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재판이 완전히 끝나고 나면 더는 이런 불쾌한 일들에 시달릴 필요도 없을 것이다.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다. 그날 집에 돌아온 뒤에도 정도원은 끊임없이 전화를 걸어왔다.그는 이해리에게 따져 묻겠다며 집요하게 연락을 해댔다.심지어 오늘 재판은 제대로 끝난 것도 아니라며, 다음 기일에 다시 심리해야 하니 더 많은 증거를 준비하라고까지 요구했다.오늘 재판은 중도에 중단된 상태였다. 다음 재판을 위해 이해리 역시 이미 추가 증거를 준비해 두었고, 변호사와 상의할 생각이었다.그런데도 정도원이 저토록 당당하게 구는 모습을 보자 이해리는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그런 말을 하는 거, 녹음하면 어쩌러고 그래?”전화기 너머가 순간 조용해지더니 잠시 후, 정도원은 그대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참 겁도 많네.”같은 수법에 두 번이나 당하면서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게다가 이해리는 막 잠에서 깬 상태라 목소리마저 나른했는데, 정도원은 또 걸려들었다.이해리는 휴대전화를 옆으로 던져두고 다시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조금 더 자고 싶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정지안이 방문을 두드렸다.“일어났어? 오늘 일정 있어?”이해리는 몸을 뒤척이며 다시 잘 거라고, 당분간 방해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그렇게 한참 더 자고 난 뒤, 문득 정지안이 자신을 찾았던 것이 생각난 이해리는 방문을 열고 나왔다. 그런데 집 안은 텅 비어 있었다.휴대전화에는 정지안이 남긴 메시지가 있었다.며칠 동안은 푹 쉬고, 저녁에는 밖에서 밥 먹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자신이 돌아오면서 음식을 사 오겠다는 말도 덧붙였다.이해리는 메시지를 보며 눈썹을 치켜들었다.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식사를 챙겨 준다니, 그녀는 기분 좋게 그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딱히 할 일도 없던 그녀는 집에서 라이브 방송을 켰다.어제 재판에서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했지만 공개하면 안 되는 법적 내용은 조심해서 제외했다.“아무튼 완전 통쾌한 역관광이었어요. 자기들은 그 사진이 진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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