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직접 말해 봐라, 밖에서 떠도는 그 온갖 소문들은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준서가 눈꺼풀을 살짝 들어 올리며 다소 거만한 어조로 물었다.“무슨 소문 말입니까?”“감히 나한테 그걸 묻는 게냐?”이준택이 손바닥으로 책상을 내리치자 둔탁한 소리가 서재 안에 울려 퍼졌다.“내가 강씨 가문 그 여자랑은 어울리지 말라고 했는데, 오히려 공개적인 자리에 그 여자를 데리고 나타난 것도 모자라 아이까지 데리고 다녀?” “세상 사람들이 다 눈이 멀었다고 생각하는 거냐?”준서가 고개를 살짝 돌려 옆에 선 은별을 바라보았다. 말은 없었지만, 그 눈빛은 분명했다. ‘내가 할아버지한테 일렀다고 생각하나 보네.’ 은별은 입술을 꾹 다물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예전 같았으면 서운함에 목이 메었을 테지만, 정말로 모든 것을 내려놓으니 변명조차 하기가 귀찮아졌다.“할아버지, 저희를 부르신 이유가 저를 심문하기 위해서인가요?”준서의 말에 이준택의 분노는 정점을 찍었고, 가슴이 거세게 오르내렸다.“그게 무슨 태도야? 네가 이제 다 컸다고, 장가도 들고 자식도 있다고, 네 마음대로 행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은별은 곁에서 조용히 듣고만 있었지만, 이준택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며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이준서, 내가 분명히 말하지만 그 여자와 당장 연락을 끊어라. 쓸데없는 짓 벌이지 말고, 은별이랑 단란하게 잘 살아!”“할아버지, 저와 리연이는 단순한 업무 관계일 뿐입니다. 리연이는 저희 회사 소속 디자이너일 뿐이에요.”준서 역시 결코 물러서지 않을 듯 단호했다.본가에 올 때마다 반복되는 일상과도 같은 풍경이었다. 처음엔 은별 몰래 준서를 따로 혼내시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은별이 보는 앞에서 직접 꾸짖기 시작했다.아마도 이준택의 꾸지람이 준서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걸 깨달은 시점부터였을 것이다.모든 것을 내려놓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돌아보니, 은별은 그저 마음이 지칠 뿐이었다.이준택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것은 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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