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이정은 주변의 대형 수공예품 시장을 돌며 간단한 조사를 했다.조사를 마치고 나서야, 자신이 처음에 세웠던 구상이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처음에는 수공예 시장의 상인들과 협업하는 방안을 고려했다.이 상인들은 회사 창고와 거리가 가까운 데다가 수공예품의 단가도 비교적 높았다.이렇게만 되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고 수익도 상당할 거라 판단했지만 직접 조사해 보니 현실은 달랐다.사람들의 유입은 많았지만, 대부분 구경만 할 뿐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적었다.게다가 각 상점의 수공예품은 대부분 가족 단위로 소량 제작한 물건들이라서, 회사 창고에 쌓여 있는 대량의 수공예품을 한꺼번에 소화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었다.그래서 이 방안은 어렵겠다는 결론이 나왔다.사실 이런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했다.이렇게 쉽게 해결될 문제였다면, 그 수공예품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창고에 쌓여 있을 리도 없었고 이신영이 이 임무를 자신에게 맡길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하루 종일 발로 뛰고 난 뒤 이정은 오후에 회사로 돌아왔다.“요즘 젊은 사람들 회사 다니는 거 정말 편하네요. 오고 싶을 때 오고, 안 오고 싶으면 안 와도 되고, 대표님도 뭐라 안 하시니 부럽기까지 하네요.”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문가 쪽 자리에 앉아 있던 중년 여성이 일부러 들으라는 듯이 비꼬았다.이정은 잠시 멈췄지만 대꾸하지 않고 곧바로 자기 자리로 향했다.외부에서 바로 들어온 인원은 원래 견제를 받기 마련이었다. 하물며 이신영이 곧바로 프로젝트 담당 자리를 맡겼으니, 질투와 반감이 따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이정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다시 새로운 방향을 고민했다.임무는 분명 쉽지 않았지만 이정에게는 단지 번거로운 일일뿐이었다.며칠 뒤, 이정은 한 서류를 들고 신영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대표님, 수공예품 프로젝트 관련 기획안인데 한번 봐주시죠.”그 말에 이신영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이렇게나 빨리 방안이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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