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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낙원의 딸들: Chapter 21 - Chapter 29

29 Chapters

20화

아이아스는 레오노라의 배신을 눈치채고 분노를 터뜨렸으나, 곧 그의 냉철한 지성은 이 상황을 더 거대한 쾌락의 감옥의 일환으로 삼기로 했다.그는 아델이 레오노라의 섬세한 애무에 반응하며 평소와는 다른 종류의 만족감을 느끼는 것을 포착했다.아이아스에게 중요한 것은 아델의 정조나 도덕이 아니었다. 오직 아델이 자신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최대한의 쾌락을 느끼고, 그 쾌락의 원천이 오직 자신으로부터 허락된 것임을 각인시키는 것뿐이었다.그는 레오노라를 다시 불렀다. 레오노라에게 아이아스는 냉혹한 제안을 던졌다.“네가 감히 내 것에 손을 댄 죄는 죽음으로도 씻지 못한다. 하지만 아델이 네 천박한 손길을 잠시 즐거워하더군. 그래서 기회를 주지. 너는 이제부터 아델의 곁에서 우리의 정사를 돕는 도구가 되어라.”레오노라는 수치심에 몸을 떨었으나, 아델의 곁에서 추방당하는 것보다 그녀를 합법적으로 만질 수 있는 이 잔인한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녀의 숭배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타락했다.아이아스는 아델을 침실 중앙의 화려한 침대에 눕혔다.아델은 이 상황이 주는 기묘한 긴장감에 눈을 빛냈다.제국에서 가장 강한 남자인 오빠와 가장 고귀한 여인인 올케가 자신 한 명을 위해 무릎을 꿇고 봉사하려고 다투는 이 광경. 그녀는 스스로를 세상의 중심이라 확신하며 가슴을 드러낸 채 나른하게 웃었다.아이아스는 아델의 머리맡에 앉아 그녀의 흑발을 쓰다듬으며 레오노라에게 명령했다.“시작해. 네 그 섬세하다는 손가락으로 아델을 기분좋게 해봐라.”레오노라는 떨리는 손으로 아델의 발목부터 쓸어 올렸다.아이아스의 차가운 시선 아래서 행해지는 애무는 이전의 은밀한 밀회보다 훨씬 더 가학적이고 수치스러웠다.“흐응... 아...”그러나 아델은 레오노라의 손길이 허벅지 안쪽을 타고 올라올 때마다 신음을 흘렸다.레오노라는 아델의 음부에 얼굴을 묻었다.아이아스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아델에게 키스하고 젖가슴을 거칠게 쥐어짰다. 그의 손 안에서 탐스러운 가슴이 짓눌리며 모양을 바꿨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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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변방의 차가운 눈바람 속으로 추방당했던 미하엘 폰 밀라이터는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왔다.그의 가슴속에는 오직 하나, 자신을 몰락시키고 동생 레오노라를 불행한 정략결혼의 희생양으로 삼았으며 무엇보다 자신이 연모했던 성녀 같은 황녀 아델을 더러운 욕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은 아이아스에 대한 증오만이 불타올랐다.미하엘은 야음을 틈타 황궁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 잠입했다.그의 목표는 명확했다. 아델을 이 지옥 같은 황궁에서 구출해내는 것.그는 아델이 아이아스의 강압에 못 이겨 매일 밤 눈물로 지새우고 있을 것이라 굳게 믿었다.황녀의 침소로 향하는 비밀 통로를 지날 때, 미하엘의 심장은 터질 듯이 뛰었다.마침내 도착한 아델의 침실 문 너머로, 그는 가느다란 신음 소리와 끈적한 마찰음을 들었다.아델님,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곧 당신을 이 치욕에서 구해내겠습니다.미하엘은 검을 뽑아 들고 침실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하지만 그가 목격한 것은 그가 꿈꾸던 구원의 서사가 아니었다.커다란 침대 위에는 아이아스와 레오노라, 그리고 아델이 알몸으로 한데 엉켰다.아이아스는 나른하게 침대 머리맡에 누운 채로 담배를 피웠고, 레오노라는 아델의 발치에서 그녀의 젖은 몸을 닦아주었다.그리고 그 중심에서, 아델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아이아스에게 안긴 채 미하엘을 맞이했다.“미하엘? 죽은 줄 알았는데 여기까지 나를 보러 온 거야?”