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동생을 택한 너에게, 나는 네 라이벌을 택했다: Chapter 151 - Chapter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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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가장 중요한 건 미래와 준모였다. 두 사람은 이제 막 다시 약혼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약혼 전에 이런 일이 터져 버렸다. 누군가 일부러 미래와 준모를 겨냥하고 있는 건 아닐까?이 문제들은 하나하나 차근차근 짚어 봐야 했다. 채이와 준모는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야 했다. ‘이대로 넘길 수는 없어. 누가 이런 짓을 한 건지 꼭 알아내야 해.’ 채이도 준모의 생각에 동의했다. 두 사람은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결국 속마음까지 털어놓게 됐다. 애초에 채이와 준모 사이에 아주 깊은 오해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다만 가끔씩 마음 한쪽이 불편해질 때가 있었을 뿐이었다.준모도 이번 일을 겪으면서 배운 게 생겼다. 앞으로 비슷한 일이 또 벌어지면, 준모는 가장 먼저 채이에게 말하기로 했다. ‘다음에는 숨기지 않아. 제일 먼저 채이한테 말할 거야.’속에 담고 있던 말을 다 꺼낸 뒤, 채이와 준모는 서둘러 이곳을 떠날 채비를 했다. 회사 쪽에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남아 있었고, 며칠째 채이는 집에만 머물러 있었다. 회사에 가서 직접 정리해야 할 업무도 채이를 기다리고 있었다.늘 성실하게 일하는 설희가 누구보다도 더 애를 쓰면서 더 많은 일을 해내고 있었다. 그래도 모든 일을 설희 혼자에게만 맡길 수는 없었다.더구나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은 설희도 다 파악하지 못한 게 있었다. 그런 일은 결국 채이가 직접 해내야 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돌아가야만 했다.돌아온 뒤에도 채이는 준모와 함께 집으로 들어왔다. 오늘은 많이 지쳤던 모양인지, 집에 오자마자 채이는 곧장 잠이 들었다.준모는 회사의 어수선한 문제들을 정리하느라 손을 놓지 못했다. 지난번 일이 터진 뒤부터 준모의 회사는 줄곧 뒤숭숭했고, 며칠 사이 주가 변동도 무척 심했다.주가를 하루라도 빨리 안정시키려면, 준모는 매일 밤을 새워서라도 회사 일을 붙들고 있어야 했다. ‘버텨야 해. 지금 내가 무너지면 안 돼.’...깊은 밤.새벽 2시.준모의 핸드폰이 또다시 울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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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준모는 이미 미래에게 충분할 만큼 많이 인내하고 있었다. 줄곧 참고 또 참으면서, 얼마나 지쳐 있는지 겉으로 드러낸 적도 거의 없었다. 미래가 괜한 생각을 하지 않게 하려는 마음 때문이었다. [오빠, 나 진짜 잠이 안 와. 이런 시간에 방해하면 안 된다는 거 알아. 근데 나 정말 어쩔 수가 없었어. 하소연할 사람도 없고...][나랑 좀 같이 있어 주면 안 돼? 말 안 해도 괜찮아. 그냥 이렇게 조용히 통화만 해도 돼.”미래는 한 번도 준모에게 거창한 걸 바란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 평소에도 사소한 부탁만 했을 뿐인데, 준모는 늘 미래의 요구를 제대로 받아 준 적이 없는 것 같았다. 미래가 바라는 걸 채워 준 적도 거의 없었다. “회사 일이 지금 한두 개가 아니야. 나도 머리가 너무 복잡해. 이렇게 늦었는데 너는 왜 아직도 안 자고 있어?”준모는 지난번에 미래에게 보여 줬던 그 이 선생이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정확히 말하면, 도움이 안 된 정도가 아니라 미래가 점점 더 선을 넘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지금의 미래는 정신이 흐릿한 상태일 때도 있었고, 날마다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미래가 대체 뭘 하려는 건지, 준모는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대체 어디까지 가려는 거야. 왜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지.’미래는 준모가 자신에게 조금 더 잘해 줘야 한다고 여겼다. 언제든 자기 곁에 있어 줘야 했고, 자기의 무리한 요구쯤은 받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미안해, 오빠. 내가 또 화나게 했어? 나 오늘 밤에는 정말 하나도 안 졸려. 누구한테 전화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오빠까지 방해한 거야.][오빠, 사실 나는 오빠가 나한테 이런 큰 집을 마련해 주는 것도 꼭 필요한 건 아니야. 좋은 생활을 누리게 해 주는 것도 꼭 바라지 않아.][그냥 내 옆에 누가 한 사람만 있어 주면 돼. 나, 요 몇 년 동안 진짜 많이 외로웠어. 