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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作者: 중신장지
어머니마저 이미 이렇게 되었다.

하지만 그 결정을 내리는 일은 정지안에게 여전히 고통스러웠다. 그는 미간을 깊게 찌푸린 채 손을 계속 떨고 있었다.

이해리는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았다.

“됐어요. 더 생각하지 말아요. 지안 씨는 옳은 결정을 한 거예요. 이 공지를 낸 뒤부터 우리는 거리낄 게 없어요. 정도원이 다시 우리를 건드린다면 그건 그 사람의 잘못이에요.”

정지안은 이해리의 팔을 붙잡은 채 한동안 자신이 무슨 감정을 느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사실 그동안 그의 마음속 깊은 곳을 둘러싸고 있던 가장 큰 감정은 갈등이었다. 어머니에 대해서도, 이해리에 대해서도, 그리고 정도원에 대해서도...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정도원을 그렇게 강하게 미워한다고 말할 수 없었다.

어쨌든 그들은 함께 자랐다. 자신이 입양된 아이였다고 해도,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와 정도원 사이에는 친형제처럼 좋았던 시간도 있었다.

“그거 알아? 도원이는 나보다 세 살 어려. 어릴 때부터 가족들은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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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17화

    말을 마친 그는 곧바로 이해리를 번쩍 안아 들었다. 놀란 이해리는 반사적으로 정지안의 목을 끌어안았다.“미쳤어요? 저 아직 일해야 해요!”정지안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해리를 안은 채 서재를 나갔다.그 벌은 오후 내내 이어졌다. 모든 것이 끝났을 때 이해리는 지쳐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도 없었다.그녀는 정지안의 품에 안긴 채 거의 그의 몸 위에 엎드려 있었다.정지안은 여전히 오늘 일에 앙금이 남은 듯 물었다.“다음에도 또 나 놀릴 거야?”이해리는 나른하게 대답했다.“다시는 안 할게요. 앞으로 다른 사람들과 연락도 줄일 거예요.”정지안 앞에서 주세훈의 이름을 다시 꺼내기는 어려웠다.그래도 주세훈과 손발을 맞춘 효과는 있었다. 비비안은 정말 이해리가 흘린 정보를 믿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짓 프로젝트 정보를 외부로 넘겼다.다음 날 아침 그 사실을 확인한 이해리는 정도원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정도원은 전화를 받자마자 본론부터 꺼냈다.“이해리, 내가 너희 프로젝트와 관련된 증거를 손에 넣었어. 이걸 공개해서 너희를 치면 넌 전부 잃게 될 거야. 그래도 우리가 한때 부부였던 걸 생각해서 기회를 한 번 주지. 혼자 나와서 만나. 할 말이 있어.”발신자를 확인한 순간부터 좋은 의도로 전화한 게 아니라는 건 알았다. 하지만 정도원이 직접 만나자고 하자 이해리는 잠시 의아했다.‘이 상황에 두 사람이 단둘이 무슨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걸까?’그러다 정도원이 궁지에 몰린 만큼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내가 초조한 척하지 않으면 저자들이 유출된 정보가 진짜라고 믿겠어?’그렇게 생각한 이해리는 잠시 망설이다 제안을 받아들였다.그날 오후 정도원은 이해리 회사 근처의 카페로 그녀를 불러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정도원은 몹시 의기양양해 보였다.이해리가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이번 일에서는 내가 네 체면을 세워 준 거야. 앞으로 내 계획에 협조해서 정지안을 함께 상대한다면 지난 일은 묻지 않겠어.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16화

    다만 매일 이해리에게 연락해 비비안의 상황과 현재 진행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물었다.정지안은 그 사실을 알아차리자 바로 경계심을 드러냈다.그날도 이해리는 주세훈과 통화 중이었다. 마침 정지안이 이해리에게 과일 접시를 가져다주려고 서재로 들어왔다.그는 이해리가 통화하는 소리를 듣고 옆에 서서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두어 마디만 들어도 상대가 또 주세훈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정지안은 아예 팔짱을 낀 채 느긋한 표정으로 통화를 듣기 시작했다.이해리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요 며칠 주세훈과 나누는 이야기는 거의 전부 비비안과 프로젝트에 관한 것이었다. 이해리는 정지안이 보는 앞에서 과일 접시의 체리 하나를 집어 먹었다.그러고는 입안에 체리를 문 채 주세훈에게 웅얼거리듯 대답했다. 그 모습을 본 정지안은 더욱 마음에 들지 않았다.이해리는 원래 정지안이 일을 마치고 자신이 뭘 하는지 보러 온 줄 알았다. 하지만 잠시 뒤 정지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국제전화 요금도 별로 안 드는 모양이네. 차라리 그 사람한테 돌아오라고 하지 그래? 그러면 더 가까이서 대화할 수 있잖아.”주세훈은 그 말을 정확히 듣지는 못했다. 그저 저쪽에서 남자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리자 물었다.“선배, 무슨 일 있어요?”이해리는 대충 몇 마디로 넘긴 뒤 전화를 끊고 정지안을 바라보았다.“갑자기 왜 그렇게 빈정거려요?”정지안은 손을 맞잡은 채 몸을 돌렸다. 속으로는 자신이 방금 그런 말을 한 이유가 주세훈이 이해리를 좋아하는 것 같아서라고 생각했다.생각해 보면 그럴 만했다. 이해리는 다정한 선배였고, 영리해서 비비안의 일에도 빠르게 대처했다. 그런 사람이라면 어린 후배가 마음을 품기 쉬웠다.게다가 주세훈은 별다른 연애 경험도 없는 사람 같았다. 이해리가 이렇게 부드럽게 대해 주니 속으로 얼마나 좋아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대답하지 않는 정지안을 보던 이해리는 문득 무언가를 깨닫고 물었다.“설마 질투하는 거예요?”요즘 정지안은 거의 매일 이해리 곁을 지켰다. 두 사람의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15화

