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수가 옷을 갈아입고 있을 때, 소찬미가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해 보니 박성주가 보낸 메시지가 있었다.[찬미야, 할 얘기가 있으니 신혼집으로 와.][질질 끈다면 이혼합의서를 안 받아줄 거야.]이를 본 소찬미가 휴대폰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을 주자, 손톱이 하얗게 변했다.‘이혼합의서를 받아서 다행이야.’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쉰 후, 이리저리 고민하다가 서경수와 서송희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미안한 마음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정말로 미안해요.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하니 다음에 살게요.”서송희는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옷자락을 잡았다.“예쁜 이모, 그렇게 중요한 일이에요?”“응. 아주 중요해.”소찬미는 서송희의 볼을 살며시 쓰다듬은 후, 서경수를 바라보며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먼저 갈게요, 서 대표님. 흉터 제거 수술은 제가 최대한 빨리 방법을 찾아볼게요.”서경수는 고개를 숙인 채 안경 너머로 차가운 기운을 뿜어내며 문서를 집어 들어 보기 시작하더니 소찬미가 떠날 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이를 보던 문 비서는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큰일 났어. 오늘 무조건 야근해야 할 것 같아.’...소찬미는 곧바로 보산 별장으로 돌아왔다.“사모님.”그녀가 돌아오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퍼즐과 블록을 정리하고 있던 집사와 가정부들이 인사를 건넸다.예전에 소찬미는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스스로 치우게 했기에 이리 난장판이 된 적이 없었다.그래서 이들은 소찬미가 있었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었다.소찬미가 두 아이를 총애한다고는 하나 고원희처럼 응석받이로 키우지는 않았던 것.그녀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인 후, 두 아이와 고원희가 보이지 않아서 2층으로 올라가 서재 문을 두드렸다.“들어와.”서재로 들어간 소찬미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혼합의서는 다 보셨나요? 의문이 드는 점은 있던가요?”“왜 이렇게 급해?”박성주는 서명하다 말고 물었다.“얘기 좀 할 수 없을까? 대체 왜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지 난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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