맨날 집에만 있어야 하고, 혼자서는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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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준모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미래야, 알잖아. 내가 원래 일이 엄청 바빠. 시간만 나면 내가 꼭 가서 너랑 있어 줄게. 근데 지금은 아직 그럴 때가 아니야.”“내가 해야 할 말은 이미 다 했어. 나도 네가 하루하루 할 일을 좀 찾았으면 좋겠어. 네가 좋아하는 게 있으면 나한테 말해. 그런 건 내가 다 맞춰 줄 테니까.”준모는 미래와 함께 있어 주는 일만은 해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 밖의 것이라면 해 줄 수 있는 건 다 해 줄 수 있었다. 애초에 미래와 준모는 친구일 뿐이다. 그런 사이인데 준모가 미래와 늘 붙어 지내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여기서 더 물러서면 안 돼. 해줄 수 있는 것과 없는 건 분명하게 해야 해.’“이제 그만해, 미래야. 너무 늦었어. 얼른 자. 무슨 일 있으면 내일 얘기하자.” “내가 알아봐 둔 교수님이 내일 와서 같이 진료를 봐 주실 거야. 내일은 내가 직접 너 데리러 갈게.”준모는 요즘 무척 바빴다. 그래도 전에 연락해 두었던 교수님이 며칠 안에 시간이 난다고 했기에, 준모는 이 일을 더는 미뤄 둘 수 없다고 여겼다.재활 치료를 시작하면 미래에게도 할 일이 생길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래가 날마다 쓸데없는 생각에 잠겨 있는 일도 조금은 줄어들지 모른다고 준모는 생각했다. ‘몸이라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면 마음도 달라질 수 있어.’[오빠, 진짜 오빠가 직접 와서 나랑 같이 가 줄 거야? 오빠가 같이 가 주면 나 갈 수 있어.]하지만 미래는 재활 치료를 하고 싶지 않았다. 미래는 평생 휠체어에 앉아 있고만 싶었다. 그래야 준모가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 거고, 그래야 준모가 자기를 결국 외면하지 못할 거라고 미래는 믿고 있었다. “당연하지.”원래 준모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더구나 이번은 준모와 교수님의 첫 만남이기도 했다. 준모는 반드시 그 자리에 있어야 했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정리해 둔 뒤에야 마음을 놓고 자리를 뜰 수 있었다.[알겠어. 그럼 내일 보자.]이야기가 여기까지 오자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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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준모가 곁에 있어 주고 있으니 미래도 전보다 조금은 더 용기를 낼 수 있었고, 예전처럼 그렇게 무섭지만은 않았다.미래는 사실 처음부터 재활치료를 시작했어야 했다. 그때 바로 치료를 받았다면 회복될 가능성도 지금보다 더 컸을 테고 회복 속도 역시 훨씬 빨랐을 것이다.하지만 그때 미래는 무슨 말을 해도 끝내 협조하려고 하지 않았고, 아프고 힘든 과정을 견디는 것도 두려워했다. 그 무렵 준모가 끊임없이 미래를 붙들고 설득했지만, 아무리 말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그렇게 시간만 흘러 지금에 이르렀고, 준모도 이제야 제대로 맡길 수 있는 교수님을 찾았기에 오늘에서야 다시 진료를 받는 것이다.“오빠, 내 손 좀 잡아 주면 안 돼? 난 이런 차가운 기계들만 보면 너무 막막해...”미래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한 눈으로 준모를 올려다봤다. 미래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애처롭게 입술을 깨물었다.고개를 끄덕인 준모가 미래의 손을 잡아 주었고, 뒤이어 병원 직원들이 함께 미래를 부축해 일으켜 세운 다음 엑스레이 촬영을 진행했다.결과는 금세 나왔고, 교수님은 영상을 확인한 뒤 미래의 현재 몸 상태를 세세하게 살폈다. 오랫동안 몸을 움직이지 못한 데다가, 지금은 다리도 전혀 쓰지 못하고 있어서 근육이 이미 위축되기 시작한 상태였다.미래의 상태는 꽤 심각한 편으로, 짧은 시간 안에 좋아질 수 있는 수준도 아니었다. 예전과 다르지 않은 상태로 돌아가려면 아주 큰 노력이 필요했다.의사는 도착했을 때부터 표정이 몹시 무거웠다. 조금만 자극을 받아도 겁먹은 소리를 내는 미래의 모습을 보자 앞으로 손이 많이 갈 환자라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교수님, 미래가 다시 일어설 희망이 있습니까? 가능하다면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제가 어떤 식으로 맞춰 드리면 됩니까?”“미래를 다시 일어서게 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습니다!”준모도 이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확실하게 해결하고 싶었다. 매일 짓누르는 마음의 부담이 너무 큰 데다가 줄곧 이 일에 시달려 왔기에, 준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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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준모가 조금만 더 미래의 곁을 지켜 주고 다정한 말을 몇 마디만 더 건네 주면, 어쩌면 미래도 그 흐름에 맞춰 치료에 협조하게 될지 몰랐다. 