아델의 목소리는 슬픔에 젖어있기는커녕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아이처럼 들떠 있었다. 미하엘은 손에 든 검을 떨어뜨릴 뻔했다. 그의 눈에 비친 아델은 더 이상 자신이 알던 청순한 황녀가 아니었다. 그녀의 하얗고 탐스러운 젖가슴은 쾌락의 흔적으로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그녀의 잿빛 눈동자에는 지독하게 요염한 색기가 서려 있었다.미하엘은 절망했다. “황녀님... 어떻게... 이런 짐승같은 짓을...!”“짐승이라니, 미하엘. 오빠는 나에게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사람인걸. 그리고 레아도 마찬가지야.” 아델은 천천히 침대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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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아델을 향한 광기 어린 소유욕은 마침내 제국의 질서를 뿌리째 뒤흔들었다.아이아스는 아델과의 금단적인 관계가 아버지에게 위협받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그는 황제의 주치의를 협박하여 레위에게 진정제를 과량 투여하게 했고, 제국의 태양이었던 황제는 짧고 고통스러운 발작 끝에 영원히 눈을 감았다.대외적으로 황제는 오랜 지병과 정신병에 시달리다 잠들 듯 돌아가신 것으로 발표되었다.아이아스는 즉시 황제로 등극하며 제국의 정점에 섰고 레오노라는 그의 곁에서 황후의 관을 썼다. 그러나 그 화려한 관과 망토 뒤에 숨겨진 진실은 지독하게 일그러졌다.아델에게는 제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가장 고귀한 여인'이라는 지위가 내려졌으며 황궁 내에서 그녀의 권위는 황제인 아이아스조차 함부로 하지 못할 정도로 격상되었다.미하엘은 아델의 명목상의 남편으로 낙점되었다.아이아스는 다른 남자가 아델의 남편이 된다는 사실에 미칠 듯한 질투를 느꼈으나, 세간의 의심을 피하고 아델을 영원히 황궁에 묶어두기 위해서는 가장 충직한 사냥개인 미하엘이 필요했다.단, 조건은 엄격했다. 아이아스가 없는 상황에서 아델과 미하엘 단둘이 성관계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그렇게 황궁의 가장 깊은 곳, '성역'이라 불리는 아델의 침실은 제국에서 가장 고귀한 네 명의 남녀가 짐승처럼 엉키는 타락의 제단이 되었다.황제로 등극한 아이아스와 레오노라 황후, 그리고 아델의 명목상 남편이 된 미하엘. 제국을 통치하는 이 세 사람은 밤마다 아델의 침실에 모여 그녀의 발치에 무릎을 꿇었다.“나의 여왕님, 오늘 밤은 누구를 먼저 원하십니까?” 아이아스가 황제의 위엄을 내던지고 노예처럼 아델의 발에 키스하며 물었다.아델은 침대 중앙에 알몸으로 앉아서 그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희고 커다란 젖가슴은 촛불 아래서 눈부시게 빛났고, 그 끝의 젖꼭지는 이미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듯 빳빳하게 섰다.“전부 다. 한 명이라도 없는 건 용납하지 않아.”아델의 오만하고 도도한 명령에 침실은 순식간에 뜨거운 열기로 달아올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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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아이아스는 황제의 자리에 올랐으나 그의 마음은 단 한 순간도 평온하지 못했다.미하엘을 아델의 명목상 남편으로 세운 것은 자신의 결정이었음에도, 아델이 미하엘의 남근을 받아들이고 그의 정액을 삼키는 광경을 볼 때마다 아이아스의 심장은 질투라는 날카로운 칼날에 베이는 듯했다.그는 정무에 몰두하며 그 불타는 독점욕을 억누르려 했으나, 서류 더미 너머로 떠오르는 것은 언제나 요염하게 웃는 아델의 얼굴 뿐이었다.아델은 그런 아이아스의 상태를 영리하게 간파했다.물론 미하엘의 거친 물건이나 레오노라의 섬세한 혀도 그녀를 즐겁게 하지만, 그녀에게 가장 근원적인 쾌락과 안정감을 주는 존재는 역시 자신의 첫 남자인 아이아스였다.그녀는 제국의 지배자를 자신의 발치에 묶어두기 위해 가장 은밀한 유혹을 준비했다.깊은 밤, 촛불만이 일렁이는 황제의 집무실.아이아스가 미간을 찌푸리며 서류를 검토하고 있을 때 문이 소리 없이 열리며 검은 로브를 깊게 눌러쓴 아델이 나타났다.“오빠, 아직도 이 딱딱한 종이들과 씨름 중이야?”아이아스가 고개를 들자 아델은 매혹적으로 웃으며 입고 있던 로브의 끈을 풀었다.