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슬은 옆에서 말끝마다 가시를 세웠다.“하 대리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입사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큰 프로젝트를 따내시다니요. 어떤 사람은 회사에 몇 년이나 있으면서도 별 성과도 없잖아요. 그래도 월급은 꼬박꼬박 받아 가고요.”그 말을 듣고 예주는 해인을 한번 바라봤다.“민 대리님, 강 대리님도 헛일만 한 건 아니에요. 강 대리님이 개발한 기술이 있었으니까 제 기술이랑 비교가 가능했던 거고, 그래서 ZC그룹에서도 더 빨리 결정을 내릴 수 있었겠죠. 그렇게 보면 공은 강 대리님이 반쯤은 세운 거예요.”예주의 말 속에는 해인의 연구보다 자신의 기술이 더 뛰어나서 HJ그룹이 자신을 선택했다는 뉘앙스가 자연스럽게 깔려 있었다.하슬은 얄밉게 웃었다.“에이, 그렇게 겸손하실 필요 없어요. 본인 공은 본인 공이죠. 남한테 나눠 줄 이유가 있나요? 아무튼 하 대리님, 곧 과장님 되시는 거 미리 축하드려요.”두 사람은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말을 주고받았고, 그 모습은 마치 짜 맞춘 대사처럼 자연스러웠다.신승빈은 속으로는 해인이 과장이 되길 바라고 있었다. 해인은 회사에 오래 몸담았고, 이 프로젝트 역시 초반부터 깊이 관여해 왔다.하지만 이미 내뱉은 말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신승빈은 정리하듯 말했다.“하 대리, 계약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표님께 보고해서 하 대리 과장 승진 건으로 진행할게.”“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 저녁에 부서 회식 겸 단합 자리 한번 합시다.”회식이라는 말이 나오자 하슬의 눈이 반짝였다.“하 대리님, 전에 말씀하셨잖아요. 부잣집 남자친구 있다고. 오늘 그분 한번 모셔오는 거 어때요?”예주는 잠시 멈칫했다. 최근 태겸이 바빴기에, 올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하지만 이미 크게 말해 둔 이상, 예주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제가 이따가 한 번 물어볼게요.”부잣집 남자친구 이야기가 나오자, 눈치 빠른 직원들이 슬그머니 다가왔다.“하 대리님, 남자친구분 친구들도 같이 오라고 해 주시면 안 돼요? 싱글인 분들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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