정 안 되면 앞으로 몇 번이고 더 시간을 내서 미래 옆에 있어 주면 됐다. 그렇게만 해도 미래의 마음이 한결 놓일 수 있을 테니까.“그럼 미래 씨 상태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는 걸로 정리하겠습니다.” “저는 돌아가서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다시 상의해 보고, 마지막 치료 계획을 세워 대표님께 전달해 드리겠습니다.”“다만 결정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대표님 쪽에서도 최대한 빨리 저희 일정에 맞춰 주셔야 합니다.”이번에 준모가 만난 이 교수님은 확실히 무척 전문적이었고, 일 처리도 빨랐다.그 말을 듣고 나니 준모도 조금은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교수님과 대화를 마친 뒤 준모는 판독실에서 나와 미래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미래는 혼자 휠체어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겉으로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미래는 창밖에 시선을 둔 채 속으로만 조용히 중얼거렸다.“오빠, 왔네. 교수님이랑 그렇게 오래 무슨 얘기를 했어? 내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거지? 사실 나, 포기하고 싶어.”“그렇게까지 아프고 힘든 걸 견뎌 내고 싶지 않아. 끝까지 해 봤는데도 아무것도 남지 않으면 어떡해.”“교수님들이 매일 그렇게 많은 계획을 짜 주고, 내가 그렇게 큰 고통을 견디면 정말 다시 일어설 수는 있는 거야?”미래는 어딘가 멍한 목소리로 물었다. 두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 차 있었다. 그 두려움은 꾸며 낸 것이 아니라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진짜 감정이었다.한편으로 미래는 준모가 평생 자기에게 미안한 마음을 품고 살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래야만 준모가 오래도록 자기 곁에 남아 있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나한테 죄책감을 놓지 못하면, 적어도 완전히 떠나지는 못하겠지.’ 미래는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생각을 가슴속에 눌러 담았다.사실 미래는 이 감정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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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준모는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미래를 바라봤다. 그 시선에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가 또렷하게 담겨 있었다. “오빠, 오빠 마음속에서 나도 강한 사람이고, 괜찮은 사람으로 보였다는 걸 이제야 알았어.”“오빠가 나한테 이렇게까지 말해 주니까 나도 진짜 마음이 많이 움직여. 오빠를 위해서라도 나도 재활 훈련 열심히 버틸게!”“사실 나도 가끔은 오빠를 괜히 붙잡고 싶지 않아. 근데 이렇게 오랜 세월 집에만 있다 보니까, 친구도 없고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길었어.”“나 혼자 있으면 정말 지루하고 답답해. 오빠는 내 친구이기도 하고, 내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그래서 가끔 오빠가 내 옆에 있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거지, 다른 뜻은 없어.”“오빠만 내 곁에 있으면 나는 아무것도 무섭지 않아. 앞으로 재활 치료를 받을 때도 오빠가 계속 같이 와 주면 안 돼?”미래는 입으로는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미래가 바라는 건 늘 많았다. 미래가 원하는 건 준모의 돈이 아니라 준모라는 사람이었다. 미래가 휠체어를 타게 된 뒤로, 미래의 의식주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줄곧 준모가 감당해 왔다. 준모는 언제나 미래에게 가장 좋은 생활을 마련해 줬고, 집안일을 돕는 가사도우미도 여러 번 바꿔 가며 손을 썼다.미래는 때때로 지나치게 예민하게 굴었다. 다른 사람에게 까다로운 기준을 들이밀 때도 많았다. 그래서 오래 버티는 가사도우미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그래도 준모는 그런 문제를 한 번도 따지지 않았다. 미래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 준모는 언제나 미래 뜻에 맞춰 다시 손을 봤다.사실 준모는 지난 몇 년 동안 이미 충분히 많은 걸 해 왔다. 이제 준모가 바라는 건 이 아이가 다시 일어서는 것뿐이었다. 그래야 준모도 비로소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놓고 자기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미래가 다시 일어나기만 하면 돼. 그러면 나도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어.’