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뒤, 우진이 다시 돌아왔다. 왠지 미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팀장님, 죄송합니다. 저는 팀장님...”해인은 가볍게 웃었다.“내 몸 상태 때문이야. 우진 씨가 뭘 잘못한 건 아니지. 오히려 신경 써준 마음을 내가 제대로 못 받아서, 내가 더 미안해.”우진은 머쓱한 듯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렇게 말하는 해인 앞에서 괜히 더 민망해졌다. 며칠 동안 해인이 출근하지 못한 사이에, 우진은 해인이 처리해야 할 업무를 전부 항목별로 정리해 두었다. 그 자료들은 가지런히 해인 책상 위에 쌓여 있었다.우진은 해인 책상 위에 늘 놓여 있던 커피도 치우고, 대신 따뜻한 우유를 올려두었다.한동안 해인이 화장실에 다녀오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돌아오는 길에 보니, 우진은 컴퓨터 화면으로 임산부용 등받이 쿠션을 검색하고 있었다.그때 우진이 갑자기 물었다.“팀장님, 무슨 색 좋아하세요?”해인은 아직 저런 물건이 꼭 필요할 때는 아니라서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우진은 워낙 진심으로 챙기고 있었고, 그런 마음을 굳이 꺾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해인은 짧게 답했다.“핑크색.”우진이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역시 제 감이 틀리지 않았네요.”해인처럼 얌전하고 단정해 보이는 사람은 정말 핑크색을 좋아할 것 같았다. 핑크색은 해인에게 잘 어울리는 색이었다. ‘역시 팀장님한테는 이런 색이 잘 맞아.’우진은 자리에서 일어섰다.“팀장님, 점심은 뭐 드실래요? 요즘 구내식당 음식은 좀 괜찮아지긴 했는데, 팀장님 입에 맞으실지 모르겠습니다.”해인은 웃으며 말했다.“나 그렇게 유난스러운 사람 아니야.”이어서 해인이 덧붙였다.“아, 맞다. 점심은 안 챙겨줘도 돼. 나 볼일이 있어서 잠깐 나가야 해.”해인은 시댁에 가볼 생각이었다.그날 태겸이 해인을 태우고 가다가 사고가 났지만, 해인은 시댁에서 해인을 집까지 데려다 주기로 한 기사가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움직였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었다.게다가 며칠째 최수나와도 계속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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