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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아내가 바람났다: Kabanata 21 - Kabanata 30

30 Kabanata

제21화

[휴대폰 전원 끌 테니까 더 이상 문자 보내지 마.]나는 답장을 보낸 후 바로 휴대폰을 협탁 위에 내려놓았다....그 시각 술집 입구에 서 있던 반아영은 문자를 확인하고는 조금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고진우, 정말 이대로 날 내버려둘 거야?”“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래? 어떻게 끝까지 매몰차?”“대체 우리는 뭐가 잘못된 거야...”이윽고 반아영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나왔다. 상처받은 얼굴로 가련하게 울고 있는 것이 정말 너무나도 아름다웠다.이렇게 예쁘게 울고 있는데 이걸 남자들이 가만히 두고 볼 수 있을 리가 없었다.아니나 다를까, 줄곧 반아영을 지켜보던 세 명의 남자들이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반아영 쪽으로 다가왔다.“예쁜아, 혹시 실연이라도 당했어? 왜 이렇게 서글프게 울고 그래.”“요즘 젊은것들은 여자 아낄 줄을 모른다니까. 예쁜아, 쓰레기 같은 놈팡이 때문에 슬퍼하지 마. 우리가 있잖아.”“그래, 술은 이미 많이 마신 것 같으니까 기분 전환할 겸 같이 야식 먹으러 안 갈래? 힘든 거 있으면 이 오빠들한테 다 털어놔.”남자들은 반아영의 미모와 몸매를 훑으며 저마다 위로의 말을 건넸다.“우리 나쁜 사람 아니야. 야식 먹고 예쁜이의 기분이 좋아지면 그때 집에 데려다줄게.”“예쁜이 혹시 취해서 못 걷겠어? 그럼 나한테 기대. 내가 부축해 줄게. 계단 조심하고.”남자들은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금방이라도 반아영을 품에 안을 것처럼 다가왔다.그런데 그때, 반아영이 무서운 얼굴로 그들의 손을 뿌리쳤다.“꺼져. 어디서 개수작이야. 그리고 진우는 쓰레기 아니야. 그냥 잠깐 나한테 삐진 것뿐이야.”반아영은 남자들을 뿌리친 후 혼자 휘청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남자들이 아니었다. 그야 술에 취한 반아영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으니까.“맞아. 예쁜이 말이 다 맞아. 하지만 이럴 때는 각자 스트레스를 푸는 게 더 좋다고.”“그래. 이렇게 예쁜 얼굴로 계속 화만 내면 주름만 늘어.”“우리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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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우리 예쁜이가 입이 좀 험하네. 넓은 아량으로 봐줄 테니까 지금부터는 입 닫고 조용히 우리랑 가자. 알겠지?”성욕에 뇌가 지배당해 버린 남자들은 반아영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는 위협하듯 힘을 더 세게 주었다.그런데 그때, 남자들 주위로 갑자기 양복 차림의 건장한 남자들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러고는 그들을 하나둘 빠르게 제압했다.“악! 당신들 뭐야! 이거 안 놔?!”그 말에 반아영을 부축하고 있던 남자가 고개를 홱 돌리더니 분노로 잔뜩 일그러진 눈빛으로 변태남들을 노려보았다.“뭐... 뭘 봐! 당신들 이거 신고감이야!”“그, 그래! 우리는 그냥 그 여자랑 대화만 좀 하고 있었을 뿐이라...”“입 찢어버리기 전에 그 입 닥쳐.”남자의 한마디에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변태남들은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되는지 바로 입을 다물었다.‘뭐, 뭐야. 설마 저 여자 남자 친구야?’그때 반아영의 비서가 바 입구에서 서둘러 뛰어와 변태남들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보지? 이분이 누군지 알아? 한빛 그룹 대표님이야!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꺼져!”한빛 그룹 대표라는 말에 변태남들은 아연실색하며 손을 덜덜 떨었다.“하, 한빛 그룹 대표님이요?”“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저희는 몰랐어요. 정말이에요! 