    정지안은 잘 알고 있었다. 이해리가 무엇을 하려 하든 자신은 끝까지 곁에서 돕고 지지할 것이다.이해리의 눈에 차가운 빛이 번뜩였다.“비비안은 매수당한 뒤 우리 프로젝트 정보를 그들에게 넘겼고, 핵심 정보 유출까지 일으켰어요. 그 때문에 우리는 막대한 손실을 보았죠. 돈을 챙긴 건 비비안뿐이에요. 정도원도 약간의 돈을 썼지만 얻은 이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고, 애초에 그 사람의 목적은 우리를 공격하는 거였어요... 결국 이미 원하는 걸 이뤘죠.”“이 기회를 쉽게 놓치고 싶지 않아요. 지금 비비안과 정면으로 충돌하면 정도원은 다른 방법으로 사람을 찾아 우리를 공격할 거예요.”정도원은 이 일에서 절대 멈추지 않을 사람이었다. 유일한 방법은 그들이 거꾸로 비비안을 이용해 정도원에게 거짓 정보와 소식을 흘리는 것이었다.“그 사람에게 큰 타격을 줄 거예요.”그 말을 하는 이해리의 목소리는 유난히 차갑고 단호했다.정지안의 입가에는 오히려 미소가 번졌다.“좋아. 그렇게 해야지.”예전 여비서에게 배신당했을 때의 이해리는 이렇지 않았다. 그때는 여비서를 감싸 줄 이유를 찾고, 혹시 오해가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수많은 일을 겪은 지금, 이해리는 분명 성장해 있었다.두 사람은 이후 계획을 확정했다. 이해리는 일부러 비비안에게 거짓 프로젝트 정보를 흘렸다.그로부터 이틀도 지나지 않아 주세훈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발신자 이름을 본 이해리의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다.주세훈은 비비안의 정체를 알아내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아직 진실을 말해 주지는 않았지만, 이해리는 주세훈이 교수님과 모든 프로젝트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그래서 전화를 받는 이해리의 목소리는 한층 부드러워졌다.“무슨 일이야?”주세훈의 목소리는 심각했고 다급하기까지 했다.“선배, 비비안이 요즘 갈수록 이상해요. 한번 조사해 보시는 게 어때요? 프로젝트 정보 유출이 그 애와 관련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계속 들어요...”이해리는 처음에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주세훈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14화

    비비안은 그렇게 말하며 부자연스럽게 이해리를 힐끗 보았다. 하지만 시선이 마주친 순간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조금 전의 계산적인 눈빛과 당황은 이해리의 착각이었다는 듯이 말이다.그러나 이해리는 조금 전 비비안의 얼굴에서 분명 그 감정들을 보았다. 이미 확보한 모든 증거까지 떠올리자 비비안의 말을 듣는 순간 이해리의 마음은 차갑게 식었다.이해리는 그동안 자신이 비비안에게 베풀었던 호의를 하나하나 떠올렸다. 자기 쪽 일만으로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에드워드 대신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더미였지만, 이해리는 늘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베풀었다.에드워드가 남긴 혼란을 처음 수습할 때는 사람들이 이해리를 따르지 않기도 했다. 그래도 그녀는 강한 마음으로 버텨 냈다. 그런데 끝내 자신을 팔아넘긴 사람이 같은 문하의 후배였다.그 생각에 이해리는 마음이 완전히 식었지만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녀는 무심히 둘러댔다.“한동안 참여하지 않았고 프로젝트가 이미 진행 중이라 갑자기 복귀시키려면 절차가 좀 필요해.”비비안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물었다.“그럼 언제 돌아갈 수 있어요?”몹시 다급해 보이기까지 했다.이해리는 일부러 떠보았다.“왜? 요즘 그렇게 복귀하고 싶어? 에드워드 교수님 곁에서 잠시 쉬는 건 싫어?”며칠 전까지만 해도 압박감이 크다고 말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왜 지금은 그토록 프로젝트에 돌아가려 하는 걸까?비비안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그런 뜻은 아니에요...”“그냥 최대한 빨리 준비해 주셨으면 해서요. 선배도 제가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시잖아요. 너무 오래 참여하지 않으면 뒤처질까 봐 걱정돼요.”이해리는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오래 참여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팔아넘길 기밀이 없어질까 봐 걱정되는 거겠지.’하지만 비비안 앞에서는 끝내 진실을 드러내지 않았다.“최대한 빨리 알아볼게. 걱정하지 말고 며칠만 더 기다려.”적당히 몇 마디로 넘긴 뒤 이해리는 곧장 병원을 떠났다. 떠나기 전 에드워드의 담당 의사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의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13화