스르륵 소리를 내며 로브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그 안에서 눈부시게 새하얀 나신이 드러났다.그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오직 검은 로브 하나만을 걸치고 황궁의 긴 복도를 지나온 것이었다.아이아스는 숨을 멈췄다.책상 앞으로 아델이 성큼 다가왔다. 그녀는 장난스럽게 손을 휘둘러 제국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서류들을 바닥으로 쓸어버렸다. 그리고는 황제의 책상 위에 올라앉아 아이아스의 얼굴 바로 앞에서 천천히 다리를 벌렸다.아델의 다리 사이, 핑크빛으로 달아오른 보지가 아이아스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이미 집무실로 오는 내내 상상만으로 잔뜩 젖어버린 그녀의 구멍은 오빠의 것을 갈구하듯 파르르 떨리며 벌름거리고 있었다. 투명하고 끈적한 애액이 폭포처럼 흘러넘쳐 값비싼 목재 책상을 검게 적셨다.“오빠, 이것 봐... 오빠 생각만 해도 이렇게 젖어버려.”아델은 투정을 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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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연회가 다가오는 황궁은 분주했다.아델은 연회 때 착용할만한 보석을 찾기 위해 황실 보물고를 방문했다.금색과 은색의 보화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그곳에서 아델의 시선은 구석에 먼지가 쌓인 채 천으로 덮인 커다란 그림에 머물렀다.그것은 예전에 그녀가 아이아스에게 떼를 써서 가져오게 했던 어머니, 유리디체의 초상화였다.아델은 천천히 천을 걷어냈다.캔버스 속에는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여인이 있었다. 그러나 그 눈빛은 아델의 요염한 생동감과는 정반대로 여전히 깊은 수렁 같은 우울함과 고통에 절어 있었다.레위와 아이아스는 늘 어머니가 아델을 낳고 기력이 쇠해 병으로 돌아가셨다고 말해왔다.하지만 아델은 눈치 챘다. 미쳐버린 아버지 레위의 발작과 그가 보여준 집착을 보며, 어머니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음을.아델은 가느다란 손가락을 뻗어 차가운 캔버스 위 어머니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어머니. 당신은 약해서 죽은 거예요.” 아델은 혼잣말을 내뱉었다.그녀는 어머니처럼 소유당하고 부서지는 존재가 되기를 거부했다.제국을 지배하는 황제는 아이아스였지만, 그 아이아스를 지배하는 자는 아델 자신이었다.아이아스, 레오노라, 미하엘. 제국에서 가장 고귀하고 강력한 그 세 남녀는 매일 같이 아델의 침대 위에서 그녀의 발치를 기는 충직한 개들에 불과했다.“나는 당신처럼 나약하게 죽지 않아. 나는 이 제국을 영원히 지배할 거야.” 아델은 일말의 미련도 없이 초상화를 다시 두꺼운 천으로 덮어버렸다.어둠 속에 갇힌 어머니의 우울한 눈빛을 뒤로한 채 아델은 여왕의 걸음걸이로 보물고를 나섰다.그날 밤 제국 극장은 아델 황녀와 아이아스 황제의 방문으로 유례없는 열기에 휩싸였다.상연되는 작품은 아델 황녀를 주인공으로 삼은 연애담 연극이었다. 미모의 황녀는 민중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다.가슴팍이 깊게 파인 짙은 와인색 드레스를 입은 아델은 도자기처럼 매끄러운 어깨를 매혹적으로 드러내며 등장했다.틀어 올린 흑발 사이사이에 박힌 수백 개의 진주 장식은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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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마침내 아델의 몸 안에서 새로운 생명이 싹텄다.아이아스의 아이였다.아델의 수태 소식은 황궁의 공기를 일순간에 환희로 바꾸어 놓았다.아이아스는 제국의 황제로서가 아닌, 아델을 집요하게 사랑하는 연인으로서 미칠 듯이 기뻐했다.레오노라와 미하엘 역시 자신들이 숭배하는 아델의 아이가 태어난다는 사실에 질투를 넘어선 기묘한 동질감과 기대에 휩싸였다.겨울의 끝자락에 아델은 고통스러운 산고 끝에 자신을 쏙 빼닮은 딸을 낳았다.아이아스는 아기를 처음 본 순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전율했다.칠흑 같은 흑발과 은색에 가까운 고요한 잿빛 눈동자, 그리고 눈부시게 새하얀 피부. 