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안은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아 정도원을 바라볼 뿐이었다.하지만 옆에 있던 이해리는 더는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정도원에게 다가가 세차게 뺨을 후려쳤다.정도원은 충격에 한 걸음 뒤로 밀렸다. 손으로 뺨을 쓸던 그는 이내 피식 웃었다.“하. 이해리, 너랑 정지안은 사이가 점점 좋아지나 봐? 이제는 이렇게까지 그 사람 편을 드네.”이해리는 생각할 것도 없이 쏘아붙였다.“지안 씨 편이라서 이러는 게 아니야. 넌 그냥 인간쓰레기야.”그 한마디에는 그동안 정도원에게 쌓였던 이해리의 불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사실 이해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 말을 하고 싶었다.“알아, 정도원? 난 처음부터 네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 이혼한 뒤 네가 그렇게 역겨운 짓을 많이 했어도, 최소한 네 마음속에 가족과 약간의 선함 정도는 남아 있을 거로 생각했지! 그런데 인제 보니 전혀 아니었어. 넌 애초에 선하다는 감정 자체가 없었어...”이해리와 정지안이 한때 정도원에게 조금이라도 기대를 품었던 것이 아까울 지경이었다.두 사람은 그래도 정도원이 이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국 정도원은 자기 이익만 챙기는 음험한 인간이었다. 남을 망신 주기 위해 미리 판을 짜고, 가문에 먹칠하는 데 그토록 많은 힘을 쏟는 인간이었다.정도원은 소리 내 웃었다.“이해리, 넌 아직도 너무 순진해. 안타깝게도 이런 쓰레기 같은 나와 결혼했던 건 너야. 이제 네가 무슨 말을 해도 결국 재혼녀일 뿐...”정도원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이해리의 손바닥이 다시 그의 뺨을 후려쳤다. 이해리는 분노로 온몸을 떨었다.“네 머릿속에 이런 쓰레기 같은 생각만 가득한 줄 알았다면 절대 너와 결혼하지 않았어. 이제 와 이런 말로 날 모욕하려면, 먼저 네가 그럴 자격이 있는지부터 생각해 봐.”그 말을 내뱉는 동안에도 이해리는 자신이 그나마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고 생각했다.정도원 앞에서든 정지안 앞에서든, 자신의 행동이 지나치게 날카롭게 보이길 원치 않았다.하지만 눈앞의 남자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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