척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오랜 시간 함께 했잖아. 나한테도 잘해줬고.…은혜는 갚아야지.” 공기를 가르는 짧은 냉소가 흘렀다. 그는 거침없이 본심을 찔렀다.“뭐야? 돈은 충분히 챙겼고 이제 몸만 빠지겠다는 거야?”이 몇 년간 그가 그녀를 찾은 횟수는 많지 않았지만 돈과 보석만큼은 아낌없이 줬다.강요나는 한 발짝 다가가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정 그렇게 말하면 나 그냥 들러붙는다. 평생 옆에.”이혁은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툭 튕겨 넣었다. “내가 아쉬운 게 아니라 내 돈이 아쉬운 거겠지.”정말 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남자였다. 알고 있으면 됐지 굳이 말로 하기는.강요나는 몸을 틀어 그의 허리를 끌어안고 부드럽게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이혁 씨 돈도 아쉽고 이혁 씨도 아쉽지……7년이나 함께 했는데 떠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몰라.”금빛 새장에 오래 갇힌 카나리아는 이미 나는 법을 잊었다.그녀가 그를 만나기 시작했을 때는 대학에 막 입학한 참이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남자 동기와 조금 친하게 지냈다는 이유로 그는 그녀를 휴학 시켰다. 그 후로 그녀는 그가 마련한 집 안에서만 살아왔다. 요즘은 그와 파티에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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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차가 이가 저택에 도착했을 때에도 강요나는 여전히 이혁이 농담 하는 줄로만 알았다.“정말 생각 잘 한 거야? 진짜 날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려고?”강요나는 고개를 들어 이가의 높다란 문루를 올려다보았다. 머릿속엔 온통 번쩍이는 돈 생각뿐이었다. 저택은 청회색 벽돌로 지었다고 하기 보다 돈으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것처럼 보였다. 이혁은 그녀를 힐끗 보았다. 시선은 고개를 든 탓에 훤히 드러난 그녀의 목선으로 옮겨갔다. 가늘고 곱게 뻗은 목. 단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깨끗했다. 목걸이 하나조차 없었다.그동안 그가 준 돈도 적지 않았고 보석 역시 넘칠 만큼 줬건만 그녀가 착용한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었다.“왜? 이제 와서 겁나?” 이혁은 담담하면서도 장난기가 섞인 어조로 말했다.강요나는 그의 팔을 끼고 몸을 부드럽게 붙였다.“응. 무서워. 멀쩡히 들어갔다가 실려 나올까 봐.”이혁은 웃음을 터뜨렸다.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손길은 부드럽고 다정했지만 내뱉는 말은 꽤나 날카로웠다.“날 없는 사람 취급하는 건가?”자기가 있는 한 그 누가 감히 그녀를 함부로 하지 못할 거라는 말이었다.강요나는 더 말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았다. 오늘은 이 문을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그의 팔짱을 낀 채 여유로운 걸음으로 이씨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정원에는 꽃과 풀, 졸졸 흐르는 물소리,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고양이와 강아지들이 있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강요나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끌렸다. 사실 그녀가 그려왔던 집이란 이런 모습이었다. 여기에 뭔가를 더한다면 자기를 사랑해 주는 남자와 귀여운 아이들이다.“얘들 마음에 들어?”이혁의 목소리가 그녀를 현실로 불러왔다. 강요나는 고개를 저었다. “글쎄. 귀엽긴 한데… 털 날리는 건 싫어.”뒤에 덧붙인 말은 혹시나 해서였다. 괜히 좋다고 했다가 그가 고양이나 강아지를 집으로 보낼 것 같아서. 인간관계의 냉혹함에 너무 익숙해진 탓일까 강요나는 꽤나 무정했다. 사람에게도 사물에게도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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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이 두 사람 분명 뭔가 있다.강요나의 눈은 예쁘기만 한 건 아니다. 