아이는 아델을 그대로 복제해 놓은 듯한 완벽한 인형이었다.아이아스는 자신의 조카이자 친딸인 이 아이에게 아리아드네라는 이름을 하사했다.그는 아리아드네를 황제와 황후의 양녀로 입적시켜 제국의 황녀 지위를 주었다. 아델을 향한 자신의 영원한 소유욕을 증명하는 선언이었다.아델은 아리아드네를 예뻐했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적인 어머니의 모성애와는 결이 달랐다.아델에게 아리아드네는 사랑스러운 딸이기 이전에 자신과 똑같이 생긴 최고급 인형이자 자기애의 연장선이었다.아델은 아기를 안고 까르르 웃으며 어르다가도 아기가 울음을 터뜨리거나 기저귀를 갈아야 할 때면 금방 흥미를 잃고 차갑게 표정을 바꾸었다. “레아, 애가 우네. 데려가서 달래줘.” 아델은 귀찮다는 듯 레오노라에게 아기를 넘겨버리고 자신은 거울 앞에 앉아 미모를 가꾸는 데 열중했다.오히려 양어머니가 된 레오노라가 아리아드네에게 헌신적인 모성애를 보였다. 레오노라는 아델이 낳은 아이를 자신의 아이처럼 소중히 보살피고 아기를 돌보며 행복을 얻었다.출산 후 아델의 몸은 더욱 물이 올랐다. 하얀 젖가슴은 더욱 풍만해졌고 그녀의 피부는 생명의 기운을 머금어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아이아스는 아리아드네를 잠재운 밤이면 아델의 침실로 달려가 그녀의 변함없는 육체를 탐닉했다.“아델... 아이를 낳고도 넌 여전히 나를 미치게 하는구나.” 아이아스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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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햇살이 비스듬히 내리쬐는 황녀궁의 대리석 복도에는 기이한 침묵과 함께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가 이질적으로 섞여 들었다.이제 겨우 세 살이 된 아리아드네는 아델이 입혀준 겹겹의 레이스 드레스에 파묻혀 정원의 장미 꽃잎을 만지작거렸다.천사처럼 사랑스럽고 어여쁜 아리아드네.아리아드네가 매일 입는 드레스와 머리 모양은 늘 그녀의 친모인 아델이 결정했다. 아델은 인형을 가지고 놀 듯, 도자기 인형보다 예쁘고 귀여운 딸을 꾸미는 일에 몰두했다.오늘 아리아드네가 입은 레이스 드레스도, 사실은 세 살짜리 어린아이가 입기에는 지나치게 화려하고 장식이 많아 불편한 옷이었다. 양어머니 레오노라와 유모는 그 점을 조금 염려했지만, 정작 친엄마인 아델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이 드레스가 제일 예쁘잖아? 아리는 이걸 입어야 더 예뻐.”레오노라는 아델을 거역할 수 없었다. 레오노라는 조금 칭얼거리는 아리아드네를 달래가며 화려한 드레스를 입혔다.​“그것 봐, 얼마나 예뻐. 아이아스 오빠도 좋아할 거야.”아델은 흡족하게 웃으며 딸의 토실토실한 뺨에 연신 입을 맞췄다. 아이는 엄마의 키스가 좋은 듯 그저 헤헤 웃었다.​인형처럼 귀여운 아이가 꽃잎을 만지는 그 풍경을 지켜보는 두 개의 시선이 있었다.하나는 차갑고도 소유욕 어린 하늘색 눈, 다른 하나는 즐거움으로 반짝이는 회색 눈.​아이아스는 천천히 아리아드네에게 다가갔다.그는 훤칠하게 큰 키를 숙여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꿇었다.평소 제국의 신료들 앞에서는 얼음처럼 차갑고 무심한 황제였지만, 아리아드네 앞에서만큼은 자상하고 다정한 연기가 제법 능숙했다.​“우리 예쁜 아리, 낮잠 잘 시간이란다.”​그는 아리아드네의 외숙부이자 양아버지로, 아리아드네에게는 '아바마마'라고 불렸다.하지만 사실 아이아스는 이 아이의 친부였다.아이아스는 아이의 오동통한 뺨을 커다란 손으로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그의 손끝이 조금 떨렸다.이 아이는 금단의 죄악이 빚어낸 결과물인 동시에 아델과 자신을 잇는 유일하고도 영원한 연결고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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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황궁을 집어삼킬 듯이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던 밤.황제의 집무실은 미약한 촛불 하나에 의지해 기괴한 평온에 잠겼다.번개가 칠 때마다 창백하게 드러나는 두 사람의 실루엣만이 이곳이 산 자의 공간임을 증명했다.