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버님이 남편으로》全部章節:第 301 章 - 第 310 章

390 章節

제301화

“저희 의뢰인은 오랜 시간 깊은 고민과 갈등 끝에 이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니 신중하게 판단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자신의 외도 증거와 사진들이 공개되자 정도원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저런 자료를 이해리가 대체 어떻게 손에 넣은 거지?’그는 그동안 이해리가 계속 참고만 있었던 이유가 자신이 그녀의 약점을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알고 보니 양의 탈을 쓴 늑대였다. 애초에 타협할 생각 따위는 없었다.이해리는 변호사의 옆에 앉아 마치 방금 벌어진 모든 일이 자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판사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이해리가 오랜 시간 고심해 왔다는 변호사의 말을 듣고서야 그녀는 살짝 눈가를 문질렀다.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가련한 모습에, 판사는 모든 증거를 검토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증거가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판단에 반영하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정도원은 다급해졌다.그는 곁에 있던 변호사에게 이해리의 외도 증거도 제출하라고 눈짓을 보냈다.그 자료들은 어렵게 모았다. 심지어 직접 사람을 시켜 몰래 촬영까지 했다.저 증거만 공개되면 이해리는 꼼짝없이 패배할 터였다.그렇게 생각하며 정도원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이해리를 노려보았다.하지만 이해리는 그를 한 번 힐끗 바라볼 뿐, 태연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마치 그가 앞으로 무슨 일을 벌일지 전혀 모른다는 듯했다.그녀가 그렇게 평온할수록 정도원의 속은 더욱 뒤틀렸다.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이 마음속에서 점점 커지며, 문득 그는 자신이 이해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어쩌면 처음부터 이 여자를 이해한 적이 없었는지도 몰랐다.하지만 인제 와서는 그조차 중요하지 않았다.그 사이 정도원 측 변호사는 준비한 증거를 제출했다.그들은 이해리가 외도했으니 재산 분할 없이 빈손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때 이해리 측 변호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이의 있습니다. 제 의뢰인은 그런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AI 합성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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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재판이 시작되기 전, 그는 분명 윤유나에게 전화해 집에서 얌전히 있으라고 말했다.오늘은 그들에게 매우 중요한 날이니 단 한 번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됐다.그런데 윤유나가 결국 몰래 법정까지 찾아온 것이다.게다가 조금 전 이해리가 제출한 증거들은 완전히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이해리의 증거는 모두 진짜였고 사실로 입증되었다. 반면 정도원의 증거는 악의적으로 조작된 가짜 사진이었다.양측 증거의 신뢰도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뒤집혔다.이제 모두가 이해리를 오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법정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결국 심리는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재판이 끝나자마자 정도원은 곧장 이해리에게 다가갔다.“이해리, 이거 다 네가 꾸민 짓이지? 처음부터 다 계획한 거잖아. 그 조작 사진도 네가 사람을 시켜 나한테 넘긴 거고!”원래 그가 데려온 기자들은 이해리가 망신당하는 장면을 찍어 기사로 쓰려 했다.하지만 상황이 완전히 뒤집히자 이번에는 정도원과 윤유나를 에워싸고 해명을 요구하기 시작했다.윤유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망신스럽게 자리를 떠나며 배를 감싸 안고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윤유나의 등장 덕분에 대부분의 관심은 그녀에게 쏠렸다.그래서 정도원은 계속 이해리를 쫓아갈 수 있었다.오늘 이해리는 변호사와 함께 왔고 정지안은 현장에 없었다.그래서 정도원이 다가왔을 때도 그녀는 그저 무심히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변호사가 안경을 고쳐 쓰며 물었다.“도와드릴까요?”이해리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습니다.”그녀가 너무도 태연하여 보이자 정도원은 한 걸음 더 다가서 더욱 독기 어린 눈빛으로 노려보았다.“전부 네가 꾸민 거야! 계속 나를 함정에 빠뜨려 놓고 인제 와서 피해자인 척하는 거야?”이해리는 그의 말을 잠자코 듣다가 휴대전화를 들어 보였다.“계속 길 막고 서 있으면 오늘 있었던 일 전부 녹화해서 공개할 거야. 그래도 괜찮아?”라이브 방송은 재판이 시작되면서 종료된 상태였다.