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호의 사무실.주헌은 옆에 앉아 있는 유호를 힐끗 바라본 뒤, 눈도 깜빡이지 않고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아닙니다. 저와 도련님은 함께 있지 않습니다. 도련님 혼자 출장 가셨습니다.]해인은 정말로 말문이 막혔다.‘이혼하자고 한 것도 그쪽이고, 안 하겠다고 한 것도 그쪽이네.’하지만 해인은 더 따질 기력도 없었고, 저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가려낼 마음도 없었다.“그럼 그분이 돌아오시면 바로 연락 주세요.”그 말을 끝으로 해인은 전화를 끊었다.핸드폰 화면을 힐끗 본 주헌은, 다시 책상 앞에서 만년필을 쥔 채 꼼짝도 하지 않는 유호를 바라봤다.유호의 눈빛은 깊게 가라앉아 있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속내를 읽을 수가 없었다.그 시선을 받은 주헌은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에 한동안 입도 열지 못했다.그러다 유호의 시선이 자신의 핸드폰에 머문 걸 보자 곧바로 반응했다.“제 핸드폰을 일단 드리겠습니다. 나중에 필요 없으실 때 돌려주셔도 됩니다.”유호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유호는 해인과의 대화창을 열었다. 메시지는 며칠 전, 해인이 보낸 ‘월요일에 뵙죠’에서 멈춰 있었다.유호는 해인의 프로필을 상단에 고정하고, 그대로 글자를 입력했다.[그래서 이번 한 달 동안은 하늘빌에서 마음 놓고 살아도 됩니다.]해인은 메시지를 대충 훑어본 뒤, 그대로 대화창을 닫았다.주헌이 지나치게 참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자신이 어디에 사는지 비서가 무슨 상관인가 싶었다.그렇다고 깊이 생각하지도 않았다.유호가 한참을 기다렸지만 해인의 답장은 오지 않았다.유호는 주헌의 핸드폰을 옆으로 던져 놓았다....이날은 월요일이었다.가정법원에 가기 위해 해인은 반차까지 냈다.회사로 돌아오자, 사람들이 예주를 둘러싸고 연신 축하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아침 일찍부터 사내 메일로 예주의 과장 승진 공지가 연달아 도착한 모양이었다.축하 겸... 예주는 전 직원에게 밀크티를 돌렸다.HJ그룹 직원 수만 해도 수백 명이 넘었는데, 예주는 아낌없이 돈을 쓴 듯했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