사람 속을 꿰뚫어보는 데에도 능했다.아까 임솔을 봤을 때만 해도 이혁이 그녀를 데려온 이유가 이 약혼녀 때문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진짜 타깃은 따로 있었다. 이혁 이 남자, 밖에서 이 여자 저 여자 만나는 것도 모자라 이젠 집까지.강요나가 속으로 감탄하고 있을 때 귓가에 이혁의 낮고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야.”짧은 한 마디에 여자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강요나는 순간 멈칫하며 눈동자가 가늘게 떨렸다.“강요나 씨죠? 저는 이청이라고 해요. …혁이 누나예요.” 여자의 표정은 금세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연스러워졌다. 이혁에게 누나가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 사실 그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그녀가 원하는 건 오직 그의 돈이었다. 돈 말고 다른 것에 크게 관심이 없다.“이청 씨.” 강요나는 웃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혁이가 누나 얘기를 안해서 몰랐어요.” 이청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제가 줄곧 해외에 있었거든요. 오늘 막 돌아왔고요.” 아, 그래서였군.“굳이 이런 얘기를 왜 해?” 조성숙이 대화를 끊었다. 그녀의 말투에는 강요나가 끼어들 자격조차 없다는 듯한 혐오가 묻어 있었다.강요나라는 사람은 성격이 분명했다. 자기한테 잘해 주면 그만이지만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굴면 절대 참지 않았다. 게다가 오늘 이혁이 그녀를 데려온 목적 자체가 사람들 속을 긁어 놓기 위해서면. 한 명이 불편하든 여러 명이 불편하든 불편한 건 마찬가지니까. 강요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 부인께서 다른 얘기 좀 해 주시겠어요?”조성숙은 그녀를 쳐다볼 생각조차 없었다. 말을 섞을 생각은 더더욱 없어 보였다.“강요나, 네 주제 파악 좀 해. 여긴 네가 입 놀릴 곳이 아니야.”조성숙의 분노가 눈에 띄게 드러났다. 두껍게 바른 화장 아래로 핏줄이 선명히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강요나는 태연했다. 이혁에게 반쯤 기대 선 채 조금도 움츠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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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어쩐지 이혁 씨 요리 실력이 좋더라니. 집에서 입맛 제대로 길러졌나 봐요.” 강요나가 주방 문에 기대 서서 툭 던지듯 말했다. 귓속말을 나누고 있던 이 부인과 임솔은 깜짝 놀랐다. “여긴 왜 와?” 이 부인의 눈에는 적의가 담겨 있었다. 어디를 봐도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이었다.그럴수록 강요나는 더 거리낌이 없었다. “임솔 씨랑 얘기 좀 하려고요.”임솔은 따귀 한 대면 이 여자가 얌전해질 줄 알았다. 그런데 오히려 이혁을 부추겨 집 안까지 따라 들어오다니 이건 노골적인 도발이었다.“저도 마침 강요나 씨랑 할 얘기가 있어요.” 임솔은 이 부인을 한 번 힐끗 보고는 앞치마를 벗었다. 이 집 며느리 될 사람으로 당당한 기세였다. 강요나 곁을 지나치며 노골적으로 눈을 굴린 뒤 몸을 비켜 거실 소파에 앉았다.강요나는 우아한 걸음으로 다시 거실로 나왔다. 이청은 눈치껏 일어나 자리를 비켜주었다. 소파 옆에는 커다란 초록 화분이 하나 놓여 있었다. 꽃도 피지 않고 이름도 알 수 없었지만 은은한 향이 나서 꽤 좋았다. 강요나는 식물 옆에 섰다. 잎을 살짝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임솔 씨, 제 얼굴… 이제 붓기는 내려갔죠?” “가볍게 때린 거예요.” 임솔은 이를 악물었다. 이 부인 앞에서의 얌전한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봐라, 이 여자도 연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다 똑같다. “그러게요. 정말 가볍게 때린 것 같아요.” 강요나는 웃으며 눈을 반짝였다. 요염하면서도 위험한 기색이 묻어났다.“근데 그 한 대가 얼마짜리인지 아세요?” 그러면서 다섯 손가락을 쫙 펴 보였다. “그러니까 더 많이 때렸어야죠. 지금이라도 두 대 더 보태실래요?”임솔은 얼어붙었다. 뺨 한 대에 그렇게 큰 돈을 줄지는 상상도 못 했다.“안 믿기세요? 그럼 보여 드릴까요?” 강요나는 정말로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켰다. 거기엔 이혁의 송금 알림이 떠 있었다. 