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호창은 오랫동안 집을 떠나 있었지만, 자신 역시 정부자의 친아들이라는 사실을 내세웠다.나중에 정부자가 남긴 재산에서, 법정상속인인 자신에게도 당연히 몫이 돌아와야 한다고 여겼다. 그러니 배호창에게도 상속권을 주장할 자격은 충분했다.그리하여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배호창은 더 대담해졌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머니 정부자가 회사를 찬하에게 넘기게 해야 한다고 마음먹었다.물론 그는 오랜 세월 어머니를 외면한 데 대한 죄책감은 있었다. 하지만 정부자가 찬하를 아낀다는 점을 이용하면 된다고 여겼다. 결국 어머니의 재산은 자기 가족에게 돌아와야 하며, 형 배호철과는 상관없는 몫이라고 생각했다.찬하는 더 듣지 못하고 전화를 끊었다. 아버지의 말을 계속 듣고 있으면 할머니에게 죄를 짓는 기분만 커졌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말은 이미 다 했다.아버지와 할머니 사이에 낀 처지가 답답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도 막막했다. 한쪽은 친아버지였고, 다른 한쪽은 자신을 따뜻하게 받아 준 할머니였다.‘분명 한 가족인데, 어째서 모두 이렇게까지 서로를 몰아붙이는 걸까?’ 찬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한편, 채이는 소식을 듣자 준모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족들이 크게 다투기라도 하면 할머니의 건강이 악화될까 봐 걱정됐다.준모 역시 그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 배호창이 오랫동안 밖에서 함께 지낸 여자를 데려와서, 정부자에게 아내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할 줄은 몰랐다.다만 지금의 준모는 예전과 처지가 달라졌다. 배호창의 선택을 막을 자격도, 두 사람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할 권리도 없다고 느꼈다.준모가 가장 걱정하는 건 정부자의 건강이었다. 할머니가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충격을 받아 몸이 나빠지지는 않을지 불안했다.“채이야,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네가 나선다고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잖아.”“네 시할머니는 온갖 일을 다 겪은 분이야. 이번 일도 스스로 잘 정리하실 테니 네가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다만 네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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