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손의 힘은 절대 남자의 힘이 아니었다. 이해리는 당시 균형을 잃고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하지만 그 손은 조금 더 가늘고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다.힘도 부드러웠다. 만약 남자가 그녀를 밀었다면, 어쩌면 그녀는 계단에서 떨어질 때 훨씬 더 크게 다쳤을 것이다.정지안은 잠시 망설이다 이해리에게 말했다.“좋아. 알았어. 걱정하지 마. 현장에 CCTV가 없어도, 내가 반드시 이 일을 밝혀낼 거야.”하지만 이해리가 이렇게 다치자, 연구실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챙길 사람이 없어졌다.에드워드도 병원으로 이해리를 찾아왔다. 그는 이 일을 알게 된 뒤, 자신이 대신할 수 있다고 먼저 말했다. 그리고 이해리의 연구실로 향했다.그날 에드워드가 이해리의 연구실에 막 도착해 안으로 들어간 순간, 등 뒤에서 기척이 느껴졌다.연구실은 텅 비어 있었다. 원래 에드워드는 조금 일찍 와서 문을 열고, 다른 직원들이 출근해 일할 수 있게 하려 했다.그런데 뒤에서 소리가 들리자, 그는 누군가 온 줄 알았다. 막 고개를 돌리려던 순간, 눈앞에 검은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곧이어 그의 목덜미에 묵직한 일격이 떨어지며 뒤통수에 찢어질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다음 순간 에드워드는 힘없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뒤에서는 다시 기묘한 소리가 들렸고, 그 사람은 곧 사라졌다.에드워드가 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소식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정지안과 이해리의 귀에 들어갔다.이해리는 자신이 아직 침대에 누워 있다는 것도 잊고 즉시 침대에서 내려 병문안을 하려 했다. 하지만 정지안이 그녀를 붙잡았다.“지금 이 상태로 병문안을 하러 가는 건 불난 데 기름을 붓는 거나 다름없어.”이해리는 아직 수액을 맞고 있는 자신을 한 번 내려다보고, 지친 듯 눈가를 문질렀다.“교수님이 왜 갑자기 사고를 당한 거죠? 제 연구실 쪽에 프로젝트를 챙길 사람이 없다는 말을 듣고, 교수님이 먼저 가서 도와주겠다고 하셨는데. 그런데...”말을 하던 도중 이해리는 이미 깨달았다.‘어쩌면 정도원이 손을 쓴 일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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