임솔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손끝은 분노로 떨고 있었다. 반면 강요나는 더없이 환하게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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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진석 씨!” 강요나가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지 못한 채 멍해 있는 사이 이청이 옅은 미소를 띠며 남자를 향해 다가갔다.강요나도 ‘진석’이라고 부른 한마디에 정신을 차렸다. 정말 그 사람이었다.주진석. 이렇게 다시 만났다.무려 7년 만이었다.강요나는 최대한 평정을 유지하려 애썼다. 아무렇지 않은 척, 아무 동요도 없는 척. 하지만 손바닥에서 번지는 차가운 기운까지는 숨길 수 없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이혁을 힐끗 바라봤다. 그는 여전히 그녀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놓지 않고 있었다. 제발 이상을 느끼지 않기를.이 남자는 속이 무척 좁다. 자기는 밖에서는 스캔들이 끊이지 않지만 그녀가 조금이라도 한눈을 팔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전형적인 나는 되고 남은 안 되는 사람이다. 강요나는 그런 그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친구도 만들지 않고 어떤 모임에도 나가지 않았다. 사람을 많이 만날수록 위험하다. 혼자 있는 게 가장 안전한 일이었다. 다행히도 이혁의 표정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강요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시선은 어쩔 수 없이 주진석에게 향했다.은은한 패턴이 들어간 회색 정장. 질감부터 남달랐다. 손목 위로 반 쯤 드러난 가죽 스트랩의 시계까지. 과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취향. 7년 전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고 묵직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청은 다정하게 그의 팔짱을 끼었다. 아까 약혼자가 있다고 했으니 주진석이 바로 그 사람이겠지.“진석 씨, 소개할게요.” 이청이 주진석과 함께 다가왔다.예의상 앉아 있던 강요나와 이혁도 일어나야 했지만 강요나가 막 몸을 움직이려는 순간 이혁이 그녀를 잡아 끌었다.“둘이 빨리 앉아. 아니면 우리도 일어나야 하잖아. 서로 귀찮게.”면전에서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 수 있는 사람은 이혁 말고 또 누가 있을까.이청의 얼굴이 잠시 굳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주진석을 힐끗 보고는 그를 데리고 옆 소파에 앉았다.“이혁은 알지요?”“오랜만이네요.” 주진석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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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오늘의 이혁은 유난히 거칠었다. 강요나가 버텨내기 힘들 정도였다.평소라면 분명 애교 섞인 투정을 부리며 조금만 살살해 달라고 했을 텐데 오늘은 확실히 달랐다. 마치 무언가를 풀어내고 있는 듯했다.오늘 이혁의 집에 다녀온 일은 겉으로 보기엔 그녀를 데리고 가서 으스댄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그 역시 자극을 받은 쪽이었다. 누가 그를 자극했는지 강요나는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그 약혼녀 임솔은 아니었다.그 여자는 그저 정략결혼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이혁은 그녀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렇다면… 다른 누군가이겠지.강요나의 생각은 갑작스러운 통증에 끊겼다.참다못해 그녀는 그의 가슴을 세게 한 번 쳤다. “날 죽일 셈인가?”눈물이 눈꼬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정말 아팠던 것이다.“진짜 아파?” 이혁의 낮은 질문에 강요나는 코끝이 시큰해졌다. 그녀는 몇 번 더 그의 가슴을 쳤다. “기분 나쁜 일 있으면 그 사람한테 가서 풀어. 나한테 이러지 말고.” 이혁의 눈동자가 가늘게 좁혀졌다. 어둠 속에서 그녀의 눈을 응시하던 그는 이내 또 한 번의 거침없는 공세를 시작했다. 결국 강요나는 몸에 힘이 풀린 채 고요해졌다. 