    이해리가 낮게 말했다.“그저 믿고 싶지 않았을 뿐이에요.”정지안은 아무 말 없이 이해리를 품으로 끌어당겨 꼭 안아 주었다. 그 포옹이 두 사람 사이의 모든 거리를 지워 주는 듯했다.정지안이 나직이 말했다.“내 말 잘 들어. 이해리, 무슨 일이 벌어지든, 진실이 무엇이든 네 잘못은 아니야. 다른 사람을 믿고 잘해 주기로 한 건 우리의 선택이야. 네가 선하고 공감할 줄 알며 사람을 돕고 싶어 하기 때문이지. 그걸 악용한 건 그들의 잘못이야. 네 잘못이 아니야.”정지안의 품속에 웅크린 이해리는 갑자기 울고 싶어졌다.“사설탐정에게 계속 조사해 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정말 모든 걸 비비안이 한 거라면 어떡하죠? 왜 저는 자꾸 여자들에게 당하는 걸까요?”온갖 계략을 꾸미는 정도원조차 이해리를 쓰러뜨리지 못했다. 그런데 매번 여자들이 그녀의 동정과 신뢰를 빼앗아 이용했다.정지안은 이해리의 코끝을 가볍게 꼬집었다.“내가 방금 이 일은 그만 생각하라고 하지 않았어? 난 네가 괜찮았으면 좋겠어. 넌 그저 너무 착한 거야. 그 말만 기억해.”정지안의 행동과 위로에 이해리는 울다가 웃었다.“알겠어요... 그냥 인정하기가 너무 힘들어요.”결국 이 모든 것은 정지안이 미리 대비해 둔 덕분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지안의 말이 옳았다.“됐어. 인제 그만 생각해. 그 사람들이 잘못한 일을 네 잘못으로 만들지 마. 남의 잘못으로 너 자신을 벌하지 말고.”이해리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감정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다른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다음 날, 사설탐정은 증거 하나를 가져왔다.“후배인 비비안 씨가 정도원에게 매수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두 사람이 연락한 기록입니다... 비비안 씨 계좌에 들어온 돈도 모두 정도원 씨가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부러 해외 계좌까지 이용했더군요. 아마 들키지 않으려는 목적이었을 겁니다.”피가 뚝뚝 흐르는 듯한 진실이 이해리의 가슴을 찔렀다. 증거를 하나씩 대조한 끝에 이해리는 결국 사실을 받아들였다. 정확히는 처음부터 인정하고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12화

    그 말을 들은 이해리는 등골이 서늘해졌다.그녀는 눈을 감았다. 잠시 뒤 머릿속에 번개가 번쩍이듯 한 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바로 얼마 전 프로젝트 정보가 유출됐던 사건이었다.그때 이해리는 사태를 수습하려고 여러 차례 회의를 열어 상황을 안정시켰다.프로젝트 정보 유출이 누군가에게 이익을 안겨 줄 수 있다면, 비비안의 계좌에 거액의 자금이 생긴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당시 회의가 끝난 직후 비비안은 이해리를 한 번 찾아왔었다.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안절부절못했지만, 이해리는 그저 압박이 심해서 그런 줄 알았다.‘정보를 유출한 뒤 내가 진실을 알고 있는지 떠보러 온 것은 아닐까?’최근 비비안이 줄곧 초조하고 불안해 보였던 것도 떠올랐다.‘설마 정말 이 일과 관련이 있는 걸까?’이해리는 더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의심이 싹튼 순간부터는 더는 억누를 수 없었다.이해리는 떨리는 손으로 서류를 움켜쥐었다. 목소리마저 떨렸다.“에드워드 교수님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이 국내 시장에 풀리면 대략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지 알아요?”질문을 들은 정지안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복잡한 눈빛으로 이해리를 바라보았다.“아주 커. 데이터가 조금만 유출돼도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네 말은 네 후배가 교수님의 프로젝트 자료를 유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야?”이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의심은 가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아요... 됐어요. 바로 조사부터 하죠.”그동안 너무 많은 일을 겪은 이해리는 이제 사람에 대한 믿음만으로 행동할 수 없었다.적어도 비비안은 예전과 다른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이해리가 국내로 돌아가라고 했을 때도 싫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프로젝트에 복귀하고 싶다고까지 했다...‘다른 목적이 없다면 대체 왜 그랬을까?’생각할수록 이해리는 두려워졌다.정지안의 말처럼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일을 이어 붙였을 때 나오는 답은 이해리가 가장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동시에 그녀를 가장 지치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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