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가장 아름답지 못했던 왕비 : Chapter 21

21 Chapters

20화

마굿간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희미한 등불이 흔들리고, 짚 냄새와 말들의 낮은 숨소리가 천천히 어둠 속으로 퍼져 나갔다. 하인은 여전히 고개를 깊이 숙인 채 입을 다물고 있었다. 루시안은 낡은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하지만 모자 아래에 가려진 눈동자가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사과나무만큼... 마력이 잘 스며드는 과일나무도 없지. 열매도. 껍질도. 뿌리조차도." 허공을 바라보며 조용히 이어갔다. "옛날부터 그랬다. 사과는.. 참 순순한 아이들이었지. 조금만 속삭여주면 아주 잘 자라주고, 아주 잘 물들어주니까." 그의 눈빛이 어둠 속으로 완전히 가라앉았다. "산길. 후레지아. 사과나무라... 참 아름다운 조합이군." 그 순간, 루시안의 그림자 뒤편 어둠이 아주 잠깐 일렁였다. 마치 누군가가 웃는 것처럼. 일주일 후. 점심 햇살이 드 로베르 저택의 정원을 비추고 있었다. 현관 앞에는 이미 마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검은 말들이 조용히 숨을 내쉬고 있었고, 하인들은 양옆으로 가지런히 서 있었다. 끼익. 현관문이 열렸다. 먼저 대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갈한 외출복 차림으로. 그 뒤로 부인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리고 그 뒤. 엘로이즈와 클레르가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엘로이즈는 오늘도 단정했다. 흑발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고,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햇빛 아래에서 그녀는 조용하고 우아하게 부모를 바라보며 허리를 살짝 숙였다. "...어머니, 아버지. 잘 다녀오세요." 대신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부인 역시 아주 옅게 미소지었다. "...그래. 오늘도 중요한 연회가 있어서..." 그녀는 장갑 낀 손으로 목걸이 끝을 살짝 만지며 말을 이었다. "...좀 늦을 거란다." "...네." 그 순간, 부인의 시선이 천천히 옆으로 움직였다. 클레르. 연한 노란빛 드레스를 입은 둘째 딸이 조용히 서 있었다. 평소처럼 들떠 뛰어나가지는 않았지만, 며칠 전처럼 풀이 죽은 얼굴도 아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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