준모는 오직 미래가 다시 일어나야만 미래의 세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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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채이가 회사에 도착했을 때, 설희는 이미 업무에 파묻혀 있었다. 채이가 자리를 비운 며칠 동안 설희는 매일 늦게까지 남아 일했고, 손을 멈출 틈도 없이 내내 바쁘게 움직였다.설희는 진심으로 채이와 함께 일하는 시간을 좋아했다. 그만큼 이 일에도 마음을 다했다. ‘이렇게까지 자기 몫 이상으로 버텨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몰라.’“설희 씨, 나 이제 돌아왔어. 그리고 내 약혼 일은 아마 조금 더 미뤄질 것 같아. 당분간은 내가 시간이 좀 생겼거든.”“그러니까 설희 씨한테 휴가를 좀 길게 줄게. 내가 없는 동안 이 프로젝트들 다 설희 씨 혼자 붙들고 있었잖아.”“내가 회사에서 빠진 뒤로 설희 씨는 한 번도 제대로 못 쉰 것 같더라.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채이는 마음이 많이 움직였다. 이렇게 한결같이 자기 곁을 지키면서, 묵묵히 힘을 보태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쉽게 얻을 수 있는 복이 아니었다.지금도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여럿이라, 채이가 당장 설희에게 넉넉한 보상을 해 줄 수는 없었다. 그래도 프로젝트가 끝나기만 하면, 반드시 설희의 수고를 헛되게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지금은 못 해 줘도, 나중에는 꼭 제대로 보답을 해 줘야 해.’“대표님, 저는 하나도 안 힘들어요. 원래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지금 회사가 막 자리 잡아가는 단계잖아요.”“제가 조금 더 하는 건 괜찮아요. 나중에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이 나오면 대표님도 사람 더 뽑으실 테고, 그때가 되면 제 일도 훨씬 수월해지겠죠.”“대표님도 요즘 집안일이 많으신데 여기까지 다 챙기기 어려우셨잖아요. 제가 조금 더 한다고 해서 크게 힘든 것도 아니고요. 지금 저도 딱히 다른 일은 없거든요.”설희는 정말로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가 해 온 일들은 모두 스스로 원해서 한 것이다. “괜찮긴 무슨. 일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끝나는 것도 아닌데. 예전 회사 다닐 때도 우리 휴가는 챙겨 썼잖아. 이번엔 설희 씨도 좀 들어가서 며칠 푹 쉬어.”“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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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설희는 이미 모든 결정을 끝낸 상태였다. 이 일은 여기서 그만 포기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아무래도 수안과 설희 사이의 차이가 너무 크다고 느껴졌고, 설희 자신은 도무지 수안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억지로 붙잡지 않는 편이 낫다고 여겼다.어차피 끝에 가서는 설희 자신만 더 초라해질 뿐이라고 생각했다. ‘괜히 욕심냈다가 더 비참해지면 어떡하지. 처음부터 안 될 일인지도 몰라.’ 설희는 속으로 그렇게 되뇌며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하지만 채이는 설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설희가 사실은 수안을 무척 신경 쓰고 있다는 걸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감정이라는 게 원래 그런 법이다. 때로는 단 한 번 마주친 것만으로도 마음이 깊이 기울어 버리기도 한다.설희는 몹시 신중한 사람이었다. 아무에게나 쉽게 마음을 주는 성격도 아니었고, 수안의 집안이 좋다거나, 수안이 자기 회사를 운영하고 배경도 탄탄하다는 이유만으로 마냥 수안을 바라보는 사람도 아니었다. 채이는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설희의 마음은 결코 그런 조건들만 보고 움직인 것이 아니었다.그래서 채이는 설희를 한 번 도와주고 싶었다. 설령 두 사람이 마지막까지 이어지지 못한다고 해도, 두 사람에게 몇 번쯤은 가까워질 기회를 만들어 주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설희가 이렇게 마음을 접어 버리면 너무 아쉬워.’‘적어도 해 볼 수 있는 데까지는 가 봐야 하지 않을까?’ 채이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생각한 뒤 말했다.“설희 씨, 자신을 너무 형편없다고 생각하지 마. 사실 설희 씨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난 설희 씨가 이 분야에서 앞으로 더 잘하게 될 거라고 믿어.”“지금은 잠깐 힘든 것뿐이야. 솔직히 이번 일도 내가 설희 씨를 끌어들여서 더 힘들게 만든 면이 있잖아.”“그래도 우리 회사도 분명 더 좋아질 거야. 그렇게 되면 설희 씨도 충분히 수안 오빠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될 수 있어.”