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을 택한 너에게, 나는 네 라이벌을 택했다》全部章節:第 131 章 - 第 140 章

452 章節

제131화

정부자는 두 아들을 어린 시절부터 홀로 키워 낸 사람이었다. 그래서 정부자에게 배호철과 준모의 아버지는 절대 가볍게 볼 수 없는 자식들이었다. 아무리 자식들이 속을 썩이고 제 욕심 때문에 집안을 이 지경으로 끌고 왔다고 해도, 정부자 입장에서야 어떻게 자기 자식을 쉽게 끊어 낼 수 있었겠는가?그래서 그동안은 배호철이 회사 안에서 온갖 수를 쓰고 뒤에서 이런저런 손을 대며 문제를 일으켜도, 정부자는 끝내 모른 척 넘어간 적이 많았다. 아무리 속이 타들어 가도, 차마 자식 식구를 집 밖으로 내쫓을 마음까지는 먹지 못했다.하지만 오늘은 달랐다.이제는 정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어머니, 정말 너무하십니다. 저는 끝까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좋습니다.”배호철은 상처받은 사람처럼 말했다. 그렇지만 배호철 속에는 슬픔보다 원망과 증오가 더 크게 들끓고 있었다. 배호철은 지금 이 자리의 모든 책임을 정부자와 준모, 강혜원까지 한데 묶어 미워하고 있었다.‘결국 나를 이렇게까지 몰아붙인 건 저 인간들이야.’배호철은 그렇게 마음속으로 이를 갈았다.배호철 식구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집을 나가 버렸다. 오늘이 정부자의 생신이라는 사실도 안중에 없는 듯했다. 정말 정부자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면, 적어도 생신상은 마주한 뒤에 떠났을 것이다. 그런데도 저렇게 등을 돌린 건, 결국 저 사람들한테는 정부자보다 자기 몫과 자기 욕심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서지효는 사실 이 자리에서 그렇게 물러나고 싶지 않았다. 아직 자기들이 원하는 걸 하나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배호철은 더는 그 집에 머물 수 없었다. 자존심도 다쳤고, 화도 머리끝까지 올라 있었다.그래도 오늘 일은 절대로 여기서 끝낼 수 없다고, 배호철 일가의 식구들은 모두 같은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있었다.‘이대로 끝낼 수는 없어. 반드시 되돌려 받아야 해.’...배호철 식구가 모두 떠나자, 집 안에는 정부자와 준모네 식구들만 남았다.강혜원이 먼저 정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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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채이는 두 사람 대화를 들으면서 점점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야기가 왜 이렇게 흘러가다가 갑자기 자기 쪽으로 튀는 건지, 거기다 아이 이야기까지 나올 줄은 정말 몰랐다.‘증손주라니!’그건 채이가 아직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문제였다. 갑자기 너무 큰 부담을 한꺼번에 어깨 위로 짊어진 기분이었다.준모가 먼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엄마, 채이 씨를 그렇게 몰아붙이지는 말아요. 저희는 아직 약혼 날짜도 정하지 않았어요. 그 이야기를 지금 꺼내기에는 조금 이른 것 같아요.”준모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그는 채이에게 어떤 일도 억지로 시키고 싶지 않았다. 특히 아이 문제는 더 그랬다. 두 사람은 그 문제를 단 한 번도 진지하게 마주 앉아 이야기해 본 적이 없었다.준모는 아이를 원하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원한다고 답할 수도 있었다. 채이와 함께라면 충분히 바랄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채이가 원하지 않는다면, 준모는 절대로 강요하지 않을 생각이었다.그런데 채이는 저도 모르게 준모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상하게 마음이 복잡해졌다.‘설마... 나하고 아이를 갖고 싶지 않은 건가?’‘약혼까지 하기로 한 사이인데도, 그건 전혀 다른 문제인 걸까?’채이는 요즘 들어 이런 감정을 자꾸만 붙잡고 있게 됐다. 준모가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마음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채이는 여전히 분명하게 알지 못했다.준모는 늘 가까워졌다가도 어느새 조금 멀어져 있는 사람 같았다. 두 사람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정작 감정에 대해서는 제대로 마주 앉아 이야기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채이는 더 헷갈렸다. 준모가 이 약혼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채이는 아직도 쉽게 읽어내지 못했다.그런데도 한 가지는 분명했다. 채이는 점점 자신의 마음을 다잡기 어려워지고 있었다. 바로 곁에 있는 이 남자에게 자꾸 기대고 싶어졌고, 무슨 일이든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더 짙어졌다.