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달콤한 맹세인가. 태자비, 심지어 황후의 자리라니. 수많은 이가 갈망하는 그 자리를 기연우는 목나경에게 약속했다.예전 같았으면 목나경은 기뻐서 어쩔 줄 몰랐을 것이다. 그를 뼛속까지 사랑했으니, 그가 혼인하자는 말에 어찌 가슴 벅차지 않았겠는가?하지만 지금 목나경의 마음에는 끝없는 서글픔과 차가움 외에는 아무런 감정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녀는 늘 품에 지니고 다니던 수건을 꺼내 꽉 쥐었다."전하, 기억하십니까? 예전에 제 심장의 피를 뽑아가실 때, 제가 소원 하나를 들어달라 했고 전하께서는 인장을 찍어주셨지요."분명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기연우도 기억하고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목나경이 손수건을 펼치자, 그 위에는 피로 쓴 글자들이 선명했다."이것이 제가 바라는 것입니다. 전하, 부디 약속을 지키십시오."기연우는 멍해졌다. 당시 목지의의 일로 급한 나머지 제대로 보지도 않고 인장을 찍어주었는데, 설마 이런 내용이 적혀 있을 줄이야![기연우는 목나경의 혼인 자유를 허락하며, 향후 어떠한 방식으로든 목나경의 남편을 괴롭히거나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그는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호흡이 가빠졌고, 충동적으로 그 손수건을 쳐내 버렸다."이건 무효다! 그때 난 내용을 보지 않았다. 네가 이런 걸 썼을 줄 알았다면 절대로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얀 손수건이 허공에서 천천히 떨어졌고, 목나경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전하, 여기엔 전하의 인장이 찍혀 있습니다. 황제 앞에 가져가더라도 효력이 있는 물건이지요."손수건은 바닥에 떨어졌으나 아무도 줍지 않았다.기연우는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당장이라도 목나경을 끌고 가고 싶었지만, 심태수와 자신이 직접 찍은 인장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후회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그때 왜 단 한 글자도 읽어보지 않았단 말인가!’그는 눈앞의 두 사람을 증오스럽게 노려보았다. 그 붉게 충혈된 눈동자 속에 얼마나 복잡한 감정이 얽혀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하지만 목나경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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