​황제, 아이아스는 거대한 집무용 의자에 몸을 깊숙이 묻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그의 하늘색 눈은 어둠 속에서도 날카롭게 빛났으나, 평소의 냉랭하고 오만한 기색 대신 피로에 젖은 나른함이 감돌았다.그리고 그의 무릎팍에는 제국의 유일한 꽃 아델이 마치 제 안방인 양 편안하게 기대어 앉았다.​​아이아스의 커다란 손이 아델의 새까만 흑발을 천천히 빗어 내렸다.그의 손길은 지독하리만치 자상하고 다정했다. 제국의 신료들이 본다면 기절초풍할 만큼.그 무심하고 냉정한 황제가 오직 한 여자에게만 허락한 유일한 온기였다.​“아델. 오늘 아리아드네가 너를 보고 울더구나. 네가 또 그애를 괴롭힌 모양이지?”“어머, 오빠. 난 그저 아리가 너무 예뻐서 만져준 것뿐이야. 오빠도 알잖아. 내 손길은 좀... 아프다는 거. 괴롭힌 게 아니라구.”아리아드네를 향한 아델의 사랑은 일반적인 모성애와는 조금 결이 달랐다.그녀는 전혀 자애롭고 헌신적이지 않았다. 제가 안고 싶을 때만 아리아드네를 안아줬고, 제가 예뻐하고 싶을 때만 딸을 예뻐해줬다.아이가 조금만 투정을 부려도 흥미를 잃고 싸늘하게 떼어냈다. 그럴수록 아리아드네는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갈구했다.아이아스는 그 모든 것을 알고 있었지만, 굳이 여동생에게 그 사실을 지적하지는 않았다.그녀의 관심과 사랑을 애걸하는 것은 어차피 그도 마찬가지였기에.​아이아스는 재떨이에 담뱃불을 비벼 껐다.독한 술과 약에 의존하는 아버지를 경멸했던 일이 전생의 일처럼 아득했다.아델의 생각대로, 그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아버지를 닮아갔다.그도 아버지처럼 무언가에 의존했다. 술과 담배 없이는 하루도 참을 수가 없었다. 물론 그가 가장 의존하고 중독된 건 아델이었다.아이아스의 무릎 위로 올라와 앉은 아델은 여전히 소녀처럼 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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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철모르는 어린 아리아드네에게 황궁은 거대한 설탕 과자로 만든 집 같았다.아침에 눈을 뜨면 시녀들이 달려와 엄마가 골라준 예쁜 드레스를 입혔고, 아이아스는 매일같이 진귀한 보석과 외국에서 들여온 이국적인 장난감들을 그녀의 발치에 쏟아부었다.어린 황녀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질 수 있었다. 또래의 여자아이들이 침을 흘리며 탐내는 비단 드레스, 정교하고 아름다운 인형, 진짜 집만큼이나 커다란 인형의 집, 반짝반짝 빛나는 값비싼 보석 장신구...아리아드네의 드레스는 방 한 칸을 가득 채울 정도로 넘쳐났다. 아델은 매일매일 딸에게 다른 드레스를 입혀가며 인형 놀이를 즐겼다. 아리아드네는 같은 드레스를 두 번 이상 입어본 적이 거의 없었다.귀족들도 사기 힘든 값비싼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루비, 에메랄드, 진주 장신구가 어린아이의 목과 팔에 무거울 정도로 주렁주렁 걸쳐졌다. 인형의 집과 인형은 또 어떤가. 아이아스는 아예 황녀궁에 그녀 전용의 커다란 장난감 방을 하나 만들어주었다. 아리아드네는 그 화려한 장난감 방에서 매일 인형을 가지고 놀았다.귀한 설탕과 꿀을 아낌없이 써서 만든 과자도 넘쳐났다.그녀가 가지지 못한 것은 단 하나. 친구 뿐이었다.아리아드네는 친구를 만들고 싶어했지만, 아델은 탐탁치 않아 했다.“아리아드네. 엄마가 있는데 굳이 친구가 필요하니?”공작 가의 저 아이는 예쁘지 않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고, 백작 가의 저 아이는 성격이 되바라져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후작 가의 저 아이는 어미의 신분이 미천해서 싫었다. 아델은 아리아드네가 친해지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다 쳐냈다. 황녀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그래서 아리아드네는 시녀들에게 둘러싸여 장난감 방에서 혼자 인형 놀이를 해야만 했다. 혼자 하는 놀이는 별 재미가 없었다. 아리아드네는 금방 인형 놀이에 흥미를 잃었다.“아리아드네 황녀님은 정말 축복받으신 분이세요. 원하시는 건 뭐든지 가질 수 있으시잖아요.”젊은 시녀 하나가 눈을 빛내며 그녀를 부러워했다. 아리아드네는 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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