강혜원은 준모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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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그렇지만 아주버님과 형님은 너무 지나쳤어요. 우리가 전혀 대응하지 않으면, 그저 가만히 당하고만 있는 걸로 여길 거예요. 그러면 더 심해질 거고요.”강혜원은 숨을 고른 뒤 다시 말했다.“저도 가끔은 준모가 안쓰러워요. 어머님은 준모한테 회사를 맡긴 뒤부터, 준모는 하루도 편하게 산 적이 없잖아요.” “늘 일에 매달려 있고, 삶의 중심도 전부 거기에 두고 살았어요.”“준모가 진짜로 붙들고 있는 건 회사 이익이 아니에요. 어머님은 평생 쌓아 온 그 마음이잖아요.”준모는 애초에 회사를 손에 넣어서 자기한테 무엇이 돌아올지 계산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그저 회사를 더 탄탄하게 만들고 싶었을 뿐이었다.정부자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말이 무슨 뜻인지는 다 알아. 나도 다 보고 있거든. 저 애들이 오늘 같은 꼴이 된 데에는 결국 내 책임도 커.”“내가 너무 오래 봐줬어. 늘 눈감아 주고, 웬만하면 참아 넘겼으니까. 그러다 보니 저렇게까지 온 거지.”정부자는 자꾸만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게 됐다. 어쩌면 자기 손으로 너무 오래 감싸 준 탓에 일이 이 지경까지 번진 건 아닐까 싶었다. 자식들이라고 해서 또 자기 아들이라고 해서, 못 본 척하고 넘긴 시간이 너무 길었다.사실 정부자는 알고 있었다. 배호철이 처음부터 지금 같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옆에 있던 서지효의 영향이 컸다. 서지효가 이 집에 들어온 뒤부터, 집안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서지효는 원체 이해득실에 민감한 사람이었다. 형제들 사이에서도 늘 비교했고, 조금이라도 손해 보는 일은 견디지 못했다.강혜원은 더 이상 정부자가 그런 생각에 오래 잠기지 않게 하려는 듯 일부러 분위기를 돌렸다.“됐어요, 어머님. 오늘은 어머니 생신이잖아요. 다들 어머님 축하해 드리려고 온 날인데, 더는 이런 답답한 이야기 안 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어머님 생신 선물 준비해 왔어요.”강혜원은 미리 챙겨 온 선물 상자를 꺼냈다. 안에는 맞춤 제작한 목도리가 들어 있었다.날씨가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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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강혜원은 다들 한참 동안 말만 주고받고 있는 걸 보고, 이제는 뭐라도 좀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같은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면 정부자의 마음만 더 무거워질 게 뻔했다. 오늘 같은 날까지 정부자가 속상해하는 모습을 더 보고 싶지 않았다.준모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가족들은 자리에 앉아 차분하게 식사를 했다.정부자는 오늘 적잖이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하필 생일날 이런 일까지 벌어졌으니,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정부자와 함께 식사를 마친 뒤, 채이와 준모가 본가를 나서려 했다.그때 채이는 문득 오랫동안 자기 부모님 집에도 들르지 못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오랜만에 부모님 얼굴도 보고 싶었다.채이는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할머니가 오늘 마음이 많이 안 좋으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준모 씨가 여기 남아서 할머니하고 좀 더 같이 있어 드리는 게 어떨까요? 저는 혼자 갔다 와도 괜찮아요.”채이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오늘 할머니 표정은 내내 좋지 않았다. 방금 전 집안에서 크게 부딪힌 일까지 있었으니, 정부자를 혼자 두고 가는 게 영 마음에 걸렸다.평소에도 본가에 자주 들르지 못하는 편이었다. 정부자는 오래전부터 혼자 있는 일에 익숙해졌고, 그만큼 외로운 시간도 많이 견뎌 왔다. 그래도 손주와 자식들이 가끔이라도 곁에 더 있어 드리는 게 맞다고 채이는 여겼다.정부자는 채이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채이야, 네가 그렇게 말해 주는 것만으로도 이 할미는 충분히 기쁘단다. 넌 참 마음이 따뜻한 애야. 할머니도 그건 잘 알아.” “그래도 괜찮아. 할머니 때문에 너희 둘의 소중한 시간까지 깨고 싶지는 않다.”정부자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너희는 앞으로 어디에 있든 둘이 같이 다녀야 해. 신혼인 사람들처럼 꼭 붙어 있어야지.”정부자 목소리에는 흐뭇함이 묻어 있었다.“할머니는 너희 둘만 잘 지내는 거만 봐도 마음이 풀려. 그럼 기분도 금방 괜찮아지고, 더 좋아질 거야.”정부자는 무척 뿌듯했다.