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도수희는 병색이 짙었다.입술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온몸에 기운이라고는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아 보였다.겨우 마흔을 조금 넘긴 나이였는데도, 겉모습은 쉰을 훌쩍 넘긴 사람처럼 보였다. 머리카락도 반백이 되어 있었다.조수경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대체 자기와 도수희 사이에 무엇이 그렇게 달랐는지.조수경은 집안도 도수희보다 나았고, 생김새도 더 빼어났고, 받은 교육도 더 좋았다.자기관리에 들인 시간도 많아서 여전히 젊고 단정한 모습을 유지했다.조수경과 도수희가 나란히 서 있으면, 마치 서로 다른 시대에서 온 두 사람처럼 보일 정도였다.그런데도 조수경은 그 오랜 세월 동안 차장섭의 마음을 한 번도 얻지 못했다.조수경이 그 사실을 받아들일 리 없었다.조수경은 병원에서 크게 소란을 피웠다.도수희는 병실에 더 머무르지 못하고 급히 퇴원해야 했다.그런데 집으로 돌아온 뒤, 차장섭은 조수경과 크게 다퉜다.차장섭은 조수경이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를 괴롭혔다고 몰아세웠다.차장섭은 조수경과의 결혼은 애초부터 웃음거리 같은 일이었다고도 했다.이제는 더는 조수경과 같이 살 수 없다며,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으라고 몰아붙였다.승부욕이 강했던 조수경은, 자기보다 모든 면에서 못하다고 여겼던 여자에게 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틀 뒤, 조수경은 자기 방의 문을 잠근 채 손목을 그었다.희정의 외할아버지도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그 말은 곧 조수경 쪽에는 더 이상 조수경을 지켜 줄 가족이 아무도 남지 않았다는 뜻이었다.그런데 차장섭은 이미 장인의 생전 인맥을 발판 삼아 시장 자리까지 올라 있었다.예전 장인보다도 더 큰 권세를 누리고 있었다.희정의 어머니는 그렇게 손목을 그어서 세상을 떠났지만, 그 일은 너무도 허망하게 그대로 묻혀 버렸다.희정은 그날을 잊지 못했다.방 안으로 뛰어들어가 마주했던 그 장면을.어머니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피는 바닥 위로 흥건하게 퍼져 있었다.겨우 한 줄기 숨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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