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예주가 입을 열었다.“부장님, 모두 같은 프로젝트 팀이고요, 책임도 서로 연결돼 있잖아요. 실험도 원래 두 명씩 짝을 이뤄서 진행하고, 강 대리님이랑 민 대리님은 원래 한 조였고요.”예주는 신승빈을 바라보며, 부드럽고 무해한 미소를 지었다.“민 대리님이 급한 일로 자리를 비우셨다면, 강 대리님이 대신 확인하는 것도 책임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그리고 회사에서도 다들 이야기하잖아요. 강 대리님은 곧 과장 승진하신다고요. 부장님도 팀에서 가장 많이 애써 주시는 분이시니까, 다들 그 부분은 마음에 두고 있을 거예요.”하슬은 예주의 말이 자신을 두둔해 주는 것임을 알아차리고, 고마운 눈길을 보냈다.예주는 하슬에게도 예의 바른 미소를 돌려주었다. 동시에 신승빈이 팀을 위해 가장 많이 기여하고 있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덧붙이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그 말에 신승빈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해인은 예주의 이런 처세술을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예전에 그렇게 순하고, 학비 지원해 달라고 조심스럽게 부탁하던 하예주는 이미 없네.’‘지금의 하예주는 예전의 순수함도, 미숙함도 남아 있지 않아. 눈빛 사이에는 계산과 요령만 남아 있지.’해인은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결국, 그때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거지.’예주를 도운 건 해인의 순간적인 연민 때문이었다.그 무렵, 해인은 아버지와 두 오빠를 잃고 태겸의 부모에게 맡겨진 상태였다.자신의 처지를 떠올리다 보니, 부모 없이 자란 예주가 마음에 걸렸고, 그렇게 학비를 지원하게 됐다.두 사람은 나이 차이도 크지 않았다.처음 지원을 받게 된 예주는 무척 기뻐했고, 해인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자주 감사 인사를 전했다.해인은 답장에서 공부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 얼굴 한 번 본 적도 없었지만, 해인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예주를 친동생처럼 여기고 있었다.이후 두 사람은 같은 대학에 합격했다.해인은 진심으로 기뻐했고, 예주는 해인의 전공을 알고는 같은 학과를 선택했다.그렇게 둘은 온라인에서 알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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