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서민재의 목소리가 놀란 듯 금세 들떴다.“전 괜찮아요. 이해리 씨가 그렇게 말해 주시니까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네요.”“요즘 왜 이렇게 피로한 상태로 운전하는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방금도 하필이면...다행히 차 안전성이 좋아서 크게 다치진 않았는데, 당분간은 다리가 부러져서 꼼짝없이 쉬어야 할 것 같아요.”서민재는 계속해서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았다. 이해리는 이마를 짚으며 적당히 맞장구를 쳐 준 뒤 전화를 끊었다.어차피 밖에 나온 김에 잠시 쇼핑이나 하다가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정지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지금 뭐 하고 있어?”오늘 서민재가 갑자기 입원하게 된 일을 떠올리자, 이해리는 문득 모든 게 지나치게 절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일 지안 씨가 한 거예요?”그녀는 돌려 말하지 않고 바로 물었다.하지만 전화기 너머의 정지안은 잠시 침묵하더니 되물었다.“무슨 말이야? 이 일이라니, 그게 뭔데?”이런 일만 나오면 정지안은 꼭 모르는 척을 했다.이해리는 그가 입을 여는 순간 이미 답을 얻은 것 같았다.그래서 일부러 다시 물었다.“제가 무슨 일을 말하는지 정말 몰라요? 오늘 특별한 일이 그렇게 많았던 것도 아니잖아요.”서민재가 갑자기 사고를 당해 다리까지 부러진 게 단순한 우연일 리 없었다.‘설마 오늘 내가 서민재와 통화하던 내용을 지안 씨가 들은 걸까?’생각할수록 그럴 가능성이 커 보였다.“저 지금 밖에서 쇼핑 중이에요. 아직 집에 안 들어갈 거고요.”“그래. 다른 일 하러 간 게 아니라면 됐어.”정지안의 대답을 듣는 순간, 이해리는 오늘 일은 절대 우연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그냥 솔직하게 말해 봐요. 이번 사고, 지안 씨가 뒤에서 사람 시켜서 만든 거죠?”사실 해리가 원하는 건 단지 정지안의 대답뿐이었다.정지안이 속이 좁다거나 질투심이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 다만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적어도 이런 식의 ‘사고’만큼은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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