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나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순간 모든 걸 눈치챘다. 강요나는 주스를 머금은 채 삼키지 않았다. 잔을 내려놓으며 가볍게 기침을 한 번 하고는 옆에 있던 휴지를 집어 그대로 다 뱉어냈다.“미안, 목에 걸렸어.” 소녀는 당황한 듯 옆에 있던 물컵에 물을 부었다. 이 정도 연기력으로 여기까지 보낸 걸 보면 감독 수준도 별로 높은 것 같지 않았다.잠시 후, 강요나는 관자놀이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소녀가 다급하게 물었다. “언니, 어디 불편하세요?”“좀… 어지럽네.” 강요나는 베테랑 배우였다. 이혁 곁에서 7년, 안 해본 역할이 없다.“언니, 제가 쉴 수 있는 곳으로 모실게요.” 소녀는 지나치게 친절했다.그제야 강요나는 문득 떠올랐다. 그리고 일부러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고마워… 근데 자기는 이름이 뭐야?”“언니, 저 소지은이라고 해요.” 소녀는 그녀를 부축해 일으켰다.강요나는 일부러 몸을 더 무겁게 실었다. 마른 체구의 소녀가 버티기 힘들어 보였다.“지은… 좋은 이름이네. 너랑 잘 어울려.” 그 말에 소녀의 얼굴이 붉어졌다. 긴장 때문인지 칭찬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연회장을 나서며 소녀가 말했다. “언니, 위층에서 잠깐 쉬세요. 이 사장님 곧 오실 거예요.”강요나는 눈을 반쯤 감은 채, 완전히 기운 없는 연기를 이어갔다. “위층에… 이혁이 잡아 준 방이 있어?”소녀의 얼굴이 더 붉어졌다. “언니,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아까 몸이 좀 안 좋아서 올라가서 쉬…”말을 끝내기도 전에 강요나가 끊었다.“이혁이랑 잤어?” 너무 직설적인 질문에 소녀는 순간 굳었다가 곧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그런 관계가 아니에요. 진짜.”“자도 이상할 건 없지.” 강요나는 몸을 그녀에게 기대며 말했다.“내가 이혁이면 너 같은 애를 그냥 안 뒀어. 이렇게 순수하고 예쁜데.”말하며 손을 들어 소녀의 뺨을 살짝 만졌다. 속으로는 피식 웃었다. 자기가 여자라 참 다행이지 남자였으면 아마 이혁보다 더 날라리일지도. 역시 스무 살 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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