지금이라도 다시 켜서 결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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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그래도 재판이 완전히 끝나고 나면 더는 이런 불쾌한 일들에 시달릴 필요도 없을 것이다.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다. 그날 집에 돌아온 뒤에도 정도원은 끊임없이 전화를 걸어왔다.그는 이해리에게 따져 묻겠다며 집요하게 연락을 해댔다.심지어 오늘 재판은 제대로 끝난 것도 아니라며, 다음 기일에 다시 심리해야 하니 더 많은 증거를 준비하라고까지 요구했다.오늘 재판은 중도에 중단된 상태였다. 다음 재판을 위해 이해리 역시 이미 추가 증거를 준비해 두었고, 변호사와 상의할 생각이었다.그런데도 정도원이 저토록 당당하게 구는 모습을 보자 이해리는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그런 말을 하는 거, 녹음하면 어쩌러고 그래?”전화기 너머가 순간 조용해지더니 잠시 후, 정도원은 그대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참 겁도 많네.”같은 수법에 두 번이나 당하면서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게다가 이해리는 막 잠에서 깬 상태라 목소리마저 나른했는데, 정도원은 또 걸려들었다.이해리는 휴대전화를 옆으로 던져두고 다시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조금 더 자고 싶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정지안이 방문을 두드렸다.“일어났어? 오늘 일정 있어?”이해리는 몸을 뒤척이며 다시 잘 거라고, 당분간 방해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그렇게 한참 더 자고 난 뒤, 문득 정지안이 자신을 찾았던 것이 생각난 이해리는 방문을 열고 나왔다. 그런데 집 안은 텅 비어 있었다.휴대전화에는 정지안이 남긴 메시지가 있었다.며칠 동안은 푹 쉬고, 저녁에는 밖에서 밥 먹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자신이 돌아오면서 음식을 사 오겠다는 말도 덧붙였다.이해리는 메시지를 보며 눈썹을 치켜들었다.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식사를 챙겨 준다니, 그녀는 기분 좋게 그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딱히 할 일도 없던 그녀는 집에서 라이브 방송을 켰다.어제 재판에서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했지만 공개하면 안 되는 법적 내용은 조심해서 제외했다.“아무튼 완전 통쾌한 역관광이었어요. 자기들은 그 사진이 진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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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그 말에 이해리는 잠시 멈칫했다가 환하게 웃었다.“갑자기 무슨 촛불을 켜놓고 저녁 식사예요?”재판은 단지 중단되었을 뿐, 아직 이혼이 확정된 것도 아니었다.하지만 정지안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미리 축하하는 거야. 이혼이 확정되면 그땐 더 큰 선물과 깜짝 이벤트도 준비할 거고.”이해리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그녀는 식탁 앞에 앉았다. 짧은 시간 안에 준비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식탁은 근사하게 꾸며져 있었다.30분 사이에, 식탁에는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가득했고 와인잔 두 개도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이해리는 턱을 괴고 맞은편에 앉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행복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고마워요. 이런 저녁 준비해 줘서.”사실 정지안이 아니었더라도 오늘은 오초아를 만나 축하할 생각이었다.비록 이혼은 아직 성립되지 않았지만 이번 재판은 정도원에게 엄청난 타격을 안겨 주었다.인터넷은 정도원을 비난하는 글들로 가득했다.이해리는 실시간 이슈를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다 시원할 정도였다. 오늘 방송할 때도 많은 시청자가 지금 정도원 쪽은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그는 계속해서 이슈를 잠재우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법정에서 이해리가 내놓은 증거들이 너무나 결정적이었다.심지어 정도원과 윤유나의 부계정까지 전부 털렸다. 특히 윤유나가 그동안 올려 왔던 애정 과시 게시물들은 네티즌들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었다. 결국 계정은 신고가 누적돼 정지되고 말았다.이해리는 구경이라도 해 보려고 들어가 봤다가 계정이 이미 차단된 것을 보고 살짝 아쉬워했다.그때 정지안이 물었다.“앞으로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이해리는 잠시 생각한 뒤 답했다.“이혼이 끝나면 먼저 여행을 다녀오려고요. 아마 초아랑 같이 갈 것 같고요. 그리고 돌아오면 지안 씨가 말한 프로젝트를 시작할 거예요. 모든 게 안정되면 그다음엔 유학 가고요.”유학 이야기를 꺼내며 그녀는 조심스럽게 정지안의 표정을 살폈다.