정말 죄송합니다!”변태남들은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고는 허겁지겁 골목 쪽으로 도망갔다. 어떻게 해볼까 싶어 다가갔던 여자가 회사 대표라는 말을 들었으니 기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저희가 늦었습니다. 어디 다친 곳은 없으십니까?”비서는 경호원이 뒤로 물러서자 얼른 반아영의 옆으로 다가가 휘청이는 그녀를 부축했다. 마치 왕이라도 모시듯 아주 깍듯하게 말이다.“괜찮아. 그리고 고진우는 안 올 거니까 경호원들은 청우 네가 알아서 퇴근시켜.”“네, 대표님.”장청우는 눈빛으로 경호원들에게 지시를 내린 후 반아영을 차량 뒷좌석 쪽으로 부축했다. 그러고는 반아영이 편히 앉은 뒤에야 운전석으로 와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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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고진우가 집에서 나간 후 그 자리에 동호와 임우혁이 대신 들어오기는 했지만 반아영은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집이 집 같아야 하는데 전혀 집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네, 알겠습니다.”반아영의 사무실에는 쉴 수 있는 방이 하나 딸려있었기에 장청우는 바로 시동을 켰다.회사로 가는 길, 반아영은 갑자기 뭔가가 떠오른 듯 장청우를 향해 말했다.“청우야, 고진우가 오늘 내가 있는 곳으로 안 온 이유가 뭔지 한번 알아봐. 그리고 지금 어디에 살고 있는지까지.”장청우는 그 말에 다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고진우의 생각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마법사가 아니었으니까.하지만 고진우가 현재 살고 있는 집 주소 정도라면 알아봐 줄 수 있었다.‘그런데 대표님, 전이랑 다르게 진우 씨를 엄청 신경 쓰고 계시네?’“알겠습니다. 저... 대표님.”“왜?”“사실 진우 씨를 불러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뭐? 뭔데? 당장 말해.”반아영은 장청우의 말에 갑자기 기력을 되찾은 듯 눈을 번쩍 뜨고는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진우 씨는 소방관이니까 불이 날지도 모른다고 얘기하면 분명 금방 달려오실 겁니다.”반아영의 눈빛에 생기가 돌았다. 이런 간단한 생각을 왜 여태 못했나 싶었다.“그러네. 그럼 이따 회사에 도착하면 고진우한테 연락해.”지시를 내린 후 반아영은 다시 시트에 기대 눈을 감았다. 그러다 회사 앞에 도착한 뒤에야 장청우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천천히 잠에서 깼다.“도착했습니다, 대표님.”“응, 고진우한테 바로 연락해.”“네.”장청우는 얼른 차에서 내려 고진우에게 전화했다....한창 꿈속을 유영하고 있는데 갑자기 진동음이 들려왔다.눈을 살짝 찌푸린 나는 애써 무시하며 다시 숙면을 취하기 위해 이불을 부여잡았다. 그런데 무시했는데도 계속해서 진동음이 울렸다.“빌어먹을. 그냥 아까 전원을 꺼버렸어야 하는 건데!”결국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당연히 반아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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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반아영!”나는 이를 꽉 깨문 채 음산한 목소리로 반아영의 이름을 읊조리고는 쏜살같이 집 문을 나섰다.한빛 그룹으로 향하는 길, 도로에는 차량이 거의 없었고 나는 빨간불 한번 걸리지 않았다.20분 후.한빛 그룹 지하 주차장에 도착한 나는 장청우로 보이는 남자 쪽으로 얼른 뛰어갔다.“고진우 씨, 여기예요!”장청우도 나를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었다.차량 쪽으로 다가가 보자 장청우 말대로 반아영 혼자 차 안에 있는 것이 보였다. 정말 불이라도 지를 생각인 건지 한 손으로 라이터를 달칵거리면서 말이다.“반아영, 미쳤어? 당장 차 문 열어!”나는 상당히 흥분한 상태였기에 창문을 세게 두드리며 큰 소리로 외쳤다.반아영은 비몽사몽인 얼굴로 라이터를 바라보다 내 말에 그제야 고개를 돌리고는 잠금을 해제했다.이에 얼른 차 문을 열려는데 장청우가 급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했다.