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리는 힘없이 정지안의 품으로 기울어졌다.의식을 잃기 직전, 마지막으로 떠오른 생각은 하나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자신을 장애인이라고 오해했는데, 이제는 눈앞에서 쓰러지는 모습까지 보여 줬으니 그 오해가 완전히 굳어지겠다는 것이었다.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정오가 가까운 시간이었다.침대 곁을 지키고 있는 정지안을 보자마자 이해리는 울컥했다.“다 지안 씨 때문이에요. 안 배고프다고 했잖아요. 굳이 내려가서 먹자고 해서.”사실 이해리는 아침을 먹는 것보다 그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자는 편이 훨씬 좋았다.정지안은 웃으며 말했다.“눈 뜨자마자 나한테 이렇게 화부터 내는 거야? 남들이 뭐라 하든 그냥 둬. 네가 진짜 불구가 된 것도 아니잖아. 몸만 다 나으면 다들 축하해 줄 텐데.”“제가 아직 요양 중만 아니었어도 진짜 한 대 쳤을 거예요.”‘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수작이람.’이해리는 볼을 부풀린 채 정지안을 노려봤다.“내일부터는 더는 저 밥 먹으러 끌고 다니지 말고, 사람들 앞에서 먹여 주지도 말아요.”“그럼 너는? 요양원에 있는 동안 뭘 하면서 지낼 생각이야?”정지안이 갑자기 몸을 가까이 기울이며 진지하게 물었다. 그 질문에 이해리는 잠시 멍해졌다.‘내가 뭘 할 수 있을까?’병원에서 몸을 잘 회복하고, 상처를 치료하면서 앞으로 진행할 프로젝트를 고민하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가끔 절친 오초아와 통화하고, 다른 병실의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아래층 정원에 내려가 꽃과 나무를 구경할 수도 있었다.그 정도가 전부였다. 이해리는 다른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그녀는 손가락을 하나씩 접어 가며 차근차근 말했다.정지안은 끝까지 듣고는 눈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봤다.“난 매일 여기서 네 곁에 있는데, 왜 나랑 같이할 일정은 하나도 없는 거야?”이해리는 정지안을 흘겨보며 말했다.“우리 둘이서 뭘 해요? 지안 씨도 매일 일하러 나가야 할 수도 있고, 계속 병원에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말하던 중, 이해리는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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