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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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정부자는 원래부터 일을 빈틈없이 챙기는 사람이었다. 사소한 부분까지 미리 생각해 두는 습관도 있었다. 혹시라도 준모가 채이 쪽을 소홀히 대할까 봐, 정부자는 몇 마디를 더 덧붙여 당부했다.“걱정 마세요, 할머니. 저도 이미 다 준비해 뒀어요. 채이 씨 집까지 안전하게 모셔다 드리고, 다시 제대로 모시고 올게요.”준모는 그렇게 말하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어쩐지 웃음이 나올 만큼 익숙한 당부였다.채이와 준모의 집은 원래부터 멀지 않았다. 왕복해도 40분 정도면 충분한 거리였다.“그래.”정부자는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들어 정부자가 가장 크게 마음을 놓는 일은, 결국 손주 준모가 자기한테 잘 맞는 사람을 만났다는 사실이었다. 더구나 그 사람이 채이였으니, 정부자로서는 더 바랄 게 없었다.준모는 본가를 나선 뒤 채이와 함께 차에 올랐다.돌아가는 길, 채이는 결국 참지 못하고 마음에 걸리던 걸 물었다.“준모 씨, 그런데 왜 원미래 씨가 할머니께 드리라고 맡긴 선물은 안 전하셨어요? 나중에 원미래 씨가 직접 할머니를 찾아와서 그 이야기를 꺼내면 어떻게 하려고요?”채이는 스스로도 왜 그 일이 계속 마음에 걸리는지 분명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하지만 미래와 준모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난 뒤부터 가슴 한쪽이 내내 불편했다. 그 선물을 할머니가 받아 들었을 때 어떤 표정을 지을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괜히 상상해 보기도 했다. 그런데 준모는 끝내 그 선물을 꺼내지 않았다.준모는 채이를 똑바로 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제가 왜 그걸 할머니께 드려야 하죠?”준모는 짧게 말을 끊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미래는 저한테 중요한 사람이 아니에요.”그 말은 아주 차분하게 나왔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선이 그어져 있었다.준모가 미래에게 느끼는 건 오직 깊은 죄책감뿐이었다. 아마 그 마음은 평생 다 갚지 못할지도 몰랐다. 그래서 준모도 지금까지 수없이 애를 써 왔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보상하려고 했고, 어떻게든 책임을 다하려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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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채이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채이 부모님의 집에 도착했다. 딸이 온다는 말을 들은 김유미는 오늘 유난히 더 정성을 들여 상을 차렸다. 식탁 위에는 따뜻한 국이며 반찬이며 고기 요리까지 빠짐없이 올라와 있었고, 한눈에 봐도 평소보다 훨씬 푸짐했다.오빠 도성도 채이가 집에 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일을 전부 미뤄 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여동생과 함께 밥을 먹고 싶었던 것이다.준모는 가끔 이런 가족 분위기가 몹시 부러웠다.물론 채이네 집도 예전에는 여러 가지 불편한 일이 있었고, 마냥 평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 가족은 결국 마음이 한곳을 향해 있었다. 서로를 깊이 아끼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반면 준모는 어린 시절부터 늘 싸움과 긴장 속에서 자랐다. 집안 사람들 마음에는 계산이 먼저 자리잡고 있었고, 이익 앞에서는 핏줄조차 쉽게 밀려났다.준모의 어머니 강혜원은 준모가 어일 때부터 늘 준모 편이었다. 아들 준모가 받아야 할 몫이 있으면 끝까지 물러서지 않고 챙겨 주려고 했고, 어떻게든 준모의 앞길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려고 애썼다. 강혜원이 회사를 직접 드나들며 일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편하게 살아온 사람도 아니었다.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쏟으며 버텨 왔다.강혜원은 원래 매사에 분명하고 시원시원한 사람이었다. 무슨 일이든 질질 끌지 않았고, 한번 마음먹으면 끝을 보는 성격이었다. 그런 점에서는 정부자와 닮은 구석이 많았다. 두 사람 다 자기 힘으로 버티며 살아온 사람들이었고, 쉽게 쓰러지지 않는 여자들이었다.정부자는 일찍 남편을 잃고 혼자 두 아들을 키워 냈다. 그러면서도 사업을 더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놓지 않았다. 두 아들이 적어도 자신처럼 고생하지 않고 살게 해 주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하지만 준모 아버지와 배호철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두 사람 다 오랜 시간 정부자에게 기대어 살아왔고, 자기 힘으로 무언가를 일으켜 세우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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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준모야, 요즘 너희 둘 다 많이 힘들었지. 