“잠금이 해제됐으니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집에 급한 볼일이 있거든요.”“네? 아, 그러세요.”나는 별다른 생각 없이 알겠다며 장청우를 보낸 후 만족스러운 얼굴로 기다렸다는 나를 반기는 반아영을 보고서야 내가 두 사람에게 당했다는 걸 깨달았다.“드디어 왔네?”반아영의 말로 두 사람이 나를 속였다는 것이 더 확실해졌다.“반아영, 거짓 신고하면 처벌받을 수 있어. 알아?!”“네가 이렇게까지 유치한 인간일 줄은 몰랐네!”아마 다른 남자였으면 반아영의 불그스름한 예쁜 얼굴을 본 순간 바로 화가 풀렸겠지만 나는 아니었다. 기분이 나쁘다 못해 더러웠다.“다시는 이딴 짓거리 하지 마!”나는 이 말을 마친 후 바로 발걸음을 돌렸다.그러자 반아영이 차에서 빠르게 내리더니 두 팔로 내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가지 마! 나 거짓말 안 했어. 정말 취했단 말이야. 그런데 왜 나 안 챙겨줘...”반아영의 입에서 보기 드물게 가녀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금방이라도 안아줘야 할 것만 같은 그런 목소리였다.하지만 나는 더 이상 그녀에게 그 어떤 좋은 감정도 들지 않았다.“내일모레면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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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솔직히 조금 놀라웠다. 하지만 그 마음은 반아영이 저장한 임우혁의 이름을 본 순간 바로 사라져 버렸다.내 마음이 온통 반아영 너였을 때는 나를 본체만체하고 마치 내 한계점을 시험하듯 내 존엄과 내 마음을 마구잡이로 짓밟더니 원하는 대로 그 집에 임우혁을 들이게 되니까 갑자기 나한테 매달려?대체 나를 얼마나 우습게 알았으면.“너희 두 사람이 뭘 하면서 지지고 볶든 이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나는 차가운 얼굴로 그렇게 말한 후 반아영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동호 내가 낳은 아이 아니야. 그날 당신이 다 봤다는 거 알아.”반아영이 내 뒷모습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내가 그날 그렇게 행동한 건 동호가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해주고 싶어서였어. 동호한테도 동호를 사랑하는 엄마와 아빠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그랬을 뿐이야.”“그리고 나, 임우혁이랑 키스 안 했어.”“아이한테 시간을 좀 주면 안 돼? 아이가 당신과 함께 있는 게 익숙해질 때까지, 당신을 받아들일 때까지 당신이 좀 기다려주면 안 돼?”반아영의 목소리가 지하 주차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나는 그녀의 말에 발걸음을 우뚝 멈췄다. 마음이 복잡하다 못해 어지러웠다.반아영과 결혼한 뒤로 거의 매일 크고 작은 상처를 받았다. 그런데 반아영은 우리가 정식으로 남남이 되기 3일 전에야 비로소 나한테 처음으로 해명이라는 것을 했다.하지만 해명했다고 해서 꼭 용서해 줘야 하나?“내가 잘못했어.”반아영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내가 당신 기분을 제대로 신경 써주지 못했어. 사과할게. 이번에는 내 잘못이 맞아.”“이제부터는 동호가 당신이랑 가까워질 수 있게 시간을 많이 마련할게. 그럼 당신도 금방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야.”반아영은 벌써 내가 자신을 용서한 이후의 플랜을 짜기 시작했다.“하하.”복잡했던 마음이 한순간에 사라진 듯한 기분이었다.반아영은 여전히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다.반아영은 진심으로 내 용서를 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임무를 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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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아니, 집으로 안 갈 거야. 회사 사무실에서 잘 거야.”반아영은 다시 취기가 오른 얼굴로 고개를 젓고는 내 앞으로 다가와 검지로 내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고진우 당신이 뭘 신경 쓰고 있는지 알아.”