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를 훔쳐본 순간, 이해리는 역겨워서 두 눈을 질끈 감았다.정도원이 그녀를 흘끗 보다가 뺨을 쓸어내렸다. 이어서 그녀가 깊이 잠들었다고 여기고는 부랴부랴 겉옷을 챙겨 입고 방을 나섰다.문이 닫힌 순간, 이해리는 재빨리 화장실에 달려가 변기를 잡고 토했다.속에서 올라오는 모든 것을 쏟아내고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고르는데 휴대폰 벨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몸이 불편했지만 겨우 지탱하며 일어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변호사에게 온 전화였다.“이해리 씨, 정도원 씨의 재산 조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소송을 거치시면 재산의 절반인 주택 다섯 채, 토지 두 필지, 그리고 자산 천억 원을 분할 받으실 수 있습니다.”이해리는 휴대폰을 꽉 잡고 다소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제 주식까지 합쳐도 고작 이것뿐인가요?”“네. 정도원 씨는 이미 대부분 자금을 회사 운영에 투입한 상태입니다. 더 많은 돈을 원하신다면 남편분의 다른 잘못이나 범죄 증거를 확보해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셔야 합니다.”이해리는 거의 즉시 정도원과 윤유나의 사실혼이 떠올랐다.비록 중혼죄가 없지만, 그동안 이해리를 속여 회사 밑거름으로 쓰게 만들었고 소중한 청춘까지 낭비했으니 모든 죄목을 합치면 정도원의 대부분 재산을 배상받을 수 있다.지금은 증거 수집을 계속해서 정도원이 변명의 여지 없이 돈으로 배상하고 나락으로 떨어지게 해야만 마음속의 울분을 삭일 수 있을 것 같았다.이해리는 눈을 감았다가 문득 부동산 한 채가 생각났다.그 별장만 생각하면 가슴을 옥죄이듯 아팠다.어머니가 위독하실 때, 그녀가 정도원과 화해하고 결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결혼 선물로 강변 뷰의 자윤 빌리지를 사주셨다. 또한 일부러 두 사람 공동명의로 해주었다.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이해리는 쓰라린 추억이 되살아날까 봐 차마 그곳에 가보지 못했고 결국 단 하루도 그 별장에서 지낸 적이 없었다.자윤 빌리지는 유일하게 두 사람 공동명의로 된 재산이지만 정도원에게 일 전 한 푼 내줄 생각이 없었다.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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