그래도 약혼 얘기는 잊으면 안 돼. 아직 날짜도 못 정했잖아. 내가 다 마음이 급하다.”“너희 둘 다 평소에 일로 바쁜 거 아니까, 굳이 너희가 하나하나 손댈 필요는 없어. 내가 다 챙겨 줄게.”“지금은 나도 딱히 바쁜 일도 없고, 네 어머니랑 평소에 화투 칠 때 같이 상의해도 되니까.”강혜원과 김유미는 원래부터 사이가 무척 좋았다. 오래된 친구라서 화투를 칠 때도 늘 함께였고, 쇼핑을 다닐 때도 자주 붙어 다녔다. 서로를 아끼는 마음도 깊었다.이제 강혜원의 아들과 김유미의 딸이 함께하게 되었으니, 두 사람의 인연은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다.“괜찮습니다, 어머님. 저는 괜찮아요. 채이 씨 말대로 하면 돼요.”“채이 씨가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채이 씨가 원하기만 하면 저는 뭐든 다 맞출 수 있어요.”준모는 원래 어떤 일이든 빈틈없이 정리하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약혼에 관한 일만큼은 채이의 뜻을 따르고 싶었다. ‘채이는 여자니까 이런 일에는 따로 생각해 둔 게 있을지도 몰라.’ 준모는 그렇게 여겼다. 그래서 더더욱 채이가 원하는 방향에 맞추고 싶었다.“엄마, 준모씨 어머님하고 두 분이 평소에 안 바쁘시면 저희 약혼식 준비를 직접 도와주셔도 저희는 정말 좋아요.”“두 분이 그렇게 해 주시면 저희가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정성스럽게 잘 준비해 주실 것 같아요. 다만 그러면 두 분이 너무 힘드실까 봐 그게 조금 걱정이에요.”채이는 당연히 좋았다. 원래 채이는 꽤 자유로운 성격이라 이런 일에는 별다른 흥미가 없었다. ‘두 분이 맡아 주신다면 나로서는 정말 든든하지.’ 곁에서 이렇게 나서서 준비해 주겠다는 사람이 둘이나 있다면, 채이는 기꺼이 맡기고 싶었다.다만 채이는 두 분이 너무 고생하게 될까 봐 그 점이 마음에 걸렸다. 채이와 준모가 약혼하게 되면 찾아올 하객도 정말 많을 터였다. 채이네 진씨 가문과 배씨 가문은 이 도시에서 모두 이름이 알려진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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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정말 감사합니다. 저를 믿어 주시고, 제 편이 되어 주셔서요.”준모는 마음이 뭉클해졌다. 이렇게까지 진심으로 자기를 이해해 주고, 아껴 주는 사람을 만난 건 처음이었다.김유미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우리한테는 그렇게까지 어려워하지 않아도 돼. 우리는 어릴 때부터 너를 쭉 봐 왔잖아.”“나랑 네 엄마도 워낙 가까운 사이고, 네 엄마 아들으ㄴ 내 아들이나 다름없지. 게다가 이제 너는 정말 우리 아들이 될 사람이기도 하고.”김유미는 말을 이으며 더 환하게 웃었다.“사실 예전에는 내가 매일 속이 편한 날이 별로 없었어. 우리 딸이 내가 마음에 안 드는 사위를 데려오겠다고 했으니까.”“그런데 너희 둘이 이렇게 되고 나서는, 내가 하루하루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즘은 화투판에 앉기만 하면 운까지 따라. 네 엄마가 최근에 나한테 꽤 많이 잃었어.”김유미는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김유미와 강혜원 같은 사람들은 종종 함께 모여 화투를 치곤 했다. 한 판이 끝나면 웬만한 사람 몇 달 월급만큼 돈이 오갈 때도 있었지만, 그 사람들한테는 그 금액 자체보다 같이 모여 웃고 떠드는 시간이 더 중요했다. 결국은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게 핵심이었다.준모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당연히 잘해야죠.”김유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받았다.“그럼, 당연하지. 네 엄마도 나한테 그러더라. 너희 둘이 결국 이렇게 함께하게 돼서 다들 정말 기쁘다고. 진심으로 너희 둘이 더 잘됐으면 좋겠다고도 했고.”갑자기 어머니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자, 채이는 괜히 어색해졌다. 아직은 이런 이야기가 익숙하지 않았다. 더구나 채이 자신도 준모와 자기 사이가 지금 어느 정도까지 와 있는 건지 선명하게 짚어 내지 못하고 있었다.채이는 알고 있었다. 준모가 늘 자기를 잘 챙기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도 자기를 위해 많은 걸 하고 있다는 사실을.그런데도 준모는 정작 자신에게는 직접적으로 좋아한다는 말을 거의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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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김유미는 이런 말이 어쩌면 자기 입에서 나와서는 안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더는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 그 사람들이 하는 짓은 정말 너무했다.