“당신이 나 찾으러 여기까지 왔잖아. 그러니까 동호랑 임우혁이 있는 집으로는 안 갈 거야. 내가 이러면 당신 기분이 조금은 나아지려나?”반아영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나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마음이 다시 복잡하게 요동쳤다.결혼한 지 5년이나 됐는데 배려라는 걸 반아영과 이혼을 결심한 뒤에야 받았다.전혀 기쁘지 않았다. 그저 점점 더 내가 우습게만 느껴질 뿐이었다.반아영은 모르는 게 아니었다. 내가 신경 쓰고 있는 게 무엇인지 그녀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아직 자기를 사랑하고 있을 때 반아영은 내 감정을 깡그리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행동했다.반아영, 늦었어. 너무 늦었어.나는 더 이상 그딴 것들이 신경 쓰이지 않아.꼭 잃어봐야 소중함을 깨닫는 사람이라면 너는 처음부터 그 소중한 걸 가질 자격이 없었던 거야.“사무실에서 어떻게 자. 그냥 집으로 가.”나는 반아영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채 여전히 그녀와 한 번도 친밀한 적 없었던 사람처럼 행동했다.반아영은 느리게 눈을 깜빡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무실 안에 작은 방이 하나 딸려있어. 거기서 자면 돼. 평소에도 업무 때문에 힘들면 그곳에서 잠깐 눈을 붙이곤 해.”사무실에 작은 방이 딸려있었다고?5년을 반아영의 남편으로 살았는데 사무실에 그런 방이 있다는 걸 오늘에야 알았다.반아영은 아마 모를 것이다. 방금 자기 입으로 남편인 나를 존중한 적이 없었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냈다는 것을 말이다.나는 5년간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이였다.그런데 반아영, 이렇게도 가까이에 밀회할 곳이 있었으면서 그날은 왜 굳이 호텔로 갔던 거야?전에는 그렇게도 완벽해 보였던 여자가 지금은 아주 낯설게 느껴졌다. 꼭 처음부터 몰랐던 사람과 마주하고 있는 느낌이다.“그래, 가자.”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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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하지만 지금은 곧 예비 전처가 될 사람이니 거리를 두는 게 좋았다.반아영은 계속해서 내게 몸을 기대왔고 나는 그럴 때마다 옆으로 피하며 스킨십을 피했다.그러다 정말 그녀가 넘어질 것 같아 인정을 베풀 듯 그녀의 팔만 잡아 부축해 주었다.“조심해.”나의 퉁명스러운 태도에 반아영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자기 말이라면 뭐든 하든 호구 같은 남편이 갑자기 냉담해진 것이 좀처럼 믿기지 않는 듯한 얼굴이었다.“...고마워.”반아영은 김이 샌 듯 더 이상 몸을 기대오지 않았다. 휘청거리지도 않고 아주 똑바로 걸었다.잠시 후.반아영은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아주 익숙하게 서랍에서 열쇠를 꺼내 책장 옆에 숨겨진 작은 방의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는 걸 본 나는 발걸음을 멈춘 채 더 이상 앞으로 걸어가지 않았다.나에게 비밀로 했던 방을 보고 싶지도 않거니와 반아영이 다른 남자와 사용했던 흔적 같은 것도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이 방은 나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방이었다.“왜 안 들어와?”내가 멈춰서자 반아영이 고개를 갸웃하며 나를 바라보았다.“데려다줬으니까 나는 이만 갈게.”담담한 내 말에 반아영은 눈을 커다랗게 뜨더니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물었다.“오늘 밤 나랑 같이 있어 주기로 했잖아. 갑자기 이건 또 무슨 변덕이야?”이해가 안 가는 건 오히려 내 쪽이었다.“지금 내가 네 곁에 있기를 원하는 말이야?”이건 반아영답지 않은 요구였다. 그야 반아영은 결혼생활 내내 나를 귀찮아했으며 할 수 있다면 자기 인생에서 영원히 나를 도려내고 싶어 했으니까.반아영은 매달 하루 있는 그날만, 내가 필요한 그날만 나에게 조금이나마 곁을 내주었다.“당연한 거 아니야? 