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은 병원 입원 병동 복도에서 태상이 지도교수와 거칠게 언성을 높이며 다투는 모습을 보았다.실험실은 R국에 있었고, 태상이 쓰는 말도 R국어였다. 지안은 그 말들을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했다. ‘대체 무슨 일이지?’통화를 끊은 뒤, 지안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무슨 일 있어? 왜 그렇게까지 흥분한 거야?”태상은 원래 누구하고도 잘 지내는 사람이었다. 평소에 화를 내는 일도 거의 없었다. 적어도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지안이 알기로 태상은 누군가와 저렇게 심하게 부딪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별거 아니야.”태상은 더 말하고 싶지 않다는 기색이 뚜렷했다. 머리가 아픈지 미간까지 살짝 찌푸리고 있었다.“지도교수님이랑 의견이 좀 안 맞았어.”지안은 태상이 외국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태상은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곧장 지도교수의 실험실로 들어갔다. 그 자리도 야마모토 교수가 태상을 강력하게 추천해서 성사된 것이었다.지안이 집으로 돌아가려 하자 태상이 말했다.“먼저 가. 난 처리할 일이 좀 있어.”지안이 차에 오르는 걸 끝까지 지켜본 태상은 굳은 표정으로 병원 최상층에 있는 사무실로 향했다. 문 앞에 멈춰 선 태상이 손등으로 문을 두드렸다.“들어와.”서진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태상과 시선이 마주쳤지만, 태상이 찾아올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조금도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서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야마모토 교수님한테 이미 전화는 받았겠지. 난 칩의 각종 데이터를 계속 모니터링할 팀이 필요해.”“듣자 하니 너는 해외에서 원래 그 일만 맡아 왔다며. 그래서 교수님이 이 일을 너한테 넘긴 거야.”서진과 태상은 동갑이었다. 두 사람이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지만, 같은 반은 아니었다. 서로 얼굴만 아는 사이고 가깝다고 할 수는 없는 사이였다.태상은 불과 몇 분 전에서야 서진이 자기 지도교수인 야마모토 교수에게서 거액을 주고 칩을 사들였고, 그 칩을 멀쩡한 사람의 뇌에 이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방금 전 태상이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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