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명의로 돼 있는 회사 지분이랑, 다른 사업들 전부 조용히 정리해서 다 내 개인 계좌로 옮겨.”설희의 눈빛이 곧바로 날카로워졌다.자세를 바로 세운 설희는 지체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상무님. 제가 바로 진행하겠습니다.”채이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 뒤, 가방에서 차 키를 꺼내 설희에게 건넸다.말투는 담담했지만, 여지는 없었다.“차 키는 네가 가져. 차도 미리 불러 놨어. 일이 끝나면 너무 늦지 않게 들어가서 쉬어.”채이는 혼자 돌아갈 생각이었다.조용한 곳에서 머릿속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설희는 차 키를 받아 들고 채이를 한 번 더 바라봤다.걱정이 드러났지만, 더 묻지 않았다.이내 고개를 숙이고 돌아섰다.채이는 숨을 한 번 깊게 들이마신 뒤, 건물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런데 몇 걸음도 떼지 못했을 때였다.등 뒤에서 갑작스러운 힘이 가해졌다.채이는 크게 휘청거리면서 끌려갔다.“사람 살려...”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넓은 손바닥이 입을 완전히 덮었다.숨이 막혔다.“왜 소리 질러. 나야, 부태빈.”귓가에서 익숙하면서도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채이의 눈이 가늘게 좁혀졌다.경계와 분노가 동시에 번졌다.상대가 태빈인 걸 확인하자, 채이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틀었다.이를 악문 채이는 그대로 물어버렸다.“악!”태빈이 짧게 숨을 들이켰다. 통증에 얼굴을 찌푸리면서 반사적으로 손을 놓았다.태빈은 물린 손을 붙잡은 채 채이를 노려봤다.“미쳤어? 개야 뭐야, 그렇게 세게 물어?”채이는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태빈을 바라봤다.목소리는 차가웠다.“부태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갑자기 잡아당겨서 입을 막고, 나를 놀라게 해서 죽일 셈이야?”채이는 말을 이었다.“그리고 우린 이미 끝났어. 앞으로 내 인생에 끼어들 생각 하지 마.”채이는 태빈을 힘껏 밀쳐냈다.그리고 곧장 돌아서서 가려고 했다.하지만 몇 걸음도 채 가지 못하고 누군가 앞을 가로막았다.시은이 서 있었다. 마치 일부러 길을 막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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