아니면 여기까지 왜 왔는데?”반아영은 뭔가가 단단히 잘못됐다는 것을 느낀 건지 목소리를 높였다.“네가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했잖아.”내 말에 반아영은 이성을 잡고 있던 무언가가 뚝 끊어진 사람처럼 미간을 세게 찌푸리더니 예전과 다를 것 없는 아주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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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반아영은 아마 감정 섞인 말로 나를 화나게 함으로써 나와 대판 싸운 뒤에 화해하려는 생각일 것이다.하지만 나는 그녀가 원하는 대로 행동해 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화해라는 건 감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니까.마음이 다치고 다쳐 이제는 모든 걸 다 내려놓았는데 반아영과 싸울 일이 뭐가 있을까.“마음대로 생각해. 질투라고 생각하든 뭐라고 생각하든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으니까. 잘 자.”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사무실에서 나왔다.그런데 이로써 길고 길었던 밤이 드디어 끝이 났다고 생각했는데 반아영이 빠르게 뒤쫓아와 내 팔을 억세게 낚아챘다.“고진우, 나도 참는 데 한계가 있어! 내가 네 태도를 용인한 건 내가 우리 결혼을 아직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야. 하지만 그게 네가 나를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야!”“너 이대로 떠나면 나 진짜 더는 너 좋게 못 봐줘!”반아영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내 태도에 화가 단단히 난 듯 최후의 통첩을 내렸다.당장 무릎이라도 꿇어야 할 것만 같은 눈빛이었다.하지만 반아영의 손짓 한 번에 가슴이 설레고 눈빛 한 번에 모든 걸 다 바치려 했던 남자는 이제 없었다.그녀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게 된 순간, 그저 낯선 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술주정이 심하네. 내일 출근하려면 컨디션 조절해야 해서 이만 가볼게.”나는 가볍게 웃은 후 반아영의 손을 뿌리치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반아영은 정말 아무런 미련도 없는 듯한 내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주 잠깐 머릿속이 백지가 된 듯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아마 상상도 못 해봤을 것이다. 평범하디 평범한 남편이 그 언젠가 자기 말을 지나가는 개소리 취급할 거라고 말이다.반아영은 내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간 뒤에야 다시 정신을 차리며 큰 소리로 외쳤다.“고진우, 나는 오늘 밤 일을 절대 잊지 않을 거야!”“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내가 똑똑히 알려줄 거야! 그리고 머릿속에 똑바로 새겨둬. 나 역시 질투 따위 안 한다는 거! 선을 넘는 짓만 아니면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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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종교에서는 욕망을 금기시한다며. 그래서 잠자리도 매달 16일만 가능하다고 했잖아.”나는 반아영이 내게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준 후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러고는 마침 도착한 택시에 올라타 그대로 유유히 사라졌다....“고진우!”반아영은 통창으로 모든 것을 다 지켜보다 전화가 끊기자마자 큰 소리로 고진우의 이름을 불렀다.휴대폰이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마치 저도 모르게 흘러버린 눈물처럼 말이다.아직 동이 트지 않았기에 반아영은 유리창으로 자신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눈물범벅이 된 얼굴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아파... 