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또다시 달라붙으려 하자 이해리는 귀찮은 표정을 지었다.사실 오늘 정지안과 함께 나온 이유는 정말 일이 있어서였다.얼마 전 사무실 위치를 정한 뒤, 이번에는 필요한 집기와 업무용 물품을 직접 고르러 나온 것이었다.초기 단계인 만큼 하나하나 직접 챙겨야 했다.이해리는 그런 과정이 꽤 재미있었다.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맡길 생각도 없었다. 문제는 정지안이 워낙 바쁜 사람이란 점이었다.겨우 시간을 맞춰 함께 나온 날인데, 중간에 이런 방해꾼이 끼어들 줄은 몰랐다.생각할수록 짜증이 치밀었다. 이해리는 결국 서민재를 바라보며 대놓고 말했다.“저희 협력 관계는 이미 오래전에 결정된 일이에요. 현재로서는 새로운 파트너를 받을 계획도 없어요.”사실상 거절이나 다름없는 말이었다.그런데도 서민재는 눈치가 없이 마치 아무것도 못 들은 사람처럼 또 웃으며 다가왔다.“에이, 사람 일은 모르는 거죠. 친구 하나 더 생긴다고 손해 볼 건 없잖아요? 나중에 진짜 함께 일하게 될 수도 있고요.”정지안도 결국 인내심이 바닥났다.“그만하죠? 우리는 일하러 가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 끼어들 이유는 없어요.”그런데 서민재는 정지안을 힐끗 바라보더니 마치 좋은 생각이라도 떠오른 것처럼 갑자기 눈빛이 달라졌다.그는 슬쩍 다가와 정지안에게 속삭였다.“정지안 씨, 정도원의 형이시잖아요. 저는 정도원의 친구고요. 그러면 우리도 어느 정도 아는 사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어요? 형, 제가 형이라고 부를게요. 그러니까 저 좀 도와주시면 안 돼요?”그러더니 능글맞게 눈을 찡긋했다.그의 시선은 다시 이해리 쪽으로 향했다. 노골적인 욕심이 가득 담겨 있는 시선이었다.이해리는 더 보기 싫다는 듯 먼저 걸음을 옮겼다. 정지안도 따라가려 했지만 서민재가 재빨리 그의 팔을 붙잡았다.“형! 제가 형이라고 부르잖아요. 저 좀 도와주세요. 형은 이해리랑 사이가 좋고 사업 파트너이기도 하잖아요. 사실 제가 이해리 씨를 좀 좋아해서요. 어떻게 하면 잘될지 조언 좀 해주시면 안 될까요?”그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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