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생각이 먹혔다는 걸 알아차리자, 희정은 그제서야 이번에 두 사람을 불러낸 진짜 이유를 꺼냈다.“단영 이모님, 천 여사님. 저도 더는 숨기지 않을게요. 저는 한유호가 좋아요. 한유호하고 결혼하고 싶어요.”상대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희정도 어느 정도는 포장했을 것이다.아무래도 유호는 이미 해인과 결혼한 몸이다. 그런 유호를 두고 대놓고 두 사람을 헤어지게 만들고 싶다고 말하면, 남들 눈에는 꼴사나워 보일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왕단영과 천하솜 앞에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희정은 생각했다.‘저 사람들은 이미 한 지붕 아래서 서로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사는 사람들이야.’‘그런 사람들 앞에서 뭘 더 감출 필요가 있겠어.’두 사람이 짧게 눈을 마주쳤다. 먼저 입을 연 건 왕단영이었다.“희정아, 그게 무슨 말이야? 유호는 이미 아내가 있잖아. 그런데 네가 어떻게 유호랑 결혼을 해. 그러면 유호 입장만 곤란해지지.”왕단영은 그래도 겉으로는 자애로운 척해야 했다.한때 유호를 돌본 적이 있는 사람이니, 최소한의 체면은 갖춰야 했다.그 말을 들은 천하솜이 곧장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참, 별걸 다 주인 행세하네. 누가 들으면 유호를 네가 키운 줄 알겠다. 애 좀 돌봤다고 무슨 유호랑 대단한 사이인 것처럼 굴기는.”천하솜의 비아냥에도 왕단영은 그저 웃고 넘겼다.왕단영은 이미 이런 말에 상처받을 단계를 초월해 있었다.희정은 두 사람의 반응을 차분히 살피다가, 조용한 목소리로 다시 말을 이었다.“그런데요, 강해인이 회사 지분 전부를 쥐고 있다는 얘기, 두 분도 들으셨죠? 두 분은 그 지분, 안 갖고 싶으세요?”그 말이 떨어지자 두 사람의 눈에 욕심이 빠르게 스쳤다.그룹 지분을 원하지 않을 리 없었다.그동안 두 사람이 서로 물어뜯고 버틴 이유도 결국은 그것 하나 때문이었다.그룹 지분이 있어야 자기 자리도 확보하고, 앞으로의 삶도 보장받을 수 있으니까.그런데 한원랑은 지분을 몽땅 큰아들 쪽으로 넘겨 버렸다.또 겉으로는 영리해 보이는 유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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