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미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모든 일이 너무 가혹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알았어요, 엄마. 그래도 우리는 세미 언니가 좋아지길 바라야죠.” “오빠랑 그렇게 오래 만났고, 두 사람도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이잖아요. 옆에서 함께해 주는 것도 당연한 일이고요.”채이는 어머니를 달래듯 말을 이었다.“이미 이렇게 된 일인데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오빠도 자기 일은 알아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엄마가 저희 일까지 하나하나 다 신경 쓰면 엄마만 힘들잖아요.”“이제는 아빠랑 여기저기 여행이라도 다니면서 좀 쉬세요. 가고 싶은 데가 있으면 같이 다녀오시고, 편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채이는 부모가 자신과 도성의 일 때문에 계속 마음 쓰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원래 두 사람에게도 두 사람만의 생활이 있었고, 각자 하고 싶은 일도 많았다. 자식 걱정만 하며 시간을 보내기에는 아까웠다.“엄마 아빠가 제일 걱정되는 건 너희 둘이야.”김유미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너희 상태를 보면 어떻게 걱정을 안 하겠니? 특히 네 오빠는 세미 일이라면 자기 일은 다 뒤로 미루잖아.”“물론 엄마도 알아. 네 오빠가 책임감 때문에 그러는 것도 있고, 끝까지 옆에 있어 주려고 하는 건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그건 나도 대견해.”김유미의 표정이 다시 무거워졌다.“그래도 자기 삶까지 전부 내려놓으면 안 되잖아.”잠시 망설이던 김유미는 결국 마음속에 담아 둔 말을 꺼냈다.“세미가 정말 좋아질 수 있을지도 아직 모르는 거고. 너도 봤잖아. 병이 가벼운 것도 아니고.”“엄마는 네 오빠가 한 사람만 바라보다가 자기 인생까지 놓쳐 버릴까 봐 그게 무서운 거야.”걱정하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김유미의 마음은 여전히 편하지 않았다.도성을 어떻게 말려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아들의 선택을 억지로 막을 수도 없었다.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세미가 정말 건강을 되찾는다면, 두 사람은 결국 계속 함께하게 되는 걸까?그렇게 된다면 지금 자신이 아무리 걱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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