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시간이 되자 가정부가 안명준, 박정순이 멜리 호텔에 룸을 예약해 두어서 그곳에서 식사하면 된다고 알려주었다.안윤서는 적당한 핑계를 대고 빠지려고 했으나 안혜원 때문에 억지로 호텔로 향하는 차에 타게 되었다.가는 동안 안혜원이 무슨 말을 하든 송규민은 다정하게 받아주었다.“규민아, 우리 결혼하면 신혼여행은 해외로 가는 거 어때? 나 오로라 보고 싶단 말이야. 그리고 패션쇼에도 참석하고 싶어. 신혼여행 가게 되면 나 사진 많이 찍어줘야 해. 네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 배경 화면은 전부 내 셀카로 해둘 거야. 전부 다른 사진으로!”“그래. 실력 좋은 사진작가들을 선생님으로 모셔 사진 잘 찍는 법을 배워서 네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남겨줄게. 그리고 사진을 인화해서 내 사무실과 서재에 가득 걸어둘 거야. 그렇게 하면 네가 보고 싶을 때마다 고개를 들면 너를 볼 수 있잖아.”“좋아. 나랑 약속한 거다? 앞으로 우리한테 아기가 생기면 같이 앨범을 보면서 추억을 돌아보자. 참, 아이는 몇 명 갖고 싶어? 남자아이면 너처럼 키 크고 잘생겼으면 좋겠고, 여자아이면 나를 더 많이 닮았으면 좋겠는데...”두 사람은 안윤서의 존재를 잊은 듯이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다.안윤서는 말없이 창밖의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송규민이 시력 회복 수술을 받던 날, 안윤서는 수면제 때문에 깊은 잠에 빠져서 꿈을 꾸었었다.꿈속에서 송규민이 수술을 받은 후 깨어났을 때 가장 처음 본 사람은 안윤서였고, 그 이후로 송규민은 안윤서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송규민은 늘 안윤서의 곁에 있어 주면서 자주 이벤트를 해주었고, 두 사람은 함께 데이트를 하면서 아름다운 세상을 실컷 즐겼다.송규민은 무릎을 꿇고 안윤서에게 정중하게 프러포즈를 했고, 안윤서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 안으로 들어갔으며, 안윤서와 아이를 안고 가족사진을 찍었다.꿈속에서 안윤서는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얻었고, 자신만의 가정을 꾸렸다.그러나 꿈에서 깨자 모든 것이 거품처럼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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