아예 죽은 사람처럼 늘어져 있자 이혁은 그녀를 안아 윗층 침실로 데려갔다.강요나는 이혁이 돈을 주고 키우는 여자에 불과했지만 그녀는 조금도 비굴하지 않았다. 가끔은 일부러 반항도 한다. 이혁 역시 그런 그녀를 내버려두는 편이었다. 아마 이게 남자의 못된 본성이겠지. 이혁이 샤워하러 들어갔고 강요나는 이불을 꼭 끌어안은 채 숨을 고르다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오늘 하루는 지난 한 달보다 더 피곤했다. 쇼핑하다 한 대 맞고 이혁을 찾아 클럽에 갔다가 이가까지 끌려가. 마지막엔 몸과 정신까지 혹사당하고. 악마가 따로 없다. 강요나는 속으로 이혁을 욕하며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얼마나 잤는지 모른다. 휴대폰이 윙윙 울리는 소리에 깨어났다. 그녀는 휴대전화 소리에 유난히 민감했다. 너무 갑자기 깬 탓인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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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강요나의 등줄기를 따라 서늘한 기운이 훑고 지나갔다. 이혁은 분명 다 들었다. 그가 준 돈이지만 어떻게 쓰는 건 그녀 마음이다. 그래도 이렇게 쉽게 다른 사람에게 준 걸 알면 그 역시 달가워할 리 없었다.아무래도 제대로 한 번 달래야 할 것 같았다. 지금 이 타이밍에 약혼녀 문제까지 겹쳐서 잘못하면 정말로 끝일지 지도 모른다.그와 헤어지는 게 두려운 건 아니었다. 다만 그를 떠나고 나면 당장 이렇게 손이 큰 스폰서를 다시 찾기가 쉽지 않았다.강요나는 남자 없이도 살 수 있으나 돈 없이는 안 됐다.눈만 뜨면 상환일이 떠오르는 현실을 생각하니 숨이 막혀 왔다. 불안해도 소용없다.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든 수습하는 수밖에.불과 몇 초 사이 강요나의 머릿속엔 수십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났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고개를 돌렸다. 얼굴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조금도 찔리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아직 안 갔어? 난 이미 간 줄 알았어.”이혁은 그녀의 능청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는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기며 다가왔다. 깊게 가라앉은 눈빛이 무겁게 눌러왔다.강요나는 솔직히 무서웠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도둑질하다 현장에서 잡힌 기분이었다.하지만 그녀는 무서울수록 더 애교를 부렸다. 그를 향해 다가가 그의 팔에 매달렸다. 순수한 표정에 무고한 눈빛으로 물었다. “화났어?”이혁의 시선은 맞아 부은 그녀의 반쪽 얼굴에 머물렀다.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않겠어?”“당연히 해야지. 누가 안 한대? 내가 돈을 무슨 다른 남자한테 쓴 것도 아니고.” 강요나는 당당하게 말했다.이혁은 팔을 빼내더니 소파에 앉았다. 아까 휴대전화를 꺼내느라 열어 둔 가방은 그대로였다. 안에는 립스틱, 파운데이션, 몇 가지 화장품. 그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이혁은 그녀의 텅 빈 목선을 흘끗 보며 무언가를 떠올린 듯 미간을 깊이 찌푸렸다. 강요나는 그 옆에 바짝 붙어 앉아 그의 손을 끌어 깍지를 꼈다.“전화 온 사람은…엄마야. 정확히 말하면 새엄마. 그 분 친딸이 사람한테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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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강요나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데 너무 갑작스러운 질문이었다.그는 심지어 유나라는 이름까지 들었다. 더 조심했어야 했다. 큰 실수다. 하지만 지금 후회해 봤자 소용없다.강요나는 억지로 호흡을 고르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표정을 정리했다.“귀도 밝아.” 말하며 장난스럽게 그의 귀를 꼬집으려 했지만 이혁은 고개를 살짝 피했다. 그의 차분한 눈빛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속마음까지 전부 꿰뚫어 볼 수 있다는 듯한 시선이었다.“친척 집 아이야. 3살 된 여자애. 엄청 귀여워.”강요나는 이혁을 마주 보며 말했다. 조금이라도 더 떳떳해 보이고 싶었다. 