하지만 예상과 달리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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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둘 사이에 특별히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정말 지안 씨가 말한 이유 때문일까?’하지만 술기운은 점점 짙어졌고, 이해리는 더 깊이 생각할 틈도 없이 취해 버렸다.나중에는 자신이 어떻게 방으로 돌아갔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 눈을 뜬 이해리는 침대 옆 협탁 위에 놓인 종이 한 장을 발견했다.정지안이 남긴 메모 같았다.그런데 손글씨가 아니라 출력된 종이였다.[오후에 호숫가를 같이 걸을까? 내가 호숫가에서 기다릴게.]이해리는 종이를 이리저리 뒤집어 보았다. 설명도 없고 맥락도 없었다. 그래도 어딘가 서툰 로맨틱함이 느껴졌다.그리고 그녀는 의외로 이런 작은 이벤트에 약했다.잠시 메모를 바라보던 그녀는 정지안에게 따로 답장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조용히 준비를 시작했다.이해리는 순백의 원피스로 갈아입고, 약속 장소로 나갈 채비를 마쳤다.정지안의 집 근처에는 실제로 꽤 큰 호수가 있었다.약속된 시간에 맞춰 도착한 이해리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호숫가에는 아무도 없이 벤치 두 개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었다.‘이상하네. 분명히 이 시간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혹시 메모를 잘못 남긴 건가?’그렇게 생각하며 몸을 돌리려던 순간, 뒤통수에 둔탁한 충격이 가해졌다.이해리는 미처 뒤를 돌아보지도 못한 채 그대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다시 눈을 떴을 때, 이해리는 낯선 공간에 누워 있었다.그리고 바로 옆에는 한 소녀가 서 있었다.상대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이해리는 눈을 크게 떴다.“너...”그곳에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가정부의 딸, 은소월이었다.은소월은 이해리를 내려다보며 입가에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그 순간 이해리는 쓰러지기 직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경계심이 치솟았다.“네가 나를 기절시켜서 여기까지 데려온 거야? 대체 무슨 목적이야?”그 말을 들은 은소월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더니, 입가에 걸려 있던 웃음도 순식간에 사라졌다.“내 목적? 네가 그런 질문을 할 자격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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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다만 하얀 원피스가 흙투성이가 되었다.은소월은 멈추지 않았다.열여덟, 열아홉 정도밖에 되지 않은 소녀였지만 이를 악물고 온 힘을 다해 이해리를 끌고 갔다.그제야 이해리는 그녀의 의도를 깨닫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전부 네 잘못이야... 복수할 거야...”은소월이 중얼거렸다. 눈에는 독기가 가득했다.“이렇게 어린 나이에 정말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하려고? 나한테 복수한다고 해서 네 가족 사정이 나아지는 건 아니잖아!”이해리는 이를 악물고 그녀를 설득하려 했다.하지만 은소월은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라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그녀는 차갑게 웃으며 이해리를 거칠게 밀쳤다.“네가 무슨 상관이야? 우리 집이 이렇게 된 건 다 네 탓이니까 넌 당연히 죗값을 치러야 해!”은소월을 보고 있자니,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분노만 키워 온 문제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이해리는 더욱 강하게 말했다.“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알아? 이렇게 하면 네 가족은 더 불행해져!”은소월은 잠시 멈칫했다.하지만 이미 호숫가에 도착했고, 검푸른 물결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는 후회가 보이지 않았다.이해리는 일부러 목소리를 부드럽게 낮췄다.“은소월, 네 어머니가 장애를 입으셨다면 내가 도와줄 수 있어. 하지만 네가 지금 이 일을 저지르면 감옥에 가게 돼. 그럼 어머니는 누가 돌봐? 네 아버지가 제대로 보살펴 줄 것 같아? 그 두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하지만 이번에는 이해리가 계산을 잘못했다.은소월은 멍하니 중얼거렸다.“하지만 네가 죽으면 난 이제 그 사람들도 신경 안 써도 되잖아.”순간 이해리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계속 끌려가던 중, 등 뒤를 묶고 있던 밧줄이 살짝 느슨해진 느낌이 들었다.순간 희망이 번쩍 스쳤다. 하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이어 갔다.“역시 그랬구나. 몇 푼 더 받고 팔겠다고 꽃 욕심내다가 가족까지 망친 사람이 갑자기 효녀가 될 리가 없지. 결국 부모를 책임지기 싫었던 거잖아.”그 말에 은소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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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병실 밖, 중년 여성은 초조한 표정으로 의사에게 물었다.