“난 설희 씨가 정말 일 잘하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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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알겠습니다, 대표님.”“자, 얼른 일하자. 내일부터 설희 씨는 집에서 쉬어. 여긴 나 혼자서도 충분히 정리할 수 있어. 지금 당장 그렇게 급한 일도 없거든. 오늘 저녁은 내가 살게!”채이는 설희가 회사 안에서 계속 이렇게 버티기만 하게 두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설희도 제대로 쉬어야 할 때였다.채이가 회사를 나온 뒤로는 줄곧 설희 혼자 회사 일을 도맡아서 처리했다. 그런데도 설희는 단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꺼낸 적이 없었다.채이는 그 점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져서 마음을 더 쓰게 됐다. ‘이렇게까지 묵묵하게 내 곁을 지켜 준 사람인데, 내가 더 챙겨 줘야지.’“감사합니다, 대표님.”설희는 정말로 마음이 벅찼고, 그만큼 기뻤다.“아니야. 내가 고마워해야지. 내가 회사 나오고 나서, 설희 씨는 망설이지도 않고 나 따라 같이 나왔잖아.”“처음엔 우리 둘 다 엄청 힘들 거라는 거, 설희 씨도 다 알고 있었을 텐데. 그래도 설희 씨는 한 번도 나를 포기한 적이 없었어.”채이가 가장 힘들었던 때에도 설희는 끝까지 곁을 지켰다. 한 번도 등을 돌리지 않았고, 늘 채이를 믿어 줬다.“대표님이랑 같이 가면 분명 앞날이 훤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망설이지 않고 따라 나온 거예요!”설희가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다. 채이는 가볍게 웃었다. 두 사람은 더 말을 잇지 않았고, 이내 다시 일에 집중했다.저녁이 되자, 채이는 설희와 수안을 함께 불러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그저 밥 한 끼 먹자는 자리가 아니었다. 채이는 두 사람 사이가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길 바랐고, 수안이 설희를 제대로 볼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오늘은 어떻게든 분위기를 좀 만들어 봐야 해.’...퇴근한 뒤, 채이와 설희는 곧장 예약해 둔 식당으로 향했다.그런데 도착해 보니 수안도 이미 와 있었다.“대표님, 주 대표님은 어떻게 여기까지 오신 거예요?”설희는 놀란 눈으로 채이를 바라봤다. 설마 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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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말은 그렇게 해도, 저한테 오빠는 평생 은인이에요.”“사실 저... 헤어지고 나서 한동안은 제 인생이 어디로 가는 건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너무 막막했어요. 다행히 그 뒤에 오빠를 만났죠.”“저는 집안 힘에 기대서 뭐든 해내고 싶지는 않았어요. 부모님까지 계속 저 때문에 걱정하시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고요.”“그런데 오빠가 제일 큰 문제를 해결해 줬잖아요. 그러니 제가 당연히 감사해야죠.”채이는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는 꾸밈없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렇게까지 고마우면 말로만 하지 말고, 성의 좀 보여 줘.”수안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채이를 바라봤다. 장난처럼 말끝을 흘리곤 했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은 가볍게 흩어지지 않았다.“말해 보세요. 수안 오빠가 원하는 거라면, 제가 할 수 있는 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 드릴게요.”채이는 선뜻 대답했다.두 사람은 이미 오랜 세월 알고 지낸 사이였다. 서로를 잘 알았고, 관계도 꽤 편한 편이었다. 평소에도 농담을 자주 주고받았고, 그런 말들을 굳이 마음 깊이 담아 두는 일도 거의 없었다. 적어도 채이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수안 오빠랑은 늘 이런 식이었으니까. 오늘도 그냥 장난이겠지.’“너도 알잖아. 내가 딱히 부족한 게 없는 사람이라는 거.”수안은 말을 끊었다가, 채이를 똑바로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그러니까 네가 그냥 나한테 와. 마침 지금 내가 여자친구도 없잖아.”수안은 아주 직선적으로 말했다. 태도에도 머뭇거리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무슨 농담을 그렇게 해요? 저 이제 곧 약혼하는 사람인 거 모르세요?” “수안 오빠한테 여자친구 없는 건 제가 잘 아니까, 그건 저한테 맡기세요. 제가 정말 괜찮은 여자분 찾아 드릴게요.”채이는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겼다. 그저 익숙한 농담이라고만 여겼다. 예전에도 두 사람은 이런 식의 말을 자주 주고받곤 했다.하지만 옆에 앉아 있던 설희는 달랐다. 바깥에서 보고 있는 설희는 수안의 말이 농담처럼 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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