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규민은 싸늘한 눈빛으로 안혜원을 바라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안혜원은 그제야 자신이 말실수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황급히 설명했다.“네가 한 이야기들을 일부러 잊은 거 아니야. 그동안 결혼 준비로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래. 규민아, 화난 거야? 화 풀면 안 돼? 우리 결혼하고 난 뒤에 네가 다시 얘기해주면 되잖아. 응?”안혜원은 송규민의 옷자락을 잡고 가볍게 흔들었다.송규민은 눈앞에 있는 안혜원이 역겹게 느껴졌다.“안혜원, 아직도 날 속일 셈이야? 내 옆에 있어 줬던 건 네가 아니잖아!”송규민은 안혜원을 힘주어 밀쳤고,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한 안혜원은 그대로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져 하객들이 있는 곳까지 나뒹굴었다.웨딩드레스는 볼품없이 찢어졌고 몸 곳곳에 상처가 생겼다.수많은 조명이 모두 안혜원을 비추었다.안혜원은 아픈 걸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당황한 표정으로 황급히 얼굴을 가렸고, 그 뒤로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안혜원은 다가가 해명하고 싶었으나 송규민이 먼저 단상 위로 올라가 마이크를 잡았다.“여러분, 오늘 결혼식은 취소하겠습니다. 안혜원은 제가 찾던 신부가 아니에요!”말을 마친 뒤 송규민은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송규민은 밖으로 나오자마자 안명준, 박정순과 마주쳤다.“규민아, 왜 그래? 어디 가려고? 이제 하객들한테 인사해야지.”송규민은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는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그들의 앞에 상자를 던졌다.두 사람이 안혜원과 함께 자신을 속였다고 생각하자 송규민은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저 결혼 안 합니다. 이유는 두 분이 제일 잘 아실 거예요. 이 수모는 절대 잊지 않을 겁니다.”송규민의 말에 안명준과 박정순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두 사람은 시선을 주고받더니 바닥에 떨어진 상자를 주워 들고 황급히 결혼식장으로 뛰어 들어갔다.그 자리에 있던 하객들은 상황을 보고 곧바로 숙덕거리기 시작했다.“어떻게 된 일이래? 본식은 아까 다 끝난 거 아니었어? 갑자기 결혼식을 취소하겠다니,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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