“많이 위험한 건가요?”의사는 검사 결과를 확인하며 말했다.“폐렴 증상이 있습니다. 고열도 심하고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어서요. 가족들에게 빨리 연락해야 해요.”한편, 정지안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이상함을 느꼈다.이해리가 집에 없고 메시지도 남기지 않았다.불안감을 느낀 그는 곧바로 이해리의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침대 옆에서 종이 한 장을 발견했다.자신이 쓴 글씨가 아니었다. 하지만 누군가 자신의 말투를 흉내 내 작성한 것이 분명했다.그는 곧바로 이해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수차례 전화에도 연결되지 않았다.결국 이해리가 실종된 사실을 확인한 정지안은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동시에 사람들을 동원해 주변 CCTV를 조사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정적인 장면이 발견됐다. 그와 이해리가 집을 비운 사이,은소월이 집에 들어왔었다.예전에 사건이 터졌을 때 그들을 내보내기만 했을 뿐, 집 비밀번호나 자물쇠는 바꾸지 않았었다.모니터를 바라보던 정지안은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몇 분도 지나지 않아, 비서가 은소월을 데리고 왔다.정지안의 앞에 선 은소월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남자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가 너무도 살벌했다.그녀는 애써 침착한 척하며 말했다.“왜 저를 부르신 건가요?”정지안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네가 더 잘 알겠지. 우리가 없는 사이 왜 우리 집에 들어왔어?”정지안은 말을 하면서 눈앞의 소녀를 살폈다.하지만 시야에는 혐오만이 가득했다.압박감이 극에 달하는 정지안의 기세에, 은소월은 더듬거리며 말했다.“요즘 집안 형편이 안 좋아서... 뭔가 훔쳐서 팔려고요...”하지만 거짓말은 금세 들통났다. 특히 정지안 같은 사람 앞에서는 더욱 그랬다.어색한 말투와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을 듣고 그는 곧바로 핵심을 찔렀다.“그 쪽지, 네가 남긴 거지?”정지안의 질문을 들은 은소월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녀는 자신의 허술한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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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지난 심리 당시 큰 화제를 모았던 만큼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이해리는 멍한 얼굴로 머리를 문질렀다. 그때 병실 문이 열렸다. 간호사가 들어오더니 그녀가 깨어난 것을 보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깨어나셨네요? 잠시만요. 바로 의사 선생님 모셔올게요!”이해리는 무언가 말하려 했다. 하지만 목에서는 쉰 숨소리만 새어 나올 뿐, 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놀랐다.‘혹시 말을 못 하게 된 건 아닐까?’답답한 마음에 그녀는 손짓으로 간호사에게 물었다.검사를 마친 뒤 의사는 폐렴이 거의 회복지만 목이 심하게 부어서 말을 못 한다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했다.“뭔가 찾고 계세요? 병원에 실려 오실 때는 소지품이 거의 없었어요. 옷밖에 없었거든요.”이해리는 고개를 저으며 입 모양으로 천천히 말했다.‘종이와 펜...’단 한 문장, 한 줄의 글자라도 자기 뜻을 분명히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막 정신을 차리자마자 자신이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에게도 연락할 수 없었고, 심지어 자신이 어느 병원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간호사는 한참 만에 겨우 알아듣고 급히 종이와 펜을 가져다주었다.[휴대전화를 잠시 빌릴 수 있을까요? 연락해야 할 사람이 있어요.]다행히 간호사는 흔쾌히 휴대전화를 내주었다.휴대전화 화면을 켠 이해리는 시간을 확인했다.오늘 날짜가 뉴스에서 말한 재판 날짜와 정확히 같았다.오늘이 바로 재판 당일이었다.순간 그녀의 심장이 급격히 뛰기 시작했다.급히 전화를 걸었지만, 이해리는 곧 자신이 아직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이해리는 간절한 눈빛으로 간호사를 바라보며 종이에 재빨리 한 줄을 적었다.그녀는 간호사가 대신 설명해 주기를 바랐다.다행히 이 간호사는 유난히 똑똑해서, 아까 이해리가 말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종이와 펜을 요구한 순간부터 계속 침대 곁을 지키며 떠나지 않았다.이때 이해리가 휴대전화를 빌려서 또 대화를 시도하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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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다른 도시 병원의 간호사에게 전화를 받은 정지안은 마음이 복잡했다.전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흐르는 것을 듣고, 그는 간호사가 이해리가 남긴 내용을 읽으며 전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했다.