“그러니까 너도 이제는 더 과감해져도 돼. 더는 그 사람들 눈치 보지 마. 그 사람들은 한 번도 너나 할머니 생각을 한 적 없어.”준모는 차분하게 김유미 말을 받았다.“알고 있어요. 이 일은 저도 이미 계획하고 있어요. 다만 저희가 곧 약혼을 앞두고 있잖아요.” “그 전에 큰아버저가 괜히 크게 일을 벌이면, 누구한테도 좋지 않을 것 같았어요.”준모는 잠깐 말을 멈췄다가 다시 또렷하게 말했다.“그래서 저는 저희 약혼이 끝난 뒤에, 그 큰아버지 쪽을 완전히 정리할 생각이에요.”사실 준모는 이 일도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그려 두고 있었다. 다만 자기 혼자만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그동안은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했다.‘나 혼자였다면 진작 정리했을 일이야.’‘이제는 더는 미룰 수 없어.’김유미는 준모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해야 할 일의 순서를 분명히 생각해 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김유미는 더더욱 이 미래의 사위가 든든하게 느껴졌다.“좋아. 네가 무슨 결정을 하든 나랑 네 장인은 다 네 편이야. 언제나 네 쪽에 설 거니까,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말해. 괜히 혼자 다 짊어지려고 하지 말고.”김유미는 곧바로 한마디를 더 붙였다.“채이 오빠도 이 얘기를 알게 되면 가만있지 않을 거야. 절대 모른 척 안 할 거야.”이렇게 한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누구 하나 궁지로 몰지 않고 자연스럽게 서로 편을 들어주는 분위기.준모는 그 감정이 낯설 정도로 좋았다.준모는 채이네 가족이 참 부러웠다. 이런 집안의 공기, 이렇게 마음이 한쪽으로 모이는 가족의 분위기는 준모가 살아오며 제대로 겪어 본 적이 거의 없었다.식사를 마친 뒤 준모는 다시 본가로 돌아가야 했지만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채이네 집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집 안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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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준모는 지난 몇 년 동안 의학계 소식을 꾸준히 살펴보고 있었다. 지금은 의학 기술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고, 한때는 도저히 풀 수 없다고 여겨졌던 문제들도 하나씩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었다.특히 미래 같은 경우를 위한 재활 치료 기관도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그런 곳에서는 이전보다 더 정교한 방식으로 회복을 돕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고, 비슷한 사례를 가진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도 계속 나오고 있었다.해외 교수들 역시 미래처럼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수술로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안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었다.그래서 준모는 미래에게도 아직 희망이 충분하다고 믿고 있었다. 그는 한 번도 미래를 포기한 적이 없었다.‘언젠가 미래가 다시 일어설 수만 있다면...’‘내 마음에 남은 죄책감도 지금보다는 덜어질 거야.’‘그때가 오면 미래도 자기 삶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겠지.’정부자는 준모 손을 꼭 쥔 채 조심스럽게 말했다.“그거면 됐다. 그래도 너는 미래 그 아이 만날 때는 더 조심해야 해. 괜히 너희 사이 일 때문에 너랑 채이 사이가 틀어지면 안 되잖아.”정부자는 잠시 숨을 돌린 뒤 다시 말을 이었다.“채이는 속이 넓은 아이야. 그래도 너희 둘이 그렇게 얽혀 있으면 채이도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어. 입으로는 아무 말 안 해도 속으로는 걸리는 게 있을 거다.”“그러니까 채이 눈치도 잘 봐야 해. 절대 채이 마음을 뒤로 미뤄 두면 안 된다.”정부자는 몇 번이고 같은 뜻을 거듭 전했다. 혹시라도 채이가 혼자 속앓이하는 일이 생길까 봐, 그게 제일 마음에 걸렸다.준모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할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 부분은 제가 다 생각하고 있어요. 채이 씨도 이제는 이 일을 알고 있거든요.”“채이 씨도 저를 이해해 줬고, 오히려 같이 해결해 보자고까지 했어요. 그래도 저는 채이 씨가 이 일 때문에 불편해지지 않게 할 겁니다.”준모는 원래 무슨 일이든 선을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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