가슴이 너무 아파...”꼭 칼에 찔리기라도 한 듯 심장이 너무나도 아팠다.이날 반아영은 뜬눈으로 밤을 지냈다. 머리는 빨리 눈을 붙이라고 지끈거리는데 반아영은 아프다는 감각을 잊어버리기라도 한 듯 좀처럼 눈을 감으려 하지 않았다.눈을 감으면 마음이 텅 비어버린 것 같고 꼭 이대로 누군가를 영원히 잃어버릴 것 같았으니까.다음 날 아침.반아영은 두 눈이 잔뜩 충혈된 채 매우 초췌한 얼굴로 의자에 앉아 가만히 휴대폰을 바라보았다.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누군가가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반아영은 노크 소리에 그제야 정신을 차리며 입을 열었다.“좋은 아침입... 대표님, 혹시 한숨도 못 주무셨습니까?”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장청우였다. 장청우는 초췌한 얼굴의 반아영을 보고는 깜짝 놀라며 걱정이 가득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이런 모습은 전혀 반아영답지 않았다. 반아영은 이제껏 단 한 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으니까. 설령 술을 진탕 마신 뒤라 해도 말이다.‘어젯밤... 아니, 오늘 새벽에 고진우 씨랑 만났잖아. 그런데 왜 이러시지? 혹시 싸우셨나?’장청우는 속으로 이런저런 추측을 하다가 반아영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떨어진 뒤에야 서둘러 상념에서 빠져나왔다.“왜?”“아, 죄송합니다. 대표님께서 알아보라고 하신 거, 들고 왔습니다.”“알아보라고 한 거? 내가 어제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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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지금 당장 법무팀에 연락해서 이혼 협의서 작성해 오라고 해! 지금 당장!”반아영의 말에 장청우가 움찔했다. 이혼 협의서를 작성하라는 건 고진우와 이혼하기로 마음먹었다는 뜻이니까.‘정말 어제 대판 싸우기라도 하신 건가?’장청우는 어떻게 된 건지 묻고 싶었지만 이건 상사의 사생활이었기에 그저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다시 사무실을 나갔다.10분 후, 반아영이 요구했던 이혼 협의서가 사무실에 도착했다.반아영은 차가운 얼굴로 이혼 협의서를 들고는 그대로 회사를 나가 고진우가 있는 소방서로 향했다.“나랑 한번 해보자 이거지? 좋아. 이렇게 된 거 네가 후회하며 나한테 매달리는 꼴을 꼭 보고야 말겠어!”...그 시각, 나는 훈련을 마친 후 땀을 닦자마자 곧바로 대장에게 불려 갔다.“부르셨습니까?”“어, 그래. 왔니?”목소리가 확 올라간 것이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네가 이런 서프라이즈를 해줄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네? 서프라이즈라뇨?”영문 모를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고 대장은 더 환하게 웃었다.“이놈 이거 부끄러워하기는. 이런 일에서는 겸손 떨 필요 없어. 우리 팀에 영광을 안긴 일이니까. 내가 너 보너스 두둑이 주라고 위에 얘기해줄게.”“고맙다고 감사패까지 받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니까.”팀에 영광을 안겼다고? 그리고 감사패?나는 감사패라는 말에 제일 먼저 며칠 전에 산불을 끄러 갔을 때 시민들이 감사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던 장면이 떠올랐다.하지만 그건 팀 전체가 함께 움직인 거라 대장이 나만 부를 리가 없었다.내가 멍한 얼굴로 가만히 서 있자 대장은 내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뭐해? 빨리 안 가보고. 너 보려고 여기까지 오셨어. 기숙사로 가봐.”“네? 아, 네.”나는 가보라는 말에 일단 사무실에 나와 기숙사 쪽으로 달렸다.결혼한 이후 기숙사에서 살지 않게 됐지만 그래도 다들 흔쾌히 내 방을 그대로 남겨주었다.대장 사무실에서 기숙사까지는 대충 3분 정도 걸렸다.빠르게 뛰어 기숙사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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