정지안이 복도에서 통화하고 있을 때,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 걸어왔다.정도원이었다.정도원은 정지안을 발견하자마자 옆에 있던 변호사에게 물었다.“저 사람은 왜 여기 있는 거죠?”변호사는 조금 전 재판 진행 방식이 변경됐다는 사실을 들은 터라 설명했다.“이해리 씨가 출석하지 않아서 다른 사람에게 참석을 위임했다고 합니다.”“웃기지도 않네요. 두 사람의 이혼 재판인데 왜 다른 사람이 나와요?”하필이면 정지안이라니.그 얼굴을 보는 순간부터 기분이 나빴던 정도원은 변호사에게 몇 마디를 낮게 속삭였다.원래부터 두 사람이 불륜 관계라고 의심해 왔다. 예전에 찍었던 사진들까지 모두 AI 합성으로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그 일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그래서 지금 정지안이 이해리를 대신해 나선 모습을 보자마자, 문득 어쩌면 이것이 역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옆에 있던 변호사는 정도원의 말을 듣고 서둘러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그들은 다시 한번 정지안과 이해리의 부적절한 관계를 문제 삼아 재판 진행을 막아보려 했다.“두 사람이 아무 관계도 아니라면, 왜 정지안이 이해리를 대신해 출석한 거죠? 저는 그게 궁금할 뿐이에요.”정도원은 건들건들한 태도로 같은 말을 반복했다.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여러 사실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은 이미 이해리 편에 서 있었다.물론 오늘 그녀가 직접 출석하지 않았다는 점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말이다.다행히 재판부는 한쪽 주장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사는 예정대로 이해리 측 변호인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증거와 자료야말로 모든 판단의 근거입니다. 법원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을 것이며, 공정성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그러나 여론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였다.정도원이 문제를 제기한 탓에 방청석 곳곳에서 수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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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죄송합니다. 사고를 당해 옆 도시 병원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오늘 막 의식을 되찾는 바람에 재판 일정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모든 분께 사과드립니다. 직접 출석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위임한 점 또한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이해리는 몹시 허약하고 얼굴이 창백해 보였다.그 한마디를 하는 것조차 온 힘을 짜내는 듯했다.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았고, 말을 할 때마다 목이 찢어질 듯 힘겨워 보였다.판사의 바로 앞에 서 있지 않았다면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녀가 직접 출석했다는 사실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큰 의미가 있었다.정도원과 그의 변호사는 이해리가 모습을 드러내자 눈에 띄게 표정이 굳었다.지난 재판은 그들에게 매우 불리하게 흘러갔다. 재판이 중단된 것 자체가 그 사실을 보여 주고 있었다.지난 재판이 끝난 뒤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다음 재판에서도 이해리 측이 평소처럼만 대응한다면 승자는 이해리가 될 것이라고.그리고 이번에도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이해리가 법정에 나타나자 흐름은 순식간에 그녀 쪽으로 기울었다.어쩌면 병색이 완연한 모습이 사람들의 동정을 샀는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은 저렇게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법정에 나온 것 자체가 사건에 대한 책임감과 진정성을 보여 준다고 생각했다.결국 판결이 내려졌고, 정도원이 가져갈 수 있는 재산은 전체의 4분의 1뿐이었다.재판 종료가 선언되자마자 이해리는 그대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다시 눈을 뜬 이해리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새하얀 천장과 벽이었다.또 병원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몸을 일으키려 했다.그때 곁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깼어? 어디 불편한 데는 없고?”이해리는 천천히 시선을 돌려 정지안을 확인한 순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전 또...”의식을 잃기 직전, 분명 재판이 끝났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번 이혼 소송에서 자신이 승소했다고 했다...이해리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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