그리고 그의 미세한 표정 변화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그들 사이에서 아이 이야기는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었다. 그가 아이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1년 넘게 찾아오지 않았던 사이 그녀는 그와의 딸을 낳았다.“들어보니 꽤 친해 보이던데?”이혁의 말엔 다른 뜻이 섞여 있었다. 강요나는 줄곧 이곳을 떠난 적이 없었다. 그는 지금 그녀를 떠보고 있다. 하지만 강요나는 태연하게 대답할 변명이 있었다. “그럼. 영상 통화 자주 하다 보면 친해질 수밖에 없지.”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 웃음은 너무도 당당하고 거리낌이 없어서 오히려 의심하는 쪽이 속 좁은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이혁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왜? 너 아이 좋아했나?” 그가 되레 그녀를 떠보다니!그와 그녀 미래를 약속할 수 없는 사이다. 그런데 무슨 아이를?그에게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들켜서는 절대 안 된다. 들키는 순간 그녀는 새장 속 새도 못 된다. 유나를 임신했던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처음엔 지울 생각도 했다. 하지만 생명이라는 걸 떠올리면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결국 마음을 굳혔고 최악의 상황까지 각오했다. 그런데 그때는 운도 따랐다. 그해 이혁은 해외로 나가 1년 넘게 돌아오지 않았다.아이를 낳고 석 달이 지나서야 그가 돌아왔다. 그녀는 끝까지 말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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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아니.” 강요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너무 갑작스러워서.” 이혁은 그녀의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네 본가 어디였지?”“…해성.”이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몸을 일으켰다.그제야 강요나는 그가 이미 정장으로 갈아입은 걸 알아차렸다. 외출 준비를 끝낸 모습이었다. 아마 아까 그 전화 통화를 듣지 못했다면 이미 집을 나섰을 것이다.“어디 가?” 강요나는 알면서도 일부러 물어봤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셔츠 깃을 정리해 주었다.“응.”강요나는 더는 묻지 않았다. 그가 아무리 그녀를 아껴도 그녀는 자신의 처지를 잊은 적은 없었다. 절대 선을 넘지 않는 것이 그녀의 생존 방식이었다.이혁이 떠나고 강요나는 그대로 소파에 주저앉았다. 휴대전화 화면이 반짝였다. 읽지 않은 메시지 알림이었다.누군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볼 마음이 없다. 머릿속에는 이혁의 차갑고 맑은 모습만이 맴돌았다.그와는 처음부터 미래가 없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오늘 그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했다.잠시 멍하니 있다가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라연이 보낸 메시지가 와 있었다. 은행 계좌 번호였다. 그리고 그쪽에서는 국내 은행 카드로만 돈을 받는다는 말을 덧붙였다.다 익숙한 수법이었다. 강요나는 굳이 폭로할 생각은 없었다. 바로 은행 앱을 켜서 돈을 보냈다. 잔액이 0이 되는 순간, 그녀는 휴대전화를 던져버리고 천장을 바라보며 웃었다.한밤중 웃음소리는 꽤 컸다. 결국 도우미 이모까지 깨웠다.“아가씨, 무슨 일 있으세요?” 외투를 걸친 수현 이모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강요나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제가 깨웠나요?”“아뇨.” 수현 이모는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보더니 여전히 걱정스러운지 덧붙였다. “정말 괜찮으세요?”“괜찮아요. 휴대폰 보다가 웃긴 영상 봐서요…” 강요나는 말을 하면서 눈가를 스쳤는데 손끝에 닿은 건 눈물이었다. 그녀는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수현 이모는 잠시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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